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계 | 108 권내현, 노비에서 양반으로


2018년 5월 28일부터 KBS 라디오 강유원의 책과 세계에서 진행되는 선생님의 라디오 방송을 듣고 정리한다.


팟캐스트 주소: http://www.podbbang.com/ch/16843


20181024-108 권내현, 노비에서 양반으로

조선 후기의 어떤 가문의 구성원이, 노비에서 평민을 거쳐 양반이 된 다음 어엿한 양반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한 것. 이 책이 의거하고 있는 호적대장에 따르면 1678년에는 분명히 노비였던 수봉이라는 이름으로만 불리던 노비가 국가에 곡식을 바치고 통정대부의 품계를 얻음으로써 평민이 된 다음, 그의 자손들이 양반의 직역인 유학幼學을 자신의 직역으로 확보함으로써 양반이 되었다. 이는 수봉이 노비에서 해방되고 200년 후의 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양반의 자손이 아닌 사람이 없다. 귀화한 사람이 아니라면 거의 모두가 족보에 자신의 이름이 올라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중에는 조상이 노비였는데 양반으로 신분이 변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조선의 호적대장을 꼼꼼하게 추적한 결과로 나온 나온 권내현의 <노비에서 양반으로>라는 책을 읽어보면 그런 추정이 확실해 보인다. 조선은 양반, 평민, 노비라는 큰 테두리로 사람의 신분을 나누었다. 노비는 인간으로 취급되지 않았다. 그래서 노비는 인간이기 위해서 평민 신분으로 올라서고자 하였다. 그런데 평민들은 군역을 치러야만 했다. 그래서 평민들은 군역이 없는 양반이 되고자 하였다. 양반이 된 다음에는 어엿한 양반이 되고자 하였다. 


<노비에서 양반으로>는 조선 후기의 어떤 가문의 구성원이 노비에서 평민을 거쳐 양반이 된 다음 어엿한 양반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한 것이다. 이 책이 의거하고 있는 호적대장에 따르면 1678년에는 분명히 노비였던 수봉이라는 이름으로만 불리던 노비가 국가에 곡식을 바치고 통정대부의 품계를 얻음으로써 평민이 된 다음, 그의 자손들이 양반의 직역인 유학을 자신의 직역으로 확보함으로써 양반이 되었다. 이는 수봉의 후손들이 유학을 칭하기 시작한 것은 1831년에서 1867년 사이에 등장하는 수봉의 5세손과 6세손 사이에서였다. 이는 수봉이 노비에서 해방되고 200년 후의 일이다. 그 과정에서 수봉은 성씨도 취득하여 김해 김씨 김수봉이 되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들은 어엿한 양반이 되기 위해 본관의 우열, 과거급제, 양반문화의 수용, 부계가족과 문중, 동쉉, 촌락 등을 포함하는 부계친족집단의 형성, 학문적 성취 등을 향해 나아가야 했던 것이다. 200년에 걸친 기나긴 신분상승 노력의 과정을 읽고 있다 보면 가슴 한 켠이 아릿해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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