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코켈버그: 알고리즘에 갇힌 자기 계발
- 책 밑줄긋기/책 2023-26
- 2026.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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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에 갇힌 자기 계발 | 마크 코켈버그 - ![]() 마크 코켈버그 (지은이),연아람 (옮긴이)민음사 |
1 자기 계발이라는 절대명령
2 너 자신을 알라
3 특별한 나를 만들어야 한다
4 자기 계발인가 자기 착취인가
5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AI
6 관계적 자아와 사회 변혁
7 다른 서사를 품은 기술이 필요하다
8 사람들은 안절부절 어쩔 줄을 모르고 불안해하며 절박하다. 우리는 아주 높은 목표를 세우고 빨리 달성하라고 자신을 다그친다.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스트레스가 많이 따르는 일이다. 스스로 세운 기대치가 너무 높아 절대 다다르지 못하는 데다 현대인의 삶은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든 일이 빨리 쉽게 당장 이루어지길 바란다. 빨리 쉽게 당장 이루지 못하면 자괴감에 빠진다. 심하면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는 분명 위험한 현상이다. 자기 계발은 개인적, 문화적 질병이 되어 가고 있다. 《뉴요커》에 실린 한 기사가 지적하듯이 우리는 "죽도록 자기를 계발하는 중이다."
61 우리는 실존주의자들로부터 자아를 스스로 만들어 가라는 과제를 물려받았지만 여전히 자아를 사물로 가정하며 구축하고 만들어 간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게다가 자아가 완전히 와해되었을 때 어떻게 안정된 자아를 새로 만들 수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62 더 정확히 말하면 언제나 만들어지는 중이고 정기적으로 업데이트가 필요한 자아라 하겠다. 자아 성장을 도모할 시간이 없다. 자기 계발은 일종의 과제로서, 관리되고 평가되며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매일 매시간, 가능하다면 매 순간 자아를 연기해야 한다. 우리는 마치 우리 삶이 (그리고 자아가) 좌우되기라도 하는 듯이 이곳저곳을 클릭하고 둘러본다.
63 신자유주의 맥락에서 고유성을 위한 실존주의자들의 선택은 소비자로서의 선택으로 대체된다. 자아를 스스로 만들고 고유성을 지녀야 한다는 메시지는 광고와 마케팅을 통해 '고유한 상품을 사야 한다는 요구로 전환된다. 이것이 바로 실존주의자들이 자기기만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선택할 문제가 아니다. 히피들과 실존주의자들의 사상은 본래 어떤 선의를 지니고 있었든 그 속에 어떤 가치를 담고 있었든 상관없이 상품화되고 악용된다. 1960년대 시인과 작가들의 사상은 돈으로 환산되고 사고팔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간 역시 상품화된다. 우리는 살아 있는 인간이 아니라 사물이나 물건, 상품으로 취급된다. 또 이런 자기계발 문화에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의 도구가 된다.
68 여가 시간에 사람들이 책을 읽는다니 얼마나 좋은가. 이 말인즉 사람들이 일터에 올 때 이미 혹사할 수 있는 온순한 양이 되어 있다는 의미다.
80 우리는 자기 계발에 유용한 소셜 미디어와 앱을 사용할 때 콘텐츠와 데이터도 생성해 내는데, 이런 식으로 크리스티안 푹스가 말한 '디지털 노동'을 한다. 다시 말해 이 콘텐츠와 데이터를 광고주들에게 파는 사람들을 위해 일한다. 이 과정에서 19세기나 오늘날 전 세계 많은 나라의 노동자들처럼 (미국과 같이 소위 잘산다는 나라에서도) 만들어 내는 가치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임금을 받는다. 아니, 아예 한 푼도 받지 못한다. 단 한 푼도.
86 자기 계발 문화와 그것이 제기하는 문제라는 맥락에서도 마찬가지로 테크노 솔루셔니즘은 문제의 복잡한 사회적 측면은 고려하지 않고 개인 차원에서 기술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테면 명상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불안을 해소하라 하지만 불안을 초래하는 사회적 조건(불안정한 노동 환경이나 주류 언론이 조성하는 공포감)은 무시되는 식이다.
87 불공정은 대개 정치적, 사회적 문제이지만 자기 계발 기술도 이런 문제를 제기한다. 모든 사람이 자기 계발에 몰두할 시간과 돈이 있는 것은 아니며, 기술적 해결책을 획득하거나 자기 계발을 손쉽게 할 수 있는 돈과 시간이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형식의 배제와 소외가 존재한다. 설사 소외되는 사람이 없더라도 특권층이 자기 계발 기술과 방법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이득을 본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96 이는 디지털 기술이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고 비교하고 추적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 대한 정량화된 인식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인식은 기술이 존재하지 않았을 때는 우리에게 없었던 지식이다. AI와 데이터과학은 이런 인식을 생성하고 분석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그것은 수치화된 입력값을 필요로 하고 수치화된 정보를 처리하며 수치화된 결과값을 내놓는 도구이자 방식이다.
129 자아에 대한 또 다른 근대적 개념은 자아가 언제나 감시를 받고 있고 사회공학을 통해 조작된다는 관점이다. 이 조작된 자아는 전적으로 외부 영향과 기술에 의해 형성되고 결정된다. 대개 이런 일은 돈을 벌거나 정치적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루어지지만, 그 의도가 선한 경상이 아니라 통제될 수 있고 통제되어야 하는 행위 기계로 간주된다. 그러므로 사람을 이런 식으로 취급하는 것은 근대의 자율적 자아개념의 이상을 모욕하는 것이다. 오늘날 이 두 관점 사이의 대립은 인공지능에 관한 논의에서 다시 등장한다. AI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자아와 사회를 정량화하고 조종하며 교묘하게 공작하는 데 사용되는 AI의 위협으로부터 자율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자아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990년대에 질 들뢰즈는 현대 사회를 규정하며 '통제 사회'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푸코가 규율 사회를 설명한 이후에는 더 가변적인 모듈이 생겨났다. 이제는 근대적 개인(individual)이 아니라 수많은 데이터베이스와 컴퓨터 파일에 분산되어 있는 분인 (dividual)이 존재한다. 컴퓨터는 통제 사회에 속한 기계다. 그것은 추적과 통제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오늘날 AI 기술은 그런 형식의 통제를 강화한다. 우리는 더 이상 근대적 개인이 아니라 탈근대적 분인으로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에 의해 분석되고 통제된다.
137 인간에게는 서사적 정체성이 있고 인격이 있으며 전통이 있고 육체적, 유전적 한계가 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바꾸고 발전시킬 수 있지만 자신을 완전히 알지도 못하고 완벽하게 통제할 수도 없으며 무엇이든 될 수도 없다. 절대적인 자율성과 자아 창조는 불가능하다. 이런 한계가 절대 불변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우리는 자기 자신과 한계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한계는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조건이 되기도 한다. 인간은 상처 입기 쉽고 의존적이며 내가 아닌 것, 타인과의 상호 작용안에서 발전한다. 나와 내가 아닌 것은 필연적이면서도 어쩌면 비극적인 울타리 안에 긴밀하게 묶여 있다.
146 루소는 근대 사회를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사회를 반대했고, 듀이는 충분히 민주적이지 않고 소통이 부족하며 과학 친화적이지 않은 사회 (포스트 트럼프 시대에 많이 들어 봄직한 주제)를 비판했으며, 매킨타이어는 공동체의 가치를 부정하는 사회에 반기를 들었다. 우리는 이런 사상가들로부터 오늘날 자기 계발 위기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만약 진정으로 자기 계발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면 우리를 그런 존재로 만드는 사회, 그런 방식으로 빚어내는 사회도 거부할 필요가 있다.
182 결론적으로 말해 우리는 자아와 자기 계발에 관한 기본 가정부터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야 한다. 우리 자신에 대한 보다 관계적이고 정치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고대사상이나 비서구권의 철학에서 배울 수 있는 이런 고찰은 오늘날 자기 계발 위기를 초래한 정치 경제적 이슈를 다룬다. 상업적인 자기 관리 방법이나 그와 유사한 것들을 제공하는 '최신' 기술은 필요 없다. 건강 자본주의라는 함정에 빠지지 말고 빠른 향상을 약속하는 감언이설에 속지 말자. 단순히 우리의 처지만 개선하는 게 아니라 아예 판을 바꾸어 보자. 자기 자신을 바꾸는 데 집착하지 말고 사회를 변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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