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크리츨로우: 운명의 과학 - 운명과 자유의지에 관한 뇌 과학
- 책 밑줄긋기/책 2012-22
- 2022. 4. 11.
운명의 과학 - 한나 크리츨로우 지음, 김성훈 옮김/브론스테인 |
1. 자유의지냐 운명이냐
2. 발달 중인 뇌
3. 배고픈 뇌
4. 보살피는 뇌
5. 지각하는 뇌
6. 믿는 뇌
7. 예측 가능한 뇌
8. 협동하는 뇌
에필로그
19 이 모든 것의 핵심에 뇌가 자리 잡고 있다. 인간이 머릿속에 갖고 태어난 물질 덩어리인 뇌가 없으면 우리에게는 인식도, 기억도, 정신도 없었을 것이다. 뇌는 살면서 겪은 경험에 반응해서 발달하고 평생 변화를 이어 가지만 갓 태어난 아기의 뇌도 이미 신경로의 형태로 그 토대가 깔려 있는 상태다. 이런 토대가 그 아기의 남은 평생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개개인에게는 스스로에 대해 만들어 낸 이야기 말고도 무언가 근본적인 것이 존재한다. 그 무언가는 너무도 복잡하고 막강한 기관이라서 이제야 그 비밀을 과학에게 털어놓기 시작했다.
20 이 책에서 추적해 볼 핵심 질문은 작용 주체agency에 관한 질문이다. 인간은 자신이 하는 일,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어느 정도까지 통제할 수 있을까? 우리를 지금의 우리로 만든 것 중 태어날 때부터 물려받아 뇌의 작동방식에 새겨져 있거나 핏속을 흐르고 있는 것은 얼마나 될까?
53 이것은 학습 과정, 그리고 그와 관련된 생물학적 메커니즘에 대해 중요한 것을 말해 주고 있. 이것은 평생 그대로 적용되는 부분이다. 새로운 기술을 연습하거나, 무언가를 반복적으로 자각함에 따라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는 신경 연결이 강화되어 학습이 기억으로 응고consolidation 된. 그 기억을 되풀이해서 끄집어내면 그 기억은 뇌 속 전기 신호의 기본 설정 경로가 된다. 이렇게 해서 학습된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 잡는다. 사용되지 않는 신경 연결은 결국 가지치기를 통해 소실된다.
71 만 35세가 지난 사람들은 반응 속도 같은 저수준 인지 기능과 즉석 추론 같은 여러 가지 고수준 인지 기능이 느려질 수 있지만 또 다른 인지 기능은 평생 계속해서 발달한다. '결정화된 능력crystallized ability'에 해당하는 것으로는 폭넓은 어휘, 세상에 대한 지식 같은 것들이 포함되면 이런 것은 나이가 들수록 더 나아진다. 인간의 뇌는 지혜를 만들어 낸다. 성인, 특히 노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경험과 기억을 축적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74 유입되는 새로운 정보를 처리해서 이 세상과 그 안에서 자신의 위치에 관한 자기만의 독특한 관점을 만들어 내는 지극히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도 나이 든 뇌는 젊은 뇌와 다르게 행동한다. 나이 든 뇌는 귀, 눈, 기타 감각기관을 통해 유입되는 새로운 정보보다는 기존의 경험과 예상을 더 중시한다. 이 경우에도 이런 전략은 역시나 말이 된다. 외부 세상으로부터의 정보를 수집하는 시스템들은 어느 시점에 가서는 망가지기 시작할 것이다. 뇌는 이미 경험을 구축하고, 기억을 저장하고, 정신적 전략을 검증하고 연마하는 데 엄청난 인지 에너지cognitive energy를 소비한 상태다. 나이 든 뇌는 새로운 경험이나 지식보다는 과거의 것에 더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169 뇌가 얼마나 고되게 일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면, 뇌가 일을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잔재주를 진화시켰다는 것이 그리 놀랍지 않다. 세상이 방출하는 모든 신호를 구체적인 부분까지 하나하나 다 처리하고 해석하려면 훨씬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래서 뇌는 일부 정보를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나머지 정보는 무시해 버린다. 뇌는 기존의 경험으로 신호를 걸러 내어 어떤 것은 에너지를 들여 처리해야 할 것으로 분류하고, 어떤 것은 '중요하지 않은 것’이라는 표시가 된 쓰레기통으로 직접 보내 버린다.
217 정치적 성향은 특정 뇌 유형과 상관관계가 있지만 정치 스펙트럼에서 어느 쪽에 있는 사람이든 일단 핵심 정체성 신념이 확립되고 나면 그 변화에 강력하게 저항한다.
326 이 책에 담긴 연구들은 운명이 아직도 의미가 있고, 그 운명은 뇌의 거대한 커넥톰이 가지치기를 하는 곳마다 자리 잡고 있으며, 수조 개의 연결을 이루고 있는 시냅스들이 번쩍이며 활동할 때마다 만들어진다는 내 신념을 확인해 주었다. 이 현대식 버전의 운명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면 알수록 우리는 운명을 거스르지 않고 운명과 손에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갈 가능성 이 그만큼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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