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티오의 책들 | 역사 고전 강의 — 64 / 제38강(2)
- 강의노트/라티오의 책들 2021-24
- 2022. 3. 15.
라티오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팟캐스트 '라티오의 책들'을 듣고 정리한다. 라티오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들에 관한 강유원 선생님의 해설녹음이다.
팟캐스트 주소: https://ratiopress.podbean.com/
⟪역사 고전 강의 - 전진하는 세계 성찰하는 인간⟫, 제38강(2)
- 제국주의 시대의 경제 상황: ‘2차 산업혁명’, 산업구조의 재편, 원자재 수급 구조의 변화로 이어지는 연쇄
- 무역 중심부와 주변의 지배 종속 관계를 바탕으로 한 ‘근대 세계 체제’의 성립
- 군산정軍産政 복합체의 등장과 총력전
2022.03.12 역사 고전 강의 — 64
지난 번에 ⟪역사 고전 강의⟫ 제4부에 들어와서 제38강을 시작하는 얘기를 했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이, 두 번에 걸친 20세기의 세계대전들이 19세기 부르주아 전성기의 거의 필연적인 귀결이다 라는 발문을 가지고 말했다. 오늘은 431페이지부터 이야기를 한다. 책이 몇 권 소개되었다. 이 책들 중에서 존 키런의 책은 지금 찾아보기가, 예전 책이 된 것 같다. 10년이 지나니까 낡은 책이 되어버렸다. 《전쟁의 얼굴》이라든가 《전쟁과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렇다. 조지프 나이의 《국제분쟁의 이해》는 2011년 책, 《세계정치론》은 2009년 책이다. 이때만 해도 신간에 속하는 책이었는데 10년이 지나니까, 사회과학 책들이 그렇다. 특히 《세계정치론》 이런 책은 국제정치학에 관한 책들은 끊임없이 읽는 사람이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 "국제정치학의 주요 주제와 방법론, 주변 학문과의 관계", ⟪역사 고전 강의⟫ 가장 마지막 문장이 "사회구성원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치적 경제적 상황에 대한 이해, 우리가 살고 있는 동아시아 세계에 대한 전망, 국제정치학적 지식과 지정학적 통찰 등이 앞으로의 우리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치적 경제적 상황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이게 있는 인간들은 자기의 일신상의 영화를 위해서 이용하는 족속들이 있고, 우리가 살고 있는 동아시아 세계에 대한 전망, 이건 정말 거기서 나아가서 국제정치학적 지식과 지정학적 통찰, 고등학교에서 필수로 배워야 한다. 사실 ⟪역사 고전 강의⟫에서 현대 부분은 이런 데에 많이 신경을 써서 했어야 하는데 많이 없다. 역사라고 하는 기나긴 큰 덩어리를 다루다 보니까 그렇다. 항상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전공불문, 관심사 불문, 국제정치학적 지식과 지정학적 통찰 이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하다.
마지막 시간 417 사회구성원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치적 경제적 상황에 대한 이해, 우리가 살고 있는 동아시아 세계에 대한 전망, 국제정치학적 지식과 지정학적 통찰 등이 앞으로의 우리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오늘은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이야기하겠다. 38강이 제1차 세계대전에 관한 얘기가 쭉 나와있다. 그리고 나서 전간기. 차근차근 읽어보겠다. 제1차 세계대전을 집중적으로 다룬 책으로 《몽유병자들》이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조건을 알기 위해서는 제국주의 시대의 경제적인 상황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야 우리는 제1차 세계대전의 원인, 진행, 결과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굉장히 넓은 범위에서 접근해 들어가는 것이다. 《몽유병자들》은 제국시대의 경제적 상황은 다루지 않고 있다. 그 안에 들어가서 다루고 ⟪역사 고전 강의⟫는 경제적인 상황도 하니까 위에서 내려다보는 방식이고, 《몽유병자들》는 그 안에 들어가서 살펴보는 것이다. "제국주의 시대의 경제적인 상황은 흔히 '2차 산업혁명'이라는 말로 집약됩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기술이 획기적으로 바뀌면서 산업구조가 중공업 중심으로 재편되었습니다. 산업구조가 재편됨에 따라 유럽의 열강들은 고무, 철강, 석유 등과 같은 새로운 원자재를 얻기 위해 새로운 식민지를 개척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이제 개입된 것이 화석 연료에 의한 기술 혁명이다. 《옥스퍼드 세계사》에서는 인류세의 시작이다. 이때만 해도 몰랐을 것이다. ⟪역사 고전 강의⟫를 강의하고 출간할 때만 해도 인류세라는 말을 몰랐다. 그 말이 정말 중요하게 우리 시대를 규정하는 하나의 개념으로서 정착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그때 이후로 지금까지 공부하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도 몰랐을 것이다. 왜 기후 위기가 중요한 문제인지, 예전에 미합중국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어서 허황된 얘기를 했었다. 끊임없이 역사와 시대의 변화를 공부하지 않으면 정말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 되어버리고 만다. 어쨌든 기술의 변화가 산업 구조의 변화로, 다시 원자재 수급구조의 변화로, 그러면 당연히 그것을 가지고 식민지 쟁탈전을 벌이게 된다. 거기서 "2차 산업혁명의 최종 귀결은 전략적 식민화였습니다." 중심부와 주변부의 지배 종속 관계를 바탕으로 이른바 '근대 세계 체제'가 성립했다. 물론 고대 제국 시대에도 지배와 종속 관계를 바탕으로 중심부와 주변부가 있다. 그런데 고대제국 중에 널리 알려진 로마제국을 보면 로마는 중심부와 주변부라고 하는 것이 근대제국과는 다르게 기술 혁명이 일어난 중심이 있고, 그 중심에게 원자재를 공급하기 위한 주변의 식민지가 있는 체제가 아니다. 당장 로마제국만 해도 땅이 넓어지니까 동로마와 세로마로 나누고, 동로마제국도 정제와 부제가 있고, 서로마제국도 정제와 부제가 있어서 실질적으로 4명이 다스리는 체제로 간다. 그냥 계층질서의 구조 없이 땅이 4배로 늘어났다는 것만을 의미한다. 근대 식민 제국, 즉 '근대 세계 체제'라고 하는 것은 고대의 제국체제와 다르게, 고대의 제국체제는 평면적인 확장이다 라고 한다면, 근대 세계 체제는 수직 분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기술 혁명이 일어난 중심부에서 공장을 돌리고 그 공장에 원자재를 공급하기 위한 주변부가 붙어 있는 체제이다. 그게 바로 전략적 식민지 정책에 의해서 생겨난 것이다. 그래서 근대 세계 체제, 즉 전략적 식민화에 의해서 형성된 근대 세계 체제와 고대 체제가 다르다. 같은 제국이라고 해도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근대 세계 체제라는 것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다음에 자본주의 황금시기를 거쳐서 오늘에 이른 다음에는 구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다극적 체제가 되었다. 원자재를 어디서 공급받는가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지만 현실적으로는 달러라고 하는 기축통화를 중심으로 또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차라리 주변부 국가로서는 근대 세계 체제가 더 나았었을 수도 있다. 중심 국가가 하나니까 하나의 중심 국가에게 탄탄한 유대관계를 만들고 그것만 유지하면 되었는데 지금은 다극체제이다 보니까 우리가 미합중국과의 동맹만 잘 유지하면 중국이나, 인도나, 이런 나라는 신경쓰지 않고 살아도 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중국이 한국의 제일 수출국이다. 그러니까 미합중국과 중국이 서로 양강 체제로 대립을 하고 있는데 지리적으로 봐도 그렇고 무역의 어떤 균형을 봐도 그렇고 지정학적 안보의 위치에 있어서 봐도 그렇고 중간에 놓여서 이쪽하고도 잘 지내야 하고 저쪽하고도 잘 지내야 하는 정말로 괴로운 상황에 놓여있다. 이것이 근대 세계 체제에서 중심부 하나와 주변부의 종속 관계와는 또 다른 그런 체제가 되어있다. 그러니 미합중국 대통령은 물론이고 한국의 대통령이다 라고 하면 그냥 외교 관계 능력이 굉장히 중요하다. 여튼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 근대 세계 체제가 성립하였을 때 너도 나도 중심부의 국가들이 경쟁을 벌이게 된다. 이러한 경쟁 상황은 너무나 치열한 반면 해결의 방법은 마땅치 않았다. 지금도 그렇다.
제38강 432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조건을 알기 위해서는 제국주의 시대의 경제적인 상황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야 우리는 제1차 세계대전의 원인, 진행, 결과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제국주의 시대의 경제적인 상황은 흔히 '2차 산업혁명'이라는 말로 집약됩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기술이 획기적으로 바뀌면서 산업구조가 중공업 중심으로 재편되었습니다. 산업구조가 재편됨에 따라 유럽의 열강들은 고무, 철강, 석유 등과 같은 새로운 원자재를 얻기 위해 새로운 식민지를 개척하기 시작했습니다.
제38강 433 2차 산업혁명의 최종 귀결은 전략적 식민화였습니다. 이 무렵 중심부와 주변부의 지배 종속 관계를 바탕으로 이른바 '근대 세계 체제'가 성립했는데, 이 체제가 전략적 식민화와 맞물리면서 제국주의적 경쟁, 즉 팽창주의적 무역 경쟁이 일어났습니다.
"국제사회의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상위 권위체가 없는 상황", 이것이 중요한 포인트이다, " 그들은 결국 무렵으로 사태를 해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제사회의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상위 권위체, 이것이 지금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치명적으로 없는 상태였다. 따라서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다음에 전간기에 국제정치학이라는 학문이 등장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될 필요성이 절박하게 제시되었다. 그렇게 해서 등장한 것이 국제연맹이다. 그런데 국제연맹이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다음에도 해결되지 않고 남아있던 문제가, 국제연맹이 국제사회의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상위 권위체였다면 결국 무력으로 사태를 해결하는 일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그것이 잘 안되었던 것이다. 인간은 어리석지만 그 어리석음이 영원히 고쳐지지 않은 것 같은 그런 상황이었던 것이다. 우스개처럼 써놓았는데 '제국주의적 경쟁을 하는 대신 국가들끼리 서로 사이좋게 지낼 수는 없었는가?'. 국민들끼리 사이좋게 지내기가 어려운데 국가들끼리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게다가 "2차 산업혁명으로 기술과 산업이 발전하면서 과잉생산이 일어났고", 과잉생산이 문제다. 연쇄고리가 있다. 과잉생산이 있고 그 다음에 장기간의 이윤율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불황이 발생했다. 거의 자본주의에 있어서 필연적인 공식이다. 이윤율이 장기간 하락했다는 것은 자본주의의 체제를 돌리는 동력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어딘가에서 그것을 상쇄하려는 그런 노력이 계속 되었고 그러다보니 식민지를 독점하고 싼값에 원료를 공급받으려고 한 것이다. 오늘날과 같으면 원자재 공급처 다변화라든가 여러가지 기업의 위기관리 전략을 세울 수 있었겠지만 20세기 초반의 부르주아들에게는 처음 당하는 일이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적당한 방법이 바로 전쟁이다. 그게 바로 전쟁이고 '전쟁부'라고 하는, 국방이라는 개념과 전쟁이라는 개념은 좀 다르다. 그런데 그때까지만 해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 까지만 해도 전쟁이라는 것은 단순한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군비경쟁을 벌이고 싸워서 이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지금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이것도 인류 역사의 초유의 사태이다. 그래서 제1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전쟁부라고 하는 것이 국방부로 바뀌었고 전쟁이라는 것은 단순한 싸움질이 아니라 총력적인 또는 총체적인 국력싸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여기서 생겨난 명칭이 '총력전'이다. 이게 바로 군대와 산업과 정부, 군산정 복합체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전쟁이라고 하는 것을 단순한 싸움의 문제가 아니라 국력의 문제, 산업의 문제 이런 것으로서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9세기 이전에는 대량 살상 무기가 개발되지 않아서 전쟁에서도 한 번에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없었습니다." 이제는 달랐다. 대량 살상 무기가 발명됨으로써 전쟁이라는 양상이 아주 달라졌다. 거기까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에서는 전쟁 주체로서의 국가가 등장했다는 것까지 생각해두면 될 것 같다.
제38강 433 국제사회의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상위 권위체가 없는 상황에서 그들은 결국 무렵으로 사태를 해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38강 433 '제국주의적 경쟁을 하는 대신 국가들끼리 서로 사이좋게 지낼 수는 없었는가?'
제38강 433 2차 산업혁명으로 기술과 산업이 발전하면서 과잉생산이 일어났고 이것이 장기간의 이윤율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불황이 발생했습니다. 이윤율이 장기간 하락했다는 것은 자본주의의 체제를 돌리는 동력이 떨어졌다는 뜻입니다.
제38강 434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5년 전부터 제국주의 국가들은 엄청난 군비경쟁을 벌였습니다. 사태를 해결하는 방법이 무력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는 당연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군수산업이 무기를 만들면 정부가 그것을 구입해서 군대에 제공합니다. 이런 관계가 형성되면서 군軍 · 산産 · 정政 복합체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38강 434 19세기 이전에는 대량 살상 무기가 개발되지 않아서 전쟁에서도 한 번에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없었습니다.
제38강 435 제1차 세계대전은 인류 역사에서 처음으로 기계가 가진 무시무시한 위력을 온몸으로 알아차리게 된 계기이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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