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20분 | 중국정치사상사 | 43 양주의 귀기 위아의 정치 사상


중국정치사상사 선진편 - 하 - 10점
유택화 지음, 장현근 옮김/동과서


Reading_20min_20151102: 중국정치사상사 선진편(下)-43

양주의 貴己 為我 사상

- “양주와 묵적의 말이 천하에 가득하다. 천하의 말이 양에게 귀결되지 않으면 묵에게 귀결된다. 楊朱 墨翟之言盈天下 天下之言 不歸楊 則歸墨”(양주 묵적지언영천하 천하지언 불귀양 즉귀묵)(孟子, 滕文公下)(맹자 등문공하)

- “양주와 묵적의 도가 그치지 않는 한 공자의 도는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楊墨之道不息 孔子之道不著”(양묵지도불식 공자지도불저)

- “양묵에서 떨어질 것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성인의 제자이다. 能言距楊墨者 聖人之徒也”(능언거양묵자 성인지도야)

- 呂氏春秋, 審分覽, 不二(여씨춘추, 심분람, 불이)

- “양자는 제 몸을 소중이 여긴다. 陽生貴己”(양생귀기)


사상의 핵심

- “본성을 온전케하고 참됨을 지키며, 물질때문에 형체가 연루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양자의 이론바탕이다. 全性保真 不以物累形 楊子之所立也”(淮南子, 氾論訓)


貴己의 방법

- “털 한 올을 뽑으면 천하의 이익이 있어도 하지 않는다. 拔一毛而利天下 不為也”(孟子, 盡心上)


파생되는 주장

개인의 독립자주가 타인에게 억압이 되어서는 안된다.

“양자가 말했다. 현명하게 행동하면서 스스로 현명하다는 마음을 버리면 어찌 아름답지 않으리. 行賢而去自賢之心 焉往而不美”(韓非子, 說林上)


맹자의 공격

“양씨의 위아는 군주를 부정하는 것 楊氏為我 是無君也”(孟子, 滕文公下)


한비자의 공격

“죽음이 두려워 어려움을 멀리하거나 투항 배반하는 백성 畏死難 降北之民也”(韓非子, 六反)







도가의 정치사상을 읽고 있다 오늘은 양주의 귀기 위아의 정치 사상을 보겠다. 양주는 나를 귀하게 여기고 나를 위한다는 적극적인 주장을 폈는데 이 사람은 사실 책을 써서 남긴 바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사상가들 또는 이런 책들에 나오는 그에 대한 비판을 가지고 양주의 정치사상을 재구성하는 것이 타당한 방법일뿐이다. 


우선 맹자가 이 사람을 강력하게 비판한 바가 있다. 득문공 하에서 그의 비판이 있는데 "양주와 묵적의 말이 천하에 가득하다. 천하의 말이 양에게 귀결되지 않으면 묵에게 귀결된다."라고 하고 있다. 또 더 나아가서 "양주와 묵적의 도가 그치지 않는 한 공자의 도는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양묵에서 떨어질 것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성인의 제자이다." 양주는 지금 읽고 있는 양주를 가리키고 묵적은 묵가이다. 그러니까 맹자가 활동하던 시기에 양주와 묵적이 굉장히 널리 퍼졌다고 이해할 수 있다. 연대를 보면 맹자가 이런 말을 하기 이전에 양주와 묵적이 널리 퍼졌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으니 적어도 맹자보다 앞선 시대 사람이라는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겠다. 또 장자나 순자에도 양주가 언급되고 있는데 괴이하게도 사마천의 사기열전에는 그의 이름이 없다. 그래서 유택화 교수는 의문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거론하고 있는데 왜 묵적은 있는데 양주에 대해서는 사마천이 쓰지 않았는데 크게 의아하다고 말한다. 


어쨌든 맹자도 당대의 사상가인데 맹자가 주적으로 삼은게 양주와 묵적이라는 점을 본다면 그의 이론이 당시 사상계에 큰 영향이 있었음을 증명해 준다고 하겠다. 양주와 묵자 모두 후대에 전해지지 않고 전국시대에 널리퍼져서 한때를 풍미했다고 할 수 있다. 묵적은 모르겠는데 양주의 사상을 보면 양주는 분명히 사상 자체가 하나의 일파를 이루고 체계적인 교단까지는 어렵지 않았나 한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어떤 시대에든 마음 속에 품고 있는 것을 드러내보인 사람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양주 사상의 핵심을 보면 나를 귀하게 여기고 나를 위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다. 회남자에 나오는 말을 보면 "본성을 온전케하고 참됨을 지키며, 물질때문에 형체가 연루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양자의 이론바탕이다." 여기서 "본성을 온전케하고 참됨을 지킨다" 이것이 도가의 기본 사상이다. 그래서 양주의 사상을 도가에 넣는 것이다. 출발점은 도가. 이게 자연에 귀결되는 것인데 사람은 자연과 다르지 않고 또 자연과 하나이고 또 자연과 마찬가지이고, 사람이 다른 자연만물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도가가 "본성을 온전케하고 참됨을 지킨다" 할 때 주장하는 바이다. 양주는 그것에 입각하면서도 자연과 융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다. 그런 점에서 도가이면서도 도가와 구별된다. 오히려 그는 여기서 자기를 귀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맹자가 양씨는 자신을 위한다고 비판한다. 또 여씨춘추에서도 "양자는 제 몸을 소중이 여긴다."라고 하였다. 이것이 기본적인 사상이다.


그러면 방법을 어떻게 할 것인가.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가 자신에게 손해를 입히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털 한 올을 뽑으면 천하의 이익이 있어도 하지 않는다." 이 말을 두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내 몸이 다치면 내 몸을 희생하면, 천하가 좋아진다고 해도 내 몸에서 털 하나 뽑을 수 없다는 극단적인 이기주의로 해석할 수 있다. 다르게 말하면 천하의 이로움이 있다해도, 털 하나를 뽑으면 천하를 나에게 준다 해도 털 하나를 뽑지 않겠다"고 해석 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석하면 명예와 이익을 하찮게 여기는 태도가 된다. 두번째로 해석한 것은 한비자이다. 


법가가 못마땅하게 여긴 점이 있다. 그래서 이 두가지로 해석한다 해도 핵심은 하나로 귀결되는데 털 한올을 뽑는 것이 본성을 온전케 하거나 참됨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면 이렇게 하면 파생되는 문제가 있다. 내 몸만 편하면 남들은 다치든 말든 관심없는가가 문제가 된다. 외부의 물질로서 형체를 손상시키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인데 그러면 외부 물질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외부 물질은 자연의 물질을 가리킬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물질도 포함한다. 그래서 군주와 이익과 관록과 명예 모두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내 몸이라고 할 때는 오로지 오로지 내 몸 하나 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추상적인 것으로 모든 것을 포괄하는 것이다. 그러면 내 몸 하나만 위하는 것이 아니라 너의 몸도 나의 몸도 위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셈. 자연스럽게 사람의 평등성과 자립성을 강조하는 것이 된다. 그래서 "개인의 독립자주가 타인에게 억압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것이 여기서 파생되는 주장이라고 하겠다. 너두 자주적이고 나도 자주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양주의 이런 생각으로부터 불간섭, 적게 간섭하는 것이다. 


처음에 양주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언제나 사람들에게 호소력이 있는 것이었다고 말했는데 시대적인 배경에서 보면 이 말이 타당성을 가지려면 왜 나왔을까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은나라와 주나라 이래로 사회가 삼엄한 등급제 사회였고 이런 상황이 춘추시대에 이르러서는 변화하였다. 그렇지만 이런 변화도 지극히 제한적이어서 등급제를 아주 무너뜨리지는 못하였고, 새로운 종류의 등급 예속관계가 기존의 등급 예속관계를 대신하였을 뿐이다. 그리고 양주의 사상은 낡은 예속관계가 새로운 예속관계에 의해서 대체될 때 생각났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것은 분명히 현실에서 본다면 공상이고 어떻게 보면 은둔자들의 사상이 이론적으로 승화된 것이라고 하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그렇다해도 널리 유포되었으니 유가와 법가의 공격을 피할 수 없었다. 처음에 맹자의 얘기부터 거론했는데 맹자는 양주의 사상이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는 것은 내 몸을 귀하게 여겨라는 것이지만 그것에서 파생되어 나온 정치적인 함축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등문공 하편에서는 "양씨의 위아는 군주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맹자는 이처럼 양주의 사상이 군주권력에 대한 명백한 도전임을 정확하게 알아차렸다. 그리고 법가는 노골적으로 군주전제주의를 옹호하였으니 양주와는 극단적으로 대립된다. 그래서 한비자는 이런 사람들을 길들일 수 없는 백성으로 생각해고 단연히 군주에게는 쓰일 수 없는 존재라고 했다. 그래서 자신의 몸만을 아끼는 선비들을 "죽음이 두려워 어려움을 멀리하거나 투항 배반하는 백성"라고 부른다.


이런 생각이 양주에게서 체계화되기는 어렵다. 유나가 법가 모두가 군주를 옹호하는 입장인데 여기서 군주를 국가로 대체해보면 사실 첫째로 국가를 부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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