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ε. Vindication of Tradition, Schumacher(1)

 

2024.08.12 ε. Vindication of Tradition, Schumacher(1)

• 야로슬라프 펠리칸Jaroslav Pelikan, ⟪전통을 옹호하다 - 전통의 의미와 재발견, 회복에 관하여⟫ (The Vindication of Tradition: The 1983 Jefferson Lecture in the Humanities, 1984)

 

• 텍스트: https://buymeacoffee.com/booklistalk/vindication-tradition-schumacher


 

7월 초에 에티엔 질송의 《God & Philosophy》 읽는 게 끝났었다. 꽤 여러 번에 걸쳐서 읽었던 것 같다. 에티엔 질송의 《God & Philosophy》의 foreword를 쓴 사람이 야로슬라프 펠리칸Jaroslav Pelikan이다. 야로슬라프 펠리칸은 역사 신학자로 펠리칸의 책은 한국에 더러 번역이 되어 있다. 역사 신학의 대가라고 하면 아돌프 폰 하르낙Adolf von Harnack을 흔히 얘기를 하는데, 하르낙의 책은 거의 교과서처럼 읽혔었다. 그런데 요즘엔 하르낙을 책 읽지 않는다. 여기서 북리스트에서 소개했던 적도 있다. 《그리고 로마는 그들을 보았다》를 쓴 로버트 루이스 윌켄Robert Louis Wilken, 펠리칸의 《Imago Dei》도 있고, 이제 그런 책들이 나오면서, 기독교의 성립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 중에 하나가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 즉 기독교와 헬레니즘이라고 불리는, 플라톤을 비롯한 헬라스 철학의 관계 문제, 이 관계 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주제 중에 하나이다. 테르툴리아누스가 아테나이하고 예루살렘하고 무슨 관계인가 라고 얘기한 적도 있는데, 야로슬라프 펠리칸이 쓴 책 제목이기도 하다. 그 두 개가 중요한 주제이기도 하고, 그 주제, 즉 전혀 이질적인, 전혀 다른 두 종류의 문화 · 문명 또는 사상 체계가 서로 만났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가. 그것에 따라서 적어도 헬레니즘 시대가 끝났다고 여겨지는 4세기 이후의 기독교, 최종적으로 정리된 것은 칼케돈에서 신경이 채택되면서 일단은 마무리가 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거기까지가 마무리되는 것 그리고 좀 더 뒤로 가게 되면 아우구스티누스의 삼위일체론까지가 어느 정도 기독교 신학과 헬라스 철학이 결합되는 관계의 문제에 대한 것이다. 그것이 역사 신학에서는 가장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이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프로테스탄트가 등장하는 과정 그리고 서구의 신학에서는 그렇게 다루지 않지만 저는 퓨리탄 혁명Puritan Revolution도 중요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퓨리탄이 스코틀랜드로 넘어갔을 때 장로교가 등장하게 된 과정도 단선적인 어떤 역사의 과정이 아닌 그런 것들이 꽤 개입되어 있다. 그리고 미국 남부 교회들 그리고 한국교회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여러 가지 그 주제들이 있는데 이 주제들을 관통하고 있는 하나의 특징을 들어보라고 한다면 전혀 이질적인 문화의 습합이 어떻게 일어나는가에 관련되어 있다. 아돌프 폰 하르낙은 이것에 대해서 아주 간단하게 얘기를 해버리고 그냥 끝내버렸다. 그러니까 기독교 복음이라는 토대 위에 헬라스 정신이 덧입혀진 결과, 그것이 기독교 교리이고, 그리고 그때 이후, 즉 4세기 이후, 신학에서는 순수한 복음과 다른 그리스 정신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얘기들은 지금 펠리칸의 책 얘기를 하면서 얘기를 할 것인데, 순수한 복음이라는 것을 추출해낼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하르낙의 관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역사 신학자로서는 탁월한 사람이지만, 저는 하르낙의 번역된 책을 가지고는 있는데, 들쳐보지 않은 지가 꽤 된 것 같다. 야로슬라프 펠리칸을 읽었기 때문이다. 

야로슬라프 펠리칸의 《전통을 옹호하다Vindication of Tradition》, 옹호하다 라고 제목을 붙인 이유는 「비아 언박싱」에서 비아출판사의 편집장이 말하기를 그동안 이 시리즈물에 '~하다' 라고 해왔다고 한다. '옹호'라는 말을 보면 그냥 무작정 편들어주는 것 같다 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vindication, vindicate라고 하는 것은 옹호라는 말로 번역을 할 수 있지만 "정당하다고 주장하다"라는 말이다. 옹호한다는 것은 무조건 편들어준다가 아니라 vindication은 정당한 근거를 가지고 편을 들어주는 것이다. 가령 vindication of 헤겔이라고 하면 헤겔을 옹호한다는 것인데, 여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편들어줘야 되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옹호하려면 뭘 해야 되는가. 책의 부제가 "전통의 의미와 재발견, 회복에 관하여"인데 목차를 보면 첫째 "전통의 재발견 - 경과보고 The rediscovery of tradition : a progress report"이다. 내가 이것이 전통이라는 것을 재발견을 했다. 그런데 전통이 뭔지를 알고 발견해야 되니까, 일단 전통이란 무엇인가, 즉 전통의 의미를 먼저 얘기를 해야 된다. '이런 게 전통이야'라고 먼저 얘기를 한 다음에 발견하게 된 경과가 무엇이다 라는 것을 얘기한다.  그다음에 "전통의 회복 - 사례 연구 The recovery of tradition : a case study"이다. 펠리칸은 정말 언어의 마술사이다. 다음번에도 얘기하겠지만 《기독교와 고전 문화Christianity and Classical Culture》라는 책이 는데, 여기서 고전문화라는 것은 헬라스 문화를 말한다. 그 책의 목차를 보면 거의 예술이다. 파트1, 파트2로 되어 있고 각 파트 안에 10개씩의 챕터가 있는데, 그 챕터가 서로 거울 구조로 마주 보게 되어 있다. 이런 것을 보면 구조적으로 뭔가 목차를 짜고 하는 능력이 거의 인간으로서는 최상위의 경지에 오른 그런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의 재발견rediscovery을 했으면 그다음에는 회복recovery을 해야 한다. 묻혀져 있는 것들을 꺼냈으니까 살아 숨쉬게 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다음에 챕터 3이 "역사로서의 전통 - 변론 Tradition as history : an apologia"이다.  지난주에 『책담화』 이번 주 잡담에서 역사를 얘기했는데, 역사라고 하는 것은 그냥 과거의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오늘날 살아 숨쉬는 것이다. 1장, 2장, 3장 4장 각각이 어떤 내용을 갖고 있는지는 찬찬히 읽어보면서, 사실 이 책은 질송의 책과 비슷하긴 한데 노트 정리할 것도 많고 아마 훨씬 많이 읽어야 될 것 같다. 저는 질송보다는 펠리칸이 더 상급의 석학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171페이지부터 173페이지에 걸쳐서 펠리칸의 저서 목록이 있다. 1959년에 《Luther The Expositor》이 나왔는데 이런 책들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나중에 얘기하기로 하고, 그다음에 《The Riddle of Roman Catholicism》, 그다음에 《The Shape of Death》, 죽음의 형태라는 책으로 번역이 되어 나왔다고 한다. 《The Light of the World: A Basic Image in Early Christian Thought》, 이런 책을 1960년대에 걸쳐서 썼다. 그러니까 《Development of Christian Doctrine: Some Historical Prolegomena》, 기독교 교리의 발전, 몇 가지 역사적 서설. Prolegomena는 칸트의 프롤레고메나, 루카치 죄르지의 사회적 존재의 존재론을 위한 프롤레고메나, 김경식 박사가 번역한 좋은 책으로 꼼꼼하게 읽었다. 이런 것들을 쓰다가 1971년에 《Historical Theology: Continuity And Change In Christian Doctrine》, 기독교 교리에 있어서 연속성과 변화라는 책을 출간한다. 그러고 나서 《The Christian Tradition: A History of the Development of Doctrine》을 쓰기 시작하는데, A History of the Development of Doctrine, 교리 발전사이다. 1971년부터 시작을 해서 20년에 걸쳐서 5권의 책을 쓴다. 그게 바로 5권짜리 《The Christian Tradition》이라고 하는 책이다. 제가 이제 이 책은 가지고 있는데 다 읽어보지는 않았고, 제1권을 읽어봤다, 어디서 인용되면 참조해서 보거나 한다. The Emergence of the Catholic Tradition 100-600, 100년에서 600년의 얘기가 있고, 그다음에 The Spirit of Eastern Christendom 600-1700, 600년에서 1700년의 동방교회 얘기가 있고, 그다음에 The Growth of Medieval Theology 600-1300, 600년에서 1300년의 중세 신학의 성장, 이건 앞으로 읽어봐야 된다. 2권, 3권은 읽어봐야 되는데, 워낙 각주가 많고 난외에다가 주을 달아놓았다. 편집이 굉장히 독특하다. 그다음에 Reformation of Church and Dogma 1300-1700, 1300년에서 1700년의 종교 개혁과 도그마, 이것도 종교 개혁에 관한 역사 신학이다. 그다음에 Christian Doctrine and Modern Culture since 1700, 1700년 이후 기독교리와 근대 문화이다. 그러니까 20년에 걸쳐 썼으니까 이 책이 주저이다. 이걸 쓰면서도 또 그 사이에 《Jesus Through the Centuries: His Place in the History of Culture》를 썼는데, 《예수, 역사와 만나다》로 번역되어 나왔다. 예수에 대한 역사적 · 역사신학적 고찰이다. 그다음에 《Bach Among the Theologians》, 신학자들 사이의 바흐. 그다음에 《The Vindication of Tradition: The 1983 Jefferson Lecture in the Humanities》, 지금 제가 이제 읽으려고 하는 《전통을 옹호하다》 그리고 《The Mystery of Continuity: Time and History, Memory and Eternity in the Thought of Saint Augustine》, 연속성의 신비, 어거스틴에 대해서도 책을 썼고, 그다음에 《The Excellent Empire: The Fall of Rome and the Triumph of the Church》, 훌륭한 제국, 로마의 멸망과 교회의 승리, 그다음에 《The Melody of Theology: A Philosophical Dictionary》, 신학의 선율, 그다음에 《Imago Dei: The Byzantine Apologia for Icons》, 신의 형상,  정말 안 건드린 게 없다. 그다음에 《Confessor Between East and West: A Portrait of Ukrainian Cardinal Josyf Slipyi》, 동방교회와 서방교회의 고백자들, 그다음에 《Eternal Feminines: Three Theological Allegories in Dante's Paradiso》, 단테 천국편에 나타난 신학적 알레고리, 제가 펠리칸 책 중에 제일 먼저 읽은 책이다. 단테를 읽다가 이것을 발견했다. 그다음에 《Christianity and Classical Culture: The Metamorphosis of Natural Theology in the Christian Encounter with Hellenism》, 기독교와 헬라스 문화, 이 책은 좀 자세하게 볼 필요가 있고, 그다음 《Faust the Theologian》, 신학자 파우스트, 이 책도 읽었다. 예전에 단테 공부를 하고 그다음에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을 때 참고해서 읽을 만한 것을 찾다가 읽었다. 그때만 읽을 때만 해도 펠리칸이라는 사람이 신학자인데 이런 것을 좀 읽었나 보다, 한스 큉 신부님이 발터 옌스와 공저한 《문학과 종교》처럼 생각하고 읽었다. 이제 한 번 읽고 나서 다른 것을 보니, 펠리칸이 무시무시한 분이라는 걸 알았다. 1923년에 태어나서 2006년에 돌아가셨으니까 무시무시한 분이다. 그리고 말년에는 돌아가시기 전에 루터파 교회 목사셨는데 정교회로 개종하시고 돌아가셨다. 신학을 하다가 신학의 결과가 '나는 정교회구나' 해서, 이분은 자신이 이만큼 공부했는데 '너 왜 정교회로 갔어'하고 누가 뭐라고 할 것 같지는 않다. 얼마든지 자신을 vindication 할 수 있는 근거를 가지고 있는 분이다. 

그리고 나서 더 책을 소개해 보면, 《Mary Through the Centuries: Her Place in the History of Culture》, 마리아에 관한, 《Jesus Through the Centuries》가 있고, 《Mary Through the Centuries》가 있다. 그다음에 《Fools for Christ: Essays on the True, the Good, and the Beautiful》, 진선미에 관한 에세이가 되겠다. 그다음에 《The Illustrated Jesus Through the Centuries》, 이것은 성화에 관한 얘기일 것이다. 그다음에 《What Has Athens to Do with Jerusalem? Timaeus and Genesis in Counterpoint》, 아테나이하고 예루살렘은 무슨 관계가 있는가, 이것은 테르툴리아누스의 텍스트에서 나온 제목이다. 이것은 하나의 주제처럼 사용되는, 원래는 테르툴리아누스의 텍스트 제목인데 주제처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Timaeus and Genesis in Counterpoint, 플라톤의 《티마이오스》와 성서 창세기를 서로 이렇게 대응해서 살펴보는, 그러니까 《티마이오스》가 헬라스 쪽의 우주론이라면, 창세기는 예루살렘 쪽의 우주론이니까 서로 이렇게 볼 만하겠다. 그다음에 《Divine Rhetoric: The Sermon on the Mount as Message and as Model in Augustine, Chrysostom, and Luther》, 그다음에 《Credo: Historical and Theological Guide to Creeds and Confessions of Faith in the Christian Tradition》, 기독교에서 중요한 주제 또 역사적으로 중요한 신학자, 교부, 안 다룬 것이 없다. 그리고 《Interpreting the Bible and the Constitution》, 그리고 마지막 저작이 《Whose Bible Is It? A History of the Scriptures Through the Ages》, 《성서, 역사와 만화다》로 번역이 되어 나왔다.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나온 것은 《The Christian Tradition》의 1권이 《고대 교회의 교리사》로 번역되어 나왔다. 그다음에 《예수, 역사와 만나다》, 《전통을 옹호하다》, 《성서, 역사와 만나다》가 번역이 되어 있다. 

《전통을 옹호하다》는 뒤에 얀 슈마허Jan Schumacher가 쓴 "야로슬라프 펠리칸에 관하여"라고 하는 제목의 부록이 있다. 원래 이 제목은 아닌데, Staale Johannes Kristiansen라는 사람이 편집한 책인 《Key Theological Thinkers: From Modern to Postmodern》에서 얀 슈마허라는 사람이 쓴 "Jaroslav Pelikan - The church lives by the past, but for the future."을 옮겨놓은 것이다. 교회는 과거에 의해 살지만, 미래를 위해 존재한다The church lives by the past, but for the future. 켈리칸이 이 책에서 한 말이다. 다시 말해서 교회는 과거의 전통에 의해서 성립되었지만 그 전통은 미래를 위한 바탕이 된다 라는 얘기이다. 그래서 지금 제가 책 얘기만 잔뜩 했는데, 소개를 좀 하기에 앞서 펠리칸의 학문 방법론이 무엇인가. 《전통을 옹호하다》에는 그런 학문 방법론이나 이런 것들은 자세하게 나와 있지 않다. 물론 전반적인 학문적인 경향 이런 것들까지는 아니어도 촘촘하게 읽으면 여기서 끄집어낼 수는 있다. 그래서 슈마허의 "펠리칸에 관하여"부터 읽으면서 펠리칸이라고 하는 사람이 어떤 신학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방법론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리고 어떤 점에서 역사신학에서 탁월한 업적을 냈는가 이런 것들을 좀 살펴보려고 한다. 

슈마허의 글인 야로슬라프 펠리칸에 관하여 이 부분을 먼저 얘기해보겠다. 이 글은 처음에 칼 바르트Karl Barth와 펠리칸, 아돌프 폰 하르낙 이 세 사람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서 시작을 한다. "1950년대 초 칼 바르트는 19세기 개신교 신학에 관한 책을 한 권 출간했다." 이 책은 도이치로 된 건데, 바르트는 스위스의 바젤 출신이다. 《Die protestantische Theologie im 19. Jahrhundert. Ihre Vorgeschichte und ihre Geschichte》이 원래 제목으로 1959년에 번역이 되었는데, 번역본의 제목은 Protestant Theology이다. Protestant thought로 번역이 되었다. 부제가 from Rousseau to Ritschl이다. 부재처럼 붙어 있는 Being the translation of eleven chapters of Die Protestantische Theologie im 19. Jahrhundert, 그러니까 19세기 프로테스탄트 신학의 11개 챕터를 번역한 것으로 되어 있다. 우선 18세기 신학자들을 다뤘고 그다음에 Rousseau, Lessing, Kant, Herder, Novalis, Hegel, Schleiermacher, Feuerbagh, Strauss, Ritsghl 이렇게 11개 챕터이다. 그런데 거기서 바르트는 재능 있는 신학자들이 역사 속으로 도피해서 안전한 공간에서 역사 연구에만 매달린 것이 19세기 폐단이라고 말했다. 간단히 말하면 바르트가 보기엔 19세기의 폐단이 안전한 공간에서 역사 연구에만 매달렸다는 것인데, 바르트가 보기엔 못마땅했던 모양이다.  바르트는 이런 역사를 안 좋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1959년도에 바로 이 책이 번역되었을 때 펠리칸이 서문을 썼다. 펠리칸은 "칼 바르트가 조직신학자가 되기로 결심한 바로 그 순간, 개신교 역사 신학은 한 명의 유대한 교리사가, 심지어 아돌프 하느락만큼 위대한 교리사가가 될 수 있던 이를 잃어버렸다"라고 썼다. 이게 바로 펠리칸이 칼 바르트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 것이다. 칼 바르트는 조직신학자가 되기로 결심한 사람이다. 조직신학이 교리신학인데, 일종의 신학부의 형이상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결심했기 때문에 아주 자연스럽게 교리사에서 멀어졌다는 말이다. 바르트가 교리사를 했으면 아돌프 폰 하르낙만큼이나 위대한 교리사가가 되었을 텐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고 얘기를 한 것이다. 

칼바르트는 아돌프 폰 하르낙의 제자이다. 그리고 하르낙의 제자 중에 한 사람이 빌헬름 파우크가 있는데, 빌헬름 파우크는 펠리칸의 스승이다. 빌헬름 파우크는 1901년생, 펠리칸이 1923년생이고, 그러니까 대체로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보통 15년에서 20년 정도의 나이 차이가 있다. 독일 출신의 미국 신학자이고 에른스트 트뢸치라든가 아돌프 폰 하르낙 등에게 공부를 배웠다. 미국에 와서 칼 바르트, 틸리히, 하느락, 트뢸치를 소개하고 그 다음에 시카고대학 역사신학 및 교회사 교수가 되었다. 펠리칸이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니까 당연히 파우크의 제자이다. 간단히 말하면 그 동네 사람들이다. 하르낙도 교리사가, 역사신학자, 파우크도 역사신학자, 펠리칸도 역사신학자. 칼바르트도 역사신학이라고 하는 것을 할 만한 사람인데 안 했다는 말이겠다. 여기서 조직신학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러니까 조직신학과 교리사 또는 역사신학의 대립이 있는 것인데, 앞에서 바르트는 역사 속으로 도피하여 안전한 공간에서 역사 연구에만 매달린 것이 19세기의 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칼 바르트는 역사 신학을 할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그렇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 무렵 1959년 그때부터 이미 펠리칸은 《Luther The Expositor》을 쓰고, 어쨌든 역사신학의 길로 들어섰고, 1971년부터 10년 후에 《The Christian Tradition》이라고 하는 책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기독교 전통의 역사를 완간한 게 1989년이다. 1989년이면 20년에 걸쳐 썼다고 봐야 되겠다. 하르낙의 교리사 《Lehrbuch der Dogmengeschichte》가 1889년에 나왔는데, 그러니까 하르낙의 교리사가 1889년에 나왔다면 교리사에 관한 한 20세기 가장 압도적인 업적이라고 할 수 있는 야로슬라프 펠리칸의 교리사가 1989년, 100년에 한 번 나오는 책들이다. 지금 펠리칸의 이 책을 덮을 만한 건 없다. 그리고 그 사이에 야로슬라프 펠리칸은 《Historical Theology》라고 하는 책을 썼고, 그다음에 지금 우리가 읽고 있는 《전통을 옹호하다》를 썼다. 그래서 이 두 개의 책에서는 교리사란 무엇인가 그리고 역사신학의 방법론, 교리사나 역사신학이나 같은 말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이 방법론에 대해서 논의를 했고 보면 되겠다. 

Schumacher의 텍스트를 좀 더 정리해서 한 서너 번 정도는 더 해야 되겠다. 얘기가 복잡다단하지는 않은데, 굉장히 중요한 여러 가지 논의가 있으니까 일단 이렇게 시작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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