호메로스: 오뒷세이아(김기영 옮김)
- 책 밑줄긋기/책 2023-24
- 2023. 7. 17.
오뒷세이아 - 호메로스 지음, 김기영 옮김/민음사 |
오뒷세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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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 대하여
지도
오뒷세이아
1.1-95
한 사내에 대해 나에게 노래하소서, 무사 여신이여. 응변에 능한자로
그는 많이도 떠돌았구나, 트로야의 신성한 도시를 정복하고 나서.
많은 사람의 도시들을 보았고 그들의 성향을 알았지만
바다에서, 제 마음속 두루 수많은 고통을 겪으며
자기 목숨을 구하고 전우들의 귀향을 얻으려 했거늘.
그렇게 애썼으나 전우들을 구하지는 못했구나,
그들 자신의 무도한 행위로 전우들이 파멸한 것이라
어리석은자들, 천상의 헬리오스의 소를 잡아서
포식하다니, 헬리오스가 그들의 귀향 날을 빼앗았구나.
어느 대목이든, 제우스의 따님 여신이여, 우리에게도 노래하소서.
살아남은 자는 모두 가파른 파멸을 피하고
전쟁과 바다에서 도망쳐 이미 집에 돌아와 있었다.
오직 그는, 귀향과 아내를 열망하는 오뒷세우스는,
요정이며 여주인인 가장 고귀한 여신 칼륍소가
우묵한 동굴에 붙잡고 제 신랑으로 삼고자 욕망했다.
해들이 돌고 돌아 정말로 그해가 돌아오자
신들은 실을 잣듯이 그가 이타케 집으로 귀향하도록
정해놓았으나, 그곳에서 그리고 전우들 사이에서
고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모든 신들이 그를 동정했으나
오직 포세이돈은, 신을 닮은 오뒷세우스에게
분노를 그치지 않았다, 그가 제 고향에 닿기 전에는.
지금 포세이돈은 멀리 아이티오페스족을 방문하러 갔다.
이 종족은 인간들로부터 가장 먼 곳에 살며 둘로 나뉘어
일부는 해가 지는 곳에, 일부는 해가 뜨는 곳에 살고 있는데
포세이돈은 양들과 소들의 헤카톰베를 받으러 갔던 것이다.
그곳에서 포세이돈은 잘차린 식탁에 앉아 만끽했으나
다른 신들은 올룀포스, 제우스의 궁전에 모여 있었다.
그들 가운데 신과 인간의 아버지가 말문을 열었다.
잘생긴 아이기스토스를 마음속 두루 떠올렸는데
그는, 아가멤논의 아들, 명성 자자한 오레스테스가 죽였다.
제우스가 아이기스토스를 기억하여 불멸자들 가운데 말했다.
"이건 아니지, 얼마나 인간들이 신들을 탓하고 있는가.
우리에게서 재앙이 비롯된다고 말하다니, 하나 인간들 스스로
무모한 짓으로, 정해진 몫 이상의 고통을 당하고 있지.
지금도 그렇게 정해진 몫 이상으로, 아이기스토스는
아가멤논이 귀향하자 그를 죽이고 그의 정처와 결혼하다니
가파른 파멸을 알면서도, 우리가 그에게 미리 말했거늘
뛰어난 정탐꾼, 아르고스 살해자 헤르메스를 보내서
그를 죽이지도 그의 부인에게 구혼하지도 말라했거늘.
'오레스테스가 아가멤논 위해 복수하게 되리라,
그가 어른이 되어 제 고향 땅을 그리워하게 되면.'
그렇게 헤르메스가 말했지만 아이기스토스를 설득하진 못했지,
그렇게 호의를 보였건만 이미 그 작자는 모든 죗값을 치르고 말았다."
올빼미 눈의 여신 아테네가 대답했다.
"우리 아버지, 크로노스의 아드님이며 최고의 통치자시여,
정말 그 작자는 받아 마땅한 파멸 속에 누워 있지요.
그런 짓 하는 자는 누구라도 파멸하길 바랍니다.
하나 내 가슴은 전략 뛰어난 오뒷세우스로 인해 찢어지니
저 불운한 사람은 오랫동안 가족들과 떨어져 바다의
배꼽이 있는 곳, 바다에 둘러싸인 섬에서 고통받고 있지요.
그곳은 나무 많은 섬이고 그 안에는 여신이 거주하는데
악의 품은 아틀라스의 딸이고, 아틀라스는 모든 바다의
깊이를 알고 엄청 큰 기둥들을 몸소 떠받치고 있는데
이 기둥들이 땅과 하늘을 나누어 가르고 있답니다.
그의 딸이 저 불행한사람, 한탄하는 사내를 붙잡아두고
밤낮 나긋나긋 유혹하는 말로 호리고 있으니
그가 이타케를 잊어버리게 말이죠. 하지만 오뒷세우스는
고향 땅에서 연기라도 피어오르는 걸 알아보길 바라며
죽음을 갈망합니다. 지금, 당신 마음은 아직도
움직이지 않나요, 올륌포스의 주인이시여? 오뒷세우스가
아르고스인들의 배 옆, 드넓은 트로야에서 제물을 바치며
성의를 다하지 않았던가요? 왜 그토록 분노하시나요, 제우스시여?"
구름 모으는 제우스가 여신에게 대답하여 말했다.
"내 딸아, 어찌 그따위 말이 네 치아의 담장을 넘어왔느냐?
어찌 내가 신과 같은 오뒷세우스를 잊을 수가 있겠느냐?
그는 지력이 모든 인간을 능가하고, 월등한 제물을 신들에게,
드넓은 하늘에 거주하는 불사신들에게 바쳤으니까.
그러나 대지 떠받치는 포세이돈이 아직도 분노하고 있으니
퀴클롭스 때문이고, 오뒷세우스가 그의 눈을 멀게 했는데
신을 닮은 폴뤼페모스 말이다, 그는 모든 퀴클롭스들 중
가장 힘이 세다고 하지. 폴뤼페모스는 요정 토오사가 낳았고
토오사는 지침 없는 바다를 다스리는 포르퀴스의 딸로
속 빈 동굴에서 포세이돈과 살을 섞었던 게야.
그 후로는 대지 뒤흔드는 포세이돈이 오뒷세우스를
죽이려 하지 않고, 그를 고향 땅에서 멀리 떠돌게 한 게다.
자, 여기 우리 모두가 그의 귀향을 궁리해보자고,
그래서 그가 돌아갈 수 있도록. 포세이돈은 제 화를
풀 것이야. 혼자서 모든 불멸의 신들의 뜻을
거스르며 결코, 싸우려 들지는 못할 테니까."
올빼미 눈의 여신 아테네가 대답했다.
"우리 아버지, 크로노스의 아들, 통치자들 중 으뜸이시여,
이제는 재간 많은 오뒷세우스가 귀향하는 것이
정말로 행복한 신들의 마음에 든다면
아르고스 살해자며 안내자인 헤르메스를
오귀기아섬으로 보냅시다. 그래서 가장 빠르게
곱게 머리 땋은 요정에게 확고한 결의를, 인내하는
오뒷세우스의 귀향을 전하여 그가 항해하게 말이죠.
저는 이타케로 들어가서 그의 아들을
더욱 자극하고 그의 마음에 용기를 심어주려고 해요,
그러면 그가 긴 머리 아카이아인들울 집회로 불러내서
모든 구혼자들에게 공표할 겁니다. 그들은 항상 떼지어
모인 양들과 뒤뚱거리는 뿔 굽은 소들을 도살하고 있지요.
그리고 그를, 스파르타와, 모래 많은 퓔로스로 보내서
혹시 듣게 될지 모를, 제 아버지의 귀향을 알아보게 하면
그는 사람들 가운데 훌륭한 명성을 얻게 될 겁니다."
작품에 대하여
717 번역 작업을 하면서 유념한 점은 세 가지이다. 첫째, 『오뒷세이아』에 나타난 구체적인 비유를 살리기 위해서 의역을 하기보다는 직역을 하려고 했다. 둘째, 원문의 어순을 살리려고 했다. 『오뒷세이아』에서 어순은 운율에 실려서 개념과 장면을 환기하는 순서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 어순은 우리말 어순과는 맞지 않기 때문에, 원문 그대로의 어순을 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말 어순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 한에서 원문의 어순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셋째, 원문을 우리 말로 풀어놓은 듯한 번역보다는 간결하고 압축적인 번역을 시도했다. 그래서 독해의 속도를 증가시켜 가독성을 높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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