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클린 드 부르구앵: 달력 - 영원한 시간의 파수꾼 |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116

 

달력 - 영원한 시간의 파수꾼 |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116 | 자클린 드 부르구앵 달력 - 영원한 시간의 파수꾼 |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116 | 자클린 드 부르구앵 - 10점
자클린 드 부르구앵 (지은이),정숙현 (옮긴이)시공사

제1장 아주 오래괸 도전
제2장 율리우스력, 카이사르에서 카톨릭 교회까지
제3장 측정의 도구
제4장 만국 공통의 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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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모든 달력은 천체의 운행을 관찰하는 것에서 비롯되었고, 그 기본 단위는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자연계의 규칙적 순환이다. 달력을 만들 때 기준으로 사용된 것은, 하루가 걸리는 지구의 자전, 지구 주위를 도는 달의 공전 즉 삭망월, 그리고 1년이 걸리는 지구의 공전이다. 그렇지만 이 세 가지 천체 운행을 기준으로 삼아 달력을 만드는 데는 중대한 문제점이 뒤따른다. 이 세 가지 천체의 운행 사이에는 산술적으로 단순하게 계산할 수 있는 연계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의 천체 운행에 걸리는 시간은 다른 것의 배수가 아닌 데다가 각 천체의 운행 주기는 저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1년을 계산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그렇게 하여 얻어지는 기간도 서로 다르다. 항성년은 지구의 정해진 한 지점으로 태양이 다시 돌아오는 시간에 해당하며, 그 시간은 약 365일 6시간 9분 9.54초이다. 반면에 태양년은 태양 주위로 지구가 공전하는 시간을 뜻하는데, 이 시간은 춘분에서 다음 해 춘분까지이다. 

평균적으로 계산해 보면 지금의 1년은 365일 5시간48분 45.96초이지만, 지구의 공전이 조금씩 느려지면서 1,000년마다 5초씩 태양년이 규칙적으로 짧아지고 있기 때문에 긴 시간을 두고 본다면 완벽한 달력을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초승달이 다시 초승달이 되는 데 걸리는 기간 즉 달과 태양이 일직선상에 놓였다가 다시 같은 위치로 돌아올 때까지의 기간을 나타내는 달의 공전 주기 역시 지구의 공전 주기만큼이나 복잡하다. 달의 공전 주기는 평균 29일 12시간 44분 3초이지만, 일정하지는 않기 때문에 29일 6시간에서 29일 20시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간이 나올 수 있다. 

45 4세기부터 가톨릭 교회는 율리우스력을 채택하고 이것을 점차 그리스도교에 맞춰 나갔다. 가톨릭교회는 로마의 의식을 그리스도교의식으로 대체하면서 고유한 기념 주기를 확립하기 위해 대대적인 이문화 수용사업을 벌였다.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이라는 두 가지 큰 축제에 의해 구성된 그리스도교의 역법은 탄생, 죽음, 부활, 승천으로 이어지는 그리스도의 삶을 상기시킨다. 이러한 역법은 4~9세기에 완성되었고 그 이후에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4세기에 그리스도교도들은 로마 제국 내에서 중요한 집단을 형성하고 있었다.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그리스도교로 개종하면서부터 그들은 특권을 누리게 되었고 마침내 제국 전체가 시간에 관한 그들의 틀을 받아들이기에 이른다. 그리스도교도들은 자신들의 달력이 유대력과 구분되기를 원했다. 7일로 구성되는 일주일이라는 시간 분절 단위는 그대로 채택되었다. 주일을 정한다는 생각도 지켜졌는데, 긴 논란을 거친 후 이날은 유대교의 안식일 다음날로 정해졌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부활이 이날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유대교가 안식일의 종교라고 한다면 그리스도교는 주일의 종교라고 할 수 있다. 

로마 제국은 점차 일주일이라는 단위와 하루의 휴일을 채택했는데, 이날은 전적으로 신에게 바치며 교회에서 함께 모여 보내는 날이었다. 321년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도시 내에서 일요일에 공적인 활동을 하는 것을 금지했다. 

76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에 의해 1575년에 시작되었던 달력 '개혁'은 1545~1563년에 열렸던 트리엔트 공의회의 결정사항들과 연관되어 있다. 또 이 개혁은 종교개혁에 의해 약화된 가톨릭 교회를 재건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교황의 첫번째 목표는 종교적인 것이었다. 그레고리우스 13세는 그리스도교의 시간과 자연의 시간을 조화시키고 부활절 축제가 봄에 열릴 수 있도록 춘분 날짜를 고정하거나 부활절 축제가 초승달 무렵에 열리지 않게끔 음력을 수정하기를 원했다. 이때부터는 전통의 무게보다 정확성에 대한 욕구가 더 우선했다. 하느님이 정한 시간은 정확해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율리우스력을 수정해야만 했다. 

이러한 종교적인 동기에 시간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지배력을 재확인하려는 욕망이 더해졌다. 이 시기는 종교전쟁이 한창인 때이자 달력이 성직자들의 권력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던 때였다. 양력이 모든 날들을 포함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작업을 담당했던 위원회는 구조상의 어려움에 부딪히게 되었다. 마침내 이탈리아 칼라브리아 출신 의사 루이지 릴리오가 제안한 간단한 방법이 채택되었다. 그것은 율리우스력과는 달리 400년마다 한 번씩 달력에서 3일을 없애는 것이었다. 따라서 400으로 나뉘는 해들, 즉 1600년, 2000년, 2400년만이 윤년으로 남고, 다른 해들은 365일이 된다. 계속 축적되는 차이를 없애기 위하여, 릴리오는 10일을 없앨 것을 제안했다. 마침내 그는 세말월령의 계산에 대한 새로운 체계를 만들어내었고, 이렇게 하여 매해 1월 1일에 달의 운행 주기가 시작되게 되었다. 1582년 2월 24일에 서명된 교황 칙령인 <인테르 그라비시마스》에는 이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이 담겨 있었다. 

그레고리우스 1세는 1582년 10월 10일을 달력에서 없앨 것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10월 4일 목요일의 다음날이 10월 15일 금요일이 되었다. 교황은 또한 그리스도의 할례 축일인 1월 1일이 모든 그리스도교 세계에서 한 해의 시작이 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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