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나 지난네스키: 우피치 미술관 ━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8

 

우피치 미술관 - 10점
엘레나 지난네스키 지음, 임동현 옮김/마로니에북스

서문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작품들
미술관 안내
화가 및 작품 색인

 


서문

1561년, 우피치를 도시의 사법관들이 사용하는 건물로 세우고자 했던 코지모 1세 데 메디치에 의해 우피치 미술관의 역시는 시작된다. 

20년이 지난 후, 그의 후계자 프란체스코 1세는 건물의 꼭대기 충에 미술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고, 이어 메디치 가문의 두 추기경 레오폴도와 죠반니 카를로 그리고 위대한 군주 페르디난도 1세와 메디치 기문의 마지막 군주였던 지안 가스토네 대공이 우피치의 미술품들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우피치가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팔라틴 선제후의 미망인이자 쟌 가스토네 데 메디치의 누이였던 안나 마리아 루도비카의 공이었다. 그녀는 메디치 가에서 소유하고 있던 공방의 문을 닫고 가문을 보존해야 하는 서글픈 의무를 지니고 있었다. 1737년 지안 가스토네가 세상을 떠남으로써 메디치 가문은 대가 끊어지게 되었고 토스카나 대공국은 프란체스코 스테파노 디 로레나에게 넘어가게 되었다. 프란체스코 스테파노는 안나 마리아에게 메디치 가의 마지막 여성으로서 그의 곁에서 왕국을 통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녀의 불안정한 지위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메디치 가문의 영광은 이제 과거의 망령에 불과했지만, 안나 마리아 루도비카는 기문의 쇠락 속에서도 위엄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당시의 사료들은 그녀가 '결코 위엄을 잃지 않았으며', '식탁, 의자, 소파, 휘장에 이르기까지 전부 은으로 만들어진 가구들'로 장식된 집에 살았다고 전한다.

그녀는 성당에 가거나 8마리의 말이 이끄는 마차를 타고 피렌체의 야경을 구경하러 가는 것 이외에는 거의 궁전 밖으로 나가는 법이 없었다. 단지 소수의 사람들과 선택된 방문자들만이 그녀와 접촉할 수 있었는데, 그녀는 언제나 검은색 차양 아래 마치 기둥과 같이 엄숙한 모습으로 서서 이들을 맞이하곤 했다. 

우피치가 살아남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것은 이처럼 다소 기괴한 성격의 인물이었던 안나 마리아 루도비카였다. 그녀가 소멸한 가문이 지니고 있었던 부의 일부를 매각하거나 양도했다고 해도 그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당시에는 그러한 일들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아무런 허물이 되지 않던 시대였다. 에스텐시 가문은 1598년에 그리고 곤차가 가문은 1627년에 그들이 소유하고 있던 미술품 컬렉션을 양도했고, 델라 로베레 가문은 1631년 우르비노의 두칼레 궁전에 있던 컬렉션을 모두 매각했으며, 파르네제 가문은 1734년 파르마와 피아첸차 궁전에 소유하고 있던 고대의 유물들과 예술작품들을 나폴리로 보내버렸다. 모데나의 에스텐시 가문 역시 1755년 사쏘니아의 선제후 아우구스토 3세에게 그들의 화랑을 매각했다. 

안나 마리아 루도비카가 자신의 지성과 선견지명을 과시한 것은 바로 이 시기였다. 그녀는 1737년 로레나 가의 왕조와 미술품 양도 협정에 서명하며 몇 가지 조항을 내걸었다. 첫째, 미술품들은 가문의 영광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의 영예'를 위해 양도되어야 하고, 둘째, 미술품들이 피렌체 시민들의 공익에 보탬이 되어야 하며, 셋째, 그것들이 외국인의 관심을 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조항들이 담고 있는 근대성은 상당히 놀라운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미술품은 국가의 통치자가 아닌 국가의 소유이고, 시민들의 교육에 공헌해야 하며, 또한 문화를 체험하고자 하는 외국인의 관광을 촉진하는 경제적 자원이 될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었다. 안나 마리아 루도비카는 어떠한 경우에도 미술품들이 수도와 공국의 외부로 유출될 수 없다는 조항을 인준했는데, 이것은 그 이전에 개인이 국가에 했던 어떠한 공헌보다도 가장 위대한 것이었다. 그녀는 1743년 작성된 유언장에서 이와 같은 내용들을 다시 확인했고 그때 이후로 이 유언을 깨뜨린 것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와 아돌프 히틀러 2명뿐이었다. 우피치로 들어가는 입구에 존경의 표시로 그녀의 초상화를 걸어놓은 것은 전혀 놀랄 만한 일이 아닌 것이다. 

 

마르코 카르미나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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