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강유원의 미학, 예술학, 예술철학 4-2

강유원의 책담화冊談話(https://booklistalk.podbean.com)에서 제공하는 「강유원의 미학, 예술학, 예술철학」을 듣고 정리한다. 2023.09.06~2023.11.15 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에서 진행되는 강의이다.

 

2023.10.04 🎤 미학, 예술학, 예술철학 4-2

커리큘럼

09.06 예술의 목적과 예술론의 학적 위치
09.13 플라톤의 미학
09.20 예술론의 전범으로서의 《향연》
10.04 mimēsis
10.11 신플라톤주의와 고전주의 예술론
10.18 maniera grande, cicerone
10.25 Baroque, Rococo
11.01 헤겔과 역사적 예술론
11.08 미술사의 여러 갈래들(1): 야코프 부르크하르트, 조르조 바사리
11.15 미술사의 여러 갈래들(2): 에르빈 파노프스키, 막스 드보르작

 

교재

강유원(지음), 《에로스를 찾아서 - 사랑과 아름다움에 관한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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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강. mimēsis

일시: 2023. 10. 4. 오후 7시 30분-9시 30분

장소: 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
강의 안내: https://learning.suwon.go.kr/lmth/01_lecture01_view.asp?idx=3345

 

 

앞선 시간에서 가장 중요하게 거론된 문제가 무엇이었는가. 무엇을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길 것인가에 대한 것은 분명히 선호preference의 문제이고 그 선호라고 하는 것은 합의consent에 의해 이루어야 한다고 얘기했다.  

어떤 것을 가치 있게 여기느냐에 따라서, 어떤 숭배하는 가치가 있으면 그것에 딸려가는 액션 목록behavior이 있는데 이 둘은 서로 상호 규정의 관계에 있다. 학문적인 것이 중요하고 책을 읽어서 뭔가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인간으로서 해야 될 소중한 행위다 라고 하는 습관을 길러주려면 애가 뛰자마자부터 앉혀 놓고 '책이란 소중한 것이야 학문은 위대한 것이야'라고 떠드는 것보다도 책을 함부로 할 때 야단을 심하게 딱 한 번 쳐주는 게 훨씬 더 그 가치를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니까 어떤 사람에게 어떤 특정한 행동을 되풀이하게 함으로써 그 행동하고 연결되어 있는 정신적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습성을 길러줄 수 있다.  그게 중요한 것이다.   

인간이라고 하는 존재와 동물하과의 경계선에 있는 게 자극-반응stimulus response 훈련이다. stimulus response을 훈육이라고 한다. 훈육은 drill instruction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drill은 구멍 뚫는 것이 아니라 훈련이라는 뜻을 말한다. 지겹도록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게 해서 도대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도 할 수 있게끔 훈련시키는 것을 drill라고 한다. 이게 인간에게 필요하다. 이것은 정서 학대가 아니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우리 사회에서 또는 내 가족이라고 하는 공동체 안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Wert가 무엇인지, 이것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라고 생각하는 것을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자극-반응stimulus response 훈육부터 설계를 해야 한다.   

그다음 두 번째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이자 개인주의 사회이다. 개인주의라고 하는 것은 내 것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소중하게 여기는 사회이다. 남의 물건 훔치는 이유가 저 물건이 내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진짜 훌륭한 사자성어가 하나 있다. 지인지조. 지 인생 지가 조진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거기까지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게 굉장히 쉬운 것 같은데 어렵다. 그걸 하기 위해서 정신적인 가치들에 대해서도 stimulus response 훈련을 해야 한다. 이 문제는 말하지 않는다. 이 문제는 아주 덜커덕하고 조심을 해야 한다. 이런 것들을 생각을 해야 한다.

intentionality라고 하는 영역은 굉장히 중요하다. 집단 지향성collective intentionality은 사회적인 것,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말하는 것인데 개인 지향성이라는 것도 있다. '나는 이것을 좋아해'하는 것은 개인의 어떤 취향이다. 각각의 개인 지향성이라고 하는 것은 말 그대로 개인의 취미에 해당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집단 지향성, 공동 지향성이라고 하는 것이 개인 지향성을 만든다. 그래서 어떤 학부모가 '우리 애가 통 책을 안 읽어요'라고 말하면 '엄마부터 읽으세요'라고 대답하는 것이다. 나의 개인의 어떤 지향성도 지키면서 집단지향성도 지켜가는 것을 중층적 협력이라고 한다.  중층적 협력은 굉장히 어려운 전략인데 타협을 해야 하니까 그렇다. 협력적 의사소통이 일어나야 한다. 집단 지향성collective intentionality는 거대한 세대 간 단절이라든가 또는 문화적인 변동이라든가 또는 혁명이라든가 이런 일들이 일어났을 때 이 바뀐다. 여기서 특히 이제 강조되는 건 문화가 구성하고 있는 요소인 언어와 제도 이런 것들이다. 

we-ness을 번역하면 동류의식인데 '쟤는 우리 편, 쟤는 남의 편' 이런 것을 말한다. 우리는 we-ness라는 것을 공유해야 한다. 이게 안 되면 흔히 말하는 대로 분열이 일어나게 된다. 우리 사회가 통합되지 않고 극도의 의견 분열 현상을 보이는데 we-ness를 가진 집단이 많기 때문이다. 세대별로 쪼개지고 지역별로 쪼개지고 그다음에 어떤 직업별로 쪼개지고 그렇기 때문에 집단 지향성이 형성되지 않는다. 그런데 집단 지향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전체주의가 된다. 그러니까 나치 독일을 생각하면 되는데 눈에 보이는 증거를 가지고 집단 지향성을 만들어내려고 하면 그게 파시즘이 된다. 굉장히 위험하다.

그러면 이제 집단 지향성의 문제 이런 걸 떠나서 미시적인 차원에서는 공동 지향성을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에게 중요하다. 개인 지향성individual intentionality과 공동 지향성joint intentionality는 interactive feedback의 관계에 있다. 우리는 가족 속에서 생활하지만 바깥에서 생활도 한다. 다른 종류의 사회 집단에 들어갔을 때 거기에서 통용되는 dual level structure를 자기가 계속 조정accommodation을 하면서 습득하게 되는 것이다.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단어 있다. 생활 양식이라고 하는 것인데 영어로 life style이라고 하고, 독일어로 Lebensstil이라고 한다. 생활 양식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가방을 들고 다니느냐 어떤 옷을 입느냐 그런 것이 아니다. 일단 가족의 공동 지향성이 있는 데다가 그다음에 집단 지향성이 있는 것이다. 즉 우리 애가 의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또는 우리 애가 변호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라고 하는 건 사실 우리 애가 의사라고 하는 function을 획득해서 그것을 통해서 많은 사람을 병에서 고쳐주길 원해서가 아니라 의사라는 집단에 속하길 원하는 것이다. 그게 바로 라이프 스타일이다. 그런데 현대사회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변하기 때문에 집단이 가지고 있는 직업적 안정성이라고 하는 것도 고도로 불확실uncertain하고 불안정unsecure하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 사회에서는 라이프 스타일Lebensstil의 초점은 각각의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개성individuality, 탁월한 객체성을 획득할 수 있는 일에다가 맞추어야 한다.

individual intentionality, joint intentionality가 충분히 단단하게 마련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 지역, 계급 또는 어떤 집단지성으로 나아가게 된다면 사고가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이것을 많이 궁리를 해야 한다. 이것을 해결하려면 딱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 굉장히 복합적이고 지리하고도 지리할 정도로 토론과 설득을 해야 한다. 그러니까 '뭐 뭐 하지 마라' 그러면 안 되고 저걸 안 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면 그것을 두 번 꼬아서 '뭐 뭐 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라고 하면 그것을 안 해야겠다는 생각만 한다. '일찍 일어나'라고 말하는 게 더 적극적이지 '늦잠 자지 마라'라고 하면 계속 '늦잠 자지 말아야지' 하다가 계속 늦잠을 잔다. 습관을 꼭 생각해야 한다. 부정적인negative한 레토릭들이 편도체에 끼치는 악영향이 굉장히 큰다.  

 

마지막으로 95페이지 있는 주해 19번은 꼭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