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계 | 109 이정철,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2018년 5월 28일부터 KBS 라디오 강유원의 책과 세계에서 진행되는 선생님의 라디오 방송을 듣고 정리한다.


팟캐스트 주소: http://www.podbbang.com/ch/16843


20181025-109 이정철,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조선 선조대의 극심했던 당쟁시기, “왜 도덕적, 정치적 이상에 대한 사림士林의 오랜 집단적 열망이 그들 중 누구도 원치 않았던 거대한 파국으로 귀결되었는지”, “훌륭한 개인의 인격과 무관하게, 그들의 진정성에 독립하여 작동하는 정치적 힘의 실체는 무엇이었나?”







조선시대 사회경제사를 연구하여 <대동법>이라는 책을 쓴 학자가 있다. 이 책에 대해 어떤 이가 서평을 썼는데 그 서평 제목이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였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착한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으며, 늘 민생을 염려하였을 텐데 백성을 위한 정책에 반대하는 것이 의문스러워서 그런 제목을 달았을 것이다. <대동법>이라는 책을 쓴 저자 이정철은 이 서평을 염두에 두고 고민을 한 결과 또 다른 책을 썼다. 그 책의 제목은 서평의 제목과 같은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이다. 나쁜 정치는 시기를 국한해서 말해보면 조선 선조대의 극심했던 당쟁을 가리킨다. 당쟁은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우리에게 뿌리깊게 박혀있다. 저자는 서평이 제기했던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 당쟁을 살펴본다. 


저자는 이런 식으로 의문을 던진다. "왜 도덕적, 정치적 이상에 대한 사림의 오랜 집단적 열망이 그들 중 누구도 원치 않았던 거대한 파국으로 귀결되었는지", "훌륭한 개인의 인격과 무관하게, 그들의 진정성에 독립하여 작동하는 정치적 힘의 실체는 무엇이었나?" 이런 물음에 답을 하려면 먼저 이 시기의 갈등했던 정치적 입장들 각각의 내용이 어떠한 것이었는가를 파악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실제상황이 어떤 것들이었고 그것들의 객관적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파악해야 한다. 이 두 가지, 즉 이 시기의 갈등했던 정치적 입장들 각각의 내용 그리고 그 정치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처했던 실제상황은 정치사상사 연구에서 가장 기본적인 탐구 항목이다. 정치는 개인이 하는 것이지만 그 개인은 상황과 제도가 만들어 낸 구조 속에서 움직인다. 그 구조를 작동시키는 방식은 그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개인을 넘어선다. 조선이라는 나라에서는 이 구조에 왕의 리더십도 포함되었다. 이런 저런 사정들을 골고루 잘 살펴서 그들이 왜 그랬는지 알아낼 수 있다면 오늘날의 정치를 이해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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