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사회지리학 1-2

 

2024.08.21 🎤 사회지리학 1-2

1강. 사회지리학의 정의, 필요성, 방법

• 일시: 2024. 8. 21. 오후 7시 30분 - 9시 30분  장소: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

• 강의 안내: https://learning.suwon.go.kr/lmth/01_lecture01_view.asp?idx=3704


지리와 역사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고 하면 다른 공부들이 다 무용지물이다. 우리나라에서 희랍 철학, 플라톤 철학을 가르치는 사람들이 그리스 발칸반도는 이렇게 생겨서 플라톤 철학이 이렇습니다 라고 얘기를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은 지리에 대해서 관심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런데 왜 그리스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철학을 했을까, 왜 한국 사람들은 그런 철학이 없을까. 플라톤 시대가 BC 5세기이다. 무지하게 옛날에 그 사람들은 그것을 했는데 한국 사람들은 하지 않은 이유는 우리가 무식해서가 아니라 사는 땅이 달랐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미국은 저렇게 전 세계 강대국인데 미국 철학자들 중에 세계적으로 엄청난 이론을 만들어내는 철학자는 존 듀이 말고는 없다. 존 듀이도 아주 1급의 철학자는 아니다. 미국 사람들은 단 한 번도 깊이 있게 추상적으로 무언가를 해서 아무 짝에 쓸모 없는 철학을 해야겠다 라고 생각하지 않는 땅이 비옥하니까 그렇다. 씨만 뿌려 놓으면 작물이 자라는 땅인데 거기서 누가 고민하겠는가. 발칸반도와는 다르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이 두 가지가 기본이고, 이 두 가지 위에서 철학이나 종교 이런 것들을 공부를 해야 된다. 철학하고 종교는 경계선이 없다. 그러니까 일단 지금 사회지리학을 하고, 내년에 역사를 한다.  

공자님과 제자들의 언행을 기록한 논어가 있다. 그런데 그 논어라고 하는 텍스트를 오늘날 읽어보면 다들 이렇게 조선시대 서당에서 훈장님이 가르쳐주는 방식으로 읽는다. 논어는 원래 그런 텍스트가 아니다. 현대적인 의미에서의 논어, 논어 영역본이나 독역본을 읽어보면 우리나라에서 논어를 번역해 놓은 것과 아주 다르다. 비근한 예로 들면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배우고 때로 익히면, 굉장히 무겁다. 그런데 영어로 말하면 study and sometimes exercise, 중학교 영어 수준으로 그렇게 무거운 뜻이 아니다. 가령 우리가 도 닦는다고 할 때 道를 쓴다. 영어로는 road로 번역을 하면 道라는 글자 안에 들어있는 함축들implication을 다 못 알아낸다. 그러니까 道라는 단어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의미 구름meaning cloud과 서양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 구름은 다르다. 그러니까 study and sometimes exercise고 말하면 서양 사람들은 이것이 가지고 있는 배울 학學자와 때로는 그 배운 것을 익힌다라는 습習자라가 뭔 지를 모른다는 말이다. 인지과학자 프란시스코 바렐라와 같은 사람들이 맹자와 같은 텍스트를 읽으면서 배우고 익힌다, 즉 학습learning에 대해 말한 것을 보면 보면, 우리는 무언가에 대해 들으면 시간 순으로 기억이 되는데, 이를 절차적 기억이라 한다. 집에 가는 길에 오늘 배운 것을 떠올려보는 볼 수가 있는데, 성찰reflection을 하게 된다. 그 떠올려 보는 것을 명시적 기억explicit memory이라고 한다. 그러면 다시 떠올려 보기는 하는데 그것은 들은 순서대로 떠올리는 게 아니라 자기가 재구성해서 기억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절차적 기억과 재구성하는 explicit memory가 결합이 되어야 학습이 일어나는 것이다. 학學은 절차적 기억이고 습習은explicit memory, 간단히 말하면 배우기는 했는데 집에 가서 복습을 안 하면 소용없다는 얘기이다. 공자님의 논어의 첫 문장은 이런 식으로 해석을 해서 이해를 해야 21세기에 사는 사람이 읽을 만한 텍스트가 된다.  

목차를 보자. PART 1 도입에 Chapter 1 사회지리학의 번영을 위하여가 있고 그다음에 PART 2 기초에 Chapter 4 공간과 시간, Chapter 6 사회변화은 다음 시간에 할 예정이다.  그다음에 Chapter 10 도시와 촌락은 세 번째 시간에 할 것이고, Chapter 11 일상은 지나가고 넘겨보면 Chapter 12 감정이 있다. 그다음에 Chapter 13 인종, Chapter 15 계급, Chapter 20 교차성, 그다음에 Chapter 22 부와 빈곤, Chapter 24 교육, Chapter 26 이주와 디아스포라, Chapter 28 사회적 재생산, Chapter 32 지속가능성, Chapter 33 환경정의를 할 것이다.  굉장히 많은 주제가 있는데 그중에서 우선적으로 기본이 되는 것들을 골라서 할 생각이다. 공부를 하는 방법을 알려주겠다. 일단 강의를 통해 이런 핵심 개념들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그리고 집에 가서 명시적 기억explicit memory, 상기를 해서 이 책에 나온 얘기가 이것이구나 하고 복습을 해야 된다. 복습은 그런 의미에서 하는 것이다. 어떤 수업은 예습을 하라고 하는 것이 있고 어떤 수업은 복습을 하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이번 수업은 복습이다. 그러니까 여러분의 복습을 돕기 위해서 녹음 파일도 업로드하고 그러는 것이다. 

PART 1 도입을 보면 Chapter 1 사회지리학의 번영을 위하여에서 사회지리학이란 무엇인가가 있고, 그 밑에 보면 사회지리학의 핵심 주제라고 하는 게 있고, 1) 권력과 배제가 있다. 권력과 배제는 한마디로 정치이다.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는 사회의 자원resource에 접근하는 권한을 둘러싼 일종의 쟁투struggle이다. 가령 옛날에 조선왕조 시대에는 보라색 옷은 왕만 입는 것이니까 보통 사람들은 입을 수 없었다. 보라색 옷도 resource인데, 그것에 접근하는 권한이 평민에게는 없다. 우리는 왕정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다 보라색 옷을 입을 수 있다. 즉 사회적 자원에 접근하는 권한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 우리는 특별하게 범법자가 아닌 한 특정한 연령을 충족시키고 어떤 조건만 충족시킨다면 공평하게 누구나 다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공정하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 것들이 다 정치 영역에 들어간다. 자원에 접근하는 권한의 문제를, 권한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 하는 것이 정치의 문제이다. 정치를 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 권한을 주었다 뺐다 하는 것, 권력과 배제라고 하는 것이 정치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수단이다. 권력 수단이 배제이다. 누구는 권력을 갖게 하고 누구는 그것을 배제하고 하는 가운데 공정하게 기준을 세우지 않으면 정의의 문제가 걸리게 된다.  그러니까 사회지리학의 두 번째 문제가 2) 정의와 불평등 문제이다. human actor, nonhuman actor, 이런 것들에 접근하고 통제하고 하는 것들이 사회지리학과 관련되는 문제들이다. 영어로 thing이라는 단어가 있다. thing이라는 게 사물이라는 뜻도 되지만 원래 고대 영어에서는 장소라는 뜻도 된다. 잘 알아놓아야 된다. thing이라고 하는 말이 사물이라는 뜻도 되지만 장소라는 뜻도 된다. 그러니까 아주 거칠게 규정을 하자면 사회지리학은 thing에 관한 학문이다. 사물과 어떤 특정 장소에 있는 thing에 관한 학문, 되게 중요한 표현이다. 그리고 이 사물과 장소에 접근하는 것, 접근 권한을 갖고 있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권한이다. 그다음에 3) 커뮤니티와 도시는 공동체의 문제이고, 4) 정체성과 차이가 굉장히 중요한데, 현대 사회에서 정체성이라고 하는 것은 예전 20세기에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을 갖다가 이렇게 얽어매던 정체성과 지금과는 굉장히 다르다. 정체성이 과연 무엇인가. 저는 남성입니다, 여성입니다 하는 정체성만이 문제 아니라 정체성을 구축하는 여러 요소들이 있다. 이번에 영국에서 폭동이 일어났는데 무슬림의 정체성, 아시아의 정체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되어 있다. 그다음에 5) 글로벌한 것과 친밀한 것, 6) 관계성과 상호작용 그다음에 7) 비인간과 초사회성, 비인간이라고 하는 것은 nonhuman actor, 그 비인간 행위자 중에 특정 사회의 boundary를 넘어서 굉장히 넓은 범위로 영향을 끼치는 게 무엇이 있는가.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비인간 행위자이다. 비인간 행위자인데 특정 사회의 범위를 넘어서서 전 지구적으로 폭발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비인간 행위자인데 폭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태풍, 지진 이런 것들이다. 

42페이지 보면 8. 이 책의 사용법이 있다. "여러분은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대로 숙독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사회지리학은 앞의 내용을 모르면 뒤의 내용을 못 읽는 게 아니다. 골라서 읽을 수가 있다. 그래서 이렇게 당장 우리에게 필요해 보이는 주제들을 골라서 한다. 어떻게 공부를 하는지를 알려주겠다. 일단 다음 시간에 Chapter 4 공간과 시간, Chapter 6 사회변화에 대해서 강의를 한다. 그러면 여러분들은 집에 가서 "각 장 말미에 '요약'을 두어 핵심 내용을 정리했으며", 여러분들이 복습하는 순서가 이렇다. 첫째 제가 강의 시간 중에 아주 핵심이 되는 중요한 개념과 밑줄 쳐야 할 부분들을 알려준다. 그러면 여러분들이 집에 가서 각 장 말미의 '요약'이라고 써 있는 박스 안에 들어가 있는 부분을 읽는다. 일단 그냥 읽는 것으로는 명시적 기억이 생기지 않는다. 삼공노트에 요약을 옮겨 적는다. 옮겨 적는 게 되게 중요하다. 그러니까 복습하는 방법의 첫번째는 요약을 옮겨 적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강의 중 강조한 부분 또는 설명을 대강이라도 필기한다. 자기만의 정보 관리 방식을 갖고 있어야 explicit memory가 늘어난다. 제가 여러분들보다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에 뭘 많이 알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건 읽은 것을 기억해서 인출해서 끄집어내는 것이다. 제가 하루에 공부하고 책 읽고 노트 정리하고 하는 시간, 거의 하루 종일 공부를 하는데, 그중에 한 절반 정도는 제가 노트 정리한 것을 읽는데 시간을 보낸다. 내가 노트 정리한 것을 읽음으로써 내가 쓴 것을 내가 읽는다. 그러면 훨씬 더 되새겨지는 양과 질이 강력해진다. 컴퓨터로 노트 정리를 하면 안 된다고 얘기를 하는 것이다. 잘 기억이 안 되기 때문인데, 최대한 대강이라도 필기를 한다. 그리고 요약을 옮겨 적는 것과 필기하는 것은 따로 해야 된다. 여기까지 1번과 2번은 일단 절차적 기억을 위한 방식이다. 그다음에 자기가 공책에다 옮겨 적은 것을 읽는다. 기 손으로 쓴 것을 읽으면 훨씬 기억이 잘 된다. 지금 얘기하는 것은 조금 배웠어도 그 조금 배운 것을 망상이 아니라 제대로 생각을 해가면서, 내가 온전히 구사할 수 있는 나의 언어로, 말하자면 집어 삼켜서 다시 나의 언어로 만드는 공부를 하는 방법을 알려준 것이다. 이렇게 공부를 한 2년 정도만 하면 스스로 책을 읽고 명시적 기억, 명시적 지식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이 생긴다. 이게 바로 학문적인 공부법이다. 노트에다 정리해서 다시 읽어보면 훨씬 더 기억이 잘 된다. 책을 100번 읽는 것과 노트를 20번 읽는 것, 노트 20번을 읽는 게 훨씬 더 기억이 잘 된다. 그런데 무엇을 노트 정리할 것인가가 항상 문제이다. 그래서 아예 여러분들이 노트에 적을 것을 미리 밑줄을 쳐줄 것이다. 그래서 그 다음 시간에는 지난번에 가르쳐준 내용에 대해 5분에서 10분 정도 복습하고 지나갈 것이다. 그러면 여러분들은 다시 한 번 상기가 되고 그렇게 됨으로써 이번에 사회지리학에서 배운 것들은 외워지지 않아도 노트를 보면 알 수 있게 되는 것이고, 그것이 말하자면 바탕이 되어야 그보다 더 나은 상위의 것으로 올라갈 수 있게 된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저의 목표는 이 강의를 듣는 분들은 모두 강의를 열심히 듣고 내년에 《옥스퍼드 세계사》도 들어서 더 탁월한 교양 있는 시민이 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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