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의 북리스트」에서 제공하는 《가르침과 배움》를 듣고 정리한다. 녹음파일 전부가 아닌 원서와 번역서에서 선생님께서 짚어주신 부분만을 정리한다.
2022.02.10 가르침과 배움(18) #Steiner
38 플라톤은 시인-극작가로 시작했다.
22 Plato had begun as a poet-dramatist.
♧ 헬라스의 시인은 드라마작가이다. 플라톤도 시인이 되려고 했다는 말이 있다.
38 대화편들에는 연희, 감옥, 일리소스 강변 산책, 길모퉁이 같은 연극적 상황이 가득하다.
♧ 연희 = 《향연》, 감옥 = 《크리톤》, 일리소스 강변 산책 = 《파이드로스》
38 사람들의 입장과 퇴장이 어떤 극문학 못지 않게 의미심장하게 배치되어 있다(알키비아데스는 아가톤의 잔치에 난입한다).
♧ 플라톤의 대화편을 읽는 중요한 방법 중에 하나. 대화를 할 때도 누구와 하는가를 잘 봐야 한다. 당대의 사람들은 누구와 대화하는지를 보고 이 대화가 어떤 분위기인지 알 수 있었다.
38 플라톤은 우리에게 '그가 어떤 의미로 대화록의 저자인가?'하는 질문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22 Plato seems to invite the question: in what sense is he the author of the dialogue?
♠ '그가 대화편의 저자라는 것은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라는 질문. 플라톤이 대화록을 쓴 이유는 무엇일까? 왜 자신이 등장하지 않고 소크라테스를 등장시키는가? 이런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38 그 자체로 소크라테스적 아이러니와 전복을 상징하는 의심의 전략일 수 있다.
♧ irony: 시치미 떼기. 반어법. 여러번 설명한 부분. 플라톤이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려하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여기에 등장하는 소크라테스가 플라톤의 이야기일까 아니면 어디까지가 소크라테스의 이야기일까 의심스럽다는 것. 소크라테스를 등장시켜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려 자기의 얘기를 하는 것이라면 자기가 한 얘기가 아닌 것처럼 '시치미 떼기'를 하는 것일 수 있다.
♧ 《유명한 철학자들의 생애와 사상》을 쓴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에 따르면 크세노폰은 소크라테스의 제자라고 한다. 그런데 이 기록이 의심스러운 부분들도 다른 증거들에 있다. 그래서 제자라는 것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
38 하지만 다른 순간들, 특히 『크리톤』, 『파이돈』, 『변명』에는 우리를 압도하는 거대한 직접성, 밀접한 비극 감정이 있다.
22 Yet at other moments, notably in Crito, Phaedo, and Apology, an immense directness, an immediacy of tragic feeling overwhelm us.
♠ 『크리톤』, 『파이돈』, 『변명』은 비극 감정이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밀려온다.
♧ an immense directnesss: 직설법
♧ an immediacy of tragic feeling: 비극적 감정이 직접적으로 나가오는 것
38 역사적 소크라테스, 그러니까 기원전 399년, 패전 후 아테네의 갈등 속에 죽음을 맞은 개인이 정마로 플라톤의 저작에 나오는 명확하고 예리한 철학적 발언들을 했는가?
39 그가 실제로는 시끄러운 도덕가, 지루한 교육자에다 크세노폰이 묘사하는, 육지에 고립된 영혼일까?
23 Or was the Master, in fact, the robust moralist, the somewhat tedious pedagogue and landlocked spirit portrayed by Xenophon?
♧ 육지에 고립된 영혼 → 바다와 접해있지 않은: 헬라스 세계에서 바다와 접해있지 않다는 것은 '여행을 하지 않은' 즉, ① '떠돌아 다니지 않은'의 뜻이다. ② '이론가의 입장에 서있는'의 뜻. → 과잉해석을 해보면 '삶의 아수라장에서 벗어난 이론적 입장에 서있는 영혼'
39 안티스테네스, 아리스티포스, 아이스키네스, 파이돈, 에우클레이데스는 이른바 '소크라테스적' 대화를 전하지 않는다.
39 소크라테스 학파의 풍성함과 다양함
♧ 소크라테스의 이야기는 내용상으로 보편적이다. 그런데 보편적이라는 것은 그만큼 추상적이라는 것을 가리키고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고 저렇게도 해석할 수 있는 것이 된다. 그런 점에서 플라톤보다는 훨씬 더 소크라테스가 더 보편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39 대화편이 플라톤의 형이상학적 견해doxa, 정치학, 극적 수사학의 심대한 변화를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도 문제된다.
♧ 초기, 중기, 후기 대화편이 각각의 시기에 따라 대화편의 입장이나 형이상학에 대한 플라톤의 생각이 조금씩 다르다.
39 대화편의 마지막 저작이자 가장 현실 참여적인 『법률』에는 소크라테스가 없다. 이 부재는 소크라테스의 임종 때 플라톤이 부재한 것에 대한 조용한 대응일지도 모른다.
23 This absence might mirror, in some almost unavowed counterpart.
♠ 소크라테스의 임종 때 플라톤이 부재한 것에 대한 거의 은연중의 대응(공언하지 않은 대응, 은근한 반박)일지도 모른다.
♧ in some almost unavowed counterpart: 거의 은연중의 대응. 공언하지 않은 대응
♧ 플라톤이 소크라테스의 학설에 전적으로 찬동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그리고 『법률』에는 소크라테스가 없다는 것은 이 텍스트는 소크라테스의 얘기가 아니라 플라톤 자신의 주장이다. 일종의 스승에 대한 반항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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