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J. 칼루파하나: 불교 철학
- 책 밑줄긋기/책 2023-26
- 2026.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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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철학 | 신화 종교 상징 총서 17 | 데이비드 J. 칼루파하나 - ![]() 데이비드 J. 칼루파하나 (지은이),나성 (옮긴이)이학사 |
추천사
서문
감사의 말
약어 표
제1부 초기 불교
1장 역사적 배경
2장 인식론
3장 연기
4장 존재의 세 특성
5장 업과 윤회
6장 도덕과 윤리
7장 열반
제2부 후기 불교
8장 부파불교와 대승불교의 시작
9장 부파불교: 상좌부·설일체유부·경량부
10장 대승의 발전
11장 중관파의 초월론
12장 유가행파의 관념론
부록 1. 형이상학과 붓다
부록 2. 초기 불교와 선의 관계에 대한 고찰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14 나는 이 책에서 주로 역사적인 접근 방법을 사용한다. 나는 불교의 모든 학파가 최초의 자료라고 인정한 설법의 내용 전체를 "승려의 은어"라는 이유로 배제하지 않고 분석했다. 이러한 설법의 내용에 기초하여 초기 불교의 완전한 모습을 그리려고 했다. 초기 불교의 내용을 확정한 다음에, 소승과 대승이라는 두 주요 전통을 탄생시킨 여러 가지 상황을 염두에 둔 채 조심스럽게 불교 사상 안에서 일어난 점진적인 변화를 추적했다. 초기 불교의 교의를 소승이나 대승의 관점을 떠나 본래의 의미에 충실하게 분석한 결과, 나는 초기 불교의 본성에 대해 상당히 독특한 견해를 갖게 되었다. 이 책에서 나는 초기 불교의 자유에 대한 교의를 설명하기 위해 붓다의 인식론. 존재론. 윤리학과 그외 다른 교의로부터 접근했다. 나는 결코 이것들을 무시한 채 나가르주나, 바수반두 또는 붓다고사가 한 말들에서 단서를 찾으려 하지 않았다. 그 결과 대승불교도나 소승불교도가 초기 불교의 일부로 인식한 형태인 절대론과 초월론을 부정하게 되었다.
16 형태와 관계없이 인류를 매혹했던 초월론이 붓다의 사후에 불교 사상을 지배하게 되었다. 불교의 철학적 내용은 초월적 실재를 강조한 결과 거의 부정되었다. 따라서 '관습적' 또는 '일상의 언어'를 가리키는 삼무티는 상으리티, 즉 실재를 은폐하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 따라서 실재는 묘사할 수 없고 정의할 수 없는 것이 되어버렸고, 그 결과 철학적 설법은 평가절하되었다. (선대의 모든 초월론철학에 전혀 관여하지 않으려 했던 딘나가의 철학에 실제로 그런 철학의 내용이 많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불교를 중요한 철학적 운동으로 간주하지 않은 사람들은 불교의 철학적 업적은 철저히 무시한 채, 그 종교적 가르침만을 지나치게 강조해왔다.
67 초기 경전의 많은 곳에 보이는 이 진술이 설명하는 것은 붓다가 다양한 인과 발생의 경우를 모두 살펴본 후 깨달은 연기 또는 연기의 무예외성이라는 개념이다. 이러한 개념은 상주론과 단멸론이라는 양극단의 중도로 알려졌다. 이것이 붓다가 자신이 발견했다고 주장한 세상에 관한 진리이며, 이 진리는 불교의 '중심' 교의가 되었다. 이 관념이 대응하려 했던 것은 두 가지, 즉 바뀌지 않는 불변의 '자아'를 가정하는 실체론자의 상주론과 연속성을 완전히 부정하는 비실체론자의 단멸론이었다.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전해진다. "올바른 통찰을 통해서 이 세상 사물의 생기를 지각하는 사람에게는 비존재(=단멸]에 대한 믿음이 발생하지 않는다. 올바른 통찰을 통해서 이 세상 사물의 소멸을 지각하는 사람에게는 존재(=불변성]에 대한 믿음이 일어나지 않는다."
71 세계와 인생 모두를 만들고 지키는 전능한 존재를 믿는 사람들도 있었다. 붓다가 십이지를 고안한 것은 자신이 찬성하지 않는 이러한 이론들에 전혀 의존하지 않고 인생을 설명해야 하는 절박감 때문이었다.
72 연기의 법칙이 처음부터 끝까지 적용되는 이 경우에 십이지를 선도하는 것은 무명이다. 그러나 무명은 윤회의 시작이 아니라 악이나 불건전한 행위에 기여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이것이 완전히 제거될 경우 깨달음에 이르고 그 결과 괴로움이 소멸된다. 무명은 인간 행위의 본성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향성의 원인으로 생각된다. 의식의 본성 역시 경향성의 본성에 의존한다. 의식은 새로운 정신·신체 인격의 본성을 결정하는 요인이기 때문에 사후의 삶을 결정하는 데 있어 경향성이 수행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따라서 경향성은 개인의 내생이나 재생 및 행위의 본성을 설명한다.
83 붓다는 우파니샤드의 '자아(atman)' 이론에 속한 두 측면, '자아'의 영원성이나 영구성 그리고 '자아'의 주체성을 비판했다. 이 단계에서 할 수 있는 말은 붓다가 부정한 것은 오온이 영구적이고 영원한 '자아'라는 생각이지, 초월적 자아, 즉 오온으로 구성되지 않은 '자아' 자체는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 후대의 힌두교 학파들은 붓다가 우파니샤드의 가르침을 비판한 것을 이유로 자아의 초월성을 강조했다(그러나 이러한 초윌론은 '자아'가 결코 경험이나 현상의 존재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우파니샤드 속에 암시된 것인지도 모른다). 붓다가 초월적 '자아'에 관해 무엇이라고 말한 적이 있던가? 이 점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열 가지 무기를 다루어야 한다.
84 붓다에게 있어 '자아'는 신체와 같고 다르고를 떠나 형이상학적 실체였다. 그것이 형이상학적 실체인 것은 단지 감각적 지각이나 초감각적 지각을 통해 입증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간단히 말해 그것은 경험에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붓다는 단언하지 않은 것이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그의 침묵은 실재. 즉 초월적 '자아'는 분명 존재하지만 논리적 추론이 불가능함을 함축한다고 해석되었다. 붓다는 심지어 신비경험마저도 초월적 자아에 대해 알려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따서 그것은 입증할 수 없는 형이상학적 실체이다.
85 무아론은 아울러 상주론과 단멸론이라는 양극단의 '중도'로 간주된다. 붓다는 영원한 '자아'를 부정했지만 물질주의자처럼 연속성까지 부정하는 극단을 채택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연속성을 설명하기 위해 연기법을 만들었다. 따라서 무아는 연기와 동의어가 된다. 그리고 이 이론은 동서를 막론하고 불멸의 영혼이라는 좁은 견해를 가졌거나 '자아'에 대한 믿음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것이 된다.
90 붓다는 그러한 '자아'를 부정하면서도 업과 윤회의 교의를 유지했다. 따라서 업과 윤회의 교의와 무아의 교의를 양립시키는 것은 서구 불교학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왜냐하면 이 문제로 인해 붓다의 동시대인과 후대의 수많은 제자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만으로도 업과 윤회에 관한 불교 이론이 불교 이전의 이론과 다르다는 점은 충분할 것이다. 실제로 붓다가 인도의 철학 및 종교 사상에 기여한 가장 중요한 공헌 중 하나는 업과 윤회의 현상을 '자아' 같은 증명할 수 없는 형이상학적 실체를 가정하지 않고 설명한 것이다.
93 인간 행위에 대한 불교의 연기론을 검토한 이상 이제 우리는 붓다가 생각한 행위 자체의 인과적 효력을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의 행위 자체는 연기의 제약을 받으며 관련된 결과를 수반한다. 불교에서 말하는 업 교의의 핵심은 바로 행동과 결과가 서로 연결된다는 생각에 있다. 이것은 아직도 학자들이 잘못 이해하고 잘못 해석하는 교의 가운데 하나이다. 오해의 주된 원인은 상관관계만을 강조하고 상호 관련된 사실은 완전히 무시한 데 있다. 이 오해로 인해 발생한 것이 업의 철저한 결정론적 해석이다. 붓다 자신은 이것을 거부했다. 결정론을 실제로 주창한 것은 자이나교도였다.
97 붓다가 생각하는 연기는 결정론이 아니라 조건론이다. 업, 즉 연기 과정의 하나인 행위도 예외가 아니다. 따라서 대길상경에서는 인생에서 길상으로 간주될 수 있는 것으로 ① 과거에 획득한 공덕, ②적절한 환경에서의 삶, ③ 올바른 결의나 근면이라는 세 가지 요인을 제시한다. 여기에서 과거의 업과 현재의 결의(즉 업)는 단지 두 요인이다.
100 중요한 점은 초기 경전에서는 정신·신체 인격의 도움 없이 한 순간일망정 잔존하는 그런 의식이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초기 불교에는 육체와 분리된 존재에 대한 이론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일부 후기 학파는 모종의 중유의 형태를 믿게 되었다. 그러나 초기 불교에 따르면 의식은 새로운 정신·신체 인격이 형성될 때만 잔존한다. 이런 식으로 정신 인격의 토대 위에서 연속성이 유지된다. 그리고 붓다 자신이 주장했듯이 개인의 과거에 관한 지식(즉 숙명통)은 기억의 결과로 발생한다.
120 천상과 지옥, 신과 악령이라는 개념들을 조심스레 살펴보면 이것들은 불교에서 단지 통제 관념이나 개념으로서만 수용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들이 사변에 기초한 이론일 뿐이라는 사실은 붓다의 다음과 같은 말들에서 잘 드러난다. 신이 있느냐고 묻는 한 바라문에게 붓다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 신이 없느냐고 물었을 때도 붓다의 대답은 마찬가지로 '그렇지 않다"였다. 이 답변에 당황해하는 바라문에게 마침내 말한다. "바라문이여, 세상은 한 목소리로 신이 있다고 외친다." 지옥의 개념에 대한 붓다의 태도도 이와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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