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니 스타크: 기독교 승리의 발자취
- 책 밑줄긋기/책 2023-25
- 2024. 9. 8.
기독교 승리의 발자취 - 로드니 스타크 지음, 허성식 옮김/새물결플러스 |
서론
제1부: 성탄 전야
1. 종교적 배경
2. 수많은 유대교들
제2부: 로마제국의 기독교화
3. 예수와 예수 운동
4. 유대인과 이방인을 향한 선교
5. 기독교와 특권층
6. 고통과 긍휼
7. 여성들을 향한 호소력
8. 박해와 헌신
9. 기독교의 성장에 대한 평가
제3부: 기독교화된 유럽의 성장
10. 콘스탄티누스가 가져다 준 축복의 명암
11. 이교주의의 종언
12. 이슬람의 대두와 동방 및 북아프리카 기독교의 파괴
13. 유럽의 대응: 십자군 옹호론
제4부: 중세의 흐름
14. “암흑시대” 그리고 다른 시대에 대한 신화들
15. 대중 신앙
16. 신앙과 과학혁명
제5부: 분열된 기독교 세계
17. 두 종류의 “교회들”과 이단의 도전
18. 루터의 종교개혁
19. 스페인의 이단심문소에 관한 충격적인 진실
제6부: 신세계와 기독교의 성장
20. 다종파적 상황과 미국의 경건
21. 세속화: 사실과 환상
22. 세계화
맺음말
참고문헌
11 그는 가르침을 베풀고 기적을 일으키는 분이었다. 그는 갈릴리라는 보잘 것 없고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에서 그의 짧은 사역 기간 대부분을 보냈는데, 종종 사람들이 모인 야외에서 설교하곤 했다. 그의 설교를 들었던 이들 중 몇 사람은 ‘나를 따르라’는 초청을 받아들였고, 열두 명 정도가 그의 헌신적인 제자가 되었다. 그러나 그가 로마 제국에 의해 처형되었을 때 그를 따르던 자들의 수는 필시 몇 백 명에 불과했을 것이다. 이렇게 잘 알려지지 않은 유대교 종파가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큰 종교가 될 수 있었을까? 우리가 탐구하려는 질문이 바로 이것이다.
15 나의 관심사는 신학적인 것이 아니라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것임을 분명히 해두고 싶다. 예를 들어 내가 바울의 신학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본서에서 부각되는 나의 주된 관심은 바울이 무엇을 믿었는가가 아니라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가에 대한 것이며, 바울이 무슨 말을 했는가가 아니라 그가 어떤 사람을 대상으로 그 말을 했는가에 대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루터가 로마 가톨릭과 다른 의견을 가진 것이 정당한지에 대해 평가하지 않을 것이다. 나의 관심은 그가 그러한 문제를 어떻게 극복했는가에 대한 것이다. 끝으로 내가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꾸준히 글을 써온 것은, 내가 만일 평이한 언어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현재 작성하고 있는 내용을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591 기독교 발흥의 전체 역사 가운데 단연코 가장 중요한 사건은 기원후 50년경에 있었던 예루살렘 회의다. 이때 바울은 이방인들을 율법을 지키는 유대인으로 만들지 않고도 개종시킬 수 있는 권한을 부여 받았다. 바울의 갈라디아서(갈 2:1-10) 와 사도행전(행 15 장) 모두 이 회의에 대해 보도해 주고 있다.
592 이러한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기독교는 그저 유대교 내의 한 종파였을 뿐이다. 유대교는 실제적으로 많은 개종자들을 얻긴 했지만, 그럼에도 특정 민족과 변함없이 결속되어 있는 종교였으므로 세계적인 종교가 될 가능성은 없었다. 여기에 기독교적인 면이 새롭게 추가되었다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바울은 팔레스타인 밖으로 기독교 신앙을 전파하려고 애쓰는 가운데, 이러한 민족적 장벽을 확실히 인식하게 되었다. 그는 이방인이면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God fearers)을 많이 만났는데, 이들은 회당에 출석하면서 심지어 회당에 재정적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었지만, 율법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꺼려했기 때문에 소외된 상태로 남아 있었다. 바울은 또한 소외된 유대인들을 율법의 준수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형태의 유대교가 있다면 이들 중 많은 이들이 개종하게 되리란 것을 깨달았다.
594 종교적 이견은 불가피하다. 왜냐하면 단 하나의 종교가 스펙트럼처럼 다양한 종교적 취향을 전부 수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떤 사회이든 아주 느슨하고 방임적인 종교(또는 무종교)를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소 엄격한 종교를 원하는 이들도 있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종교적 자유가 지배하는 곳에서는 종교적 수요라는 시장적 요인에 기반을 둔 여러 종교 집단이 출현하게 된다. 그러나 이견을 드러낼 자유가 없는 곳, 다시 말해서 하나의 독점 세력이 모든 수요를 지배하려고 하는 곳에서는 갈등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독점적 종교는 늘 방임주의로 흐르는 경향이 있으므로 가장 강렬한 종교적 취향을 가진 이들, 즉 신앙을 위해서라면 위험과 희생도 감수할 결의가 확고한 사람들로부터 도전이 제기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중세 때 수 세기 동안 이어진 이단사냥과 종교 전쟁의 기원을 콘스탄티누스에게 돌릴 수 있고, 마찬가지로 유럽에서 나태한 독점 교회가 오랫동안 사람들을 돌보지 않은 탓에 겨우 소수의 무리만이 웅장한 교회당에 모여 예배드리게 된 원인으로 콘스탄티누스가 소환되는 것이다.
594 기독교 역사의 궤적 가운데 세 번째로 커다란 변화는 16세기 종교개혁에 대한 대응에서 찾을 수 있다. 긴 안목에서 보면, 이들 종교개혁들은 콘스탄티누스가 기독교에 끼친 해악을 많이 해소시켜주었다. 짧은 안목에서 보면, 종교개혁은 단지 나태하고 불관용적인 가톨릭의 독점을 똑같이 나태하고 불관용 적인 다수의 개신교 독점 세력들로 대체한 것뿐이다.
596 본서를 마무리하는 마당에 독자들이 유념하고 기억했으면 하는 몇 가지 사항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 예수운동에 속한 첫 번째 세대는 열심당으로 넘쳐나는 팔레스타인의 환경 속에서 존재감도 거의 없이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 소수집단에 불과했었다. 이들 열심당은 메시아가 이미 도래했다고 믿는 유대인들에 대한 관용은 고사하고, 심지어 대제사장들마저도 정통성과 경건함을 충분히 보여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암살할 태세를 갖추고 있던 집단이었다.
• 유대인에 대한 기독교의 선교는 꽤 성공적이었다. 팔레스타인 밖에 산재한 디아스포라 공동체들에 속해 있던 다수의 유대인들이 기독교로 개종했을 것이다.
• 기독교는 로마의 노예나 하층민을 토대로 한 종교가 아니라 특권층에게 특별히 매력적으로 다가갔던 종교였다. 어쩌면 예수 자신이 부유한 가정 출신이었을 수도 있다.
• 기독교의 긍휼사역은 현실 삶에 있어서도 아주 심대한결과를 낳았는데, 그리스도인들은 이웃의 이교도들보다 훨씬 더 오래 살았다.
• 여성 인구가 상당히 부족했던 로마 사회에서, 초기 그리스도인들 가운데 특이하게도 여성의 수가 남성의 수를 크게 상회하였다. 이는 부분적으로 기독교 가정이 여아를 유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항생제도 없고 세균에 대한 지식도 없던 세상에서 낙태로 인한 사망률이 상당히 높았었는데도 그리스도인 여성들은 그런 일을 겪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울러 여성 개종자들이 남성 개종자들보다 더 많았기 때문이다.
• 기독교 역시 승리한 종교로서 다른 종교에 대해 관용적이지 않기는 매한가지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교 신앙을 단숨에 박멸하지는 않았다. 사실 이교 신앙은 매우 서서히 자취를 감추었지만, 어떤 면에서는 다양한 뉴에이지나 밀교 집단들 가운데 아직도 남아 있다고 하겠다.
• 기독교의 초기 수 세기 동안 유럽보다도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거주하는 그리스도인이 필시 더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슬람의 박해와 탄압으로 인해 결국 이들 지역에서 기독교는 파괴되고 말았다.
• 십자군은 탐욕스러운 식민주의자들이 아니었다. 이들은 종교적 동기에 고무되어 큰 위험을 무릅쓰고 개인적인 비용을 감당하면서까지 동방을 향해 진군하였다. 알다시피 많은 이들이 파산했고, 그들 가운데 살아서 귀환한 이들은 별로 없었다.
• 소위 암흑시대라고 불리는 중세기는 그다지 어둡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도리어 서구 역사에서 가장 창의적인 시기에 속한다.
• 중세 유럽 곳곳에 웅장한 대성당들이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유럽인들 대부분은 아무리 좋게 봐줘도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르기 힘들었다.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 과학이 서구에서만 발생한 까닭은 이성적 창조주의 존재를 믿는 환경에서만 자연의 법칙을 발견하고 진술하려는 노력이 유의미한 가치를 인정받기 때문이다.
• 스페인의 이단심문소는 상당히 절도 있게 운영되었으므로 이로 인해 처형당한 사람들이 극소수였을 뿐 아니라, 오히려 유럽의 여타 지역을 휩쓸었던 마녀사냥에 반대함으로써 많은 목숨을 건져내었다.
• 종교적 경쟁이 자유로운 곳에서는 한 사회를 풍미하는 종교성의 수준도 고양되기 마련이다. 긴 안목에서 보면, 종교적 경쟁은 종교적 시민의식으로 귀결되기도 한다.
• 세계가 점차 근대화되는 것에 발맞추어 종교가 머잖아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은 무신론학자들이 품고 있는 희망적인 생각에 불과하다.
• 유럽에 만연한 낮은 수준의 종교적 참여에도 불구하고 종교는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이전 어느 때보다 번창하고 있다. (통계수치가 미비한) 중국을 제외하고 유럽을 포함하여 전 세계 인구의 76 퍼센트는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종교가 중요하다고 답한다.
• 오늘날 지구상베 거주하는 인구 가운데 40 퍼센트 이상이 그리스도인이고 이들의 숫자는 기타 주요 종교들보다 더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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