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일주: 이슬람 율법 ━ 살림지식총서 385


이슬람 율법 - 10점
공일주 지음/살림


알라와 인간 : 무슬림의 신앙 생활을 제도화시킨 율법

인간과 인간 : 남성과 여성의 삶과 지위에 관한 율법

인간과 사회 : 이슬람 문화와 세계관을 구성해 온 율법





4 오늘날 이슬람 국가의 법 제도는 크게 셋으로 나뉜다. 먼저 카자흐스탄과 말리, 터키와 같은 국가에서는 국정, 법률, 정치에 종교의 개입이 금지되어 있어, 샤리아는 개인 및 가족 문제에만 국한된다. 둘째,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아프가니스탄, 이집트, 수단, 모로코, 말레이시아, 요르단 등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들은 샤리아가 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법적 제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법적 최종 권위는 이슬람 율법이 헌법과 법률에 양보하는 형세다. 이들 국가에는 민주적인 선거가 있고 종교학자들이 아닌 정치인과 법률가들이 법률을 만든다. 그래서 법이 현대화되었고 샤리아와 비교할 때 상당한 차이가 있다. 셋째,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부 걸프(페르시아 만) 국가들은 헌법이 없고 종교학자들이 해석한 대로 이슬람 율법에 의존한다. 그러므로 통치자들이 법을 바꾸는 데 제한된 권한을 갖는다. 이란은 이와 비슷하나 의회가 있어 샤리아와 일치된 방식으로 입법을 하기도 한다.


4 원래 이슬람 교리와 법을 다루는 이슬람 율법은 꾸란, 무함마드 언행록, 만장일치, 유추에서 법적 근거들을 찾았다. 먼저 꾸란은 이슬람 율법의 첫 번째 근거로서, 가장 중요한 이슬람 율법의 원천이다. 꾸란의 율법은 모든 무슬림들의 의무이고 한 가지 말이 한 가지 의미를 갖는 경우와 한 가지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경우가 있다. 두 번째로 순나(무함마드 언행록)는 꾸란의 법이 실제적으로 나타난 예로서 무함마드와 그의 동료들의 행동이 모범이 되었다. 세 번째는 이슬람 법적 문제에 대한 모든 법학자들의 견해가 일치하여 동시대에 살고 있는 이들 법학자들이 만장일치한 내용이다. 그럼 꾸란, 순나, 만장일치 등 세 가지 법적 근거 속에서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는 새로운 안건은 어떻게 했을까? 바로 꾸란, 순나, 만장일치 중 공통된 법적인 근거와 사유가 있는 것으로부터 유추를 하여 이슬람의 법적 근거로 삼았다.


7 이슬람에서 핫즈(순례)의 달에 바이트 알라 알하람(카아바 신전)을 방문하는 것을 순례라고 한다. ‘바이트 알라’라는 말은 알라의 집, 즉 메카의 카아바 신전을 가리키고 메카를 순례하는 순례객들은 ‘두유프 알라흐만(알라의 손님들)’이라고 한다. 알라흐만은 알라의 99가지 이름 중 하나이다. 매년 이슬람력 12월 알라의 손님들은 메카의 카아바 신전을 방문하는데, 알라의 집에 가면 그가 지은 죄가 없어지고 혹시 메카 순례 중에 죽으면 곧장 파라다이스로 간다고 믿는다.


7 이슬람의 순례는 이슬람의 다섯 가지 기둥[신앙 고백, 기도, 종교 구빈세(자카), 금식, 순례] 중 하나이다. 순례는 이슬람의 완성이라고도 한다. 순례 중에 몸으로 드리는 예배, 말로 하는 예배 등 모든 종류의 예배가 거행되고 기도, 사다까(자발적인 헌금), 대속(금식을 못했을 때 나중에 벌충함), 서원, 꾸란 낭송, 알라의 이름 음송, 간구(두아) 등이 포함되므로, 순례 이외에 이슬람의 완결판을 보여 줄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들 한다. 순례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는데, 7세기 이슬람이 시작되기 전부터 메카에는 순례객들이 있었다.


11 그렇다면 라마단이 무슬림에게 왜 중요한가? 첫째, 라마단 달 27일 꾸란이 처음으로 내려왔다. 둘째, 꾸란에 ‘라마단’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무슬림들은 라마단 달은 용서받는 달이라고 믿는다. 무슬림들이 꾸란 다음으로 중요하게 믿는 하디스에는 “라마단에 금식을 하면 무슬림이 평소에 지은 죄가 용서받는다.”라고 쓰여 있다. 셋째, 꾸란 구절에는 라마단 달 중에서 천명의 밤(라일라 알까드르)에 기도하는 것이 천 개월 동안 기도하는 것보다 더 낫다(수라 97:3)고 했다. 라마단 달의 하순, 즉 라마단 달 마지막 날부터 거꾸로 10일간은 무슬림에게 운명의 밤이다. 하늘의 문이 열려 천사가 내려오므로 이 기간에 무슬림이 드리는 기도에는 응답이 있다고 믿는다. 하디스에는 “라마단 달이 되면 잔나(파라다이스)의 문들이 열리고 지옥의 문들이 닫히며 사탄들이 묶인다.”라고 말한다. 넷째, 라마단 달에 무슬림이 금식을 하면 알라가 자비와 좋은 일들을 베풀어 준다고 믿는다. 이슬람에서 금식은 인간 육체의 훈련을 통하여 자신의 육체가 고통 받을 때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알게 된다는 취지이다.


13 11세기 이슬람 신학자이었던 알가잘리는 철학을 반박했다. 그는 철학자들이 “세상은 영원하고 창조되지 않았다. 신은 이 세상 물체들의 보편적인 것만을 안다. 인간은 죽고 나서 육체의 부활이 없다.”라고 말하기 때문에 그들은 무슬림이 아니라고 규정했다. 1030년 압드 알까히르 알바그다디는 무함마드의 방식과 그의 공동체를 따르는 사람이 무슬림이고, 이스마일파나 무으타질라 신학에 속한 무슬림들은 무슬림이 아니라고 했다. 압드 알까히르 알바그다디가 말한 무슬림이 되는 기준은 다음과 같은데, 이 여덟 가지 중 하나라도 믿지 않으면 무슬림이 아니라고 했다.

   (1) 세상은 창조되었다. (2) 창조자는 한 분이고 인간의 속성과 결부되어 있지 않다. (3) 무함마드는 알라가 모든 인류에게 보낸 알라의 예언자이다. (4) 이슬람 율법은 영원히 유효하다. (5) 무함마드의 메시지 전부에는 거짓이 없다. (6) 꾸란이 이슬람 율법의 법적 근거다. (7) 메카의 카아바가 기도의 방향이다. (8) 무슬림은 종교 구빈세를 내고 금식을 하고 순례를 한다.


26 지하드는 흔히 현대의 과격한 이슬람식 이데올로기로 알려져 왔다. 혹자는 지하드를 세계화와 균등화 추세를 반대하는 저항 세력으로 이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이슬람 논증가들은 지하드를 이슬람이 본래 갖고 있는 고유한 폭력성의 증거로 보며, 다른 쪽에서는 이슬람이 평화라는 전제하에 이슬람 내적 지하드를 방어적 원리로 간주한 것이라 했다.


26 지하드는 이슬람 율법 원리와 관련되어 있다. 고전 이슬람 율법의 문건에는 지하드의 장(Book ok Jihad)이 있었고 가끔 이들 장들은 전쟁법의 장(Book of Siyar), 혹은 인두세의 장(Book of Jizya)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다. 그러나 이름만 다를 뿐 그 내용은 거의 같았다. 전형적인 지하드 장은 전쟁 방식을 규정하는 법을 포함해 교전 취소, 승자 간의 전리품 분배, 주적 선포와 해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하드 장은 지하드가 꾸란에서 어떤 근거를 인용했는지, 그리고 지하드가 어떻게 알라에 의하여 명령되었는지를 순나에 근거하여 설명하려 했다. 그리고 하디스에는 알라의 적들을 대항하여 전쟁에 참여하라고 촉구하는 구절들이 들어 있었다.


26 지하드는 단순한 이슬람 율법의 원리(legal doctrine) 그 이상이다. 이슬람의 역사가들은 자주 전쟁의 동기, 전쟁 동원, 전쟁과 정치적 권한을 생각할 때 지하드를 언급했다. 예를 들면 이슬람 초기 첫 세대의 무슬림들이 어떻게 싸웠는지를 묻고, 그들이 대동단결한 근거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군대를 조직하였는지를 질문했다. 역사가들은 이슬람의 율법적 원리라는 측면을 떠나서는 지하드의 역사적인 면모를 고찰하기가 어려웠다고 밝힌다. 사실 그 당시 대부분 역사학자들은 이슬람 율법학자들이기도 했기 때문에 지하드는 여러 사건들 속에서 그 자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역사가들에게 지하드는 종교, 문명, 국가 간의 충돌일 뿐만 아니라 이슬람 사회 속에 있는 여러 그룹 간의 충돌이기도 했다


28 샤리아는 알라가 인간에게 준 율법이다. 이슬람에서 알라는 그의 자신을 계시하지 않고 그의 율법을 인간에게 주었다. 샤리아는 교리와 법을 포함한다. 샤리아에는 무슬림이 지켜야 할 법이 있고 해당 지역의 관습법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슬람 율법의 자료는 꾸란과 하디스이다. 이 둘 사이에서 법적 근거를 찾을 수 없을 때 만장일치와 유추를 통하여 법적 근거를 찾아낸다. 이것은 이슬람 초기 이슬람 법학자들에 의해 이뤄졌는데 순니 법학파 중에는 하나피파, 말리키파, 샤피이파 그리고 한발리파 등이 있다. 법적 근거가 되는 내용을 하디스에 더 치중한 법학파도 있는데, 때로는 해당 지역의 관습을 이슬람 법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이것이 우리가 앞서 살펴봤던 피끄흐다. 피끄흐는 무함마드 이후의 후세 학자들이 정교하게 잘 만든 법체계라고 할 수 있다.


28 꾸란은 이슬람 율법의 첫 번째 자료가 되었다. 꾸란은 알라가 무슬림에게 지키라고 내려 보낸 알라의 말이다. 그러나 모든 꾸란 구절이 율법이 되지는 못했다. 이슬람 율법의 구절 대부분은 무함마드가 메디나에 있을 때 말했던 내용들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특정 음식(돼지고기, 술 등)을 금하고 이방 사람들의 의식에 따라 도살한 짐승을 먹는 것을 금한다. 율법 중에는 가족법(혼인, 이혼, 상속 등), 형법(범죄, 강도, 강간, 중상, 음주 등), 상업( 고리대금, 계약, 증인 등) 등도 포함되었다. 해당 사건에 대한 관련 구절들이 하나 이상 있을 때 어느 구절이 이슬람 율법으로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이슬람 역사에서 나중에 등장한 대체 이론(나스크)에 따라 후세 법학자들의 논의가 있었다.


28 이슬람 율법의 두 번째 근거는 순나, 즉 하디스다. 무함마드 사후 그의 제자들이 무함마드를 생전에 만났던 사람들을 찾아가 무함마드의 말, 행동과 묵인한 사항들을 모아 글로 남긴 것이 하디스이다. 무함마드의 말과 행위이기도 한 이 하디스는 오늘날 꾸란과 함께 무슬림들의 삶의 기준이 되고 있다. 하디스의 내용이 이슬람 율법에 꾸란보다 더 많이 사용되었고, 여기에는 무함마드가 생존 시 법적 판결한 내용도 포함되었다. 그러나 후세 학자들은 어느 하디스가 법적으로 더 우세하고 적용 가능한지를 두고 토론을 계속하고 있다.


32 이슬람 율법의 근간은 꾸란과 하디스이지만 실제로 꾸란 주석 방식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고 꾸란이 내려온 배경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또한 해당 이슬람 종파에 따라서도 그 의미가 다르다. 꾸란의 문자 하나하나가 알라에게서 왔다는 데에는 무슬림들 모두 이견이 없으나, 알라가 의도했던 의미를 알아내는 게 외적 의미만으로 충분한지 혹은 상징적, 시적, 비유적으로 해석할지를 두고는 의견이 나뉘어 왔다. 알무으타질라 신학자들은 알라에게 손이 있고 얼굴이 있다는 말을 글자 그대로 주석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에 비해 알아쉬아리 신학자들은 중도적인 입장을 취하여 알라에게는 얼굴이 있지만 인간과 다르고 어떻게 생겼는지를 인간이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처럼 꾸란이 여러 층위의 의미들을 포함하고 있고 인간은 이런 의미들을 찾아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전제에서 수피들의 꾸란 주석이 시작되었다.


32 아랍어는 외적 의미를 전해 주는 일정한 의미나 이미지, 개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외적 층위의 주석은 역사적 문학적인 측면에서 가능하다. 꾸란 주석가로 유명한 알따바리는 모든 꾸란 구절에는 일부를 제외하고 애매모호한 의미가 없기 때문에 다른 언어로 번역해도 꾸란의 외적 의미는 그대로 전달된다고 보았다. 가령 남편이 모든 부인들에게 공평하게 대할 수만 있으면 4명의 부인까지 취할 수 있다(수라 4장 3절)는 꾸란 구절의 의미가 아랍어는 물론 다른 언어에서도 모두 동일하게 의미가 전달된다고 보았다. 시아파의 이스마일파와 수피들은 꾸란 구절의 내적 의미(esoteric)를 ‘타으윌’이라고 했다. 그런데 하산 하나피는 본질적으로 꾸란 주석의 문제는 사회 정치적 갈등에서 온 것이라고 했다.


35 이집트는 타크피르 문화에 의하여 순진무구한 시민이 살해되는 것을 거부한다. 즉 종교 국가가 아닌 계몽(개화)된 시민 사회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런 흐름을 아랍어로 ‘탄위르(계몽, 개화)’라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 이슬람 세계에는 개혁 그룹의 의제를 받아들이지 않고 오직 꾸란의 원칙으로 되돌아가자는 이슬람주의자들이 있다. 꾸란과 순나로 되돌아간다는 말은 7세기 이슬람이 출범한 이후 수세기 동안 부패와 부조리 등 잘못된 통치가 빚은 첨가물들을 벗겨 내는 작업을 하자는 것이다. 이들은 이슬람 율법을 현대 생활에 맞게 재조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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