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밀턴: 실낙원 2
- 책 밑줄긋기/책 2023-24
- 2023. 11. 6.
실낙원 2 (양장) - 존 밀턴 지음, 조신권 옮김/문학동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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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편
제11편
제12편
주(註)
해설 - 밀턴의 불후의 대 서사시『실낙원』
존 밀턴 연보
제10편
683 그들에게는 밤낮없이 태양이 비칠 것이며
낮은 태양은 멀리 떨어진 것을 보상하기 위해
그들이 보는 데서 항상 지평선을 돌고, 동도 서도
없을 것이니, 그 때문에 추운 에스토티란드에서부터
남으로 마젤란해협 아래까지 눈은 없었으리라.
그 열매를 맛본 후 태양은 티에스테스의
향연에서처럼 그 예정한 길에서 벗어났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이 사는 세계가 죄 없다 해도
어떻게 지금보다 더 잘 혹한과 혹서를 피할 수
있었겠는가. 하늘에서의 이 변화, 늦기는 해도
바다 와 육지에 같은 변화를 일으켰다 ― 별의 독기,
썩어 해독 주는 구름과 안개, 뜨거운 증기 등.
이제 노름베가 북방으로부터, 그리고 사모예드의
해안으로부터 그 청동의 감옥을 부수고,
얼음과 눈, 우박, 사나운 질풍 및 모진 바람으로
무장하고, 북풍, 북동풍, 소리 높은 서북풍
및 북서풍이 숲을 가르고 바디를 뒤덮으면,
남쪽에서 역풍으로 그것들을 뒤집는 것은
세랄리오나산에서 검은 뇌운을 타고
밀려오는 남풍과 서남풍이며, 옆으로 가로지르듯
사납게 돌진하는 것은 일출과 일몰 때의
바람, 옆으로 불어닥치는 동풍과 서풍,
동남풍과 서남풍, 포학은 이와 같이
생명 없는 것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죄의 딸인 불화는
우선 이성 없는 것들 사이에
맹렬한 반감을 통하여 죽음을 들여왔다. 이제 짐승은
짐승끼리, 새는 새끼리, 물고기는 물고기끼리
싸운다. 모두 풀을 뜯어먹는 것을 그만두고
서로 잡아먹었다. 인간을 크게 두려워하지 않고
그들을 피해 숨어서 무서운 눈으로 그들
지나가는 것을 노려본다. 이런 것은
밖으로부터 증가하는 비참함이었다. 아담은
아주 어두운 그늘에 숨어 이미 이러한
사실을 보고 슬픔에 빠졌다. 그러나
마음 속으로는 더욱 불행을 느끼고 격정의
바다에 흔들리며 슬픈 하소연으로
마음 편하고자 했다.
"아, 행복에 뒤따른 비참이여! 이것이
이 영광스러운 신세계의 끝이고, 지금까지 그
영광의 영광이던 나의 종말이란 말인가.
나는 지금 축복으로부터 저주받고, 전에는 바라보는
것이 행복의 극치였던 그분, 하나님의 얼굴에서
숨는다. 그 비참함이 여기서 그쳤으면 얼마나
좋으랴. 이런 보답 받아 마땅하니 참아야 하리라.
그러나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내가 먹고 마시고,
낳는 것은 모두 저주의 연장이로다. 아, 일찍이
즐겁게 들었던 '번식하고 번성하라'하던
그 목소리여, 이제 그 소리를 듣는 것은
죽음이리라. 대체 내가 무엇을 번식하고
번성하랴. 머리 위에는 저주밖에 없지 않은가.
언제까지나 계속해서 내가 갖다 준 재난을
느끼며 내 머리를 저주하지 않을자 어디 있으랴.
'더러워진 내 조상에 불행 있으라,
이로써 아담에게 감사하라'고 하겠지. 그
감사는 저주가 아니고 무엇이랴. 그러니 내게
머무는 자신의 저주와 내게서 나가는 일체의
저주는 무서운 반동으로 내게 되돌아와 자연의
중심에 떨어지듯, 중심에 있으면서도 무겁게, 내게
떨어지리라. 아 흘러간 낙원의 기쁨이여,
영원의 고애로 값비싸게 사들였던 그 기쁨이여!
창조주여, 흙으로 나를 인간으로 만들어 달라고
내가 간청하더이까? 어둠에서 나를 일으켜
이 즐거운 낙원에 놓아달라고 내가 원하더이까?
내 뜻이 내 존재에 맞지 않으니 나를 본래의
흙으로 돌려보냄이 옳고 당연하리이다.
내가 받은 모든 것을 버리고 반환함이 바람직한
일일 것이외다. 내가 바라지도 않은 선을 지킬
조건이 너무나 어려워 이행할 수 없으니
그것을 버리면 그것으로 형벌은 충분할 터인데
여 째서 끝없는 고난의 의식을 더해주시나이까?
당신의 정의는 이해하기 어렵나이다.
그러나 지금와서 이런 말 해보아도 실은
이미 늦은 일. 그 조건이 제시되었을 때,
어쨌건 거절했어야 할 일이었나이다.
너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선을 향유한 후에
그 조건을 탓하느냐? 하나님은 너를 너의
양해도 없이 만들긴 했으나 만일 네 아들이
배반하여 힐책받고 반박하면 어쩌려느냐.
'왜 나를 낳았나이까, 나는 태어나기를 원치
않았는데.' 너는 너를 멸시하는 이 오만한
변명을 용서하겠느냐. 그러나 네가 선택한 것
아니고 다만 자연의 필요에서 그를 낳은 것이다.
하나님은 당신 뜻대로 너를 만들어 당신 것으로
하고 당신을 섬기게 하셨다. 너의 보상은
그의 은총에서 나오는 것이니 당연히 형벌은
그의 뜻에 의한다. 좋다, 그의 명령에
복종할 것이니. 나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라는
그의 선고는 정당하다. 아, 언제든지 올 테면 오라,
그 시간이여! 그 명령이 정한 것을 오늘로
집행하지 않고, 어째서 그 손은 망설이는
것일까. 나는 왜 살아남아, 죽음의 조롱 받으며
죽음 없는 고통의 길로 목숨을 이어가는가.
나는 참으로 기꺼이 내게 선고된 즉음을
맞아들여 무심한 흙이 되련다. 어머니의 무릎을
베고 눕듯 기꺼이 몸을 눕히련다. 거기서
편히 쉬고 편히 잠자련다. 이제는 무서운
그 목소리 귀에 들리지 않고, 나와 내 아들에게
일어날 더욱 무서운 재난의 예감도 나를
괴롭히지 못하리라. 그러나 하나의 의문이
나를 따른다. 나는 완전히 죽지 않고,
저 맑은 생명의 입김, 하나님이 불어넣은
인간의 영이 이 몸인 흙과 더불어
멸망치 않을 것이라니 이해할 수 없다. 그러면
무덤이나 또는 다른 음산한 곳에서 내가 산living 죽음을
죽을지 누가 알랴? 아, 사실이라면 무서운
하나님은 당신 뜻대로 너를 만들어 당신 것으로
하고 당신을 섬기게 하셨다. 너의 보상은
그의 은총에서 나오는 것이니 당연히 형벌은
그의 뜻에 의한다. 좋다, 그의 명령에
복종할 것이니. 나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라는
그의 선고는 정당하다. 아, 언제든지 올 테면 오라,
그 시간이여! 그 명령이 정한 것을 오늘로
집행하지 않고, 어째서 그 손은 망설이는
것일까. 나는 왜 살아남아, 죽음의 조롱 받으며
죽음 없는 고통의 길로 목숨을 이어기는가.
나는 참으로 기꺼이 내게 선고된 죽음을
맞아들여 무심한 흙이 되련다. 어머니의 무릎을
베고 눕듯 기꺼이 몸을 눕히련다. 거기서
편히 쉬고 편히 잠자련다. 이제는 무서운
그 목소리 귀에 들리지 않고, 나와 내 아들에게
일어날 더욱 무서운 재난의 예감도 나를
괴롭히지 못하리라. 그러나 하나의 의문이
나를 따른다. 나는 완전히 죽지 않고,
저 맑은 생명의 입김, 하나님이 불어넣은
인간의 영이 이 몸인 흙과 더불어
멸망치 않을 것이라니 이해할 수 없다. 그러면
무덤이나 또는 다른 음산한 곳에서 내가 산living 죽음을
죽을지 누가 알랴? 아, 사실이라면 무서운
일이다! 그러면 왜? 죄를 범한 것은 생명의
숨결뿐이랴. 생명과 죄 있는 자가 아니고
죽을 자가 어디 있겠는가, 육체에는 본래
그 어느 것도 없다. 그러니 나의 모든 것
죽으리라, 그 이상의 것은 인간으로서는
알 수 없는 것이니 이것으로 의심을 풀어라.
만물의 주는 무한하지만 그 노여움 또한 그럴까?
그럴 수도 있겠으나 인간은 그렇지 않고,
죽음으로 정해졌다. 죽음으로 끝날 인간에게
어떻게 한없는 노여움을 내리랴. 하나님은 죽음을
죽음 없는 것으로 만들 수 있는가.
그것은 기이한 모순을 이루어, 힘이 아닌 약점을
드러내게 되니, 하나님 자신에게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는 노여움으로 말미암아 벌받는
인간의 유한을 무한으로 연장하여 충족시킬
수없는 자기의 위엄을 충족시키려 하는 것인가.
그것은 육체와 자연법칙을 초월하여 그의 선고를
넓히는 것. 이 밖의 모든 요인은 그 목적물의
수용력에 따라 작용하고 그 자체의 힘의
한도까지는 아니다. 그러나 죽음은
내가 상상하는 바와 같이 감각을 빼앗는
일격이 아니라 오늘 이후 내 몸안으로도
몸밖으로도 이미 느끼기 시작한 끝없는
비참이다. 이것이 영원히 이어진다면
아, 그 공포는 무섭게 돌아와 방비 없는
내 머리에 요란한 소리 내며 떨어지리라.
죽음도 나도 다 같이 영원하고 또 실체 없는
존재. 그리고 나는 나 혼자가 아니니,
나로 하여 모든 자손은 저주받으리라.
아들들아, 좋은 유산을 남겨주게 되었구나,
아, 그것을 모두 써버리고 하나도 안 남길 수 있다면!
그렇게 상속권을 모두 빼앗기고서야
어찌 너희들 저주받은 나를 축복하겠느냐!
아, 어째서 온 인류가 한 사람의 과오로
죄 없이 죄 받아야 하는가, 죄가 없다면.
그러나 내게서 나가는 자들은, 마음도 의지도
모두 부패하여 나와 같은 행위를 할 뿐 아니라
하고자 하는 자들이 아니고 무엇이랴.
그러니 그들이 어떻게 용서받아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단 말인가. 결국 나는 그에 대한
원한을 풀지 않을 수 없다. 나의 헛된
회피와 이론은 우여곡절을 거쳐 결국은
자신의 죄를 믿게 할 뿐이다. 모든
형벌이 나에게만, 전적으로 모든 부패의
근원이며 원천인 나에게만 내림은 지당하다.
하나님의 노여움도 그러하리라. 어리석은 소원!
너는 지구보다 더 무겁고 악녀와 나누어진다 해도
온 세계보다 더 무거운 그 짐을 질 수 있겠느냐.
이렇게 네가 바라는 것과 두려워하는
것은 한결같이 피난의 소망을 꺾고, 너를
과거에도 미래에도 유례없는 불행한 자로
결정한다. 죄나 처형이나 모두 비슷한 것은
사탄뿐. 아, 양심이여!
어떤 공포와 전율의 심연으로 나를
몰아넣는 것이냐. 빠져나갈 길
없는 심연, 다시는 떠오르지
깊이 가라앉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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