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의 북리스트 | 정치철학(16) #Miller 25쪽

 

 

2022.10.06 정치철학(16) #Miller

025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정치철학이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영향력을, 때로는 상당한 영향력을 지니는[영향을 끼치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  
010 But this does not stop political philosophy from having an influence, sometimes a considerable influence, with the passage of time. 

 


025 우리는 정치에 관해 생각할 때 종종 스스로도 거의 의식하지 못하는 가정들, 즉 기저에 놓여 있지만 역사의 흐름 속에서 아주 근본적으로 변하는 가정들을 전제한다.  
010 When we think about politics, we make assumptions that we are often barely aware of- underlying assumptions that nevertheless do change quite radically over the course of history. 

radically 근본적으로, 철저한, 급진적인, 극단적인. 근본적으로, 철저하게 번역하면 되겠다.


025 예를 들어 홉스가 저술하던 시대에는 정치적 논의 때[논의에서] 종교적 원리, 특히 성서의 권위에 호소하는 것이 보통의[흔한] 일이었다.  
010 At the time Hobbes wrote, for instance, it was commonplace to argue politically by appeal to religious principles, and especially to the authority of the Bible. 


025 그의 항구적인 유산들 가운데 하나는[그가 남긴 유산 중에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 중에 하나는] 정치에 관해 순수하게 세속적인 방식으로 사고[사유]할 수 있게 한 것이다.  
010 One of his lasting legacies was to make it possible to think about politics in a purely secular way. 

"정치에 관해 순수하게 세속적인 방식으로 사고[사유]할 수 있게 한 것" 홉스의 중요한 업적 중에 하나라고 알려져 있는 것. 단순히 번역만이 아니라 홉스 정치사상(정치철학)의 어떤 의미 또는 방법론이 가지고 있는 의의를 검토해보는 시점.


025 비록 홉스 자신이 종교적 물음들에 깊이 몰두했다고 할지라도, 정치권력[정치적 권위]에 대한 그의 근본적으로[철저하게] 새로운 접근은 정치와 종교가 분리되고 상이한 용어로[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논의[토론]될 수 있게 만들었다 
010 Although Hobbes himself was deeply preoccupied with religious questions, his radically new approach to political authority allowed politics and religion to be separated and discussed in different terms. 

여기서 radically는 철저하게 번역하면 되겠다.
terms라는 단어가 나오면 항상 조심해서 한다. terms의 1번뜻은 용어이지만 여기서는 관점으로 해석해야 한다.

political authority 정치적인 귄위. 정치권력으로 번역해서는 안된다. power 와 authority는 분명히 구별되고, 정치철학에서는 특히나 이 두개의 단어가 구별되어서 쓰인다. 귄위와 권력이 있어야 통치의 정당성이 확보된다. 

홉스는 정치적 권력이 어떻게 구성되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했을뿐더러 그 정치적 권력이 어떤 것에 의거하여 정당화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했기 때문에 특히 여기에서는 귄위의 문제를 얘기하고 있다.

번역을 다시 다듬어 보면 "홉스는 정치적 권위에 대해서 철저하게 새로운 접근함으로써 정치와 종교가 분리되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토론될 수 있게 만들었다."

 


026 또한[또는] 홉스의 시대에는 오직 소수의 극단적 급진주의자들만이 민주주의를 정부의 한 형태로서 믿었다는 점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홉스 자신은 민주주의를 전적으로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이 일반적으로 군주제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했다).
010 Or consider that in Hobbes's time, only a few extreme radicals believed in democracy as a form of government (typically, Hobbes himself did not rule it out altogether, but he thought it was generally inferior to monarchy). 


• 개론서를 읽는 태도에 관하여
이 문장만 읽으면 홉스는 종교적으로는 아무런 입장을 갖지 않고, 정치철학에 접급했다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러다가 홉스가 저술하면서 어떤 종교적 입장에 서있었는가를 논의하는 책을 만나게 되면 당황스러워질 수 있다. 이것만 읽으면 홉스는 일체의 종교적인 원리나 성서의 권위에 호소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라는 것을 함축하고 있다. 선행하는 독서 없이 이 책을 처음 읽는다고 가정하면 이렇게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철학책을 읽을 때는 하다못해 역사적인 사실을 다루고 있는 책도 읽을 때도 이런 부분은 해석을 이렇게 해야 된다 라는 저자의 견해와 논증이 들어가 있다. 하물며 철학책에는 그런 것들이 아주 팩트의 형식을 띠고, 외양을 사실인 것처럼 해서 해석이 들어간다. 지금 이 부분, 정치에 관해 순수하게 세속적인 방식으로 사유한다라는 것과 홉스 자신이 정치적 귄위에 대한 철저한 새로운 접근을 했다는 것은 맞다. 그런데 "전혀 다른 관점에서" 생각했다고 했을 때 이 전혀 다른 관점은 종교를 완전히 배제한 그런 관점에서 홉스가 접근했다고 저자는 해석을 한 것이다. 다시말해서 이 부분은 교과서처럼 생긴 책에서 홉스에 관하여 이것은 틀림없는 팩트다 라는 인상을 가지도록 서술을 하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처음으로 이 입문서를 읽는 사람은 머릿속에 기억할 수 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쓴 책에서 홉스는 아주 독실한 국교도였다는 내용이 나온다. 언제든지 이런 것들이 해석이 담겨있을 수 있다, 역사책에도 있는데 철학책에는 당연히 해석이 담겨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을 유동시킬, 즉 흔들 준비를 하면서 다음의 독서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엄밀하고도 정확한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역사책이나 철학책은 쓸모 없는 것들이다 라고 비난을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것이 바로 이런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인문학의 숙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책을 읽는 사람들은 그것이 생겨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문제를 똑같이 제기할 수 있는 다음의 루소에 관한 얘기이다. 루소가 사회계약론을 저작을 통해서 프랑스 혁명에 끼친 영향이 반박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하다는 것이 저자의 글이다. 그런데 과연 그러한가? 이것은 당장 로제 샤르티에가 쓴 《프랑스혁명의 문화적 기원》에서 논박되고 있다. 혁명을 성공시킨 사람들이 계몽주의를 자기네들의 사상으로 채택한 것이다 라고 얘기했다.

언제든지 해석의 하나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다른 증거들과 다른 해석에 의해서 논박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자유학예 Liberal arts의 책들을 읽는 좋은 태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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