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 앞으로 3년 경제전쟁의 미래


앞으로 3년 경제전쟁의 미래 - 10점
오건영 지음/지식노마드


서문

1장 일본의 추락

2장 IMF 외환위기와 한국 경제 체질 변화

3장 유럽 재정위기

4장 중국의 부채위기

5장 미국 및 글로벌 금융 시장의 흐름과 미래

에필로그 : 그래서 어떻게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마치며






에필로그 — 그래서 어떻게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네, 미국 & 글로벌 편까지 모두 열다섯 개의 이야기를 통해 지난 1980년대 이후 금융 시장에 있었던 굵직한 변화들을 함께 읽어봤습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항상 환율과 금리가 있었죠. 그리고 마지막 파트에서는 조심스럽지만 이후의 전망을 다뤄보았습니다. 제 책에서 가장 잘하는 것이 정리니까 처음부터 각 테마의 이야기들을 간단간단하게 다시 한 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일본 편에선 극단적인 엔화 절상을 강요받은 플라자 합의부터 내수 확대를 위한 금리 인하, 루브르 합의를 다루어 봤습니다. 그리고 고베 대지진 및 플라자 합의, 동일본 대지진 및 아베노믹스를 다루면서 1995년과 2011~2012년의 엔화가치 변화를 살펴보았죠.


한국 편에선 한국의 외환위기, 그리고 그 이후 한국 경제 체질의 변화를 말씀드렸습니다. 시장 금리의 하락과 함께 한국은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것, 그리고 그 환경 속에서 가계 부채라는 아킬레스건이 싹텄다는 점을 다루었죠. 동일본 대지진을 전후한 차화정 버블을 이야기하면서 다시의 고환율 정책의 명암에 대한 말씀도 아울러 드렸습니다. 그리고 한국 편 뒤쪽에선 달러-원 환율 및 한국 금리의 방향을 조심스럽게 전망해보았죠. 달러-원 환율은 2019년 상반기 당시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으로 상승(원화 약세)한 뒤 꾸준한 하락(원화 강세)이 나타날 것이고, 금리 역시 내수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하락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유럽편에선 유로화라는 단일 통화의 실험이 만들어낸 유로존 위기를 다루었죠. 아울러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미국은 저금리와 양적완화를, 유럽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긴축을 선택했고, 그것들이 각각 어떤 결과로 귀결되었는지 지금의 미국과 유럽의 상황을 빗대어 설명해드렸습니다.


중국 편에선 2015년 8월과 2016년 1월의 위안화 위기가 어떻게 찾아왔고 어떻게 극복되었는지를 다루었죠. 그 핵심엔 2016년 2월 상하이 합의라는 달러 약세 국제 공조가 있었음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의 미 · 중 무역 분쟁이 왜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지에 대해서도 중요한 꼭지만을 잡아서 말씀드렸고요. 더불어 그 분쟁의 핵심에도 위안화 절하 및 저금리를 통한 부채 확대라는 이슈가 연계되어 있다는 점 역시 함께 적었습니다.


마지막 미국 및 글로벌 편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나타났던 환율 전쟁 전반에 대해 다루었고, 달러 패권에 도전했다가 무너진 세력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그리고 2017년, 2018년 및 2019년 상반기 금융 시장을 성장과 금리의 틀로 해석해드렸죠. 이어 마지막으로 조심스럽지만 향후전망을 적어보았습니다.


전망도 잠깐 정리해드리죠. 현재 나타나고 있는 미국의 이기적인 성장만으로는 전 세계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없음을 강조해드렸습니다. 미국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가 동반성장하는, 죽 단일 엔진이 아닌 멀티 엔진으로 세계 경제라는 비행기가 비행해야 함을 짚어드렸죠. 이렇게 되려면 무역 분쟁의 완화, 환율 전쟁의 완화, 그리고 달러 약세 유도 및 Non-US 국가들의 성장 지원을 위한 미국의 금리 인하가 필요합니다. 다만 이런 일련의 선물 보따리가 아름답게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2018년 4분기에 보셨던 것과 같은 매서운 시장의 위기감이 찾아와야 제가 강조했던 이른바 '달러 약세 국제 공조'가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도 드렸고요. 이 경우 마치 2016년 2월 상하이 합의 이후 2017년 말까지 글로벌 금융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던 것과 같은 지속 가능한 강세장도 다시 한 번 펼쳐질 수 있겠죠. 네, 저는 기본적으로 낙관론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에필로그 부분은 본문에 비해 부담이 적은 편인데, 이렇게 앞의 내용을 요약만 하고 끝내기에는 뭔가 허전하죠. 네, 사실 투자자 분들을 만나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일련의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항상 결론이 수렴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데?"라는 질문이죠. 에필로그에서는 앞서 이야기한 전망이 현실화된다는 가정 하에 짧게나마 어떻게 투자하면 좋을지에 대해 조언을 드려볼까 합니다.


결국은 달러 약세 공조라는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말씀드렸죠? 이 얘기를 분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미국 Fed의 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어쩌면 통화 정책 측면에선 금리 인하를 넘는, 양적완화와 같은 보다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 효과로 달러가 약세 기조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둘째, Non-US 국가들 특히 그동안 무역 전쟁 및 환율 전쟁으로 양방 따귀를 모두 얻어맞고 신음하던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이머징 국가들의 성장이 나와주는 겁니다. 이 두 가지 스토리를 바탕으로 어떤 자산에 투자하면 좋을지 생각해보죠.


우선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면 미국의 국채 금리 역시 하락할 겁니다. 국채 금리가 하락한다는 얘기는 결국 미국 국채의 가격이 올라간다는 의미겠죠. 제가 5% 금리를 주는 국채를 갖고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런데 시중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해서 2%가 되어버렸네요. 지금 새로 국채를 사고자 하면 2%를 주는 국채만 사들일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럼 5% 금리를 주는 국채를 가진 저는 그야말로 선망의 대상이 되겠죠. 이 국채는 5%의 이자를 준다는 것 그 자체가 프리미엄입니다. 그러니 누군가에게 팔 때 그냥 팔면 안 되고 P(premium)를 받아야겠죠. 네, 이렇듯 시장 금리가 내려가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고금리 국채의 가치는 상승합니다, 그래서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는 시기에는 국채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 대상 1 호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국채 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두실 필요가 있죠.


저는 국채보다는 '금'에 눈을 돌리는 편이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금의 특성을 간단히 말씀드리면요, 금은 실물 화폐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실물 화폐는 종이 화폐와 반대되는 개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과거 먼 옛날 사람들은 물물교환 시대를 거쳐 화폐를 사용하게 되었는데요,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금과 은이었습니다. 이후 교역이 워낙 많이 발달하다 보니 금보다는 종이 화폐의 수요가 늘어났죠.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시죠. 제가 그냥 종이 쪼가리에 '1만 원'이라고 쓴 뒤 백화점에서 그걸 들이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결국 종이 화폐의 사용에 필요한 것은 상호 신뢰입니다. 그 신뢰를 얻는 데는 든든한 담보가 필요하죠 그래서 금본위 화폐제라는 것이 존재했던 겁니다. 어떤 국가가 화폐를 발행하려 한다면 그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금만큼만 돈을 찍을 수 있게 하는 거였죠. 과거 1900년대 초 미국은 금 1온스당 10달러만큼의 돈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1온스에 10달러를 찍는다는 얘기는 곧 금 1온스의 가격이 10달러라는 거겠죠.


그러던 중 미국에선 1929년 경제대공황이 일어났답니다. 경제대공황하면 우는 교과서에서 배웠고 주관식 시험 문제에서 익히 만난 바 있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New Deal) 정책'을 떠올립니다. 대공황을 극복할 수 있게 한 핵심

정책이었죠. 


그런데요, 뉴딜 정책 이외에도 매우 중요한 정책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잠깐 생각해봅니다. 경기가 안 좋으면 당연히 돈을 찍어서 시중에 뿌려줘야겠죠? '그럼 당시에도 그렇게 하면 됐을 텐데 뭐가 문제였을까?' 하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그러나 금본위 화폐제를 적용하고 있었던 그때는 해당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금만큼만 돈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아놔… 경기는 악화일로인데 돈을 더 찍자니 금이라는 족쇄에 묶여서 답을 찾지 못한 겁니다. 그래서 당시 미국에서는 금 1온스당 35달러까지, 기존의 10달러 대비 3.5배의 달러를 찍을 수 있게 해주었죠. 와… 화폐의 공급이 늘어나는 거네요. 마치 지금의 양적완화처럼 말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보셔야 할 것은 금 1온스에 35달러를 찍게 되면 금 가격이 1온스당 35달러가 된다는 점입니다. 맞죠? 네, 금 1온스가 예전보다 더욱더 반짝반짝 빛나서 가격이 오른 게 아니란 뜻입니다. 금의 반대편에 있는 종이 화폐의 공급이 늘어서, 즉 종이 화폐가 타락해서 금 가격이 오른 셈이죠.


이후 금 가격은 온스당 35달러를 오랫동안 지켰습니다. 그러던 중 1971년 8월 15일, 당시 베트남전 패전과 함께 미국 경제는 불황의 늪에 빠져들었죠.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리처드 닉슨은 금본위제를 철폐하기에 이릅니다. 역사 교과서에서는 이를 닉슨 쇼크라고 부르고요, 종이 화폐 달러는 이 덕에 오랫동안 자신을 묶어왔던 금이란 족쇄를 벗어 던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후엔 달러 공급이 크게 증가했고요. 금 1온스는 가만히 있는데 달러 공급은 100달러, 200달러, 300달라 .. 이런 식으로 계속 늘어나니 금의 온스당 가격도 계속 치솟았겠죠. 자, 한 스텝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양적완화를 통해 달러를 제대로 들이붓기 시작합니다. 금 1온스는 가만히 있는데 달러가 마구 쏟아지죠. 네, 그래서 2011년의 어느 날 금 가격은 온스당 1,900달러를 넘어서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게 됩니다. 금의 가치가 갑자기 높아진 게 아니라 종이 화폐인 달러가 타락해서 상대적으로 금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해석하시면 됩니다.


그럼 이제 반대의 케이스도 함께 생각해 보시죠. 미국 Fed는 2013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금리 인상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그간 이어왔던 양적완화도 중단할 채비를 하죠. 이때부터 2018년 12월까지가 미국금리 인상 사이클에 해당합니다. 금리를 인상한다는 건 화폐공급을 추가로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시중의 화폐를 조금씩 빨아들인다는 의미가 되죠. 금 1온스는 가만히 멍때리고 있는데 시중의 달러가 조금씩 줄어둡니다. 아... 금 1온스에 2,000개씩 돌아다니던 달러가 조금씩 줄어서 1,700개, 1,500개, 1,300개로 적어지는 겁니다. 그럼 금 1온스 가격도 온스당 1,300달러로 하락하는 거고요. 네, 반대로도 응용이 가능하신가요?


이 지루한 얘기를 길게 나열한 이유.. 감이 좀 오실 듯합니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지난 수년간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해 금은 고난의 시기를 거쳤죠. 2013년 6월 이후 2019년 상반기 현재까지 과거와 같은 금 가격의 전성기를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긴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나고 금리인하 사이클이 다가오는 겁니다. 금 가격을 충분히 자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시나요?


또한 글로벌 전체적으로 워낙 부채가 많기 때문에 결국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이 필요할 겁니다. 앞서 유럽 편에서 부채 문제의 해결 방법에 대해 드렸던 설명이 기억나시나요? 그 마지막 해결책이 바로 부채를 녹여버리는 것이었죠. 부채는 화폐 표시 자산입니다. 만약 화폐 공급을 극단적으로 늘려서 화폐 가치를 낮추면 화폐 표시 자산인 부채가 녹아버린다는 원리를 바탕으로 하는 방법입니다. 아.. 이렇게 예를 들어보는 게 좋겠네요. 김개똥 씨는 1억 원의 빚이 있습니다. 빚은 화폐 표시 자산이죠. 당국이 돈을 마구 찍어서 거대한 인플레이션이 찾아온 바람에 김개똥 씨가 쓰고 있는 노트북 가격이 1억 원이 됩니다. 그럼 김개똥 씨는 채권자에게 노트북 하나 가져다주는 것으로 1억 원이란 빚을 다 갚을 수 있겠죠 네, 화폐를 타락시키면 화폐 표시 자산인 부채의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앞서 향후 전망에서 '어쩌면 금리 인하를 넘는 강력한 유동성 공급책이 나올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언젠가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달러의 공급을 더 크게 늘리면 금의매력이 보다 높아지지 않을까요? 그렇기에 금리 인하를 통한 달러 약세라는 스토리가 현실화된다면 '금'에 투자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금리 인하에 따른 달러 약세에 대한 이야기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Non-US 국가들의 성장이라는 스토리인데요, 내용은 간단합니다. Non-US 국가들은 미국의 이기적 성장,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그리고 그 외 국가들의 환율 전쟁 등으로 신음하고 있었죠. 이런 각종 분쟁의 교집합에는 중국이 있습니다. 어쩌면 최근 가장 고생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중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네요. 글로벌 달러 약세 공조 모드가 형성되면 앞서 말씀드렸었던 환율 전쟁, 무역 전쟁 등의 이슈가 상당 수준 해소될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눌려 있었고 가장 많이 부진했던 중국의 주식 시장이 다시 한번 방긋 웃을 수 있지 않을까요? 2019년 1분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상승했던 주식 시장 중 하나가 중국이었던 만큼, 그런 강한 반등의 랑데부를 다시 한 번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그런 공조를 위한 단기적 충격을 넘어야 하는 만큼 이럴 때에는 분할 매수라는 방법, 즉 중국이나 중국경제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주식(한국도 포함입니다)을 조금씩 사는 투자 방법 역시 필요할 것으로 봅니다.


네, 에필로그에서는 가볍게 본문에서 말씀드렸던 전망이 현실화된다는 가정 하에 어떻게 투자하는 것이 좋을지 살펴보았습니다. 금융 시장은 하나의 생명체와 같습니다. 계속해서 변화무쌍하게 바뀌고 있죠. 그 순간순간을 따라가는 것은 어렵지만 그 본질엔 부채의 위기가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무역 분쟁 등으로 성장 둔화가 가시화되면 공조 체제로 전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에 착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때를 노리면서 내 투자 포트폴리오의 일부에 제가 말씀드렸던 중국 주식 분할 투자나 금 매입 등을 반영해보면 어떨까 말씀드리며 에필로그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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