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20분 | 중국정치사상사 | 45 장자의 사회비판


중국정치사상사 선진편 - 하 - 10점
유택화 지음, 장현근 옮김/동과서


Reading_20min_20151116: 중국정치사상사 선진편(下)-45

장자의 사회비판의 기본

- 治人, 治世 및 權力에 비판: 사회비판의 핵심 원칙

“다스림은 혼란을 이끈다. (신하로) 북면함은 재앙이며, (군주로) 남면함은 도적이다. 治亂之率也 北面之禍也 南面之賊也”(북면지과야 남면지적야)(莊子, 外篇, 天地)


- 心計(심계)와 지식에 대한 비판

- 名利에 대한 비판


- 충효와 인의에 대한 비판

“도는 (인간의 지혜로) 이를 수 없으며, 덕은 (의식으로) 도달할 수 없다. 인은 (일부러) 하는 것이며, 의는 (눈에 띄게) 판가름하는 것이며, 예는 서로 거짓을 꾸미는 것이다. 道不可致 德不可至 仁可為也 義可虧也 禮相偽也”(莊子, 外篇, 知北遊)


- 삶을 좋아하고 죽음을 싫어하는 관념에 대한 비판

“죽음과 삶은 운명이다. 밤과 아침이 항상 비뀌듯이 하늘(자연)이다. 사람이 억지로 주거나 할 수 없는 것이며, 그냥 (자연 속) 만물의 상정이다. 死生 命也 其有夜旦之常 天也 人之有所不得與 皆物之情也”(사생 명야 기유야단지상 천야 인지소유부득여 개물지정야)(莊子, 內篇, 大宗師)


“나는 하늘과 땅을 관과 널로 삼으며, 해와 달을 만장의 구슬로 삼으며, 별들을 (입에 무는) 진주로 삼으며, 만물을 부장품으로 할 것이니 내 장례가 어찌 준비되지 않았다고 하겠느냐. 여기에 무엇을 더하리! 吾以天地為棺槨 以日月為連璧 星辰為珠璣 萬物為齎送 吾葬具豈不備邪 何以加此”(莊子, 雜篇, 列御寇)






지난 시간부터 장자를 읽고 있다. 장가는 어떤 사람이고, 사상일반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오늘은 장자 정치사상의 일반론에 대해서 이야기하겠다. 무엇보다도 장자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생명을 보존할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가장 직접적으로 대립되는 것이 유가이다. 사회적인 생활 또는 기준에 따라서 개인을 평가할 것을 이야기하는 유가하고 대립이 된다. 장자를 읽다 보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그런 원초적 생을 회복하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도 도대체 그게 어디에 있는가. 장자는 어떻게 생겼는지 말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지금 현재 살고 있는 세상에서 벗어나서 그 세계로 갈 것인가. 그래서 장자를 읽을 때마다 원초적 생명의 세계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장자의 사회비판의 기본에 대해 보겠다. 치인, 치세 및 권력에 대한 비판이 있다. 장자는 모든 재난의 근원이 治에 있다고 생각했다. "다스림은 혼란을 이끈다. 신하로 북면함은 재앙이며, 군주로 남면함은 도적이다." 장자 天地편에 이런 얘기가 있다. 군주는 북쪽에 앉아서 남쪽을 보니까 남면한다는 것은 군주가 되었다는 것이다. 신하와 군주의 관계 속에 들어가는 것은 재앙이다. 또 군주라고 하는 것 자체가 다스림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재앙을 내포하고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잘 다스리는 사람, 현명하고 능력있는 사람이 나타나서 세상을 다스려주기를 바란다. 그런데 장자는 반대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한 명의 훌륭한 군주가 나타나서 만민을 그를 따른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인군만민 사상이라고 하는 것이 현명한 군주가 나타나서 만 백성을 이끌어 줄 것을 원한다는 것, 그것이 조선의 정치문화에서 핵심적인 생각이었다. 그게 유가에서 파생되어 나온 것이다. 그런데 장자는 반대로 생각했다. 내 몸 하나 잘 지키면 되지 않는가, 도가 어디 있고, 이념이 어디 있는가 하는 말이다. 도나 이념이 권력을 잡고 있을 때 착취자가 되는 것이다. 착취자가 장악한 권력이라는 것이 인간 본성에 대한 파괴이며, 권력의 힘이야말로 사회적 죄악을 만드는 것이라고 장자는 지적이다. 


그러면 치인을 하고 치세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마음 속으로 꾀하는 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心計(심계)와 지식에 대한 비판. 치인과 치세를 하기 위한 수단이 심계와 지식이다. 심계와 지식, 지혜의 활약과 발전은 인간 본성의 파괴를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정치적인 간사함과 음모, 인민에 대한 교묘한 착취를 가져온다. 이런 것의 목적은 바로 名利이다. 명리라고 하는 것은 세상에서 자기 이름을 드러내고, 이익을 얻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다. 금욕이라고 하는 것은 이미 욕망을 전제함으로써 대립항으로 금욕을 말하는 것인데 장자는 욕망 자체, 이익 자체, 이름 내는 것 자체의 실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장자는 이를 제거하면 인간 본성이 회복된다.


마지막으로 충효와 인의에 대한 비판한다. 이것은 권력에 대한 비판이라기 보다는 문명론적인 차원이다. 유가도 그렇지만 장자나 장자의 후학들의 논의를 담은 이 책도 두서없이 나열되어있다. 충효와 인의에 대한 비판은 치인, 치세와 같은 맥락에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사상적·이념적 측면에서의 비판이라고 하겠다. 그래서 "도는 인간의 지혜로 이를 수 없으며, 덕은 의식으로 도달할 수 없다." 도와 적은 사람이 애써 노력해서 꾸민다고 해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인은 일부러 하는 것이며, 의는 눈에 띄게 판가름하는 것이며, 예는 서로 거짓을 꾸미는 것이다." 이렇게 비판을 한다. 그래서 장자는 예와 인과 의, 충, 효를 강조하다 보니 어떤 나쁜 결과에 이르렀는지 이야기하면서 예약은 구분을 불르고 귀천도 생기게 한다고 말한다. 


장자는 "죽음과 삶은 운명이다. 밤과 아침이 항상 비뀌듯이 하늘이다. 사람이 억지로 주거나 할 수 없는 것이며, 그냥 자연 속 만물의 상정이다."라고 말한다. 장자는 생사를 초탈하는 지점이 있고, 나중에 불교가 중국에 들어올 때 불경들을 번역할 때 도가의 언어로 번역해나가게 된 지점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생사를 초탈한다는 것이다. 유가에서 사용하는 언어나 법가에서 사용하는 언어로 불경을 번역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언어의 세계 속에서 다른 세계의 언어를 이해하려고 하니까 그렇다. 여기서 장자의 유명한 구절이 나온다. "나는 하늘과 땅을 관과 널로 삼으며, 해와 달을 만장의 구슬로 삼으며, 별들을 입에 무는 진주로 삼으며, 만물을 부장품으로 할 것이니 내 장례가 어찌 준비되지 않았다고 하겠느냐. 여기에 무엇을 더하리!" 삶에서 죽음까지는 자연의 운행에 불과하니 그것에 일어나는 일체의 인간 행위의 가치를 부정하고 생의 의미 자체를 인간의 역사에서 지워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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