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클래스 e | 강유원의 책읽기와 글쓰기 01강

 

❝ 다양한 정보기술 매체가 통용됨에 따라 책은 더이상 쓸모있고 의미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매체가 아닌 것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매체의 차이에 따른 전달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 책은 오랫동안 인간의 삶에 즐거움과 유용함을 제공해오고 있다. 강유원의 실전지식 책읽기와 글쓰기 강의에서는 책을 단순히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책으로부터 지식을 얻어내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다양한 기술, 읽기와 쓰기에 수반되는 도구들까지도 살펴보려고 한다. ❞


강의 내용
01강 네 가지 행위에 관한 일반론 
02강 책고르기와 구입하기
03강 책읽기의 시작 
04강 서문, 서론 읽기
05강 통독하기, 부분 집중 읽기
06강 글쓰기의 시작
07강 서평의 기본형식 
08강 단권 정리
09강 주제서평
10강 매체들과 자료정리

 

 

01강 네 가지 행위에 관한 일반론

제가 이번에 EBS에서 '책읽기와 글쓰기'라는 제목으로 강의 비슷한 것을 열 번에 걸쳐 하려고 합니다. 제가 방금 '강의 비슷한 것'이라고 말씀드린 것은 특별한 또는 특정한 내용의 지식을 전달해 드리기보다는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두 가지 행위 즉, 읽기와 쓰기 '책 읽기와 글쓰기'라고 하는 두 가지 행위를 어떤 방식으로 하는가 이것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번에 열 번에 걸쳐서 이렇게 말씀드리는 내용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입니다. 속된 말로 '강유원'이라는 사람이 혼자서 하고 있는 것을 일종의 공개적인 또는 공공의 영역에 내놓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제가 여러분들에게 드리는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자기 나름대로의 공부 방법론이나 읽기 방법론 이런 것을 만들어서 해오신 분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되지 않는 아주 쓸모 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그리고 '강유원, 저 사람은 저렇게 하는데 나는 나의 방식이 있어. 그리고 내가 아주 오랫동안 해 온 방법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굳이 지금 채택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고, 한국 사회에서 공부, 또는 책 읽기, 글쓰기 하는 것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아주 일반적인 생각이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공부한다' 그러면 시험을 봐야 돼요. 시험 보기 위해서 공부를 하고 정해진 커리큘럼이 있고 교과서를 암기할 정도로 숙련해서 배우고 '공정'이라는 이름으로 시험을 보고 형평성 있게 평등한 기회를 가지고 시험을 봐서 채점을 매깁니다. 그래서 점수를 내서 1등부터 쭉 줄을 세우죠. 그런 사람들을 한국 사회에서는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런 공부는 대체로 평생동안 자기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기여하기 보다는 자기의 삶을 부유하게 만드는 데 기여합니다. 즉, 돈을 버는데 기여하는 공부만이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제가 이번에 열 번에 걸쳐서 하는 공부에 관한 이런 이야기들은 어찌 보면 굉장히 쓸데없는 것일수도 있어요. '저 사람 집에서 자기 혼자 하고 있는 것을 지금 남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서 하는 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제가 여기저기 강의를 다니면서 책 읽기와 글쓰기에 대한 얘기를 해보면 가끔 그런 분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많지는 않은데, 제 강의를 듣는 분이 열 분이라면 그 중에 세 분 정도는 그런 분을 만나요. "선생님, 그 책을 꼭 사야 됩니까?" "네, 사야 됩니다." "공책을 사야합니까?" "사야 됩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연필을 가지고 왔는데 저는 연필도 골라서 쓰라고 그러거든요. "그런 연필을 꼭 사야 됩니까?" "네"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러면 그 분들이 저에게 이런 얘기를 합니다. 제 아내가 또는 제 남편이 그런 것을 사는 것을 뭐라고 합니다. 그래서 몰래 사야 됩니다. 그렇게 얘기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그러니까 어떤 사람들은 "선생님은 집에서 그런 것을 하시는 것이 괜찮습니까?"  그러면 저는 그렇게 말을 하죠. "그런게 괜찮은 삶을 살기 위해서 지금 이렇게 최소한 다른 것들을 다 포기하고 삽니다."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그러면 이런 얘기를 들으신 분들은 그렇게 사느니, 그렇게 인생을 피폐하게 사느니 나는 그냥 편하게 살겠다 이렇게 말하는 분들도 있어요. 다시 말해서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제가 지금부터 열 번에 걸쳐서 드리는 이야기들은 결국 우리가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한 아주 근본적인 물음들에 대해서 답을 스스로 해나가는 과정이 되기도 할 것이다 이런 얘기입니다. 이 얘기를 듣고 제가 얘기한 대로 살겠다고 결심을 해서 가정에 불화가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오늘 첫 시간에는 일반론을 얘기하겠습니다.
제가 "책은 이렇게 읽어야 한다" 또 "책은 이렇게 골라야 된다", "글은 이렇게 써야 된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그렇게 해온 방식들이 있어요. 그 얘기를 듣고도 '저 말대로 하는 것이 괜찮은 것 같다'라고 해도 말이죠. 자 일단 머릿속에 '괜찮은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오죠. 그러면 그 생각이 들어왔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그것이 나라고 하는 사람의 신체에 의해서 이를테면 '생물학적 구조화'가 일어나지는 않아요. 다시 말해서 "연필을 가지고 메모를 하세요"라고 말할 때 연필을 써본 지가 굉장히 오래된 사람들이 많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2학년 때 연필을 쓰고 그 다음에는 샤프를 쓰고 그 다음에는 노트북에 뭔가를 쓰기 시작하고 전자펜으로 뭔가를 했지 이렇게 생긴 연필을 가지고 종이에 뭔가를 써본 분은 많지 않아요. 따라서 제 얘기를 오늘 듣고 각자 개개인의 몸에, 개개인의 몸뚱아리에 이것을 붙이는 일종의 '육체화 과정'을 거치려면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를 미리 말씀을 드립니다.

자 오늘 첫 시간에는 '네가지 행위에 관한 일반론'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네가지 행위라고 하는 것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입니다. 이 강의 전체 제목이 '책읽기와 글쓰기'입니다. 그러니까 읽기와 쓰기가 중요한 건인데 왜 듣기와 말하기부터 이야기하는가. 대개 초등학교 1학년을 들어가면 순서대로 듣기부터 배웁니다. 사실 공부하는데 있어서는 듣기라고 하는 게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실 더 중요한 건 듣기입니다. 어떤 사람이 뭔가를 이야기할 때 그 이야기를 '얼마나 귀기울여 듣는가' 이것이 굉장히 중요해요. 사실은 거기에서 공부가 시작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읽기와 쓰기, 이것부터 얘기를 해야 합니다. 왜냐 공부는 결국 침묵 속에서 읽고, 침묵 속에서 쓰는 것 이것이 근대 공부의 출발점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듣기와 말하기를 유심히 하지 않을 수도 없어요. 왜냐하면 어떤 사람이 무슨 말을 할 때 우리가 그런 느낌을 같잖아요. 아 저 사람은 말을 잘 못하는 것 같아. 또는 저 사람은 굉장히 말을 어설프게 하는 것 같아. 또는 말을 너무 빨리 하는 것 같아. 이렇게 얘기를 하잖아요. 그런 느낌이 있죠. 그런 것들을 유심히 들으면서 '나는 말을 할 때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과 연결지어서 생각을 해봐야 됩니다. 지금 제가 말을 빨리하기도 하고 천천히 하기도 합니다. 저는 지금 이렇게 여러분들에게 말을 할 때 중요한 부분을 빨리 이야기하기도 하고 또는 중요한 부분을 천천히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제가 두 시간 동안 강의를 한다 그러면 저는 대개 20분 정도 강의 내용을 얘기하고 2~3분 정도를 다른 이야기를 해서 한 시간 정도를 채우거든요. 그럴 때 중요한 얘기는 빠른 속도로 이야기해야 되는 경우가 있고 또는 사람들에게 그걸 되새겨 볼 기회를 주기 위해서 천천히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사람은 무슨 이야기를 들을 때도 저 사람은 지금 말을 어떻게 하는가를 들어야 하고 자기가 무슨 말을 할 때도 내가 지금 말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 이것을 계속 순간적으로 체크하면서 듣고 말하기를 해야 됩니다. 그런데 말하기를 잘하는 방법은요, '좋은 글을 많이 읽고, 또 많이 써보는 게 중요하다.' 지금 여러분들이 대개는 보이시지 않겠지만 제가 이렇게 생긴 A4용지가 있는데 A4 용지 절반 크기의 메모장을 이렇게 가지고 있습니다. 이걸 보면서 제가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사실 이런 걸 보여드리는 게 좀 쑥스럽기도 하고 드디어 제 강의를 좀 들어보신 분들은 아, 저 사람이 강의할 때 저렇게 생긴 걸 가지고 하는구나 생각하실 거예요. 그런데 A4용지 절반이면 A5용지 크기인데 이 크기의 독서카드를 가지고 있어요. A4용지와 A5용지 이게 제가 가지고 있는 종이의 아주 기본 사이즈인데 이건 나중에 노트정리할 때 제가 다시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러면 대개 이 정도 크기의 종이가 20분을 얘기하는데 사용됩니다. 제가 그래서 이번에 열 번에 걸쳐서 강의를 하는데 있어서 20분 정도 이게 1회당 15분이니까, 이거 한 장이면 15붅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이건 뭘 말씀을 드리는 것이냐. 자기가 무슨 이야기를 할 때는 그냥 얘기하면 안됩니다. 항상 뭔가를 적어가지고 와야 돼요. 그리고 제가 처음에 얘기할 때는 이렇게 생긴 종이를 가지고 얘기했거든요. 이것은 뭐냐면 인트로덕션, 그러니까 오늘 하는 얘기의 출발점을 하기 위해서 따로 적어온거예요. 그러면 자기가 뭔가를 이야기할 때는 항상 종이에 메모를 적어가지고 와서 얘기를 해야 됩니다. 그리고 그것을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어떤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만큼 시간이 걸리는가 이런 것에 대한 감을 가지고 있어야 된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 다음에 '읽는다' 지금 읽기와 쓰기 이런 얘기를 하잖아요. "책을 열심히 읽어라" 이렇게 말씀드리면 사람들은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어떻게 읽어야 하나요" 자, 여기 책이 하나 있습니다.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읽기》라는 저희가 배워볼 책입니다. 이 책을 가지고 있는데 이 책이 다해서 160페이지 정도 되는 책이에요. 이 책을 우리가 읽을 때 그냥 처음부터 우리는 교과서를 가지고 책을 읽는 것을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처음부터 첫페이지부터 뒤에까지 쉬지 않고 읽어야 된다고 생각하기 쉬워요. 그런데 읽기라고 하는 것은 책을 읽는 것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것들도 우리가 처음부터 쉬지 않고 읽을 수는 없어요. 그냥 책읽는 훈련을 한다고 할 때는 평소에 글자로 되어 있는 것들을 열심히 읽는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책읽기'와 '읽기'는 많이 다른데 평소에 읽기라고 하는 것, 글자 읽는 것에 대해서 '훈련이 되는 것' 이것이 굉장히 필요하다. 그것을 읽기에 관한 일반론으로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쓰기'는 요즘에 디지털 기기나 스마트폰이나 이런 것들이 많이 발전해서 손으로 뭔가 쓰는 일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 얘기를 듣고 여러분들이 그대로 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저는 이렇게 한다' 이런 말인데 저는 이렇게 생긴 메모장을 제가 공부하고 있는 책상에 쭉 늘어놓습니다. 여기저기에 늘어놓고 그냥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가령 EBS 녹화 준비 제대로 할 것, 머리속에 떠오르잖아요. 그러면 그런 것들을 주변에 있는 펜을 들고 바로 여기다 쓴다 이거죠. 그러면 우리가 뭔가 글을 쓴다고 할 때 하루에 조금씩이라고 써봐라 이렇게 얘기하는데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나는 쓰기의 습관이 전혀 없다는 분들은 일단 뭔가를 주변에 놓으세요. 쓸 수 있는 종이를. 디지털 기기보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 이런 종이입니다. 종이와 연필 두 가지를 주변에 놓고 생각나는 대로 그냥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아무거나 먼저 쓰는 것, 이게 글쓰기의 출발점입니다. 대개 아주 오래된 그런 격언이 있죠. 다독서 다상량 이런 말들. 생각을 많이 하고 읽기를 많이 해라 그러면 글쓰기가 잘 될 것이다. 제가 해보니까 그건 거짓말입니다.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하는데, 생각을 하다보면 잠이 와요. 절대로 생각이 많이 되지 않습니다. 그냥 일단 닥치는 대로 쓰는 겁니다. 제가 지금 닥치는 대로 쓴다고 그랬잖아요. 아 저 말이 귀에 오네. 그러면 바로 옆에 있는 종이에다가 강유원 쓰고 EBS 쓰고 닥치는 대로 써라 이렇게 써두시는 게 좋다 이것입니다. 이것을 읽기와 쓰기라고 하는 것, 이게 굉장히 거창하고 어마어마한 것 같지만 일단 일상생활 속에서 읽기와 쓰기를 '늘 버릇처럼 해야 한다' 이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무슨 말이냐. 전기청소기를 새로 샀다고 해보겠습니다. 거기에 반드시 사용 설명서가 따라오죠. 그러면 사용 설명서부터 꼼꼼하게 일단 읽는 것, 눈 앞에 보이는 글자들을 꼼꼼하게 읽는 것, 그리고 뭔가 자기가 들었을 때 그것을 이런 종이와 연필을 주변에 놓고 닥치는 대로 써보는 것, 이게 바로 읽기와 쓰기의 출발점입니다. 책읽기와 글쓰기의 출발점은 바로 이런 것이다. 이렇게 말씀을 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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