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벤틀리 하트: 그리스도교, 역사와 만나다
- 책 밑줄긋기/책 2012-22
- 2021. 1. 14.
그리스도교, 역사와 만나다 - 데이비드 벤틀리 하트 지음, 양세규.윤혜림 옮김/비아 |
들어가며 / 17
1. 영광의 백성: 이스라엘 / 17
2. 예수 / 27
3. 메시아의 죽음 / 37
4. 이제 기뻐하라 / 49
5. 사도들의 교회 / 59
6. 초대 교회의 성장 / 69
7. 순교자의 시대 / 79
8. 영지주의자 / 89
9. 알렉산드리아의 초대 교회 / 99
10. 그리스도교 세계의 탄생: 콘스탄티누스 대제 / 109
11. 사막의 도시: 수도원 운동의 시작 / 119
12. 아르메니아와 인도의 그리스도교 / 129
13. 고대의 경이: 에티오피아의 그리스도교 / 139
14. 삼위일체 하느님: 최초의 공의회들 / 149
15. 교부들의 시대 / 159
16. 로마의 멸망 / 169
17. 서유럽의 수도원 운동과 고전 학문의 보존 / 177
18. 그리스도교 세계의 등장 / 187
19. 정통 그리스도교의 형성 / 197
20. 통일 그리스도교 제국의 마지막 꿈 / 205
21. ‘동방의 교회’ 네스토리우스파 이야기 / 215
22. 새로운 힘: 이슬람 세계의 등장 / 225
23. 카롤루스 대제 / 233
24. 하느님의 얼굴: 성상 파괴 논쟁 / 243
25. 프랑크와 비잔티움: 깊어지는 골 / 253
26. 슬라브인들의 개종 / 261
27. 대분열 / 271
28. 초기 십자군 / 281
29. 비잔티움의 영광과 몰락 / 293
30. 신성 로마 제국 / 303
31. 중세 성기 / 313
32. 이성과 미신: 중세의 두 얼굴 / 323
33. 중세 후기 오리엔트 교회들 / 333
34. 비잔티움의 황혼 / 345
35. 최후의 황제 / 355
36. 르네상스 그리스도교 사상 / 365
37. 스페인과 이단 심문 / 375
38. 종교개혁의 시작 / 383
39. 종교개혁의 전개 / 393
40. 재세례파와 가톨릭 종교개혁 / 403
41. 분열과 전쟁: 근대 초 유럽 / 415
42. 식민과 선교 / 427
43. 교회와 과학자 / 437
44. 이신론, 계몽주의, 혁명 / 447
45. 근대 초기의 동방 정교회 / 455
46. 19세기: 의심의 시대 / 465
47. 19세기: 뜨거운 신앙의 시대 / 477
48. 20세기 미국 / 489
49. 역사상 가장 폭력적인 세기 / 499
50. 20세기에서 21세기로:그리스도교 세계의 새로운 출발 / 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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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강유원 선생님의 "기독교의 역사" 강의 일정에 맞추어 책을 읽을 예정이다.
들어가며 I 11
2,000년의 세월을 품어온 종교, 전 세계에 전파되어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제도와 문화로 표현되어 온 종교, 적어도 명목상으로는 오늘날 인류의 3분의 1이 믿는 종교, 그리스도교의 이야기 전체를 한 권의 책에 담아내기란 불가능하다.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이런 책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지면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세부적인 사항을 담아내면서도, 특정한 측면이 너무 도드라지지 않게 하면서 그리스도교 역사의 전반적인 그림을 제시하는 것이다. 물론 이 또한 지나치게 큰 포부일 수 있다. 비그리스도교인들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그리스도교인은 그리스도교 전통과 교리, 관행에 관해 극히 일부만을 알고 있을 뿐, 익숙하지 않은 다른 형태의 신앙에 대해서 탐구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그리스도교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다. 동방 정교회, 로마 가톨릭, 장로교, 침례교, 오순절파, 성공회, 콥트교회, 칼데아 그리스도교, 에티오피아 정교회, 아르메니아 정교회, 시리아 정교회, 이외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교파가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이 속한 교파나 전통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더라도 더 커다란 범위의 그리스도교 사상과 신심에 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리스도교 역사를 다룰 때는 흔히 특정한 그리스도교 형태, 이를테면 서방 교회만을 집중적으로 다루려는 유혹에 휘말리기 쉽다. 그 결과 전체 그리스도교가 간직해 온 풍요로운 전통과 영성의 유산은 온전히 드러나지 못하곤 한다.
책을 쓰면서 나는 이러한 유혹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스도교의 온전한 깊이와 넓이를 드러내는 이야기, 있는 그대로의 그리스도교 이야기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아니, 어쩌면 새롭고 낯설기까지 하다. 그리스도교 운동은 로마가 점령한 유대 지역에서 피지배자의 종교였던 유대교의 한 분파로, 그것도 작고 약하며 박해를 피해 숨어야 했던 한 분파로 시작했다. 그리고 수백 넌 동안 불법 종교로 낙인 찍혀 수난을 당해야 했다. 그리스도교 신앙을 고백하는 이유만으로도 사형에 처해질 수 있었지만, 그리스도교 운동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뿌리를 내리고 자라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을 몰살시키려고 한 로마 제국 자체를 정복했다. 이후 그리스도교는 수백 년에 걸쳐 끊임없이 수많은 지역으로 퍼져나가며 새로운 문명을 싹퇴우고 꽃피웠다. 어떤 시대와 지역에서는 확대되어 번성하기도 했고, 또 다른 시대와 지역에서는 위축되어 풍전등화에 이르기도 했다. 그리스도교 공동체, 곧 교회는 때로 숭고한 도덕적 원리로 세상을 감화하며 그 참됨을 드러내기도 했다. 때로는 결코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타락하며 그 원리를 배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꺼져버릴 것 같았던 신앙의 불꽃이 점점 더 불타올라 광범위한 지역으로 전파되고,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자라났다는 사실이다. 그 불꽃이 처음 타오르던 지역에서 세력이 쇠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리스도교는 처음 싹트고 꽃을 피운 곳과는 전혀 다른 문화적 토양에서도, 불과 한 세기 전까지만 해도 결코 그리스도교가 전해질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던 곳에서도 빠른 속도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리스도교 전체 이야기에 담긴 우연성과 다양성을 적절하게 드러내기 위해서는 그리스도교의 근본적인 특징들뿐 아니라 그렇지 않은 요소들까지 고려해야 한다. 가장 눈부시게 빛나고 성공했던 순간뿐만 아니라 가장 어둡고 모호하며 대다수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순간도 기억해야 한다. 가장 익숙한 형태뿐 아니라 가장 낯선 형태도 돌아보아야 한다. 지면이 허락하는 한, 이 책은 동방 교회와 서방 교회의 역사를 동등하게 다루고자 했다. 그리고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있는 작지만 오래된 그리스도교 공동체, 나아가 중국의 가정 교회와 같이 그리스도교 세계 주변부에 존재하는 현대 그리스도교 공동체들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그리스도교 이야기는 그저 서양 문명이 낳은 한 종교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리스도교 이야기는 근본적으로 서양 문명 자체의 이야기다. 그리스도교 세계에서 자라나며 꽃을 피운 문화들, 그 문화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가치는 그 문화를 처음 싹틔운 신앙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온전히 헤아릴 수 없다. 겉보기에 그리스도교가 점차 영향력을 상실하고 있는 지역에서조차 그리스도교의 인간 이해는 사람들의 상상과 욕망을 가장 깊은 수준에서 끊임없이 형성하고 있다. 그래서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과 타인에게 어떠한 윤리적 기대를 품어야 하는지 결정하고 있다. 우리가 그리스도교 이야기를 더 잘 알이야 할 이유는 이것 만으로 이미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염두에 둘 점이 있다. 그리스도교 역사를 글로 쓸 때는 역사, 즉 민족과 통치자, 국가와 제도, 타협과 전쟁과 같은 사회적·정치적 사안들을 함께 다루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이러한 시도가 진정한 그리스도교 이야기(한 사람 한 사람의 삶에 스며든 그리스도교 신앙, 그리스도교 신앙이 한 사람에게 심은 믿음, 사상, 가치)를 담아낼 수 없다며 비판할 수 있다. 이런 입장에 선 이들에게 이 책이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그리스도교 세례를 받은 이들이 거주하던 지역 문화와 제도의 발전에 관한 서술 정도 일 것이다. 물론 이러한 비판은 충분히 타당하다. 어쩌면 가장 진정한 그리스도교 이야기는 오직 신앙인들의 마음과 생각을 통해 펼쳐지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인 움직임은 부분적으로나마 역사라는 거울을 통해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 사실을 감안한다면 이런 종류의 책은 지금 어딘가에서 눈에 보이지 않게 일어나고 있는 비밀스럽고 신비한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게 하지 않을까? 어쩌면 저 신비로운 순간은 그러한 방식으로만 우리에게 말을 건네는 것인지도 모른다.
데이비드 벤틀리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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