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사통史通(10) ─ 史通, 內篇 - 斷限
- 강의노트/책담화冊談話 2021-25
- 2025. 1. 27.
강유원의 책담화冊談話(https://booklistalk.podbean.com)에서 제공하는 「사통史通」을 듣고 정리한다.
2025.01.26 δ. 사통史通(10)
텍스트: buymeacoffee.com/booklistalk/shitong-5
단한斷限
역사서의 편집 원칙. "그 범위를 바르게 하고 발단을 보여줌으로써 지난 연역에 따라 맥락을 이루게 하는 것" (정기강리正其疆里 개기수단開其首端 인유연혁因有沿革 수상교호遂相交互)
* 공자, 부재기위不在其位 불모기정不謀其政(논어論語, 태백泰伯)
한서漢書에서 표表와 지志가 다루는 범위를 너무 넓게 정한 것, 단초는 사마천에서 시작되었다. 반고의 잘못은 이미 지나간 일이니 더 이상 타박할 수 없지만(기왕불간旣往不諫) 후대의 작자들까지 모두 반고의 잘못을 그대로 따랐다(진수의 삼국지).
"한 시대의 중요한 사건이 시대가 전환되는 시점에 일어난 경우, 그 사건이 이미 다른 곳에 기록되어 있다면 중복하여 서술하지 않는 편이 좋다." (역유일대지사亦有一代之史 상하상교上下相交 약이견타기若已見他記 즉무의중술則無宜重述)
* 한서漢書, 문제기文帝紀, 견아犬牙
좌씨전左氏傳, 희공僖公 4년, 풍마風馬
"역사서의 연원이라 할 서경은 칠경七經 중에서도 첫째이며, 제자백가서를 통틀어서도 가장 중요한 저술이다. 모든 학자는 반드시 이 책을 정독하고 나서 다른 여러 서적을 보아야 한다. 비유하자면 '길을 다닐 때 지름길로 가지 않는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말과 같다."
(부상서자夫尚書者 칠경지관면七經之冠冕 백씨지금수百氏之襟袖 범학자필선정차서凡學者必先精此書 차람군적次覽群籍 비부행불유경譬夫行不由徑 비소문언非所聞焉)
"이전에 기록된 내용은 이후에 다시 기록하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
(전찬이저前撰已著 이후수의철而後修宜輟)
"손가락이 하나 더 있다고 해서 무거운 것을 들 때 더 힘을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몸에 혹이 달려 있다고 해서 키가 더 커지는 것도 아니다. 역사서를 만드는 원칙도 이와 같다."
(개변지재수蓋駢指在手 불가력우천균不加力于千鈞 부췌거신附贅居身 비광형우칠척非廣形于七尺 위사지체爲史之體.
육사형陸士衡. "'비록 아깝더라도 반드시 덜어낼 것은 덜어내야 한다'라고 말했는데 참 훌륭한 말이며 또한 가장 뛰어난 저술가의 경지를 이해했다고 하겠다."
(수유애이필연雖有愛而必捐 선재이언善哉斯言 가위달작자지치의可謂達作者之致矣)
소자현蕭子顯의 사례. "역사 서술의 범위를 잘 파악하고 역사서의 내용에 무엇을 쓰며 무엇을 버릴지를 정했던 사례를 역대로부터 꼽아보면 소자현이 거기에 가깝겠지만, 그에 대해 전혀 흠이 없다고까지 말한다면 그건 또 인정할 수 없다."
(능명피단한能明彼斷限 정기절중定其折中 역선자고歷選自古 유소자현근제惟蕭子顯近諸 연필위도무기루然必謂都無其累 즉오미지호야則吾未之許也)
공자, "부재기위不在其位 불모기정不謀其政",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그 정政을 의논하지 않는다. 자기 소관이 아닌 정치에는 참견하지 않는다.
(Um die Ausübung eines Amtes kümmere sich nur, wer kompetent dafür ist)
견아犬牙, "땅이 개이빨처럼 복잡하게 서로 얽혀 있다" (지경아상제地犬牙相制)
풍마風馬, "바람 난 말과 소가 서로 어울리려고 하지만 종이 다르므로 접촉할 수 없다" (유시풍마우불상급唯是風馬牛不相及)
금수襟袖. 옷깃과 소매, 중요한 것을 비유한 말.
영수領袖. 여러 사람 중에 우두머리
흉금胸襟. 앞가슴의 옷깃.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마음속에 품은 생각
철輟. 그치다. 철시撤市, 장사를 그만 둠
균鈞. 매우 무거운 물건. 일발인천균一髮引千鈞, 머리카락 하나에 무거운 것이 매달려 있음. 아주 위태로운 상황
췌언贅言. 쓸데없는 군더더기 말
육사형陸士衡, 문부文賦. "시연정이기미詩緣情而綺靡", 내용이 아닌 언어와 문자의 형식적 아름다움. 순수예술로서의 문학
《사통史通》에서 지금 역사서의 양식을 보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논찬論贊, 논평에 관한 것이었고 그다음에 서례序例와 제목題目은 편집에 관한 것이다. 지금 오늘 얘기하는 단한斷限 그리고 다음에 얘기할 편차編次는 범주적 오류를 범하지 말라는 얘기이다. 그런데 서례序例는 위아래라면 단한斷限은 시대 구분, 오향녕 교수는 "역사서에 포괄된 시기의 타당성에 관한 문제를 서술하고 있다"라고 설명을 해놓았는데, 이 문장만 얼핏 보면 시대구분론처럼 보이지만 중국의 역사서에는 시대 구분론이라는 것은 없고 단대사斷代史가 발전했다. 왕조가 끝남으로써 역사서도 끝나며, 왕조의 역사서를 쓰는 방식으로 되어 있고 여러 역사서를 포괄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지 않다. 사실 한반도의 역사도, 한국사라고 하지 않고 한반도사라고 하는 것은 한국사보다는 한반도사가 훨씬 범위가 크다, 한반도라고 하는 것이 어디까지인지는 여기서 논의할 만한 문제는 못 되고, 한반도사도 사실은 왕조사에 가깝다. 삼국사 그리고 통일신라가 있고 고려사가 있고 조선사가 있고 그러는데, 한반도도 왕조가 바뀌으로써 중요한 사건이 벌어지고 했으니까 왕조사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는 시대 구분론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가령 근대modern age를 어떻게 구별할 것인가 할 때 1870년대를 기준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아주 밑으로 잡아서 위트레흐트 체제의 성립과 해체부터 잡을 것인가 아니면 프랑스 혁명부터 잡아야 되지 않나 그렇게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그런 것들을 보면 서양사의 시대 구분론 또는 세계사의 시대 구분론은 말이 많지만 중국 사회에서는 그런 것들이 거의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역사서에 포괄된 시기의 타당성"은 아주 간단하게는 반고班固의 한서漢書에서 한漢나라 역사를 쓰면서 느닷없이 다른 나라의 역사를 집어넣었다는 말이다. 그다음에 편차編次는 "제목과 하위 범주의 적절성에 관한 논의"라고 되어 있는데, 이것은 역사서의 스타일에 관련된 것이니까 단한斷限과 관련되기보다는 서례序例나 제목題目과 관련이 된다. 그런 구별을 지나치게 염려하지 말고 보겠다.
단한斷限에는 역사서의 편집 원칙도 있지만, 우리가 글을 쓸 때 짤막한 글 하나라도 중언부언하면 안 되는데 역사책은 굉장히 두껍다. 많은 분량을 서술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것과 역사서의 편집 원칙을 보겠다. 역사서의 편집 원칙을 먼저 얘기하고 중간에 유지기가 예를 들어서 말한 것들은 뒤에 몰아서 얘기하겠다. 역사서의 편집 원칙은 "그 범위를 바르게 하고 발단을 보여줌으로써 지난 연역에 따라 맥락을 이루게 한다." 범위를 바르게 한다는 것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다룬다는 것이다. 시대를 딱 잘라놓고, 단한斷限은 자르고 한계를 정한다는 말이다.
정기강리正其疆里 개기수단開其首端 인유연혁因有沿革 수상교호遂相交互. 정기강리正其疆里, 그 영역을 정하고, 그다음에 개기수단開其首端, 그 수단을 열고 보여주고, 인유연혁因有沿革, 지난 연역에 근거하여, 수상교호遂相交互, 맥락을 이루게 한다. 서로 잘 따르게 한다, 즉 앞뒤를 맞춘다는 말이다. 이것이 기본 편집 원칙이다. 그런데 유지기는 부자왈夫子曰 부재기위不在其位 불모기정不謀其政라고 얘기를 해놓았다. 이는 논어論語 제8편 태백泰伯에 나와 있는 것으로, "그럴 위치에 있지 않으면 정치의 향방을 논하지 않는다"라고 되어 있는데, 적당하지 않은 인용인 것 같다. 이것은 뒤에서 보충 설명을 하겠다. 공자의 말이라고 무작정 가져다가 할 건 아닌 것 같다.
반고班固의 한서漢書에서 표表와 지志가 다루는 범위를 너무 넓게 정한 것으로 단초는 사마천에서 시작되었다. 반고의 잘못은 기왕불간旣往不諫, 이미 지나간 일이니 더 이상 타박할 수 없지만 후대의 작자들까지 모두 반고의 잘못을 그대로 따랐다. 진수의 삼국지 이런 것으로, 그러면 안 된다는 얘기이다. 너무 넓게 정해서도 안 되고 딱 그 범위를 정하고 그 시대에 해당하는 얘기만 집어넣으면 된다.
그리고 "한 시대의 중요한 사건이 시대가 전환되는 시점에 일어난 경우, 그 사건이 이미 다른 곳에 기록되어 있다면 중복하여 서술하지 않는 편이 좋다." 되풀이를 한다는 것은, 달리 말해서, 다시 말해서, 일을 다시 보면 이런 것들은 강조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 강조의 목적이 없는데 뭔가를 되풀이한다는 것은 생각이 없는 것이다. 자기가 쓴 글을 자기가 장악하지 못한 경우에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문장을 한 번 보면 역유일대지사亦有一代之史 상하상교上下相交 약이견타기若已見他記 즉무의중술則無宜重述. 역유일대지사亦有一代之史, 특정한 시대 역사에 기록할 만한 중요한 사건, 상하상교上下相交, 위아래가 서로 교차한다면, 전환되는 시점, 약이견타기若已見他記, 만약에 이미 다른 곳에 기록된 것을 본다면, 즉무의중술則無宜重述, 마땅히 중복해서 서술하지 말아야 한다. 그 앞에 이런 얘기가 있는데 "장홍 · 도겸 · 유우 · 공손찬 등도 후한 말에 태어나 자기들끼리 서로 삼키고 물어뜯은 것일 뿐, 조조와는 시대도 맞지 않고 관련된 사건 또한 없었다." 여기에 견아犬牙, 즉 개이빨의 예를 들었다. "후한서의 이미 있는 사실을 다시 삼국지에 그대로 실었으니, 정신 놓고 놀다가 돌아가는 것을 잊고 미혹에 빠져 깨닫지 못한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되어 있는데 여기에 보면 두 개의 단어가 있다. 풍마風馬는 바람난 말이다. 그러니까 서로 들어맞지 않는 것을 얘기할 때, 한서漢書 문제기文帝紀에 대해 견아犬牙가 있고, 좌씨전左氏傳 희공僖公 4년에 희공 4년에 풍마風馬가 있다. 이것도 뒤에서 설명을 하겠다.
그다음에 "역사서의 연원이라 할 서경은 칠경七經 중에서도 첫째이며, 제자백가서를 통틀어서도 가장 중요한 저술이다. 모든 학자는 반드시 이 책을 정독하고 나서 다른 여러 서적을 보아야 한다. 비유하자면 '길을 다닐 때 지름길로 가지 않는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말과 같다." 공부의 스탠다드 텍스트가 바로 서경書經이라 하는 얘기이다. 역사책에서의 기본은 기본적인 책을 정독하라는 말로서, 이것은 서술의 문제가 아니라 공부의 문제에 해당하겠다.
부상서자夫尚書者 칠경지관면七經之冠冕 백씨지금수百氏之襟袖 범학자필선정차서凡學者必先精此書 차람군적次覽群籍. 부상서자夫尚書者, 무릇 상서라는 것은, 칠경지관면七經之冠冕, 7개의 경전 중에서도 으뜸, 첫째이며, 백씨지금수百氏之襟袖, 제자백가서의 금수다, 금수襟袖라고 하는 말은 뒤에 설명을 좀 더 하겠는데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옷깃을 여민다 할 때 옷깃 금襟과 소매 수袖이다. 범학자필선정차서凡學者必先精此書, 무릇 공부하는 이는 반드시 이 책을 면밀하게 공부하고 나서, 차람군적次覽群籍, 다음에 여러 서적을 보아야 한다. 여기서 군적群籍이라고 하는 말은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일단 가치 판단 없이 무리를 지은 책들을 말할 때 군적이라고 할 수 있고 그다음에 이런저런 책들, 잡다한 책들을 들여다봐라 라는 의미도 있다. 그다음에 비부행불유경譬夫行不由徑 비소문언非所聞焉. 비부행불유경譬夫行不由徑, 비유하자면 길을 다닐 때 지름길로 가지 않는다는 것이고, 비소문언非所聞焉, 들어본 적이 없다는 말이다.
전찬이저前撰已著 이후수의철而後修宜輟, "이전에 기록된 내용은 이후에 다시 기록하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 전찬이저前撰已著, 앞서 기록된 내용은, 이후수의철而後修宜輟, 나중에도 기록하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 개변지재수蓋駢指在手 불가력우천균不加力于千鈞 부췌거신附贅居身 비광형우칠척非廣形于七尺 위사지체爲史之體. 그다음 표현은 개변지재수蓋駢指在手 불가력우천균不加力于千鈞, "손가락이 하나 더 있다고 해서 무거운 것을 들 때 더 힘을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부췌거신附贅居身, "몸에 혹이 달려 있다고 해서", 비광형우칠척非廣形于七尺, "키가 더 커지는 것도 아니다." 위사지체爲史之體, "역사서를 만드는 원칙도 이와 같다." 역사를 만드는 것의 본체가 이와 같다.
마지막으로 정말 중요한 말인데, 육사형陸士衡이 한 말이다. 수유애이필연雖有愛而必捐 선재이언善哉斯言 가위달작자지치의可謂達作者之致矣. "'비록 아깝더라도 반드시 덜어낼 것은 덜어내야 한다'라고 말했는데 참 훌륭한 말이며 또한 가장 뛰어난 저술가의 경지를 이해했다고 하겠다." 압축을 하고 압축을 하고 또 압축을 해서 진짜 할 말만 쓰는 것이 문장론의 핵심이다. 수유애이필연雖有愛而必捐, 비록 아깝더라도 사랑스럽더라도 반드시 덜어내야 한다, 선재이언善哉斯言, 그 말 참 좋도다, 가위달작자지치의可謂達作者之致矣, 저술가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다음에 소자현蕭子顯의 얘기가 나왔는데, 능명피단한能明彼斷限 정기절중定其折中 역선자고歷選自古 유소자현근제惟蕭子顯近諸 연필위도무기루然必謂都無其累 즉오미지호야則吾未之許也. "역사 서술의 범위를 잘 파악하고 역사서의 내용에 무엇을 쓰며 무엇을 버릴지를 정했던 사례를 역대로부터 꼽아보면 소자현이 거기에 가깝겠지만, 그에 대해 전혀 흠이 없다고까지 말한다면 그건 또 인정할 수 없다." 능명피단한能明彼斷限, 단한이라는 말이 여기 나오는데 단한을 분명하게 하고, 정기절중定其折中, 그것을 정하고 잘 쪼개고, 그러니까 무엇을 쓰며 무엇을 버릴지를 정한 사례를, 역선자고歷選自古, 예로부터 골라보면, 유소자현근제惟蕭子顯近諸, 소자현이 거기에 가깝겠지만, 연필위도무기루然必謂都無其累,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말할 수는 없다. 즉오미지호야則吾未之許也, 나는 그것은 용인하지 못하겠다.
이제 역사서의 스타일은 문장론이기도 하니까 미뤄둔 것을 보겠다. 먼저 공자의 이 말은 태백泰伯편에 온다. 부재기위不在其位 불모기정不謀其政,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그 정政을 의논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자리에 있는 사람만이 그 정을 의논한다는 얘기인데, 급이 안 맞는 사람과는 뭘 하면 안 된다는 말이겠다. 유지기는 "한서漢書에서 표表와 지志가 다루는 범위를 너무 넓게 정한 것은 직권을 넘어서고 범위를 벗어난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한 것과는 약간 서로 어긋남이 있다. Reclam 출판사에서 나온 논어 문고판이 하나 있는데, 번역을 보면 "Um die Ausübung eines Amtes kümmere sich nur, wer kompetent dafür ist"로 되어 있다. 도이치어로 번역한 것을 보면 어떤 직을 수행하려면 그 직을 감당할 만한 사람이 관계해야 한다 라고 번역을 할 수 있다. 한문으로 이해가 잘 안 될 때는 도이치로 한 번씩 읽어보고 어떻게 번역을 했나를 볼 수 있다. 역사책에서 이런 얘기를 인용해서 역사책 서술을 이렇게 해야 된다 라고 하기에는 급에 맞지 않는 무거운 인용이라고 할 수 있다. 유지기가 급에 맞지 않는 무거운 전거를 가져왔다고 얘기를 할 수 있다. 역사 서술에 관한 것이니까 서술에 관련된 어떤 것들을 가져와야 한다. 아까 말한 육사형 정도가 적당하지 공자의 사회 철학을 지칭할 만한 그런 구절를 가져다가 역사서의 서술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은 급이 안 맞는 것이다. 공자가 하지 말라는 것을 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다음에 견아犬牙, 개이빨. 지경아상제地犬牙相制, "땅이 개이빨처럼 복잡하게 서로 얽혀 있다"는 말이다. 풍마風馬는 "바람 난 말과 소가 서로 어울리려고 하지만 종이 다르므로 접촉할 수 없다"는 말이다. 유시풍마우불상급唯是風馬牛不相及, 암수가 발정하여 유혹하는 것이 풍風이다. 그다음에 금수襟袖는 옷깃과 소매를 가리키는 데 중요한 것을 말한다. 중국 사상에서도 한국 사상에서도 옷 색깔도 정하니까 중요하다. 옷을 갖춰 입음으로써 예가 이루어졌다 라는 말도 있다. 여당과 야당의 대표들이 서로 회담하는 걸 영수회담領袖會談이라 한다. 이때 영수領袖는 여러 사람 중에 우두머리를 가리킬 때 쓴다. 그다음에 흉금胸襟을 터놓고 얘기한다고 할 때 금襟자가 바로 앞가슴의 옷깃을 가리킨다. 흉금을 터놓고 얘기한다는 것은 옷깃을 열고 얘기한다는 것이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마음속에 품은 생각을 흉금이라고 한다. 그다음에 철輟자는 그치다는 말이다. 장사 다 접었어 라고 하때 철시撤市했다고 하는데, 때려쳤다는 말이 아니라 잠깐 멈췄다는 말이다. 균鈞은, 일발인천균一髮引千鈞, 머리카락 하나에 무거운 것이 매달려 있다는 것은 아주 위태로운 상황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췌언贅言은 아까 얘기했 것처럼 쓸데없는 군더더기 말을 말한다.
육사형陸士衡의 문부文賦는 번역되어 있다. 시연정이기미詩緣情而綺靡, 시는 정에 근거하니 당연히 아름다워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은 art for art, 순수 예술로서의 문학을 드러내 보여주는 예술론이다. 이번에 문부文賦도 찬찬히 읽어보려고 생각한다. 공부라고 하는 것이 어디다 드러내 보일 것은 아닌데 교양 삼아서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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