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티오의 책들 | 철학 고전 강의 — 34
- 강의노트/라티오의 책들 2021-24
- 2021. 11. 18.
라티오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팟캐스트 '라티오의 책들'을 듣고 정리한다. 라티오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들에 관한 강유원 선생님의 해설녹음이다.
팟캐스트 주소: https://ratiopress.podbean.com/
⟪철학 고전 강의 - 사유하는 유한자 존재하는 무한자⟫, 제38강
정신현상학의 내용
A. 의식
Ⅰ. 감각적 확신; 또는 이것과 사념
Ⅱ. 지각; 또는 사물과 착각
Ⅲ. 힘과 오성, 현상과 초감각적 세계
B. 자기의식
IV. 자기확신의 진리
A. 자기의식의 자립성과 비자립성. 지배와 예속
B. 자기의식의 자유. 스토아주의, 회의주의 그리고 불행한 의식
C. (AA) 이성
V. 이성의 확신과 진리
A. 관찰하는 이성
a. 자연의 관찰
b. 순수성과 외적 현실성에 대한 관계에서 본 자기의식의 관찰; 논리적 법칙과 심리적 법칙
c. 자신의 직접적 현실성과 자기의식의 관계에 대한 관찰; 인상학과 두개골론
B. 자기자신에 의한 이성적 자기의식의 실현
a. 쾌락과 필연성
b. 심정의 법칙과 오만의 광기
c. 덕과 세계의 도정
C. 즉자대자적으로 실재적으로 존재하는 개별성
a. 정신적 동물의 나라와 기만 또는 사상 자체
b. 입법적 이성
c. 법칙을 음미하는 이성
(BB) 정신
VI. 정신
A. 참된 정신, 인륜
a. 인륜적 세계,인간의 법칙과 신의 법칙, 남성과 여성
b. 인륜적 행위,인간의 앎과 신의 앎, 책임과 운명
c. 법적 상태
B. 자기 소외적 정신. 교양
Ⅰ. 자기 소외된 정신의 세계
a. 교양과 그것의 현실성의 나라
b. 신앙과 순수한 통찰
II. 계몽
a. 미신에 대한 계몽의 투쟁
b. 계몽의 진리
III. 절대적 자유와 공포
C. 자기자신을 확신하는 정신. 도덕
a. 도덕적 세계관
b. 전도
c. 양심, 아름다운 영혼, 악과 그것에 대한 용서
(CC) 종교
VII. 종교
A. 자연종교
a. 빛의 존재
b. 식물과 동물
c. 장인
B. 예술종교
a. 추상적 예술작품
b. 생동적 예술작품
c. 정신적 예술작품
C. 계시종교
(DD) 절대지
VIII. 절대지
2021.05.04 철학 고전 강의 — 34
지금까지 철학을 읽으면서 《철학백과》 서론에서 헤겔이 인간의 정신이 어떻게 해서, 유한자의 정신이 신적 정신으로 올라가는가 하는 것을 인간을 포함한 그리고 세계, 자연세계도 포함된다, 인간이 세계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사실 세계라는 말만 쓰면 그것이 곧 인간까지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지만 아무래도 세계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존재가 인간이니까 인간을 따로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인간과 세계라고 말한다. 《철학백과》에서는 인간을 포함해서 자연세계 그런 것까지도 다 망라하는 정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철학백과》에 들어가기에 앞서 헤겔이 인간이라는 존재는 도대체 어떻게 해서 세상사를 알게 되는가를 다룬 책이 하나 있다. 그게 바로 《정신현상학》이라는 책이다. 얼핏 보면 《정신현상학》과 《철학백과》가 그리 다르지 않다. 그런데 사람이 어떤 특정 주제에 관심이 있을 때 그것을 한번 자세히 세세하게 써보기도 하고 그 주제에 대해서 특정한 국면만을 집중적으로 부각해서 써보기도 할 수 있다. 그래서 헤겔의 《정신현상학》과 《철학백과》, 헤겔이 쓴 책 중에서 가장 범위가 넓고 이를테면 모든 것을 망라하고 있는 책이 뭐냐고 하면 《철학백과》이다. 헤겔 철학을 이해하는 데에는 그 책 하나면 된다. 그러면 《정신현상학》는 무엇인가. 헤겔이 청년기에 쓴 책인데, 그래서 생각해보면 《정신현상학》을 청년기가 끝날 무렵에 한 번 쓰고, 헤겔은 이것을 스스로 철학책이라고 생각한 것 같지 않다. 그래서 그 당시 대학에서 교재로도 쓰고 자기의 철학 체계를 잘 정리해서 다시 한번 규모있게 써봐야겠다고 쓴 것이 《철학백과》이 아닌가 한다. 많은 학자들이 《정신현상학》과 《철학백과》의 관계에 대해서 논의도 하고 그랬다. 이 둘의 주제가 겹치고 내용이 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 썼다는 것은 아주 분명하다. 따라서 《정신현상학》의 서문을 보면 학문적인 인식으로 올라가는 일종의 사다리와 같은 것이다 라고 말한다. 학문적인 인식이라고 하는 것은, 철학이라고 하는 학문으로 인도해주는 인도서이다. 사람들은 그런 것을 요구한다. 철학을 공부했다고 하는 사람에게 철학에 대한 안내서를 물어본다는 것이다. 본인이 쓴 책을 모두 읽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하는 얘기가 똑같다. 이렇게도 써보고 저렇게도 써보는 것이지 주제는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앎을 가질 것인가'에 대해서 쓰는 것이다. 언어의 측면에서 접근하기도 하고 역대 유명한 또는 굉장히 탁월한 철학자들의 책을 해설하는 것처럼 그런 형식을 빌려서 철학이란 이런 것이다 라고 안내하는 것이다.
지금 《철학 고전 강의》라고 하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다. 앞서 헤겔에 대해서 얘기할 때 이렇게 말했다. 헤겔의 형이상학의 목표는 무엇인가. 우리 인간이 신적인 입장에 올라서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신적 입장에 올라서는 방법은 개념파악적 인식이다. 신적 입장에 올라서는 것은 헤겔이 가지고 있는 또는 신학대학을 나왔던 사람이 가지고 있었던 머릿속에 생각을, 간단히 말하면 신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앉아서 눈 감고 신이 되고 싶다고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올라서는 방법이 개념파악적 인식이다. 그러면 헤겔은 신이 되어야 한다, 개념파악적 인식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것을 하는 것은 《철학백과》에 다 들어있다. 아무것도 안하고 철학적 인식에 전혀 관심도 없던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개념파악적 방법을 시작할 수는 없다. 그러면 그 사람이 먼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앞서 신적 입장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개념파악적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그런데 개념파악적 방법을 터득하는 방법조차 초보자들에게는 어렵다. 그러면 내가 개념파악적 방법을 연습해봐야겠다고 생각하면 이리 와보세요 해서 그것에 대해서 진단을 해본다. 정신을 쓰는 방법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는 진단이 나온다. 그러면 그 사람에게 개념파악적 방법을 가르칠 수 없다. 《정신현상학》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신적 입장에 올라서야 해, 그런데 그러려면 정신을 가지고 해야 해, 그러면 정신이라는 것이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가에 대해서 가르쳐주는 과정이다. 그래서 정신의 현상학이다.
《정신현상학》의 목차를 살펴보면, 오늘날 우리가 신경과학 이런 데서 뇌 전두엽, 측두엽, 후두엽 이런 것을 얘기한다. 다 정신이 만들어낸 것인데 정신의 여러가지 모습을 쭈욱 설명을 해놨다. 그런 종류의, 어떤 차원의, 어떤 종류의 정신이 그것에 상응하는 이런 정신적인 산물을 만들어 내놓았다라는 것을 헤겔이 보여주고 있다. 다시 정리해보면 신적 입장에 올라서려면 개념파악적 사유를 해야 한다. 그런데 그 개념파악적 인식은 정신을 가지고 한다. 그러면 무작정 정신만 바짝 차리면 할 수 있다는 자세로 개념파악적 인식에 들어갈 수 없으니까 인간이 역사속에서 인간의 정신을 가지고 어떤 것들을 만들어 냈는지에 대해서 또 그런 것들을 만들어 낼 때 정신은 어떻게 작용했는지에 대해서 살펴보는, 즉 정신에 관한 입문서가 하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면 그것이 바로 《정신현상학》이다. 그럼 정신이라고 하는 것은 뭐가 있는가. 갓난아이가 있다. 그 갓난 아이는 자기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러니까 눈에 보이는 바깥에 있는 것들을 생각한다.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자기 얼굴을 자기 눈으로 볼 수 없고 거울을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이를 신체감이라고 하는데, 전두엽 어디 부분인가가 사고가 나서 다치면 자기가 자기 몸뚱아리를 자각하는 신체감각이 없다고 한다. 올리버 색스가 쓴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라는 책에서 보면 그렇다.
다시 말해서 헤겔이 보기에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크게 세 가지 종류의 정신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뭐냐. A. 의식, B. 자기의식, C. 이성이다. 의식은 인간이 내 눈에 보이는 바깥에 있는 물건들을 알아내는 능력이다. 의식이든 자기의식이든 이성이든 정신의 일종이다. 우리가 뇌를 가지고 뭔가를 감각하기도 하고 우리 뇌에서 불수의운동을 통해서는 위장도 움직이기도 한다. 뇌를 비교해서 설명하는데 적당한 비유라고 할 수 있다. 헤겔 당시에는 뇌과학이 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신이라고 하는 것이 두뇌 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뇌 작용 중에서 우리가 의식적으로 하는 두뇌작용이 있다. 그 두뇌작용에 대해서 여러 차원에서 다양하게 설명해 놓은 것이 《정신현상학》이다. 그것이 헤겔 시대에는 정신이라는 말로 불렸다는 것이다. 아마 오늘날 자연과학의 수준이 헤겔에게 있었다고 하면 헤겔은 《정신현상학》을 쓰지고 않고 뇌과학 입문서를 썼을 것이다. 뇌과학은 오늘날의 정신현상학이라고 생각된다. A. 의식, B. 자기의식, C. 이성, 이렇게 셋으로 나눈 것은 먼저 의식이다. 이것은 대상 의식이다. 나 자신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바깥 세상에 대해서 뭔가를 알아내는 정신. 먼저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바깥 세상을 알아 낼 때 무엇으로 아는가. 감각으로 안다. 만져보고 눈으로보고 귀로 듣고 그렇게 안다. 대상에 대한 의식, 대상에 대한 앎의 첫번째 단계는 감각이다. 책을 만져서 딱딱하다는 것을 감각이 머리속에 들어온다. 머리속에 단단하다고 하는 개념들이 있는데 그 개념을 가지고, 오리게네스의 원리론 표지, 문진, 철학고전강의 표지를 놓고 비교를 한다. 그러면 감각, 지각 다음에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가지고 이렇게 하는 것을 지각 perception이다. 그 다음에 그런 것들을 조금 더 추상화시켜보면 힘이라든가 밀어내는 힘, 끌어내는 힘 이런 것들이다. 다시 말해서 A. 대상의식 아래 놓여있는 것들은 우리가 눈 앞에 보는 세계의 사물들과 관련된 정신의 작용을 다루는 것이다.
두번째는 B에 들어있는 것은 자기의식이다. 자기의식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이 내가 나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하면 자기의식이다. 이런 자기의식은 상당히 철이 든다는 생겨나는 것이다. 그래서 예를 들면 뇌과학에 관한 책이 하나 있다. 《운명의 과학》이라는 책인데 제1장이 자유의지냐 운명이냐로 되어있다. 인간의 정신이라고 하는 것이 정해진 것인지 계속해서 바뀌는 것인지, 내 의지로 되는 것인지를 말한다. 그런데 제2장이 발달 중인 뇌이다. 벌써 순서가 생물학적으로 완성되지 안은 것들, 그 다음에 제3장이 배고픈 뇌이다. 우리가 선택을 하는 데에는 어떤 것이 작용하는가, 우리의 식습관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 이런 것들. 먼 옛날부터 진화의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물려받은 뇌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벌서 우리가 어찌해볼 수 없는 영역이다. 헤겔은 이런 것은 다루고 있지는 않다. 그런데 제4장을 보면 보살피는 뇌라고 되어있는 이게 어린아이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이쯤되면 뇌에 대해서 다룬다고 할 때도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아는가 이런 것은 다루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 제5장에 가면 지각하는 뇌이다. 벌써 순서가 그렇다. 대상의식에서 지각을 다룬다고 했다. 그러니까 헤겔이 《정신현상학》을 쓴 순서와 뇌과학자들이 쓴 순서가 비슷하다. 뇌과학의 뇌를 정신이라고 하면 지각하는 뇌 자리에 지각하는 정신이다. 제6장이 믿는 뇌이다. 신념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우리가 우리 마음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이런 것에 대해서 쓴 것이다. 그러면 이렇게 믿는 뇌라는 것이 무엇인가. 내가 나 자신의 신념에 대해서 거론하는 것이니까 이게 바로 자기의식이다. 그래서 자기의식 안에는 자기의식의 확신, 자기의식의 자유 이런 것을 다룬다. 벌써 우리의 뇌라고 하는 것은 여러가지 작용을 한다. 어떤 작용을 하는가. 배고품을 참는 것은 수의, 의지로 어떻게 해보지 못하는 불수의 운동은 위장, 대장의 운동, 그런 영역은 정신은 정신인데 헤겔에서는 그런 것까지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대상의식과 자기의식은 여기에서는 아주 분명히 대상세계에 대한 정신과 자기 자신에 대한 정신을 다룬다. 그 다음에 우리 뇌가 하는 일이 무엇이 있는가. 사회생활을 한다. 그래서 사회생활을 할 때에도 우리의 뇌는 작동한다. 이 책의 제8장이 협동하는 뇌이다. 즉 사회적으로 뭔가를 하는 활동, 그런 활동을 할 때 뇌는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이것을 헤겔은 C. (AA) 이성이라고 한다. 이성이라고 하는 것은 이성 아래에 관찰하는 이성, 자기자신에 의한 이성적 자기의식의 실현, 즉자대자적으로 실재적으로 존재하는 개별성 이런 것들을 집어넣는다. 이성을 C라고 해놓고 다시 AA라고 해서 이성이라고 하고, BB 정신, CC 종교, DD 절대지라고 했다. 이것들 다 이성인데 헤겔은 이것들을 다시 좁은 의미의 이성, 그 다음에 정신, 종교, 절대지 또 넷으로 나는 것이다. 그래서 이성 아래에 넷을 나누었다. 그러면 여기에는 무엇이 해당하는가. AA 이성은 오늘날 뇌과학의 책으로 비유해서 설명해보면 자기 의식에 대한 자각적 통찰이 되는 것이고,BB 정신은 역사적으로 사람들이 행위하는 세계, 사회라고 하는 것보다 좀더 넓은 역사적 세계를 다룬다. 그 다음에 CC 종교는 자연종교, 예술종교, 계시종교를 다루는데 《운명의 과학》에서 7장이 예측 가능한 뇌이다. 물론 예측 가능한 뇌는 인간의 두뇌는 어떤 것을 예측할까, 예측은 사실 나쁘게 말하면 망상이다. 그게 사실 종교적인 것이다. 그런 영역에 해당한다. 그래서 그런 종교 다음에 헤겔은 자기 체계속에서 마지막으로 절대지를 다룬다. 그러니까 뇌과학 책 목차와 비교해보면 헤겔이 《정신현상학》에서는 인간이라고 하는 존재가, 인간 정신이 어떤 종류의 정신적 활동을 하는가를 자기 나름대로 세세하게 다루고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헤겔이 《정신현상학》을 크게 A. 의식, B. 자기의식, C. 이성로 나누었고, 다시 C를 (AA) 이성, (BB) 정신, (CC) 종교, (DD) 절대지로 나누었다. 그런데 이렇게 해놓고 또 이 사람은 저기 A에 있는 의식 아래에 감각적 확신부터 시작해서 라티움 숫자로 일련번호를 붙였다. 1번부터 8번까지이다. 그러면 헤겔이 생각하기에 인간의 정신이라고 하는 것은 감각적 확신, 지각, 힘과 오성, 자기 확신의 진리, 이성의 확신과 진리, 그리고 정신, 종교, 절대지 이렇게 8개가 있다고 한 셈이다. 이 단계를 거쳐서 절대지까지 오면 이제 철학적 학문의 백과사전에 들어서서 개념파악적 인식을 할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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