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S. 로젠버그: 하버드-C.H.베크 세계사 : 1870~1945
- 책 밑줄긋기/책 2023-25
- 2025.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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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C.H.베크 세계사 : 1870~1945 - ![]() 에밀리 S. 로젠버그 책임편집, 조행복.이순호 옮김/민음사 |
한국어판을 출간하며
서문 _ 에밀리 S. 로젠버그
1부 리바이어던 2.0: 근대국가의 발명 _ 찰스 S. 마이어
2부 제국들과 세계의 범위 _ 토니 밸런타인, 앤트와넷 버턴
3부 이주와 소속감 _ 디르크 회르더
4부 세계경제의 상품 사슬 _ 스티븐 C. 토픽, 앨런 웰스
5부 좁아지는 세계의 초국적 흐름 _ 에밀리 S. 로젠버그
미주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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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_ 에밀리 S. 로젠버그
14 이 책은 세계사의 한 시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그 시기의 특징은 점점 확대되는 전 지구적 연결과 흔히 근대성이라고 부르는 복잡한 혼합에 동반된 흥분과 불안, 희망, 폭력이다. 지난 몇십 년의 역사학이 제시한 해석과 연구법에 의존해 말하면 이 책은 일반 독자나 전공자에게 똑같이 주제에 따른 개관을 제공한다. 이 책의 다섯 개 부는 특정한 주제, 말하자면 근대국가 건설, 제국들의 만남, 이민의 흐름, 상품의 사슬, 초국적인 사회적·문화적 연결망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이 주제들이 공통으로 탐구하는 대상은 심화되는 전 지구적 연결과 전면적 변화의 영향을 안정되게 하거나 통제하거나 조절하려는 시도 사이의 긴장이다. 이 새로운 시대에는 도도한 흐름과 그 흐름의 귀결을 피하려는 시도가 동반되었다. 다시 말해 옛 질서들이 해체됨과 동시에 새로운 질서를 창출하고 정당화하려는 노력이 경주되었다
15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 책의 각 부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그 시대의 다양한 지역적 네트워크와 전 세계적 네트워크를 모두 조명한다. 근대국가의 출현에 관한 1부, 그리고 제국을 건설하려는 노력과 제국에 맞서려는 노력을 다룬 2부는 지리적 경계성 geographical boundedness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정리하는 것이 어려움을 강조한다. 근대국가와 제국은 이 시기에 어떠한 형태를 부여했으며 그 결과는 무엇인가? 3부 4부, 5부는 사람과 물건, 자본, 기술의 초국적 이동과 경계가 분명한 공간들을 뛰어넘는 결연을 탐구한다. 이러한 이동이 사람들의 삶에 점점 큰 영향과 변화를 주는 세계에서 세상사는 상이한 방식으로 분리되기도 하고 결합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 여러 주제를 분류한 방식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봉쇄와 침투의 양자 관계를 강조한다. 국민국가와 제국, 인구 유형, 경제적 관계, 문화적 유연성의 역사는 그 중심에 해체와 재통합의 다양한 과정을 갖는다. 그러한 다양한 과정을 제시하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목표다.
17 각 부는 흐름과 안정, 융통성 있는 연대기적 변수들 사이에 작용하는 역동적 힘을 강조하면서도 전체적으로 1870년에서 1945년에 이르는 시기를 관통하는 여러 특징을 설명한다. 통신과 교통의 혁명이 가져온 결과인 시간과 공간의 극적인 축소, 이에 동반된 것으로 다양한 종류의 세계적 네트워크가 무성해지면서 속도가 더욱 빨라진 사람과 상품, 사상의 이동, 근대국가와 제국주의 체제에서 서구가 장악한 헤게모니, 세계적인 것과 지역적인 것의 교차와 상호적 구성, 세계적 도시들의 두드러짐이 더욱 뚜렷해지는 현상, 대량생산과 대량 소비 기술의 확산,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와 종족 차별주의 이데올로기의 힘과 이에 대한 도전), 새로운 권위주의 형태들과 더 효율적인 살인 수단이 거의 모든 대륙에 가져온 미증유의 폭력 같은 특징이다. 각 부를 수놓은 이러한 특징들과 여타 특징들은 우리의 완전히 다른 주제별 렌즈들을 통해 상세히 설명된다.
18 여기서 다루는 시기 동안 이주자와 상품, 사상의 세계적 흐름은 속도가 다르고 효과가 다양했지만 전체적으로 더 조밀해졌다. 책의 각 부는 전부 점점 많은 사람을 멀리 떨어진 곳의 다른 사람들과 사사롭게, 아니면 적어도 가상으로 접촉하게 한 시간과 공간의 압축을 강조한다. 따라서 각각의 독특한 역사적 주제들, 그리고 시간 제도의 합리화, 대양 항해와 철도, 전신, 라디오 혁명의 합리화 사이의 상호작용을 강조한다. 역사상 고정된 적이 없고 늘 불확정 상태였던 시간과 공간은 많은 사람에게 급격하게 축소되었다. 물론 이에 따른 변화는 더 고립되고 독립적인 사람들에게 매우 균일하지 않은 방식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비교적 잘 연결된 세계와 상대적으로 잘 연결되지 않은 세계의 격차는 더 벌어졌으며, 이는 경제적·문화적·정치적 유형들의 배열에 중대한 의미를 지녔다.
20 크리스토 퍼 앨런 베일리의 유력한 『근대 세계의 탄생 The Birth of the Modern World』이 주장하듯이 이 시기의 세계는 "전 세계에 퍼진 동시에 그 안에 내재하는 방대한 힘의 차이를 인정하는 네트워크들이 중첩된 복합체"로 볼 수 있다. 유럽인들은 종종 기존의 네트워크들을 마음대로 굴복시킬 수 있었지만 "유럽에 그러한 힘을 주어 생존 가능한 네트워크들과 열망들을 광범위하게 결합하고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은 서구의 지배와 힘이 지닌 기생적이고 '네트워크로 연결된' 성격이었다." 요컨대 이 시기에 점차 커진 서구의 중요성은 세계적 일치와 지역적 차이를 만든 다양한 상호작용의 네트워크 속에서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 2부에서는 '제국적 세계성'의 조건에 관한 이론을 세워 이 견해를 자세히 설명한다. 이 시기의 세계적 상호작용들은 서구를 강화했을 수 있지만 전부 그곳에서 발생하지 않았음은 분명하며, 전 세계적 연결의 효과는 동질성과 차이를 동시에 가져왔다. 앤서니 제럴드 홉킨스가 강조했듯이 세계적인 것과 지역적인 것, 다시 말해 자칭 보편적인 것과 특수한 것은 종종 서로를 만들어 냈으며 시간과 공간, 환경에 의존하는 혼합체로 공존했다.
21 1870년에서 1945년 사이의 다른 중요한 특징은 전 세계적인 도시화의 확산과 상이한 근대성 개념의 출현과 관계 있다. 모든 대륙의 도시들은 전기, 위생 시설, 근대화한 항구와 통행 체계, 영화관, 기타 대량 소비문화의 속성들을 자랑했다. 근대국가는 이러한 변화들을 낳은 배후의 힘이었으며, 기계화와 미디어화mediazation를 동반한 거대한 변화들을 실현하고 합리화하는 데 역할을 했다. 보편적인 국제법과 가치관이 출현하리라는 희망(그리고 두려움)과 더불어 시간과 도량형의 국제적 표준이 확산되었다. 특히 5부에서 강조하듯이 유행과 취향, (상표가 붙은 경우가 많은) 무역상품, 과학과 기술의 온갖 전문지식은 광대한 거리를 뛰어넘어 표면상의 유사성을 드러냈다. 그러나 도시적 근대성이 출현하고 그렇게 눈에 띄는 물질적 속성들에 자주 동반된 수렴 이론들이 나타났어도 역사가들은 근대성의 관행들이 세계적으로 확산될 때에 어떻게 문화적으로 특정한 형태들을 배태했는지 점점 잘 이해했다.
27 1부에서 찰스 마이어는 이 책에서 다루는 시기를 넘어 그가 말하는 이른바 리바이어던 2.0 (19세기 중반에서 20세기 중반 사이에 등장한 '근대국가modern statehood')의 흥기를 폭넓은 맥락 속에 둠으로써 책 전체의 뼈대를 세운다. 마이어는 먼저 이전 세기의 불안정, 다시 말해 질주하는 시장과 제국의 팽창, 자유주의 사상, 공화주의의 '권리' 담론이 위기에 처한 전통적 엘리트, 주변부로 밀려난 부문들, 종교적 관료주의와 쇄신 운동, 유토피아적 이상주의, 기타 세계화의 힘에 저항하는 것들에서 나온 반발과 만났을 때 생겨난 충돌을 돌아본다. 마이어는 세계 전역에서 100년에 걸쳐 나타난 정치적 발전을 고찰하면서 이렇게 소란스러운 구질서의 해체가 어떻게 근대국가의 등장 배경이 되었는지 설명한다.
28 대략 1845년에서 1880년까지 이어진 19세기 중반의 '국가 재건 전쟁들'에서 영토 국가들은 찢어지고 재건되었다. 전 세계적 차원에서 정치적 관할구역과 지도자들의 사회적 기원과 열망이 변했다. 서반구에서는 미국이 재건되었고 캐나다가 재조직되었으며, 멕시코는 통합된 후 프랑스의 침입을 격퇴했고 아르헨티나는 독재를 물리쳤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와 독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에스파냐, 오스만 제국, 러시아 제국의 지도자들이 전부 혼란을 수습하여 근대국가를 만들려 애썼다. 동아시아에서는 일본의 관료들과 중국의 관료들이 국가 건설이라는 조치를 통해 외국의 침입 효과를 줄이려 했다. 여러 지역에서 근대화와 합리화의 새로운 일정이 토착민의 정치적 자율권의 '마지막 저항'을 알렸다. 마이어는 묻는다. "왜" 이 시기에 "역사가 세계사가 되었는가?" 마이어는 국가 건설 과정이 '전염성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국가의 탈바꿈은 경쟁적 세계에서 일어났을 뿐 아니라 누구나, 심지어 신분이 낮은 사람들도 변화의 바람을 느낀 특정한 내부 동력에 대한 대응으로도 발생했던 것이다.
29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근대국가의 여러 변형이 존재했다. 사회복지와 경제성장을 위해 어느 정도의 국가 계획을 포용한 '복지국가'가 있었고, 소련 모델의 속성들을 채택한 사회주의 일당 국가들이 있었으며, 라틴아메리카와 아시아, 중동의 몇몇 나라에서 우세했던, 근대화하는 군사 기구들이 지배한 정부들이 있었다. 1970년대 이후 이러한 근대국가 형태는 전부 '세계화'에 따르는 변화의 힘, 특히 자유롭게 이동하는 자본과 다양하게 형태를 바꾼 초국적 경제력을 변호하는 논거와 점점 심한 긴장 관계에 들어갔다. 향후 근대국가의 형세는 점점 불확실해지는 것 같았다.
30 마이어의 결론은 이렇다. "19세기 중반에서 20세기 중반 사이에 국가는 여러 방식으로 재탄생했다. 국가는 영토의 통합성을 위해 싸우고 중간계급을 징집했으며, 영토를 공고히 하고 '유목민'이나 부족민을 복속시켰고, 전대미문의 전쟁으로 서로 대결했다. 국가는 폭력을 통한 변혁의 전망에 도취된 당원들이 가장 잔인한 지도자를 실질적으로 숭배한 혁명 정당들을 실험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국가는 정상 상태를 추구하고 지속적으로 강력해지는 경제의 힘과 불안정한 균형을 이루려 했다."
37 요컨대 이 책은 대략 1870년에서 1945년까지 이어진 변화하는 산업·상업·제국 시대의 변천과 조직적 연결을 다룬다. 이 책은 이 시기 전체에 걸쳐 나타난 공통점과 차이에 똑같이 주목하려 하며, 축소되는 세계의 여러 흐름 속에서 발생한 상호 연결의 전망과 파괴적 증오를 포괄한다. 이 책은 최근의 연구성과에 큰 빚을 졌다. 주제별로 편제한 각 부는 공간을 뛰어넘는 발전 과정을 강조하며 시간과 시대구분의 속성들을 구조-부수적 요소로 제시한다. 다섯개 부는 이 시기의 국가 건설과 제국 사업을 강조하는 동시에 이를 흐름과 만남, 망상 연결을 중심으로 조직된 다른 주제들 속에서 고찰한다. 흐름과 이질성은 안정과 억제라는 그 뒷면과 함께 이 시기의 질주하는 근대성의 특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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