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계 | 154 한비자韓非子


2018년 5월 28일부터 KBS 라디오 강유원의 책과 세계에서 진행되는 선생님의 라디오 방송을 듣고 정리한다.


다시듣기 주소: http://program.kbs.co.kr/1radio/radio/bookworld/pc/list.html?smenu=c16974


20181227-154 한비자韓非子

“내가 세를 말하는 까닭은 평범한 군주 때문이다. 평범한 군주는 위로는 요순에 미치지 못하나 아래로는 또한 걸주에 이르지도 못한다. 법을 안고 세에 처한다면 다스려질 것이다. 법을 거슬리고 세를 버린다면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이제 세를 폐기하고 법에 거슬리면서 요순을 기다리고, 요순이 이른 다음 다스려지기를 기대한다면, 이는 천세의 혼란 이후에야 다스려질 것이다.”







정치를 하는 사람이나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인격을 닦고자 하는 사람은 <논어>를 읽고는 한다. 공자님 말씀에 따라 자신을 엄격하게 수련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인격이 완성되기를 기다려 뭔가를 하려면 아마 우리는 평생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말 것이다. 중국 전국시대 사상가인 한비자는 유교가 말만 앞세운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유교가 제시하는 정치적인 방책들은 현실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의 책 <한비자> 난세편에 있는 말을 읽어보겠다. "내가 세를 말하는 까닭은 평범한 군주 때문이다. 평범한 군주는 위로는 요순에 미치지 못하나 아래로는 또한 걸주에 이르지도 못한다. 법을 안고 세에 처한다면 다스려질 것이다. 법을 거슬리고 세를 버린다면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이제 세를 폐기하고 법에 거슬리면서 요순을 기다리고, 요순이 이른 다음 다스려지기를 기대한다면, 이는 천세의 혼란 이후에야 다스려질 것이다."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 해도 홀로 정치를 해나갈 수 없다. 자신을 뒷받침하는 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다. 중국 고대의 현인이라 일컬어지는 요순은 그때나 나왔지 지금 같은 세상에서는 나올 수 없다. 못난 정치인도 있지만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평범한 정치인이 대다수이다. 그들은 한비자의 말대로 아주 현명한 사람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주 사악한 사람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정치를 하려면 <논어>를 읽으면서 인격을 수양해야 하겠는가 이것이 바로 한비자가 궁리했던 대목이다. 그는 법에 근거하여 세력을 가지고 있다면 정치를 할 수 있다고 하였다. 법도 세력도 없이 현명한 이가 오기를 기다린다면 세상은 영원히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 <논어>에 기울이는 관심의 절반 이상을 <한비자>의 정치사상 읽기에 기울일 것을 자주 주장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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