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니 게즈: 수의 세계 |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83
- 책 밑줄긋기/책 2023-26
- 2026. 9. 7.

|
수의 세계 |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83 | 드니 게디 - ![]() 드니 게즈 (지은이)시공사 |
001. 양의 표현
002. 수에서 기호로
003. 인도인이 발명한 위치적 명수법
004. 자연수
005. 제국의 확장
006. 영과 무한대
007. 불가능한 정의
008. 기록과 증언
13 인간이 양을 수로 전화(轉化)시키기까지는 수천 년이 걸렸다. 우리에게는 매우 자명하게 보이는 수라는 관념은 오랜 기간 사유를 추상화한 결과 얻어진 것이다. 어떻게 "수를 셀 것인가?" 그것은 각각의 대상에서 동질성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보지 않음으로써 가능하다. 사물의 존재 그 자체에만 의미를 부여하고 각각의 고유한 차이는 완전히 무시함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14 수의 세계의 절대적인 근원은 모든 대상이 '같은 것'인 동시에 같지 않다는 것이다. 이렇듯 수는 두 개의 판 위에서 작동하고 있다. 그 두 개의 판이란 유사성과 차이이다. 우리가 셈하려고 하는 사물들은 그것이 닮았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되 동일하지 않다는 점에서는 차이를 가지는 것이다. 만약 사물들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면 세계에는 하나의 대상만이 존재했을 것이다.
14 여기 사물의 한 무리가 있다. 이것들은 여기에서 집합을 이루고 있다. 그들이 '얼마나 되는가'라고 말하는 것은 그들이 한자리에 존재한다는 사실만을 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이 존재하며 모두 같은 방식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만 한다. 그럼으로써 또 비록 그들의 차이점을 세세히 설명하지는 않아도 그들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완전히 확증하는 것이 된다.
26 어떤 사람들은 양을 수용하는 데 있어 단출한 주거지에 만족해했다. 이곳에서 그들은 그들의 요구를 충족해 주는 몇 종류 되지 않는 수, 즉 '하나' '둘' '셋' '여럿' 등을 이용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다수를 받아들이기 위해 주목할 만한 기념비적 건물들을 세웠다. 명수법이 그것이다. 명수법이란 수를 표상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수의 세계에는 인간의 활동에서 독특한 장(場)을 이루는 일종의 특수성이 있다. 수의 세계에는 세 개의 표상체계가 있다. '보기' '말하기' '쓰기'가 그것이다. 각각은 '형상화된 명수법' '발성된 명수법' '쓰여진 명수법'을 이룬다. 수를 보고, 수를 말하고, 수를 쓰는 것은 명수법의 중요한 단계이다.
80 측량을 하거나 기하학적인 크기를 연산하게 될 때 우리는 양수 이외의 다른 수를 사용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기하학적인 크기에서 어떻게 0보다 작은 수가 나올 수 있겠는가? 바빌로니아나 이집트의 계산학자, 혹은 그리스의 사상가들, 또한 그 뒤를 이은 아라비아의 수학자들은 음수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를 제시하지 않았다. 음수를 최초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6세기와 7세기 사이에 계산의 필요에 따라 그것을 도입한 인도의 수학자들이다. 양수로 표상되는 재화와 반대로 부채는 음의 양으로 기입되었던 것이다. '구체적인 것'과 표명에 용이한 상황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벗어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음수를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모든 재화와 부채의 기록은 재화가 부채를 감해 주는 균형 맞추기에 사용된다. 더욱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음수는 영이 존재한 다음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110 공에서 무(無)로 빈 공간에서 없는 양으로
그 세 가지 기능을 갖춘,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완성된 영'이 발명된 것은 인도인들 덕분이다. 그 존재는 5세기에 확정되었다. 순야(sunya)는 인도어로 빈 것을 표시하는 이름이다. 즉 영의 첫번째 형태인 순야는 작은 원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빈 것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아라비아어로 번역되면서 이것은 시프르(sifr)가 되었고 다시 라틴어로 제피룸(zephirum)이 되었는데 이것이 제피로(zephiro), 즉 제로(zero)가 된 것이다. 수많은 언어 중 최후로 도달한 제로라는 이름은 이렇게 하여 수의 전체 영역에 포함된 것이다. 공(空)은 위치 지우기가 무척 힘듦에도 불구하고 공간적인 범주에 속한다. 영이라는 숫자를 창조한다는 것은, 하나의 기호를 통해 수의 자리에 빈 공간을 지정하는 것은 부정에서 긍정으로 이행하여 부재를 존재로써 표현하려는 시도를 감행하는 것이었다. 무(無)는 존재의 범주에 속한다. 영의 발명은 이 두 개의 범주를 종합하고 수의 지위에 급진적인 변혁이 일어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와 더불어 '아무것도 없다'는 '아무것도 아닌 게 있다'가 되었다. 이것은 논리학이 정수론으로 변하는 과정이었다.
'책 밑줄긋기 > 책 2023-26'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가브리엘 반 쥘랑: 세계의 정원 - 작은 에덴동산 |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43 (0) | 2026.09.07 |
|---|---|
| 베르트랑 제타: 건축의 르네상스 |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48 (0) | 2026.09.07 |
| 피에르 레베크: 그리스문명의 탄생 |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5 (0) | 2026.09.07 |
| 장 피에르 드레주: 실크 로드 - 사막을 넘은 모험자들 |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4 (0) | 2026.09.07 |
| 조르주 장: 기호의 언어 - 정교한 상징의 세계 |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47 (0) | 2026.09.07 |
| 강유원: 고독서정 (0) | 2026.09.01 |
| 루트비히 포이어바흐: 기독교의 본질 (0) | 2026.09.01 |
| 데이비드 J. 칼루파하나: 불교 철학 (0) | 2026.09.0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