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시케치카: 그림으로 이해하는 우주과학사

 

그림으로 이해하는 우주과학사 - 혼다 시케치카 지음, 조영렬 옮김/개마고원

제1장 근대 우주론의 시초와 발전
제2장 우주는 팽창하고 있는가, 수축하고 있는가
제3장 매크로 세계에서 마이크로 세계로
제4장 우주의 생성과 우주론의 최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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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우리는 궁금해한다. 우주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앞으로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 우주에는 인간 이외에도 지적인 생명체가 존재할까······.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의문에는 끝이 없다. 

이러한 의문을 풀기 위해 수없이 많은 천문학자와 물리학자들이 우주 연구에 삶을 바쳤다. 그리고 그들의 연구 덕분에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우주의 모습을 차츰차츰 알게 되었다. 물론 미약한 인간의 힘으로 끝을 알 수 없는 우주의 신비를 모두 해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주 전체에서 본다면 아주 미미한 존재인 '지구'라는 자그마한 혹성에 살면서, 우주의 본질에 이만큼 다가섰다는 점에서 우리 인류의 지혜를 과소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중고생을 포함한 일반인들에게 현대 우주과학의 근황을 알기 쉽게 해설해 우주에 대한 흥미를 돋울 목적으로 집필했다. 본문과 아울러 일일이 그림을 첨부한 것도 그러한 의도에서이다. 

현대 우주론은 여러 갈래로 펼쳐져 있는데다가 난해한 수학이나 물리학 이론을 통해 전개된다. 현대 우주과학은 모든 장르의 최신 연구를 모으고, 그것을 융합해 체계화하는 과정을 통해 성립된 첨단종합과학이다 따라서 우주론의 세계를 누구나 알 수 있게 소개하는 것은 '말하기는 쉬워도 실행하기는어려운' 까다로운 작업이다. 

제대로 한다면 상대성이론 하나만 다룬다고 해도 책 한 권으로 끝낼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에, 적당한 분량 안에 꼭 필요한 내용을 빠짐없이 집어넣는것도 큰 문제였다. 재기 넘치는 문장으로 관심을 끌만한 사건만을 단편적으로 나열한다면 보기에는 그럴싸하게 마무리되겠지만, 현대 우주론의 흐름을 설명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알맹이 없는 책이 될 것이다. 그렇게 해서는 최신 우주 연구에 강한 관심을 갖고 있는 독지들의 의문에 제대로 된 대답을 제공할 수 없다. 

그래서 나름대로 암중모색한 결과, 중고생에게는 다소 어려운 표현이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단단한 문체를 구사하고 내용의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구성함으로써 우주과학의 큰 흐름과 방법론의 발전 양상을 대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그러한 구성을 통해 전체 분량을 줄이면서도 현대 우주론을 해설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내용만은 빠뜨리지 않도록 궁리했다. 순서대로 차근차근 본문과 그림을 읽어가다 보면, 현대 우주론의 흐름을 어느 정도까지 파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의 그림을 만들고 배열하는 데는 수많은 선배들의 지혜를 빌리고 삽화가와 힘을 합쳐 매우 공을 들였기 때문에, 혹시 본문을 읽는 것이 귀찮을 경우에는 도판만 순서대로 보아도 어느 정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인슈타인이나 호킹이 직접 쓴 해설서를 이해하는 것도 그리 쉽지 않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최신 우주 과학의 본질을 일상적인 언어로 설명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과학자들은 일상적인 언어나 사고방식을 통해서는 자신들이 그린 세계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특별한 언어(각종 기호나 수식 따위)를 사용해 독자적인 이론을 전개해 왔다. 과학세계의 전문가와 일반인 사이에는 본래부터 손쉽게 뛰어넘을 수 없는 간극이 존재했던 것이다. 

물론 필자가 그 구멍을 모두 메울 수는 없다. 다만 모자란 대로 이 책이 우주과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나 일반인들에게 얼마간 도움이 된다면 그 이상 기쁜 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