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의 북리스트 | 옥스퍼드 세계사 11장(1)

 

2022.02.14 옥스퍼드 세계사 11장(1)

오늘은 《옥스퍼드 세계사》 제11장 첫번째 시간이다. 제11장은 《옥스퍼드 세계사》 마지막 파트의 첫번째 장이다. 제5부 대가속, "온난해지는 세계에서 빨라지는 변화"라는 부제를 달고 있고 다루는 시기는 1815년경부터 2008년경까지니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직접적 과거이다. 몇 번 얘기했듯이 《옥스퍼드 세계사》는 하나의 파트가 대체로 3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번째는 지리적인 지질학적인 그런 것과 경제적인 것을 다루고 두번째 챕터는 그 세계에서 펼쳐진 예술과 학문과 사상에 대해서 다루고 그 다음에 세번째 챕터는 정치적인 제도나 사회적인 특징들을 다룬다. 그렇게 다루듯이 첫번째가 인류세이다. 지질학적인 용어로는 홀로세라고 부르는데 이제는 인류세라는 말이 대체로 이 시기에 통용된다. "변혁적인 두 세기의 배경"으로서의 인류세. 인류세를 다 읽고 그것 자체에 대해서 관심있는 분들은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로 나온 《인류세》라는 책이 있다. 이것을 보면 좀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오늘은 인류세라는 관념이 무엇인지 왜 이런 말이 나왔는지, 즉 현대라는 단어, 대개 modern이라는 단어를 현대라는 뜻으로 번역하는데, modern이라는 단어는 근대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바로 파트4에서 다뤘던 시기가 어떻게 보면 중세 다음에 근대, 그렇게 얘기하기도 한다. 현대는 contemporary라는 말을 대개 쓴다. "'현대'라는 단어는 그간 너무 많은 방식으로 쓰여온 터라 지난 두 세기의 가장 뚜렷한 특징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규정하는 데 더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인류세' 관념이 더 분명한 이유는 더 정확한 주장을 하기 때문이다." 인류세라는 말을 쓰는 중요한 까닭은 무엇인가. "이 관념은 지구에 끼치는 인간의 영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대했고, 따라서 현 시대의 결정적인 변화는 인간과 생물권의 새로운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을 시사한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속에서 인간이 생물권에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흔히 하는 말로 민폐를 끼치는 했는데 나쁜 의미에서 획기적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제 인류세라는 관념을 써야 할 정도로 우리 인간이 이 책에 따르면 "지구의 기후 또는 암석과 지형의 풍화와 같은 자연의 거대한 체계에 의한 변화에 필적할 만큼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인간이 초래하는 이런 변화는 대부분 먼 미래에 지질학적 기록으로 나타날 것이며, 바로 이것이 우리가 새로운 지질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말하는 것이 타당한 이유다." 말하자면 인간이 생물권에 또는 자연세계에 초래하는 변화가 어느 정도냐, 그냥 아주 속된 표현으로 깔짝깔짝하는 정도가 아니라 먼 미래에 지질학적 기록으로 나타날 것이 아주 분명할 정도로 심각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파트5에서 다루고 있는 "1815년경부터 2008년경까지"는 지금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도 아주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태양계가 속해 있는 은하계의 변화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것과는 눈에 띠는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인류세라는 관념 아래에서 설명되는 것들, 논의되는 것들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뿐만 아니라 지금 대한민국이라는 하는 땅덩어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실존적인 생활방식에 실존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제11장 503 '현대'라는 단어는 그간 너무 많은 방식으로 쓰여온 터라 지난 두 세기의 가장 뚜렷한 특징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규정하는 데 더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인류세' 관념이 더 분명한 이유는 더 정확한 주장을 하기 때문이다.

제11장 504 이 관념은 지구에 끼치는 인간의 영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대했고, 따라서 현 시대의 결정적인 변화는 인간과 생물권의 새로운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을 시사한다. 지금 우리는 지구의 기후 또는 암석과 지형의 풍화와 같은 자연의 거대한 체계에 의한 변화에 필적할 만큼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인간이 초래하는 이런 변화는 대부분 먼 미래에 지질학적 기록으로 나타날 것이며, 바로 이것이 우리가 새로운 지질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말하는 것이 타당한 이유다.

오늘은 기왕 인류세가 중요하다고 하니까 한가지 물음에 대해서 제 나름대로의 답을 하려고 한다. 21세기 한국에서 살고 있는 강유원이라는 사람은 과연 왜 책을 읽는가. 무엇이 궁금해서 책을 읽는가. 책을 읽는 것의 약70% 정도는 그냥 궁금해서이다. 궁금증이 계속 이어져서 참지못해서 계속 읽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과연 내가 살고있는 세계를 제대로 살고 있는가, 또는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그런 것들. 그리고 지금 내가 살고있는 세계라고 하는 것에는, 가장 넓은 범위로는 방금 인류세라는 말처럼 지구에게는 영향을 미친다. 지구를 덜 괴롭히는 것으로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덜먹는 것 같다. 고기도 덜먹고 덜먹으니까 식욕도 떨어지고, 건강 때문에 몸관리를 해야 한다는 의사의 언명을 받아서 덜먹기 시작했는데 덜 먹어야 할 것 같다. 그 다음에 지구적인 걱정은 그 정도로 하고 두번째로는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 걱정을 해야 하는데 제가 미얀마 사람들의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 가서 할 수도 없으니까 성금을 보낸다든가 또는 한국에 와있는 이주노동자들이나 외국인노동자들을 만나게 되면 친절하게 대한다든가 보편인권의 관점에서 그들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이제 지구인으로서 우애있는 행동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에는 무엇일까. 한국 사회에서 정치적인 것들에서 항상 관심을 가지고 올바른 정치적 의사결정과 행정적인 집행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 다음에 할 일이겠다. 그리고 그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저는 형이상학과 실천철학 연구자니까 정치사상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굳이 인류세라는 말을 거론하지 않아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굉장히 급격한 전환기이고 현재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살아가고 있는 환경이 바뀌고 있고 환경이 바뀜에 따라 정치적인 제도나 사회를 규율하는 질서 이런 것들의 틀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더욱 강력하게 요구되고 있지 않나 하는데 글쎄 사람들의 그런 것이 기민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제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 생각해보면 일단 우리가 지금 편의상 제6공화국이라고, 법적인 개념이 아니라 역사적 개념인데, 제6공화국이라고 불리는 시대를 살고 있는데 1987년 6월 항쟁을 거쳐서 만들어진 헌법에 근거하고 있다. 그런데 헌법이 제정된 뒷얘기를 보면 굉장히 빠른 시간에 거의 50일만에 만들어졌다. 아주 단적인 예를 들면 대통령 임기가 5년 단임제이다. 헌법이 제정될 당시 대통령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중임제를 할 수도 없다. 항상 헌법이라는 것은 전국민의 뜻을 반영하기 보다는 당시의 권력에 접근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상당히 많이 반영되었다. 그 다음에 지금보니 어이없는 것인데 그 당시에는 무심코 지나가버린 공무원 노조 금지라든가 또는 군인들에 대한 이중배상금지, 사실 군인들의 이중배상금지는 제3공화국 시절에 이미 위헌판결이 난 것인데 유신헌법에 부활되었다. 그런 것들이 아직 우리 헌법에 남아있다. 그러니까 헌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번번이 헌법개정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왜냐 권력구조 문제이다. 내각제를 하느냐 대통령제를 하느냐도 있지만 대통령 중임제 개헌이 아주 민감한 문제이다. 한국의 6공화국체제라는 것이 굉장히 헌법 위에서 구성되기 위해서는 시기가 많이 바뀌었다. 그렇기 때문에 좀 바꿔야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나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헌법이라는 것이 굉장히 낡았다. 그마나 한국의 헌법은 1987년에 만들어졌으니 최신의 것인데 미합중국의 헌법은 말할 필요도 없다. 전세계적으로 볼 때 칠레가 작년인가 새로운 헌법을 위한 제헌의회 의원을 선출했었다. 그게 제정이 되면 칠레 헌법이 가장 최신의 헌법이 될 듯하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 이른바 입헌국가, 헌법 위에서 작동하는 나라 또는 선진민주주의 국가, 나라의 헌법정신이라는 것이 사실은 아주 낡은 이데올로기 위에 있다. 그 이데올로기가 자유주의적 헌법이다. 그런데 자유주의는 이미 작용할 수 없는 것이다. 현대 세계에서의 국가의 정치적 제도 또는 특징은 복지국가로 발전한 지가 이미 오래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복지국가로 발전하는 상황에 맞춰서 국가의 임무도 예전과는 다르게 리스크 관리도 심각한 문제이다. 그러니까 그런 것에 맞춰서 헌법을 개정했으면, 국민의 지위라든가 국적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위헌 판결이 나오지 않도록 조정을 하고 지구인으로서 살아가는 한국사람들이 그런 것들에 걸맞게 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헌법개정이라고 하는 것이 정치적 이해관계나 이런 것들만이 아니라 더이상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각각의 개인이 권리의 주체이기는 하지만 그 개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만 해서는 안되고 좀 더 조밀한 사회적인 연결망이라든가 그런 것들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복지국가라고 하는 것이 사회보장제도, 건강보험도 있는데 복지국가가 뭐가 그렇게 심각한 문제인가. 심각한 문제이다. 복지라는 개념은 여기서 다룰 것은 아니지만 공적인 영역에 있는 문제들, 누구를 배제하고 누구를 포용하고 할 것인가, 즉 인간이 사회속에서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존립조건, 그런 것들의 범위가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존재 자체로서 존중받으면 끝났지만 지금은 사회로부터 배제되지 않도록 '배제 감소', 적극적으로 말하자면 사회로 포용될 수 있는 사람의 숫자를 최대한 늘릴 수 있는 사회적 국가를 복지국가로 규정한다. 그것을 아주 낡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사회주의가 아니냐고 하는데, 그것은 사회주의가 아니다. 즉 국가의 개념 자체가 바뀌고 있다. 미합중국 같은 경우는 택도 없다. 아마도 총들도 난동이 벌어질 것이다. 제가 사는 나라가 아니니까 걱정은 안하는데 미합중국이 지구적인 차원에서 가지고 있는 위치를 생각하면 또 걱정을 안할 수 없다. 어쨌든 이런 것들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그 다음에 두번째로는 사상의 영역에서도 현대 철학의 어떤 경향성 이런 것들, 이제 한국이 가령 독일에서 무슨 철학을 수입해다가 공부해서 펼쳐보이는 시기는 아니다. 다시말해서 고전문헌학이라든가 또는 독일문학이라든가 그런 것은 독일이나 프랑스에서 배울 수 있겠지만 지금 사회학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더 이상 배워와서 뭘 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한국에서 한국인들이 어떤 사상을 가지고 있는가. 한국 사람들에게 전달할만한 가르쳐줄만한 사상은 무엇인가. 이런 것도 한 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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