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치사상사 선진편 - 하 - 유택화 지음, 장현근 옮김/동과서 |
Reading_20min_20151005: 중국정치사상사 선진편(下)-39
도가의 여러 정치분파와 각 분파의 주장
공통주장: 無爲以治(무위이치)
– 노자라는 책은 陰(음), 柔(유), 弱(약)의 정치적 작용을 전면적으로 논한다.
– 楊朱(양주)는 개인의 자주와 독립을 강조하여 정치적 간섭이 적을수록 좋다고 한다.
– 장자와 그 후학들은 사람의 본성이 자연적인 것이며, 자연성과 인간의 사회성이 서로 대립한다고 주장한다.
– 관자의 법가학파에서는 하늘과 사람이 모두 자연의 과정이므로 하늘에 순응해야 하고, 특히 통치자의 주관적 행위가 자연과정에 부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老子乙本卷前古佚書(노자을본권전고일서)에는 정치에 가장 열성적인 내용이 들어있고, “采儒墨之善 撮名法之要”라는 사마담의 언급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지난 주에 이어서 도가 정치사상을 읽는다. 지난 주에는 도가가 가지고 있는 가장 일반적인 것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서양 철학을 할 때는 정치사상과 이들이 가지고 있는 형이상학적인 이론이 깊이있게 연결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중국정치사상사를 보면 거의 중국의 모든 제자백가의 학설이 모두 포함될 뿐만 아니라 동시에 그들이 형이상학적인 이론도 갖고 있고 거의 예외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정치사상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중국정치사상이라고 하는 것이 형이상학적인 근거를 갖고 있다고 이해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 앞서서 중국의 사상이라는 것이 현실 속에서 정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자각하기 시작하면서 사상이 전개되었기 때문이다.
도가는 중국정치사상사에서 가장 형이상학적인 내용이 많다. 유가는 정치사상이 핵심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도가의 중국정치사상이라고 하면 도가가 정치사상이 어디있나 라고 하기 쉽다. 가장 정치사상과 멀어 보이는 것이 도가이다. 도가가 정치사상을 할 때 내세우는 가장 공통적인 것이 아무 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다스린다, 無爲以治무위이치가 핵심적인 것을 담고 있다. 무위라는 것의 내용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라는 것이 도가 정치사상을 논하는 일차적으로 근본적인 부분이라고 하겠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 것인가 아니면 아주 강력한 뭔가가 있는데 그것을 숨기기 위해서 아주 큰 역설로 무위라는 것을 쓰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해 볼 수 있다.
도가에는 여러 분파가 있는데 우선 노자라는 책을 보면 陰(음), 柔(유), 弱(약)의 정치적 작용을 전면적으로 논하고 있다. 양에 대비되는 음, 강에 대비되는 약이 일단 무위이다.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것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택화 교수는 유와 약을 잘 사용하기만 하면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지도 못할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약자가 사용하는 약 같지만 사실은 강자인 군주가 사용하는 것을 중시한다. 이것을 일단 사용하는 자가 누구인가. 진짜 어리석고 약한 사람이 아닌 강한 군주가 사용한다는 것. 군주가 사용하는 것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니까 노자의 도덕경을 이렇게 해석한다면 군주를 위한 조언서가 된다.
다음 楊朱(양주)는 개인의 자주와 독립을 강조하여 정치적 간섭이 적을수록 좋다고 한다. 그 다음 장자와 그 후학들은 자연적인 정치주장을 하였는데 사람의 본성이 자연적인 것이며, 자연성과 인간의 사회성이 서로 대립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요순과 같은 무리들, 질서와 예를 만든 요순과 같은 성인들은 인성을 파괴하는 죄악의 원흉이다라고 주장하기에 이른다. 여기서 무위라는 것은 아무것도 안한다가 아니라 사회성을 없애야 한다는 것.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것, 여기서 무위는 인간의 자연성에 상응하는 것을 가리키는 또 다른 말이 된다.
그 다음 관자의 법가학파에서는 하늘과 사람이 모두 자연의 과정이므로 하늘에 순응해야 하고, 특히 통치자의 주관적 행위가 자연과정에 부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통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관자의 텍스트에 들어있는 내용은 인의예지 같은 것들이 인간세상의 도라는 것을 긍정하고 이것을 받아들인다. 이렇게 되면 도가와 법가, 유가가 합류하는 경향을 보인다. 여기서 중요하게 보는 무의는 통치자의 주관적 행위가 자연과정에 부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 마왕퇴에서 발견된 노자을본권전고일서에는 정치에 가장 열성적인 내용이 들어있는데, 여러 학파의 사상을 광범위하게 흡수해서 유가와 묵가의 좋은 점을 채택했다.
이렇게 보면 도가의 정치적 경향에서 노자는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통치자를 위해서 계책을 도모하는 집단으로 생각할 수 있고, 고도의 추상적인 정치철학을 담고 있어서 강한 자가 약한 것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 가를 말하고 있다. 장자라는 텍스트는 인간의 자연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인간은 사회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회복자체가 불가능하다. 사실 자연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태도는 비협력주의이다. 최대한 사회생활을 자제하고 정치적인 참여를 하지 않는 것이다. 장자는 총체적으로 보면 적극적인 주장을 개진하는 것을 하지 말고 정신적 만족과 초탈을 추구하도록 사람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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