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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 로드: 사막을 넘은 모험자들 |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4 | 장 피에르 드레주 - ![]() 장 피에르 드레주 (지은이)시공사 |
제1장 중국에서 로마로
제2장 순례자의 시대
제3장 상인의 시대
제4장 마르코 폴로
제5장 선교사의 시대
제6장 항해사의 시대
기록과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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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9세기 말, 독일의 지리학자 페르디난트 폰 리히토펜은 중국과 서양을 연결해 왔던 모든 교역로를 통칭하여 '비단길'이라고 이름 붙였다. 곧 이 명칭은 널리 전파되었다. 사실 이 명칭의 기원은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인이 비단을 알게 된 BC 1세기부터 극동아시아와 유럽 사이에 무역거래가 이루어지면서 생겼던 것이다. '비단길'은 향료, 종이, 도자기, 보석 등을 교역했던 통상로였을 뿐만 아니라, 동서양의 학문, 종교, 기술이 상호 교류되던 통로이기도 했다.
15 비단이 로마에 처음 등장하자 로마인은 그것을 '세리카(serica)'라고 불렀다. 비단을 지칭하는 동시에 값비싼 피륙이란 뜻을 지닌 한자어 '시'가 여러 중계상을 통하여 로마까지 전달되었음은 쉽게 추측할 수 있다. 그런데 당시 로마인은 비단의 원산지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고, 다만 세계의 끝에 위치하고 있는 세르(몽고말로 비단)인의 나라로 알고 있었을 뿐이다. 그들은 이 나라와 자신들이 '티나'라고 부르는 미지의 세계, 중국과는 전혀 다른 나라로 알고 있었다. 티나이의 어원은 B.C 221년에 세워진 진나라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 시기에 로마인은 중국인과 직접적인 교류가 없었다. B.C. 64년 시리아 정복 후에야, 중앙아시아의 대상무역을 독점하고 있던 막강한 파르티아 제국과 우호관계를 맺게 되면서 비단을 알게 되었다. 비단은 옷감의 특질도 신비하긴 하였지만, 신비에 싸여 있던 원산지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로마에서 더 인기를 끌었다. 중국과 서양 간에 교역된 산물은 많았지만, 비단은 기록에 남은 최초의 교역상품이다.
16 비단은 염료나 유리잔과 마찬가지로 사치품의 하나였다. 비단은 처음에는 장식용이나 침구류에 사용되다가 곧 옷감으로 이용되었다. 비단은 아마포나 양모보다 가볍고 질긴데다 감촉이 좋아 호평을 받았다. 플리니우스와 세네카 같은 사람들은 비단의 수입으로 생긴 막대한 재정지출이 로마제국의 쇠퇴를 재촉하는 요인이라고 비난했지만 시정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로마 원로원은 여러 차례에 걸쳐 비단수입을 금지하기도 하였다. 게다가 비단은 높은 제조비용, 먼 여행에 따르는 위험경비와 중간상인의 폭리, 그리고 여러 나라를 통과하면서 붙는 관세 등으로 값이 매우 비쌌다.
16 로마인들이 비단에 매료되기 이전에, 중국 북방의 초원 지대를 떠돌아다니던 유목민인 흉노족이 먼저 비단에 매료되었다. B.C 3세기에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은 황하 유역에 자주 출몰하여 약탈과 횡포를 일삼던 흉노족을 막기 위해, 중국 북쪽 지역에 동서를 가로지르는 성벽을 확장하여 방어를 견고히 했다. 그것이 유명한 만리장성이다. 한편 진나라에 억눌려 오던 흉노족은 한 왕조 초기인 2세기에 접어들면서 막강한 세력을 형성하게 되었다. 한나라는 몇 차례의 무력진압이 수포로 돌아가자 정략결혼을 통해 그들과 평화조약을 체결했다. 비록 수시로 그 내용을 갱신해야 했지만, 이런 식의 평화조약을 통해 한나라는 어느 정도 국경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한나라는 흉노족에게 1년에도 여러 차례 비단이나 술, 쌀과 같은 많은 조공품을 보냈다. 조공품의 수량은 점점 많아져 각종 귀중품과 비단 보따리가 흘러 넘치게 되었다. 흉노족은 이렇게 쌓인 잉여물자를 이용해 서쪽의 다른 유목민족과 물물교환을 했다. 이 유목민족이 서양에 비단을 전해주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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