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클래스 e | 강유원의 책읽기와 글쓰기 02강

 

❝ 다양한 정보기술 매체가 통용됨에 따라 책은 더이상 쓸모있고 의미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매체가 아닌 것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매체의 차이에 따른 전달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 책은 오랫동안 인간의 삶에 즐거움과 유용함을 제공해오고 있다. 강유원의 실전지식 책읽기와 글쓰기 강의에서는 책을 단순히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책으로부터 지식을 얻어내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다양한 기술, 읽기와 쓰기에 수반되는 도구들까지도 살펴보려고 한다. ❞


강의 내용
01강 네 가지 행위에 관한 일반론
02강 책고르기와 구입하기
03강 책읽기의 시작 
04강 서문, 서론 읽기
05강 통독하기, 부분 집중 읽기
06강 글쓰기의 시작
07강 서평의 기본형식 
08강 단권 정리
09강 주제서평
10강 매체들과 자료정리

 

 

02강 책고르기와 구입하기

이제 그러면 책읽기와 글쓰기라고 하는 본래의 주제로 본격적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본격적으로 얘기에 들어가서 책 고르기와 구입하기, 구입하기부터 말씀드릴게요. 책을 꼭 사서 읽어야 되느냐? 일단 사야 됩니다. 가장 최근에 제가 산 책을 하나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책은 《사회학자와 역사학자》라고 하는 책인데 출간된 지는 꽤 되었습니다. 2019년에 나왔는데 최근에야 책을 발견했어요. 사서 읽어도 되고 빌려 읽어도 되는데 빌려서 읽어야 되는 책과 사서 읽어야 하는 책을 구별해서 말씀드릴게요. 일단 책은 이렇게 보시면 책에 제가 이렇게, 책을 사면 일단 옮긴이 후기가 있는데 저는 이 책이 어떤 내용일 것이라는 것은 대강 짐작은 하고 샀어요. 대부분 옮긴이 후기가 있는데 이 후기에 메모를 해놨어요. 잔뜩. 이게 뭐냐? 사서 읽어서 이게 가능한거에요. 빌려서 읽는 책은 잠깐 어떤 페이지를 참조하기 위해서는 빌려서 읽을 수 있어요. 그리고 빌려서 읽는다라고 할 때는 내가 그것을 빌려서 읽은 다음에 살지 말지를 결정하기 위해서 일종의 시식처럼 빌려서 이렇게 다 읽어 본 다음에 다 읽었으니까 빌려서 읽었지만 돌려주면 '다 읽었으니까 살 필요는 없을 것 같아'라고 하는 사람은 책을 안 읽는 사람이라고 우리가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어요. 왜냐? 그걸 다 기억할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책은 일단 사서 읽는다. 그리고 이 책이 지금 13,000원인데 13,000원을 주고 사서 내가 속된 말로 가성비가 있을까 말까가 걱정되는 분들은 일단 빌려라. 그런데 이게 빌려야 되는데 도서관에 이런 신간들이 잘 안들어와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면 도서관에 얘기해서 이 책을 구입하도록 요청을 하세요. 아니면 좀 대형 서점에 가서 보시거나. 

 

그 다음 책을 샀어요. 여러분들은 책을 사면 '이게 내 책이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야 해요. 책을 이렇게 펴보겠습니다. 책을 만드는 사람들, 즉 출판업계에서 일하는 편집자들은 이게 전자책에는 이런 일이 있을 수 없는데, 종이책이기 때문에 가능한데요, 책 앞표지를 표1이라고 해요. 4개면의 면이 있는데, 여기를 표1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저자 약력이라든가 이런게 있는 앞날개 여기를 표2라고 하고, 뒷날개를 표3이라고 부르고 뒷 표지를 표4라고 그럽니다. 이 정도는 알고 계셔야 해요. 즉 '표3에 뭐라고 써있잖아'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더 있어 보인다 이런 얘기죠. 뒷날개라고 그러지도 않고 또 그 뒤에 어디 이렇게 얘기하면 굉장히 어리석은 사람처럼 보여야 마땅합니다. 일단 제가 얘기하는 것은 이 세계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잘난 척하는 방법을 알려 드린 것이지 이 세계 바깥에 있는 부분들에게는 제가 말씀드린 게 아니에요. 표1이 있고 표2가 있고 표3이 있고 표4가 있습니다. 책을 살때 이것을 감상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이거는 제가 이제 독일의 레클람이라는 출판사에서 나온, 우리말로는 '문고본'이라고 불리는 책인데요, 지금 책이 굉장히 작죠? 이런 것을 독일어로 "Taschenbuch"라고 부릅니다. Taschen이라고 하는게 주머니라는 뜻이에요.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책이다. 이런 책들은 날개가 없죠. 날개가 없고 표1과 표4만 있어요. 그래서 앞 표지와 뒷 표지만 이렇게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단 이런 명칭들을 알아 두실 필요가 있어요. 그 다음에 앞 표지, 표1을 열어 젖히면 여기 면지라고 하는 게 이렇게 붙어 있습니다. 책을 만들 때 면지라는 게 있어요. 이 책은 지금 책표지가 노란색으로 되어 있죠? 노란색으로 되어 있으니까 이 책을 제작할 때 면지도 노란색 면지를 쓴 것 같아요. 그 다음에 여기를 보면, 책 제목과 저자 이름 이런 것들이 인쇄된 부분이 있습니다. 책을 사면 거창하게 어떤 분들은 여기에다가[책 윗면] 자기 이름을 쓰는 분들이 있어요. 이런 것은 추접스러운 것이에요. 그 다음에 책을 사면 여기에다가[면지] 자기 싸인을 하는 분들이 있어요. 자기 책에 자기가 싸인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건 안되는 것이고, 그럼 어디에다가 내 책의 소유자임을 표시하느냐 바로 이 자리[표1 다음 책제목이 있는 부분]에 다가 합니다. 여기에. 그리고 헌책방에 내실 때는 이 부분을 깔끔하게 뜯어서 내는 것이 좋습니다. 자기 서명이 들어 있는 것들은. 

자,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 부분에 이렇게 딱 지금 저 같은 경우에는 제 서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사용하고 있는 장서인이 있어요. 장서인은 뭐냐? 인터넷에서 장서인을 검색하면 스탬프 같은 것을 만들어서 파는 데가 있고 또는 돌 도장으로 장서인을 새기는 경우도 있어요. 아호가 있는 분이라든가 자기 이메일 아이디라던가 이런 걸 쓰셔도 괜찮아요. 그걸 찍고 거기에 그 밑에 책을 구입한 날짜를 적으시면 됩니다. 이것을 하기 위해서 우리가 책을 사는거에요. 어떻게 보면 거꾸로 된 것일수도 있는데. 2027년에 이 책을 펼쳐서 봤을 때 '아 내가 그때 이렇게 봤네' 또는 그때는 그때는 이게 중요하다고 메모했는데 지금 보니까 정말 쓸데없는데 메모를 했네, 이런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어요. 그 다음에 출판사에서 이런 면지 같은 것을 해줬잖아요. 이런 것을 어디에 쓰느냐. 이 책을 다 읽었어요. 책을 다 읽었으면 따로 이렇게 생긴 종이에다가 메모를 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하면 메모 따로 책 따로 돌아다니죠, 그러니까 그때는 여기[면지]에다가 자기가 책을 읽은 짤막한 감상을 여기다 적어두면 나중에 2027년에 이것을 보았을 때 내가 기껏 13,000원짜리 책을 사서 읽고 이렇게 헛생각을 했구나 또는 정리를 참 잘했구나 이런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죠. 예를 들면 이 책은 《역사》, 역사에 관한 입문서인데 이 책을 읽고는 앞에 적은 것이 아니라 메모를 하고 이렇게 읽었죠. 그런데 이 경우에는 제가 저 책을 읽고 이렇게 카드에 정리했어요. 이렇게 정리할 게 많으면 카드를 사용하고 정리할 게 별로 없다 싶으면 그냥 이런데다가 메모를 하셔도 좋습니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제가 지금 《사회학자와 역사학자》라고 하는 책을 다 읽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까 책은 얇아도 면지에다가 적어 놓을 만큼은 아닐 정도로 좋은 내용이 많다고 하면 '독서 카드'. 그냥 이번에 읽은 기념으로 그냥 이 정도 적어 놓는다 그런 분들에게는 여기에다가 쓰는 거. 이렇게 두 가지 모두 다 나중에 확인해 봐야 되고 그 다음에 읽으면서 메모를 해야 되고 그러기 때문에 책은 사서 봐야 된다는 얘기죠. 이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 다음에 두번째로 자기가 돈 주고 산 책인데 책을 읽을 때 아주 조심조심하는 분들이 있어요. 책이 무슨 집안 대대로 물려줄 가보가 아니라면요 책을 읽을 때 중간쯤 되었을 때 안넘어가잖아요. 이럴 때는 책을 잡고 이렇게 접어주시는 게 좋습니다. 책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찢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모든 책을 항상 이렇게 [쫙 펴서] 읽습니다. 한번 접어주셔서 이렇게 했는데 책이 뜯어져서 나간다 그러면 출판사에 전화를 하세요. 제본 똑바로 하세라고 출판사에 전화하면 출판사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여깁니다. '우리 책을 사서 읽고 제본 문제를 지적해주는 분이 있구나' 좋아해요. 그 다음에 한 권의 책을 사서 읽었는데 그 다음에 다른 사람이 추천해 주지 않는 한은 자기가 읽은 책으로부터 그 다음에 읽을 책을 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이 출판사에서 나온 피에르 부르디외와 로제 샤르티에의 대담집인 《사회학자와 역사학자》라는 책을 읽었어. 그럼 그 다음에는 무슨 책을 읽어야 하겠는가. 이 뒤에 보면은 옮긴이의 말 이런 것을 보면 로제 샤르티에라는 저자는 이러 이러한 책을 쓴 게 있고 피에르 부르디외는 이러한 책이 있구나. 즉, 자기가 읽은 책으로부터 그 다음 책의 계획을 세우는 거예요. 독서 계획이라고 하는 것, 출발점은 어디서 잡느냐? 누가 저한테 물어봐요. "강유원 선생님, 제가 이번에 그냥 돈이 15,000원 정도 있어서 책을 한번 사서 읽으려고 하는데 어떤 책을 읽으면 좋겠습니까?" 그럼 이게 13,500원짜리 정가의 책이 있는데 그 책을 읽어. "그럼 그 다음 책은 무엇을 읽을까요?" 그러면 여기에 보면, 요즘에는 책에 관련된 책 중에서 한국어로 번역된 것들이 뭐가 있다 이런 것들이 알려져 있어요. 일단 맨땅에서 독서를 시작하는 분들은 거기에서 시작을 하는 것입니다. 챍읽기라고 하는 것은 처음에 아무것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책읽기를 한다고 하면 그런 분들은 일단 사야 해요. 책을 사서 그 책을 계속 이렇게 저렇게 만져보면서 그 책이 가지고 있는 질감과 물성 이런 것들을 느끼면서 그 책을 들여다봐야 한다, 그런 얘기입니다. 

지금 제가 이 책, 저 책 여러가지 소개해 드렸는데 책은 사야 되는 이유는 무엇이냐. 일단 독서의 편리성이 있어요 그 다음 두번째로는 굉장히 중요한 건데 사람은 누구나 다 자기가 하고 있는 것을 남에게 아주 조금은 자랑하고 싶어합니다. 지금 제가 여러분들에게 이렇게 하고 있는 것도 제가 자랑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런 자랑을 위해서라도 책을 사셔야 돼. 그리고 책장을 마련하셔야 돼요. 그리고 책장은 자기가 읽은 책과 앞으로 읽어야 될 책들이 이렇게 분리되어서 꽂혀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집에 책이 몇 권이나 되세요. 이게 바로 책을 사서 읽는 사람들의 대화의 출발점일테고, 좀 읽은 사람들은 요즘 무슨 책 읽으세요? 이게 대화의 출발점이 됩니다. 저는 사실 누구와 대화할 때 요즘은 무슨 술 머냐 이런 것을 절대 얘기하는 법이 없죠. "요즘 무슨 책을 읽으세요?"라고 말하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이 "아 요즘에 이런 책을 읽었는데, 이런 책을 읽으려고 하는데" 이런 것들이 대화의 시작이 되어야 된다. 그런 얘기를 꼭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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