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숙 (옮긴이),나주리 (해제):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교회 칸타타
- 책 밑줄긋기/책 2023-25
- 2023. 7. 10.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교회 칸타타 - 이기숙 옮김, 나주리 해제/마티 |
해제 |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칸타타
† 대강절 첫 주일
BWV 61 이제 오소서, 이교도의 구세주여 I
BWV 62 이제 오소서, 이교도의 구세주여 II
BWV 36 기쁘게 솟아올라라
† 대강절 제4주일
BWV 132 길을 준비하라, 넓은 길을 마련하라!
† 성탄절
BWV 63 그리스도인이여, 이 날을 새겨라
BWV 91 찬미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님
BWV 110 우리 입가에는 웃음이 가득하고
BWV 191 하늘 높은 데서는 하나님께 영광
† 성탄절 다음 날
BWV 40 하나님의 아들이 나타나신 것은
BWV 121 그리스도를 진실로 찬양할지어다
BWV 57 시련을 견디는 이는 행복하다
† 성탄절 셋째 날
BWV 64 보라, 아버지가 우리에게 베푸신 사랑이 얼마나 큰지
BWV 133 내가 당신 안에서 기뻐하며
BWV 151 달콤한 위로를 주시는 예수님이 오셨다
† 성탄절 후의 주일
BWV 152 믿음의 길로 걸어가라
BWV 122 새로 태어난 아기
BWV 28 하나님을 찬양하자! 한 해가 저물고
† 새해 첫날
BWV 190 주님께 새 노래를 불러드리자!
BWV 41 예수님, 이제 당신을 찬양합니다
BWV 16 주 하나님, 당신을 찬양합니다
BWV 171 하나님, 당신의 이름과 같이 당신을 찬양하는 소리도
BWV 143 내 영혼아, 주를 찬양하여라 II
† 새해 첫 주일
BWV 153 보소서, 사랑의 하나님, 나의 적들이
BWV 58 아 하나님, 얼마나 많은 마음의 고통을 II
† 주현절
BWV 65 스바 사람들이 다 오리라
BWV 123 사랑하는 임마누엘, 신심 깊은 이들의 주인이여
† 주현절 후 첫 주일
BWV 154 나의 소중한 예수님을 잃었네
BWV 124 나는 예수를 떠나지 않으리라
BWV 32 사랑의 예수님, 나의 소망이여
† 주현절 후 제2주일
BWV 155 나의 하나님, 얼마나, 아 얼마나 더 있어야 하는지요?
BWV 3 아 하나님, 얼마나 많은 마음의 고통을 I
BWV 13 나의 탄식, 나의 눈물은
† 주현절 후 제3주일
BWV 73 주님, 나를 당신 뜻대로 하소서
BWV 111 내 하나님의 뜻대로 늘 이루어지기 원하네
BWV 72 모든 것은 오직 하나님의 뜻대로
BWV 156 나는 한 발을 무덤에 딛고 서 있네
† 주현절 후 제4주일
BWV 81 예수가 잠드시니, 어디에 기대야 할까?
BWV 14 하나님이 그때 우리 편이 아니었다면
† 성모 마리아의 정결례 축일
BWV 83 새로운 언약으로 기쁜 날
BWV 82 나는 만족합니다
BWV 125 평화롭고 기쁘게 나는 떠나네
BWV 200 내가 그의 이름을 고백하리라
† 칠순주일
BWV 144 너의 품삯이니, 받아서 돌아가라
BWV 92 나는 하나님의 마음과 정신에
BWV 84 나의 행운에 만족합니다
† 육순주일
BWV 18 비와 눈이 하늘에서 떨어지면
BWV 181 경박하고 변덕스러운 이들은
BWV 126 주여, 말씀으로 우리를 지켜주소서
† 부활절 50일 전
BWV 23 당신은 참 하나님이며 다윗의 자손
BWV 22 예수가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고 이르시되
BWV 127 주 예수 그리스도는 참 사람이며 하나님이시네
BWV 127 부록
BWV 159 보라! 우리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간다
† 사순절 제3주일
BWV 54 죄악과 싸워라
† 수태고지 축일
BWV 1 샛별이 참으로 아름답게 빛납니다
† 종려주일
BWV 182 하늘의 왕이여, 환영합니다
† 부활주일
BWV 4 그리스도는 죽음의 멍에를 쓰고
BWV 31 하늘이 웃는다! 땅이 환호한다
† 부활절 월요일
BWV 66 기뻐하라 마음이여
BWV 6 우리 곁에 머무소서, 저녁이 되었습니다
† 부활절 화요일
BWV 134 예수가 살아 계심을 아는 마음은
BWV 145 나는, 내 마음아, 너의 기쁨을 위해 사네
BWV 158 평화가 너와 함께 있으라
† 부활절 후 첫 주일
BWV 67 기억하라, 예수 그리스도가
BWV 42 그 안식일 저녁에
† 부활절 후 제2주일
BWV 104 이스라엘의 목자여, 귀 기울이소서
BWV 85 나는 선한 목자로다
BWV 112 주는 나의 충실한 목자이며
† 부활절 후 제3주일
BWV 12 흐느끼고 탄식하고, 근심하고 두려워하고
BWV 103 너희는 울며 슬퍼하겠으나
BWV 146 우리는 많은 시련을 거쳐 하나님의 나라로 들어가야 하리라
† 부활절 후 제4주일
BWV 166 어디로 가시나이까?
BWV 108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좋으리라
† 부활절 후 제5주일
BWV 86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BWV 87 지금까지 너희는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구하지 않았다
† 예수 승천일
BWV 37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BWV 128 그리스도가 승천하셔야
BWV 43 환호 소리 높은 중에 하나님이 오르신다
BWV 11 하나님을 경배하라 주의 나라에서
† 예수 승천일 후 첫 주일
BWV 44 사람들은 너희를 회당에서 쫓아내리라 I
BWV 183 사람들은 너희를 회당에서 쫓아내리라 II
† 성령강림주일
BWV 172 울려 퍼져라 너희 노래여, 울려라 너희 현이여!
BWV 59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킬 것이다 I
BWV 74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킬 것이다 II
BWV 34 오 영원한 불길이여, 오 사랑의 샘이여
† 성령강림절 월요일
BWV 173 고귀한 살과 피
BWV 68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시어
BWV 174 내 온 마음으로 지극히 높은 분을 사랑하네
† 성령강림절 화요일
BWV 184 열망하던 기쁨의 빛이
BWV 175 그가 자기 양의 이름을 각각 불러
† 삼위일체주일
BWV 165 오 성령과 물로 받는 세례여
BWV 194 간절히 고대하던 기쁨의 축제를
BWV 176 사람의 마음은 고집스럽고 소심하다
BWV 129 주님을 찬양합니다, 나의 하나님
BWV 192 이제 모두 하나님께 감사하라
† 세례자 요한 축일
BWV 167 사람들아, 하나님의 사랑을 찬양하여라
BWV 7 우리 주 그리스도가 요단 강에 오셨네
BWV 30 기뻐하라, 구원받은 무리여
† 삼위일체주일 후 첫 주일
BWV 75 가난한 사람은 배불리 먹고
BWV 20 오 영원이여, 우레 같은 말씀이여 I
BWV 39 굶주린 이에게 너의 양식을 나눠주고
† 삼위일체주일 후 제2주일
BWV 76 하늘은 하나님의 영광을 이야기하고
BWV 2 아 하나님, 천국에서 굽어보시고
† 삼위일체주일 후 제3주일
BWV 21 내 마음에 근심이 많으나
BWV 135 아 주여, 가련한 이 죄인을
† 삼위일체주일 후 제4주일
BWV 185 영원한 사랑의 자비로운 마음이여
BWV 24 꾸밈없는 마음
BWV 177 주 예수 그리스도여, 당신을 소리쳐 부르며
† 삼위일체주일 후 제5주일
BWV 93 오직 사랑하는 하나님의 섭리를 따르며
BWV 88 보라, 내가 많은 어부들을 보내어
† 동정녀 마리아의 엘리사벳 방문 축일
BWV 147 마음과 입과 행동과 삶으로
BWV 10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 삼위일체주일 후 제6주일
BWV 170 만족스러운 안식이여, 사랑스러운 영혼의 기쁨이여
BWV 9 구원이 우리에게 찾아왔네
† 삼위일체주일 후 제7주일
BWV 186 영혼이여, 성내지 마라
BWV 107 너는 무엇 때문에 슬퍼하느냐
BWV 187 모든 이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 삼위일체주일 후 제8주일
BWV 136 나를 살펴보시고 내 마음을 알아주소서, 하나님
BWV 178 주 하나님이 우리 편이 아니라면
BWV 45 사람아, 무엇이 선한 것인지 주께서 말씀하셨다
† 삼위일체주일 후 제9주일
BWV 105 주님, 당신의 종을 심판하지 마소서
BWV 94 내가 세상에서 무엇을 바랄까
BWV 168 청산하라! 우레와 같은 말씀
† 삼위일체주일 후 제10주일
BWV 46 살펴보고 또 보라, 어떤 고통이
BWV 101 주여, 신실한 하나님이여
BWV 102 주여, 당신의 눈이 찾는 것은 믿음입니다!
† 삼위일체주일 후 제11주일
BWV 199 내 마음은 피바다에서 헤엄치네
BWV 179 하나님을 경외하는 네 마음이 거짓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
BWV 113 주 예수 그리스도, 지극히 선하신 분
† 삼위일체주일 후 제12주일
BWV 69a 내 영혼아, 주를 찬양하여라
BWV 137 강한 영광의 왕이신 주님을 찬양하여라
BWV 35 마음과 영혼이 어찌할 바를 모르네
† 삼위일체주일 후 제13주일
BWV 77 너의 주님이신 하나님을 사랑하여라
BWV 33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 당신만이
BWV 164 너희는 그리스도로부터 이름을 받았노라
† 삼위일체주일 후 제14주일
BWV 25 당신의 노여움으로 내 살은 성한 데가 없고
BWV 78 예수는 내 영혼을
BWV 17 감사의 예물을 바치는 자, 나를 찬양하는 자이니
† 삼위일체주일 후 제15주일
BWV 138 어찌하여 슬퍼하느냐, 내 마음아?
BWV 99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선하시고 II
BWV 51 모든 땅에서 하나님께 환호하라!
† 성 미카엘과 모든 천사들의 축일
BWV 50 이제 구원과 권능과 나라가 나타났고
BWV 130 주 하나님, 우리 모두가 당신을 찬양합니다
BWV 19 큰 싸움이 일어났도다
BWV 149 기쁘게 승리를 노래하네
† 삼위일체주일 후 제16주일
BWV 161 오라, 달콤한 죽음의 시간이여
BWV 95 그리스도는 나의 생명
BWV 8 사랑하는 하나님, 내가 언제 세상을 떠날까요?
BWV 27 누가 알까요, 나의 종말이 얼마나 가까웠는지?
† 삼위일체주일 후 제17주일
BWV 148 주님께 그 이름의 영광을 돌려드려라
BWV 114 아, 사랑하는 그리스도인이여, 안심하여라
BWV 47 자기를 스스로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 삼위일체주일 후 제18주일
BWV 96 하나님의 외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
BWV 169 하나님만이 내 마음을 가져야 하네
† 삼위일체주일 후 제19주일
BWV 48 나는 비참한 인간이니, 누가 나를 구원하리요
BWV 5 어디로 피해야 할까요
BWV 56 나 기꺼이 십자가를 지겠노라
† 종교개혁 축일
BWV 80 우리 하나님은 강한 성이요
BWV 79 주 하나님은 태양이며 방패이시네
† 삼위일체주일 후 제20주일
BWV 162 아! 내가 알겠네, 이제 결혼식에 가리니
BWV 180 오 사랑하는 영혼아, 너를 가꾸어라
BWV 49 내가 가서 간절히 찾으리라
† 삼위일체주일 후 제21주일
BWV 109 내가 믿사오나, 사랑의 주님, 내 믿음이 부족하다면 도와주소서!
BWV 38 고통의 심연에서 내가 당신께 부르짖으니
BWV 98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선하시고 I
BWV 188 나는 굳게 믿네
† 삼위일체주일 후 제22주일
BWV 89 에브라임아, 내가 어찌 너를 버리겠느냐?
BWV 115 준비하라, 내 영혼아
BWV 55 나는 가련한 자, 나는 죄악의 종
† 삼위일체주일 후 제23주일
BWV 163 각자에게 제 몫을!
BWV 139 하나님을 아이처럼 의지하는 이는 행복하여라
BWV 52 거짓된 세상아, 나는 너를 믿지 않는다!
† 삼위일체주일 후 제24주일
BWV 60 오 영원이여, 우레 같은 말씀이여 II
BWV 26 아 얼마나 덧없고, 아 얼마나 헛된지
† 삼위일체주일 후 제25주일
BWV 90 무서운 종말이 너희를 잡아채 가리라
BWV 116 평화의 왕, 주 예수 그리스도
† 삼위일체주일 후 제26주일
BWV 70 깨어나라! 기도하라! 기도하라! 깨어나라!
† 삼위일체주일 후 제27주일
BWV 140 깨어나라, 우리를 부르는 소리
† 기타
BWV 150 주여, 내가 주를 갈망하나이다
BWV 131 주여, 내가 깊은 데서 주께 부르짖으니
BWV 100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선하시고 III
BWV 117 최고로 선하심에 찬미와 영광 있으라
BWV 106 하나님이 정하신 때가 가장 좋습니다
BWV 157 나를 축복해주시지 않으면 놓아드리지 않으리라!
해제: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칸타타
1. 칸타타, 바흐의 장르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의 음악은 다채롭고 방대하다. 오라토리오, 칸타타, 수난곡, 모테트, 미사, 협주곡, 소나타, 모음곡, 푸가, 카논, 변주곡 등 오페라를 제외한 당대의 거의 모든 음악 장르들을 아우른다. 그러나 이 지극히 다채로운 장르의 작품들은 시대의 경계를 넘어서 있지 않다. 금방 눈길을 끄는 새 음악적 언어나 양식, 새 구조나 작법을 담고 있지 않다. 대위법이 마치 바흐의 모국어처럼 작품들에 편재하니, 이미 가벼운 호모포니를 향해 흐르기 시작한 커다란 조류의 밖으로 밀려나 있는 듯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알베르트 슈바이처(Albert Schweitzer)는 바흐 평전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 S. Bach, 1908)에서 바흐의 음악을 '끝'으로 규정했다. 바흐를 "자신이 속한 시대에 충실하고 자신에게 주어지는 형식과 사상들로 창작한 객관적인 예술가"로 간주하며, "현존하는 모든 것들을 유일무이한 완전함으로 옮기고자 하는 열망을 지녔던 예술가, 과거와 현 세대의 모든 예술적 탐구, 소망, 창조, 갈망, 방황을 품고 있었던 예술가로 바흐의 존재 가치를 평했다. 바흐의 음악은 '끝'이되, 이전의 음악 형식과 장르와 양식과 표현수단들을 총괄하고 독창적으로 완성한 '끝'이었다는 것이다. 요컨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는 바로크 음악의 총괄자이자 완성자였다.
물론 바흐의 음악은 끝이라는 시각만 가능할 리 없다. 끝이면서 시작이기도 하다는 관점 또한 타당하다. "바흐의 음악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주목을 끌며 가장 독창적인 것은 대부분 아주 오래된 것인데, 그는 이 옛 것들을 흉내 낼 수 없는 훌륭한 형태로 우리에게 전해주기 위해 대단한 능력으로 그것들을 부활시켰다"고 믿은 프랑스의 바흐 학자 앙드레 피로(Andre Pirro)에게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렵다. 바흐의 음악은 이후의, 나아가 오늘날 음악의 원천이었다는 필리프 볼프룸(Philipp Wolfrum)의 주장도 반론의 여지가 없다. 실제로 바흐의 음악은 한 시대를 독창과 완벽으로 마무른 예술로서 지속적이고 본질적이며 강력하게 후대의 음악 예술, 후대의 음악 향유에 영향을 미쳤고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위대한 끝이기도 소중한 출발이기도 한 바흐의 음악에서 칸타타가 점하는 위치와 의미는 무척이나 특별하다. (소실된 것들까지 합치면) 칸타타는 바흐 작품의 절반을 차지한다. 뿐만 아니라 바흐의 칸타타는 서구 문화사의 절정, 서구 예술의 보배, 그리스도교 신앙의 정수라고 단호히 주장되곤 한다.
흔히 '바로크'라 불리는 17세기 초부터 18세기 전반기까지 칸타타는 여러 음악 장르들 가운데에서 상당히 도드라졌다. 17세기 초로 넘어가는 즈음에 이탈리아에서 탄생하고 역시 그곳을 거점으로 삼아 당대의 음악을 지배했던 서사적이고 극적인 오페라에 시적이고 서정적인 울림으로 맞선 장르가 칸타타였다. 그러면서도 칸타타는 오페라와 가까운 관계를 맺으며 성장했고, 17세기를 거치면서 주변 나라들로 퍼져나갔다. 그러고는 마침내 프로테스탄트 지역인 독일에서 교회 칸타타로 그 정점에 올랐다. 절정에 달한 칸타타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공적이었다. 그후 오늘까지도 칸타타는 바흐의 장르이고 바흐는 칸타타 작곡가로 여겨진다.
2. 칸타타의 구성
칸타타라는 명칭은 바흐의 시대에 통상적인 것이 아니었다. 단순히 '교회음악'이라고 불리는 경우가 잦았고, 바흐 스스로도 자신의 칸타타 작품에 '콘체르토'(Concerto), '모테토'(Motetto), '디알로고'(Dialogos) 등과 같은 명칭을 붙였다. 칸타타의 음악은 여러 다양한 악장들의 나열로 이루어져 있다. 신포니아, 합창, 가끔 아리오소가 곁들여지는 레치타티보, 아리아, 코랄 등이 그것이다. 물론 이 악곡들이 한 칸타타에 모두 쓰일 필요는 없었다.
우선 순수 기악곡인 신포니아가 주로 칸타타의 시작을 알린다. 신포니아는 가사를 달고 뒤따를 악장의 분위기를 미리 돋우어주는 역할을 한다. 합창은, 특히 큰 규모의 합창은 대부분 성경의 메시지, 성경의 글귀들을 강렬하게 품고 있는 가사에 부응하는 음악적 외침이다. 자주 합창의 뒤를 따르는 레치타티보는 당대 오페라에서처럼 상황을 서술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다만 오페라와 달리 칸타타는 흔히 관조적이거나 성찰적인 주제를 취하므로, 칸타타의 레치타티보는 특정 인물이 처한 상황이나 문제, 감정에 대해 설명하는 가사로 확대되곤 한다. 그리고 그 상황이나 문제, 감정은 일반적으로 레치타티보의 뒤를 잇는 아리아에 의해 해석되거나 심화된다. 그렇게 특히 기쁨이나 슬픔, 탄식, 고통, 분노, 증오 등의 여러 감정들이 빈번하게 아리아에서 짙게 묘사되고 전해진다. 이때 하나 혹은 여러 대의 독립적이고 필수적인 오블리가토 악기가 노래성부가 끌어내는 감정을 북돋아주기도 한다. 다시 말하면, 이 오블리가토 악기는 노래를 위한 반주가 아니라 노래와 대화를 하는 독자적인 성부이다. 또 바흐의 칸타타들에서는 독립 악장으로서의 아리오소도 존재하지만 아리오소가 레치타티보에 삽입되기도 하는데, 이때에는 관조적인 생각이 깊어지거나 예수의 말들과 같은 중요한 메시지가 전달된다. 부언하자면, 아리오소는 레치타티보와 아리아의 중간 즈음에 놓인 것으로 아리아보다 레치타티보에 가까울 때가 더 많다. 그러나 고정된 리듬으로 흐르고, (가사의 한 음절에 선율의 한 움이 주어지는) 실라빅 선율을 고수하는 대신 (가사의 한 음절에 선율의 여러 음이 주어지는) 멜리스마로 풍부해진 선율을 간간이 펼친다는 점에서 레치타티보와 구별된다. 마지막으로 바흐의 교회 칸타타는 (루터교 ‘찬송가’인) 코랄로 끝을 맺는 경우가 잦은데, 코랄은 흔히 신도들을 상징한다. 그렇게 신도들은 코랄을 통해 가사의 상황에 동참하게 된다.
신포니아, 합창, 레치타티보, 아리오소, 아리아 등 칸타타가 오페라에서 가져온 요소들 가운데 특히 아리아는 알레산드로 스카를라티(Alessandro Scarlatti, 1660-1725)를 대표자로 하는 나폴리 오페라 악파의 대가들에 의해 화려한 독창곡으로 변모해 있었다. 지극히 정교하고 고도의 테크닉을 요하는 그 독창곡에서 성악가는 자신의 가창 능력을 한껏 과시하고 뽐낼 수 있었다. 엄격한 도식적 구조를 따른 그 아리아는 거의 늘 세 부분의 다카포 형식(ABA) 이었는데, 바흐도 칸타타의 아리아에서 다카포 형식을 취하곤 했다. 다만 반복되는 A 가 처음의 A에 비해 축소되거나 변화되고, 3부분이 2부분이나 4부분으로 줄거나 늘어나는 등 여러 변형이 꾀해졌다.
3. 예배와 교회 칸타타
바흐의 칸타타는 오늘날에도 변함없이 서구 음악예술의 정수이자 절정으로 연주되고 들려지며 탐구되고 있다. 하지만 그 칸타타들에 내재하는 세계는 우리의 세계와 다른 것, 이질적인 것이다. 바흐의 칸타타들이 울리며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할 때에도 여전히 그것들은 우리에게 낯선 세상에 속해 있다. 그 낯선 세상이란 300여 년 전 독일 루터파 프로테스탄트 교회의 예배이고 전통이다.
루터파 프로테스탄트 교회의 예배에서 중심이 되었던 것은 성경의 하나님 말씀을 공포하는 설교였다. 설교를 가장 위대한 예배(하나님을 섬기는 일)로 여긴 루터 (Martin Luther, 1483-1546)의 믿음에 따른 것이었다. 당시 설교는 한 시간 가량 행해졌고, 칸타타는 설교 전에, 그러니까 복음서 봉독과 신앙고백 사이에서 연주되며 설교를 보완해주는 역할을 했다. 칸타타는 다채로운 음악적 표현을 통해 봉독된 성경 구절을 풀이하거나 강조함으로써 신도들이 경건한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도록, 또 무엇보다 설교를 듣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왔던 것이다. 이렇게 일요일 예배와 축일예배에서 칸타타는 확고한 자리와 역할을 차지하고 있었다. 칸타타가 두 부분으로 구성된 경우도 있는데, 이때에는 설교가 끝난 후나 성찬의식 중에 두 번째 부분이 연주되었다. 두 부분 대신 두 곡의 칸타타로 연주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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