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지현 옮김: 법구경


법구경 - 10점
석지현 옮김/민족사


제1장 _ 오늘(雙敍品) … 009

제2장 _ 깨어 있음(放逸品) … 019

제3장 _ 마음(心意品) … 025

제4장 _ 꽃(華香品) … 031

제5장 _ 어리석은 이(愚闇品) … 037

제6장 _ 현명한 이(賢哲品) … 045

제7장 _ 새벽의 사람(阿羅漢品) … 051

제8장 _ 천보다도 백보다도(述千品) … 057

제9장 _ 마라(악마:惡行品) … 065

제10장 _ 폭력(刀杖品) … 072

제11장 _ 늙어감(老耄品) … 080

제12장 _ 자기 자신(己身品) … 087

제13장 _ 이 세상(世俗品) … 093

제14장 _ 깨달은 이(佛陀品) … 099

제15장 _ 행복(安樂品) … 109

제16장 _ 쾌락(愛好品) … 116

제17장 _ 분노(忿怒品) … 121

제18장 _ 더러움(塵垢品) … 129

제19장 _ 올바름(住法品) … 140

제20장 _ 진리의 길(道行品) … 148

제21장 _ 여러 가지(廣衍品) … 157

제22장 _ 어둠(地獄品) … 166

제23장 _ 코끼리(象喩品) … 174

제24장 _ 욕망(愛欲品) … 181

제25장 _ 수행자(比丘品) … 196

제26장 _ 브라만(婆羅門品) … 208

•법구경 해설 … 227

•참고문헌 … 245





제26장 _ 브라만(婆羅門品) … 208

383. 욕망의 숲을 헤치고 / 수행자여, 이 거센 물결을 건너가라. / 이 고뇌의 강을 건너 / 니르바나, 저 미지의 나라에 가라.


384. 그리하여 자기 절제와 명상을 통해서 / 저 미지의 나라에 이르게 되면 / 그대를 괴롭히던 / 그 고뇌의 사슬은 풀어지고 / 저 찬란한 지혜의 아침 밝아오리라.


385. 물질의 차원도 초월하고 / 정신의 차원도 초월한 사람, / 그리하여 / '물질과 정신을 초월한 그것'마저 / 초월해 버린 사람, / 이제는 두려움도 없고 / 그 어디에도 속박되지 않는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386. 명상에 전념하며 녹슬지 않고 / 조용히 혼자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 / 그리고 자기의 의무를 다하며 / 그영혼이 전혀 때 묻지 않은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387. 태양은 낮에 빛나고 / 달은 밤길에 은은하다. / 무사는 갑옷 속에서 빛나고 / 수행자는 명상 속에서 빛난다. / 그러나 저 깨달은 이는 / 낮에도 빛나고 밤에도 빛난다.


388. 죄악에서 벗어났으므로 / 우리는 그를 일컬어 성직자라 한다. / 마음의 평온 속에서 살아가므로 / 우리는 그를 일컬어 수행자라 한다. / 그 영혼에 묻은 먼지를 털어 버렸으므로 / 우리는 그를 일컬어 순례자라 한다.


389. 수행자를 박해하지 말라. / 그리고 수행자는 / 그를 박해하는 사람에게 / 원한을 품지 말라. / 수행자를 박해하면 / 거기 재앙이 뒤따른다. / 그러나 수행자가 / 자기를 박해하는 사람에게 / 원한을 품게 되면 / 거기 또한 재앙이 뒤따른다.


390. 탐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 그것은 수행자에게 /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다. / 탐욕의 순간순간마다 / 그 일어나는 탐욕을 제압하게 되면 / 그때마다 / 고뇌의 불길도 꺼져가리라.


391. 그 자신의 행위에 의해서, / 말에 의해서 / 그리고 또 생각에 의해서 / 그 영혼이 상처를 받지 않는 사람, / 아니 이 셋을 / 지혜롭게 다스릴 줄 아는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392. 만일 누군가에게서 / 깨달은 이의 가르침을 배웠다면 / 그에게 스승의 예를 갖춰라. / 저브라만 사제가 / 제단의 신성한 불에 예배하듯


393. 장발에 의해서 / 수행자가 되는 것도 아니요, / 가문의 혈통과 / 그 출신 성분에 의해서 / 수행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 진리를 깊이 체험하여 / 그 진리의 기쁨 속에서 / 살아가고 있는 사람, / 우리는 그를 일컬어 /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394. 이 어리석은 자여, / 그 장발이, 그성직자의 옷이 /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이냐. / 그대안에서는 지금 / 탐욕의 불길 이글거리고 있는데 / 겉으로는 / 근엄한 성직자의 차림을 하고 있구나.


395. 비록 다 헤진 옷을 입고 / 몹시 여위었지만 / 그러나 자기만의 절대 공간(내면공간)에 / 홀로 앉아 명상에 열중하고 있는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396. 좋은 가문으로 태어났다 하여 / 그리고 재산이 많다 하여 뽐내는 사람, / 그를 일컬어 / 진정한 브라만이라 하지 않는다. / 비록 가진 것은 없지만 / 그러나 이 모든 집착에서 벗어난 사람, / 그리하여 훨훨 날듯이 자유로운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397. 이 모든 속박을 끊어 버렸으므로 / 두려워하지도 않고 / 흔들리지도 않는 사람, / 그리고 철저히 혼자가 되어 가고 있는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398. 자기 자신을 묶고 있는 / 이 모든 인연의 줄을 끊어 버린 사람, / 닫힌 창문을 활짝 열어 버리고 / 영혼의 새벽 강가에 앉아 있는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399. 이 모든 박해와 비난을 / 묵묵히 참고 견디는 사람, / 인내력이 있고 그 의지력이 강한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00. 분노로부터 벗어난 사람, / 신념이 강하고 덕이 있는 사람, / 탐욕으로부터도 해방된 사람, / 탄생과 죽음의 이 악순환에서 / 벗어났으므로 / 현재의 이 육체가 / 그 악순환의 마지막인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01. 저 연 잎 위에 구르는 물방울같이, / 바늘 끝에 꽂힌 겨자씨같이, / 탐욕에 더 이상 물들지 않는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02. 이생이 그 고뇌의 마지막인 사람, / 번뇌의 무거운 짐을 벗어 버린 사람, / 그래서 그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는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03. 지혜가 깊이 빛을 발하고 있는 사람, / 옳은 길과 그른 길을 / 잘알고 있는 사람, / 그리고 최고의 목표(니르바나)에 / 이른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04. 이 세속적인 삶도 버리고 / 수행자의 삶마저 벗어 버린 사람, / 그리하여 홀로 바람같이 가고 있는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05. 약한 것이건 강한 것이건 / 살아있는 어떤 생명체도 / 해치지 않는 사람, / 죽이지도 않고 / 죽음의 원인도 제공하지 않는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06. 적의를 품는 속에서 / 적의를 품지 않으며 / 폭력을 휘두르는 속에서 / 폭력을 휘두르지 않으며 / 집착하는 속에서 집착하지 않는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07. 탐욕과 증오, / 그리고 자만과 질투심이 / 바늘 끝의 저 겨자씨처럼 / 굴러 떨어져 버린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08. 그 말 속에는 전혀 거짓이 없으며 / 말로써 남의 마음을 / 다치게 하지 않는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09. 긴 것이건 짧은 것이건 / 큰 것이건 작은 것이건 / 또는 좋은 것이건 나쁜 것이건 / 주지 않는 것은 훔쳐 가지 않는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10. 이 세상을 위해서나 / 다음 세상을 위해서 / 그 어떤 것도 갈구하지 않는 사람, / 이 모든 욕망으로부터 벗어나서 / 영원히 영원히 자유로운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11. 욕망의 숲을 나와 / 저 영혼의 새벽 강가에 앉아 있는 사람, / 그리하여 의심의 안개가 / 걷히고 있는 사람, / 저 불멸의 깊이에 다다른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12. 선과 악을 모두 초월한 사람, / 슬픔으로부터 고뇌로부터 / 그리고 이 모든 오염으로부터 / 벗어난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13. 저 구름을 헤치고 나온 달과 같이 / 청정하게 빛나고 있는 사람, / 이 환락의 생활을 / 깨끗이 졸업해 버린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14. 생존의 이 험한 길을 지나 / 무지와 미망의 큰 바다를 건너 / 저 니르바나의 언덕에 이른 사람, / 욕망과 의심 그리고 집착에서 벗어나 / 지극한 평온에 이른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15. 이 세상에 대한 미련을 모두 버린 채 / 바람처럼 물처럼 살아가고 있는 사람, / 이 모든 집착에서 / 영원히 벗어나버린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16. 이 세상에 대한 애착을 모두 버린 채 / 바람처럼 물처럼 살아가고 있는 사람, / 그리하여 애착의 마음이 / 조금도 남아 있지 않은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17. 인간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고 / 신들의 속박으로부터도 벗어난 사람, / 그리하여 이 모든 속박으로부터 / 영원히 영원히 벗어나 버린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18. 세속적인 이 즐거움을 초월하고 / 명상에 대한 집착마저 초월한 사람, / 언제나 침착성을 잃지 않으며 / 그 어디에도 / 의지하거나 붙잡히지 않는 사람, / 이 세상을 정복한 저 진리의 승리자,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19. 존재의 탄생과 죽음을 통찰한 사람, / 그리하여 마침내 / 저 니르바나에 이른 사람, / 그 영혼의 새벽에 와 있는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20. 사람들도 신들도, 그리고 귀신들조차도 / 그의 행방을 전혀 알 수 없는 사람, / 탐욕의 불길이 모두 꺼져버린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21. 과거에도, 미래에도, / 그리고 지금 현재도 / '내 것'이라는 이 소유의 개념이 / 전혀 없는 사람, / 그리하여 / 이 집착의 늪에 서 빠져 나온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22. 두려움없고 당당하며 / 욕망의 불길을 일시에 잡아버린 사람 / 니르바나, 저 여행의 끝에 이른 사람 / 그 영혼의 새벽 강가에 앉아 있는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423. 자신의 지난 생을 꿰뚫어보고 / 하늘의 기쁨과 동시에 / 지옥의 고통도 알고 있는 사람, / 탄생과 죽음의 이 악순환에서 벗어나 / 그 영혼의 새벽 강가에 앉아 있는 사람, / 성취할 수 있는 모든 것을 / 이미 성취해 버린 사람, / 그를 일컬어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법구경 해설 … 227

불멸의 언어-법구경

1965년 김달진 선생님의 법구경 번역(현암사)이 최초로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다. 이후 30년 가까이 여러 종에 달하는 법구경이 출판되었는데 불교에 관심 있는 웬만한 독자라면 법구경의 시구들을 읽고 감동에 젖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필자도 그 당시 김달진 선생님의 법구경 애독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법구경은 저 깨달음을 향하여 부지런히 나아가라는 부처님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는 시구집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인간 사회의 삶을 바탕으로 하여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해답을 스스로 던져주고 있다.


법구경은 인도에서 성립되었지만 이미 인도를 벗어난 지 오래되었다. 종교와 아무런 관계 없이도 법구경은 인도인들의 마음을 흔들었고, 더 나아가 동양과 유럽의 여러 나라로 퍼져 가면서 가는 곳마다 그들의 정서와 융화되어 가슴의 언어가 되었고 영혼의 노래가 되었다.


법구경의 경명(經名)

팔리(Pal)어로 된 《법구경》의 원래 이름은 《담마파다(Dhammapada)》이다.


'담마(dhamma)'는 진리, 불멸을 뜻하며, '파다(pada)'는 언어, 말, 길을 뜻한다. 그러므로 '담마파다'는 ‘진리의 언어'라고 번역할 수 있는데 여기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팔리 원명에는 '경(經, sutta=sutra)'이라는 글자가 없다. 그런데 《담마파다》를 번역할 때 중국인들은 그들의 기호에 알맞게 '경(經)'자를 붙여서 《법구경》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법구경의 원어인 팔리어는 어떤 언어인가. 팔리어는, 부처님 당시 인도 갠지스 강 부근의 중류 지방에 있던 마가다 국(지금의 비하르 주)의 언어로서 주로 평민들이 사용하던 구어체의 언어이다. 부처님은 40여 년간을 주로 이곳 마가다 국에 머물면서 팔리어로 설법하며 제자들을 가르쳤다. 전 26장 423편의 시구로 되어 있는 이 법 구경은 초기경전(원시경전)의 묶음인 5니카야 가운데 제5 소부경전의 제2번째에 해당한다.


법구경의 구성과 내용

법구경은 《우다나(Udana)》, 《숫타니파타(Suttanipata》와 함께 가장 오래된 불교경전으로서 예부터 불교도들 사이에서 가장 널리 읽혀지던 경전이다. 그리고 동시에 법구경은 불교경전, 자이나교경전, 인도의 옛 문헌 등에서 명언적인 시구들만을 뽑아 한 권의 경전으로 묶은 것이다. 이 법구경의 편집자는 달마트라의 마지막 장은 끝나고 있는 것이다.


법구경의 번역과 주석

법구경의 번역은 맨 먼저 중국에서 시도되었는데 A.D.224년에서 AD. 980년 사이 네 번에 걸쳐 한역되었다.


이 한역본들은 김달진(1965) 선생이 최초로 우리말로 번역했는데 가장 뛰어난 번역임과 동시에 널리 읽혀지고 있는 명역이다.


또한 법구경은 서양의 언어로 가장 많이 번역된 불교경전이기도 하다. 그리고 동시에 서구 지식인들 사이에서 반드시 읽지 않으면 안 되는 '교양필독서'로서 널리 알려져 있다. 인간으로서, 구도자로서 이 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삶의 지침서'로서 널리 알려져 있다.


1855년 덴마크의 불교학자 파우스뵐이 라틴어 역 법구경을 최초로 출간, 대대적인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파우스뵐은 코펜하겐 대학 도서관에서 사서 일을 맡고 있던 무명의 젊은이에 불과했다. 파우스뵐의 라틴어 역본에 뒤이어 1860년 웨버가 독일어 역본을 출간했고, 그로부터 21년 후 1881년 막스 뮬러가 영역본을 출간했다. 막스 뮬러의 영역본은 명역으로서 지금도 학자들 사이에서 기본 텍스트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1914년에는 새로운 PTS본으로 팔리 원본을 곁들인 수망갈라본이 출판되었다. 그리고 또 1950년에는 인도 철학자이자 인도 대통령을 역임한 라다 크리슈난의 영역본이 출간되었다.


이밖에도 10회 이상의 영역과 독일어 역, 2회 이상의 프랑스어 역과 러시아어 역, 그리고 스페인어 역과 이태리어 역본 등이 있다.


일본에서는 1906년 《남북대조영한화역 법구경》0l 출간되었다. 이를 시초로 하여 일본에서도 많은 번역서와 주석서가 나왔는데 그 가운데 나까무라 하지메 박사의 일역본이 우리나라에 번역,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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