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주 장: 기호의 언어 - 정교한 상징의 세계 |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47

 

1. 기호 문자의 선구자
2. 신체의 언어 침묵의 언어 밤의 언어
3. 장거리 신호의 마술
4. 기호의 보고 지도
5. 교통신호
6. 기호에서 성장으로
7. 기록과 증언

 



31 원시인은 우선 몸동작으로 자기 생각을 표현했다. 가까운 사람 사이에서 이러한 몸동작은 기호가 된다. 이 단순한 창조는 인간의 역사를 통해 계속 되풀이되어 왔다. 인간에게 고유한 몸짓언어는 말을 보충해, 말하는 것을 강조하고 명확하게 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몸짓이 말에 덧붙여지는 것이 아니라 말을 대신할 정도로 효율적이다. 

32 신체는 말을 한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모든 말과 문자 이외에도 우리는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간에, 신체를 사용하여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서로 교환한다. 인간의 신체는 놀랄 만큼 복잡성을 띠고 있어서, 이 책 속에 신체언어가 간직하고 있는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단지 의미를 지닌 실체인 신체를 통해, 인류의 보편적인 언어형태가 어떻게 표현되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만족하고자 한다. 

33 어린아이는 점차적으로 신체언어를 배우면서 모국어 기호체계를 배워 가게 된다. 성인들의 경우 때로 신체로만 표현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신체언어는 말에 덧붙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말에 제스처를 덧붙이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처럼 제스처는 말하는 것을 분명히 하고 강조하고, 때로 반대의미를 전달하는 기능도 한다. 

34 자세나 태도는 신체가 유지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공격적인 자세, 친근한 자세, 애정 어린 자세, 신중한 자세, 무관심한 자세, 긴장하고 있는 자세, 긴장이 풀린 자세, 느긋한 자세 등은 대개 심리상태나 일정한 특징을 나타내는 움직임으로 표현된다. 일반적으로 자세의 개념은 전체적인 것이건 부분적인 것이건 부동성과 연관이 있다. 그러나 제스처는 운동성, 다시 말해 움직임의 개념과 연관이 있다. 움직임은 하나 혹은 여러 제스처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움직임은 또한 자세를 바꾸는 것으로도 나타난다.  이 두 개념을 바탕으로 우리는 언제부터 그리고 어떤 조건에서 신체기호 체계가 존재하는가를 알 수 있었다. 

104 사실상 우리가 알고 있는 기호에는, 그림, 표지, 신호와 같은 세 가지 기본적인 유형이 있다. 이 가운데에서 그림기호 유형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보편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예를 들어 아스텍 고문서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검은색의 발자국 무늬로부터 손이나 화살표로 진행방향을 가리키는 오늘날의 그림 기호에 이르기까지 여러 모양의 그림을 통해 표시해 왔던 방향지시 그림기호는 분명 가장 오래된 기호 유형의 하나일 것이다. 한편 아주 오랜 먼 옛날부터 인간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그림 기호를 사용해 왔다. 북아메리카의 동굴 벽면에 그려 놓은 눈물을 흘리는 눈동자 그림은 슬픔을 표현한 그림기호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에서도 이 눈동자 그림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는 기호를 발견할 수 있다. 

106 기호에는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범주에 속하는 것이 있는데. 본질적으로 옛 시대와 연관되는 기호인 제례의식과 생활관습이 바로 그것이다. 문명의 태동기에는 세속적인 의식과 신에 대한 의식이 같은 동작으로 이루어졌다. 왜냐하면 그때에는 세속이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21 그림기호는 육체적이고 생리적인 과정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활동중인 신체에 대한 관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기호는 우리를 경험과 기억으로 만들어진 세상 속으로 끌어들인다. 이 세상에서 모든 물체는 기다림, 싸움, 도피, 복종이나 호의 감정의 표출, 애정, 융화와 같은 기호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그러한 이유에서 종교에서는 상징을 많이 사용한다. 이러한 형태의 기호는 우리가 살면서 따르는 전통과 관습을 연장한다. 종교적인 상징은, 상징에 대한 논리에 의문을 제기하기 이전에, 우리가 기도행위를 배울 때 그 상징을 통해 느꼈던 감정과 언어를 다시 상기시킨다. 

124 신비술의 경우 상징은 극도로 세밀하게 다루어진다. 여기에서의 상징은 사물이나 관념을 나타내는 기호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대치한다. 상징은 사물 그 자체가 된다. 시기적인 기원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연금술은 극도로 복잡한 상징체계에 그 근거를 두고 있으며, 금을 만들 수 있는 돌을 찾고 위대한 업적을 달성하는 데 기여하는 모든 재료와 작업은 단순한 기호의 의미를 넘어 초월적 가치를 지니는 그림기호로 표현된다. 점성술 또한 풍부한 상징의 장이다. 태어난 별자리를 나타내는 표시에서부터 운명을 그려 놓은 복잡한 형상에 이르기까지 점성술의 상징체계는. 완벽하게 코드화된 다른 체계와 달리 해석과 주관이라는 전혀 새로운 문을 향해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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