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티오의 책들 | [특강] 우리 시대, 사상사로 읽는 원전 1-2

 

2025.01.08 [특강] 우리 시대, 사상사로 읽는 원전 1-2

《소크라테스의 변론》에 대해서 얘기를 좀 해보겠다. 천병희 교수님이 번역을 해서 내놓은 것도 있는데 일단 번역본은 박종현 교수님이 번역한 책을 읽는 것이 가장 좋다.  철학 책 좀 읽었다 하는 분들은 《소크라테스 변론》 정도는 꼭 읽어야 한다. 1차 문헌이라고 하는 것은 읽어보면 가독성이 떨어진다고 얘기를 많이 하는데 가독성이 떨어질지 언정 어쩔 수가 없다. 김소월의 진달래 꽃을 외국어로 번역한다고 생각해 보면 굉장히 어렵지 않겠는가. 그것이라 생각을 하고 읽으면 되겠다.  

우선 《소크라테스, 민주주의를 캐묻다》에 나와 있는 순서대로 얘기를 해보겠다. 일단 폴리스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다음 주에는 플라톤의 《국가》에 대해서 얘기를 할 텐데 그때는 올바름과 좋음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얘기하기로 하고, 폴리스라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 그리스는 발칸반도 지역에 있는데,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종족적 공동체라고 생각을 하면 된다. 그러니까 시골의 면 단위 정도라고 생각을 하면 되는데, 같은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면 단위 정도 되는 곳이다.  그런데 이 동네 사람들은 서로 결합이 잘 안 된다. 평야 지역이 아니고 산이 많다.  종족적 공동체인데 이 사람들은 자연 종교적 믿음 위에서 사는 사람들이다. 자연 종교적 믿음이란 natural한 것을 믿는다는 것이다. 이것을 벗어나는 게 문명이다. 자연적인 것에다가 기준을 두고 사회를 작동시키는 것이 귀족 사회이다. 우리가 벗어나고자 했던 사회가 그것이다. 자연 종교적 믿음이 있는데, 종족도 자연적인 것이다, 아테네에서는 자연적인 것에 대한 것이 있지만 동시에 모든 시민, 물론 여기서는 노예가 있는 사이지만, 모든 시민의 동등한 권리라고 하는 것이 있다. 그러면 이것은 서로 충돌된다. 민주주의 국가는 일단 귀족이 없어야 된다. 영국이라는 나라가 민주주의 선진국이다 라고 말하는데 그건 거짓말이다. 그냥 민주정의 선진국이다. 영국에는 귀족이 있다. 그렇게 치면 가장 민주주의에 접근해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우리나라의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이다 라는 것이다.  그러면 이 동네 사람들은 자연 종교적인 믿음을 갖고 있고 종족적 공동체인데 이 사람들이 모든 시민의 동등한 권리를 얘기한다. 모든 시민의 동등한 권리이니까 이건 다르게 말하면 모든 시민이 동등하게 이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는 얘기이다.  이것이 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원리의 기본 원리이다. 

히랍어로 kharis라는 말이 있다. 호혜라는 뜻으로, 내가 이만큼을 신들에게 뭔가를 바치면 신들이 나에게 복을 준다 하는 것이 있다.  부적을 쓰고 이런 것들, 아주 오랫동안 인류에게 자리 잡고 있는 종교적인 방법이다. 바로 그런 것들 위에서 움직여 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자연 종교가 성행하는 나라는 고등종교가 번성할 수가 없다. 제자들이 공자님에게 귀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으니까 공자님은 살아있는 사람의 일도 모르는데 귀신 일을 내가 어찌 알겠는가 라고 말했다. 공자님이 말하는 군자는 귀족이라는 뜻으로, 공자님은 공부를 열심히 하면 누구나 다 군자가 될 수 있다 라고 얘기를 했다. 평민이라도 공부를 열심히 하면 귀족이 될 수 있다 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성취 지위이다. 모든 시민은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 성취 지위이다. 종족적 공동체, 자연종교는 귀속 지위이다.  내가 신에게 뭔가를 바치면 신이 나에게 그만큼 해 준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자연 종교적인 태도이다. 귀속 지위와 성취 지위, 이 둘 사이에 충돌이 생겨난다. 사람들이 일단 한 번 성취 지위를 갖게 되면 그것을 자기 귀속 지위로 갖고 싶어한다. 그것을 공고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게 된다.  그러면 그것을 계속해서 깨뜨리려고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계속 성취 지위에 대한 노력들이 이어갈 수 있다. 그런 것을 공고히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재산을 가지고 막는 것, 인그룹을 하는 것이다. 내집단 편향ingroup bias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니까 일단 아테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이렇게 되어 있는데, 모든 시민의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고 이것이 이익을 추구할 권리가 되니까 자연스럽게 이것에 대해서, 처음에는 모든 사람들이 이익을 추구할 권리가 있으니까 모든 시민인데, 이익이라고 하는 것을 제대로 챙겨주는 사람을 따르게 된다. 여기서 참주정이라고 하는 체제로 가게 된다. 나치 독일에서 히틀러나 이런 애들이 불법적으로 유대인을 학살하거나 그러지 않았다.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다 법을 만들었다. 법에 의거해서 유대인을 학살했다. 그러니까 거기다 대고 뭐라고 하면 우린 법대로 하는데 왜 난리야 라고 내정 간섭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참주정을 세우게 되면 법이라고 하는 것을 고친다. 참주정에서는 나의 이익을 극대화시켜주는 사람을 뽑는다. 그러면 이 이익을 극대화하려면 아까 말한 것처럼 약탈을 시작한다.  

《소크라테스, 민주주의를 캐묻다》 두 번째 챕터를 보면 "체제 유지를 위한 패권 싸움"으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가 나와있다. 폴리스는 요러요러한 곳이고 그 폴리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인가가 있다면 이제 아테네뿐만 아니라 스파르타 이런 곳에서 어떻게 해서 국제간 전쟁을 하는가 하는 것이 바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이다.  어떻게 해서 고대 그리스 세계, 지중해 세계에 있는 여러 나라들이 다퉜는가의 얘기가 아니라 그 다툼의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투퀴디데스도 탐욕이라고 얘기한다.  그러니까 이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 시민들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전쟁을 하는 것이다. 여기 이익이라고 하는 것이 집단적으로 드러나게 되면 탐욕이 된다. 탐욕의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 탐욕을 성취시키기 위해서 지중해 세계에서 각각의 개인이 탐욕을 극대화하려면 남의 것을 뺏어오는 수밖에 없다. 제로섬 게임이 된다. 이 시기는 기술적인 혁신을 이루어서 생산을 늘린다든가 이게 불가능한 시기로, 1800년대 중반 이전에는 그게 불가능했다. 생산성을 높여서 재화를 늘리는 것은 산업혁명 이후이고 그 이전에는 계속 싸움밖에 없다. 그러니까 로마 제국이라고 하는 것은 아무리 좋은 말로 미화하려고 해도 그것은 약탈 경제이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에 보면 이런 얘기가 나온다. 여러분들은 이 그리스 세계에서 가장 잘났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다. 가장 잘났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입만 열면 재화를 늘리고 탐욕을 충족시키는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데, 그리고 그것을 탐욕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온갖 제사를 다 한다. 플라톤의 《국가》를 보면 처음에 폴레마르코스의 아버지 케팔로스가 나온다. 아주 전형적인 그리스 사람으로,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으면 자기가 모시는 신에게 재물을 바치러 간다.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 로마의 종교이다.  그러니까 고대 이집트나 로마나 다 그런 것을 한다. 그러니까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것이다. 당신네들은 당신네들의 이익을 추구할 권리를 주장하고 그것을 가장 잘 충족시켜주는 사람을 지도자로 선출한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잘 충족시켜주는 사람이 그 유명한 페리클레스이다. 페리클레스는 아테네 민주정의 절정기를 이끈 사람이라고 들었을 것이다. 페리클래스에 대해서 사람들이 아주 좋게 얘기하는데, 페리클레스 시기에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일어났다. 아테네 민주정의 절정기라고 하는 것은 사람들이 모두 다 이익을 추구할 권리를 지도자들이 충족시켜주던 시기를 말한다. 그래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으로 터진 것이다. 라케다이몬을 중심으로 스파르타 동맹과 아테네를 중심으로 한 델로스 동맹은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스파르타는 육상에서 농사짓는 나라였고, 그렇기 때문에 이익을 추구할 권리도 없고 모든 나라의 생산은 노예들이 했다. 반면 아테네는 기본적으로 상업 국가였다. 스파르타 사람들은 전쟁을 하더라도 수비적인 전쟁을 했는데 아테네는 동맹 국가들에게 전비를 요구해서 델로스 섬에다가 금고를 두고 전쟁 자금을 모아놨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아테네로 옮긴다. 그러니까 말 그대로 오늘날의 서양 근대 제국주의 국가이다. 

그래서 소크라테스가 얘기하는 것이다. 너희들은 모두다 너희들의 탐욕을 충족시키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잘 하기 위해서 제사를 바친다. 이것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자연 종교적인 믿음을 위에다가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기본적으로 자연 종교적인 믿음을 버렸고, 나는 신의 말씀을 듣는다 라고 얘기한다. 그 신이 나에게 얘기하기를 지금 탐욕에 물든 여러분들이 부끄럽게 생각하라고 명령했다고 얘기한다. 그러니까 부끄러움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소크라테스가 한 얘기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인데, 너의 부끄러움을 알아라 라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나라에서 믿는 신을 믿지 않는다고 해서 전통적으로 믿는 신을 믿지 않는다고 해서 기소가 되었는데, 소크라테스는 나도 신을 믿는데 사람들이 믿는 것과는 다르다고 하는 것이다.  나는 똑바로 살아라 라고 명령하는 신을 믿는다는 것이다. 자연 종교적인 믿음을 다 끊어 낸 공자님의 얘기와 똑같다.  사실 유교에서 제사를 지내고 하는 것은 유교가 가지고 있는 약간의 종교성으로 인한 것인데, 공자님 말씀을 액면 그대로 보면 모든 의식을 없애고 하늘의 이치만 딱 믿고 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가 그렇게 얘기한다. 나는 그 신의 명령을 듣고 신이 그렇게 명령을 했기 때문에 여러분들에게 부끄러움을 강조하고 다닌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탐욕에서 벗어나서 모두 다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것을 요청한다. 소크라테스는 아고라를 돌아다니면서 젊은이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고 다녔다. 아테네 신전이 있는 곳이 아크로폴리스고 아고라라고 하는 것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아고라가 시장으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고, 아고라에 사람들이 모여서 뭔가 정치적인 의사결정을 하면 에클레시아라고 했는데, 이것을 민회라고 부른다. 에클레시아라는 말에서 교회라는 말이 나왔는데, 구체적인 공간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에클레시아라고 한다.  

소크라테스가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 된다고 말하고 다니니까 사람들이 소크라테스를 고소한 것이다. 그게 바로 소크라테스의 재판이다.  그러니까 소크라테스의 재판이라고 하는 것은 철학적인 어떤 것이 아니라 당대 사람들이 이런 것과 연결된 것들에 대해서 소크라테스가 부끄러움을 느끼라고 촉구했기 때문에 생겨난 문제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탐욕에 얽매여서 계속 그것만을 추구하다 보면 어떻게 되는가, 결국 돈의 노예가 될 것이고 민주정이 무너진다. 자기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사람에게 전부를 거는 것, 그것이 나치 독일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부끄러움을 알라고 말하고서 독배를 마시고 죽었다. 소크라테스의 제자가 플라톤은 모든 이가 탐욕을 억제하고 그렇게 탐욕이 억제된 사람들이 추구해야 될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를 생각했는데, 그게 바로 《국가》이다. 플라톤의 《국가》는 다음 주에 얘기할 것이다. 플라톤의 《국가》에서는 모든 사람이 탐욕을 억제하는 게 아니라 공직자들이 탐욕을 억제해야 된다고 말한다. 일단 공직자가 되려면 공동 생활을 해야 된다. 종족적 공동체, 사실 내 자식 문제에 걸려들면 누구나 다 사욕을 부리기 마련인데, 공직자들은 내 자식이 없다. 공동 생활하고 공직을 그만둔 사람은 그 나라에서 살 수 없고 은퇴해서 사는 섬이 따로 있다. 어떤 사람들은 플라톤이 말하는 그 국가는 파시스트 나라 라고 얘기하는데 《국가》에서는 공직자들만 대상이 된다. 그러니까 공직자들이 그렇게 살면 이 사람들이 탐욕을 부리더라도 그 탐욕이라고 하는 게 공직 차원에서 그러니까 세습되거나 그러지 않는다. 이것이 플라톤이 말하는 이상국가이다. 플라톤이 그 나라를 구체적으로 실현시키고자 했던 것이 아니라, 사실은 그 나라를 들여다보면, 그 당시에 나라가 썩어가는 아주 핵심적인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한 진단을 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은 소크라테스가 부끄러움을 강조했다고 하는 것까지 얘기를 했다. 다음 주에는 플라톤 얘기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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