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20분 | 중국정치사상사 | 24 논어를 읽다 - 공자와 그의 말을 공부하는 법


중국정치사상사 선진편 - 상 - 10점
유택화 지음, 장현근 옮김/동과서


Reading_20min_20150622 : 중국정치사상사 선진편(上)-24

간략한 소개와 논어를 읽는 방법

양자오(지음), 논어를 읽다 - 공자와 그의 말을 공부하는 법(유유출판사, 2015)







지난 주에 논어에 관한 책이 출간된 것이 있어서 다루어 보려고 한다. 양자오 교수가 쓴 《논어를 읽다》를 가지고 이야기하려고 한다. 양자오가 쓴 책들이 많이 출간되어 있다. 우선 양자오라는 사람이 중국고전을 읽다라는 시리즈로 강의를 계속하고 있는데 자기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역사적 독법이라고 말을 한다. 고전을 그 시대의 원래 배경에 놓고 그 시대의 보편 관점을 무시하지 않고 일단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 역사적 독법이다.


원래 태어난 역사적 배경에 고전을 놓고 그 시대의 보편적 관점을 무시하지 않는 것이 텍스트를 읽어나가는 중요한 방법이다. 또한 고전이라고 하는 것은 오늘날 읽어서 큰 감동을 준다던가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가 가지고 있는 특징적인 면모를 가장 잘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 고전이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 중국고전에 읽어 나가는 것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데 중국인은 아주 오래 전부터 한자라고 하는 글자가 전해져 왔기 때문에 중국사람이라면 한문을 읽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것은 착각이다. 우리가 한글로 쓰여져 있다 해서 조선시대 한글 서간문, 편지를 쉽게 읽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논어에 나오는 한자들은 그리 풍부하지 않았다. 그래서 중국고전을 읽기가 쉽지 않다. 사실 한국사람이 쓴 논어에 관한 해설을 읽는 것이 가장 우리로서는 좋지만 또 현대 중국인이 이렇게 써놓은 것도 읽어보니 괜찮은 책이다.


이 책은 5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제1장 『논어』의 연원, 제2장 스승으로서의 공자, 제3장 공자는 진리의 확성기가 아니었다, 제4장 본래의 공자로 돌아가기, 제5장 스승에게는 정답이 없었다 이렇게 되어있다. 이 책이 굉장히 얇기 때문에 논어 전체를 다룰 수는 없고, 저자는 공자의 가르침과 인간적인 면모가 특징적으로 잘 드러나는 선진편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진편은 공자의 제자들 중에 일찌감치 공자의 제자가 된 사람을 선진이라고 부르고, 나중에 제자가 된 사람을 후진이라 불렀다. 선진편에 제자들과 주고받은 이야기가 많다. 주고받는 과정에서 공자의 가르침이 나왔기 때문에 공자의 인간적인 면모도 많이 나온다.


논어라는 책 제목을 생각해보면 중국은 성조가 다르면 다른 뜻으로 이해된다고 한다. 논이라는 글자를 2성으로 읽으면 조리있는 말이라는 뜻이 되고, 4성으로 읽으면 주고받는 말이라는 뜻이 된다고 한다. 논이라는 글자를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서 논어라고 하는 텍스트의 제목이 다른 뜻이 된다는 것이다. 느슨한 기록 모음으로 본다면 4성이다. 플라톤의 대화편과는 다르다. 플라톤의 대화편은 플라톤이 쓴 것이니, 형식은 대화로 이루어져 있으나 내용은 굉장히 치밀하다.


31 현대 중국어에서는 보통 '論語'(논어)의 첫 번째 글자인 '論'을 2성으로 읽습니다. 이렇게 읽는 것은 동한 말, 유희의 『석명』 「석전예」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논어』는 공자가 제자들과 나눈 말을 기록한 책이다. '論'은 '倫'(륜)이니 조리가 있다는 것이고, '語'는 '敍'(서)이니 자기가 하려는 말을 서술한다는 것이다"라고 하여, 『논어』를 '조리있게 자기가 하려는 말을 서술한 것'이라고 해석했지요. 그런데 전통적으로 4 성으로 읽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한서』 「예문지」에서는 말하길, "『논어」는 공자가 제자들과 당시 사람들에게 답한 말 그리고 제자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공자에게 들은 말이다. 당시 제자들이 각기 기록해 놓았다가 공자가 죽은 뒤, 함께 모아 의논해 편찬하였기에 『논어」라고 불렀다"라고 했습니다. 여기에서는 『논어」의 論의 연원을 공자가 죽은 뒤에 제자들이 기록을 모아 논의를 거쳐 한 권의 책으로 만든 데에서 찾았습니다. 이 두 가지 견해를 비교하면 4성으로 읽는 것이 2성으로 읽는 것보다 좀더 합리적인 듯 합니다. 2성으로 읽으면, 『논어」는 조리가 있으며 조리를 분명히 드러내는 책이 됩니다. 그런데 4성으로 읽으면, 『논어」는 그 이름만으로 제자들이 서로 필기한 내용을 대조하고 토론과 논쟁을 거쳐 묶어 낸 책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 줍니다. 바꿔 말해 이 책은 한 사람의 손으로 완성된 것이 아니므로 하나의 완전한 구조가 있을 수 없고 책의 내용에도 불가피하게 서로 충돌하고 모순되는 대목이 있습니다.


그리고 논어는 일찌감치 책이 되어서 세상에 퍼졌으므로 아주 다행스럽게 이 책의 명백한 오류가 서로 충돌되는 것이 있긴 하여도 반대로 이런 점으로 보아 바로 재편집과 첨삭이 거의 없었음을 알려주는 즉 서기 5세기 전 원형이 그대로 남아있는 책이다. 그러니까 논어라는 책은 제자들이 노나라에서 모여서 책을 묶기도 하고 제나라에서 묶기도 하였다. 


36 『논어」에는 날조의 흔적이 거의 없습니다. 앞에서 말한대로 『논어」가 일찍 책이 되어 세상에 넓게 퍼졌기 때문입니다. 누가 미처 손을 대기 전에 이미 그 주요 내용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깊이 새겨진 것이지요. 따라서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이 책은 대략 기원전 5세기에 편집된 원형 그대로 입니다. 2천년 넘게 조작과 변형의 위험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한 겁니다.


논어는 공자가 먼저 한 이야기가 있고, 공자가 제자들과 주고받은 이야기, 제자들끼리 주고받은 이야기, 공자가 다른 사람과 주고받은 이야기들이 있다. 논어를 읽으면 굉장히 기가 막힌 것이 이뻐하는 제자와 그렇지 않은 제자들이 있는데 각 주고받은 이야기들이 다르다는 것이 있다. 농담을 진담으로 읽으면 안되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면 안연과 주고받은 이야기는 정답이다. 중요한 것은 공자가 가르친 학습의 내용은 차지하더라고 제자들은 귀족도 아니고 가문집안 사람도 아니었는데 공자에게 글을 배워서 이만한 책을 남겼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다시말해서 공자가 회복하고자 한 것은 서주의 귀족 교육체계인데 그것을 공자는 출신성분을 불문하고 제자를 받아들여서 교육을 했다. 그러니까 내용은 귀족교육인데 그 교육을 공자에게 받은 제자는 귀족이 아니었다는 것.


41 역사적으로 『논어』의 선구적 의의는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더 새롭고 혁명적인 의의가 있지만 보통 무시되곤 하는 데 그것은 바로 『논어」가 그 전에는 없었던 인간 관계, 즉 사제 관계를 구현했다는 사실입니다. 『논어』가 공자의 제자들이 기록한 책이라는 것은 이미 앞에서 여러 번 거론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제자'란 무엇일까요? 이것은 공자가 처음 만들어 낸 새로운 캐릭터입니다. 공자 이전에는 스승과 제자라는 상대적인 관계가 있었음을 입증하는 확실한 증거를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전통적으로 공자를 '지성선사'至聖先師 또는 '선사'先師 라고 높여 부른 것은 본래 그를 '첫 번째 스승', '가장 오래 전에 나타난 스승'으로 간주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명확한 역사적 근거가 있습니다. 결코 그를 과대 평가하고 형식적으로 숭배해서 쓴 말이 아닙니다. 공자 이전에는 교육은 있었으되 전문적인 교사는 없었습니다. 춘추시대에 이르기까지 줄곧 귀족 교육만 있었고 귀족 교육은 귀족들의 계보 안에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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