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의 북리스트 | 사회사상의 역사 - 마키아벨리(5)

 

 

2023.04.25 사회사상의 역사 - 마키아벨리(5)

⟪로마사 논고⟫
- ⟪군주론⟫과 ⟪로마사 논고⟫의 관계에 관해서는 여러 해석들이 논란 중에 있다. 나는 ⟪군주론⟫의 주장이 핵심이며, ⟪로마사 논고⟫는 그 주장에 대한 사례집이라는 논변을 정립하고 그것을 위한 증거들을 정합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 ⟪로마사 논고⟫가 가진 중요한 의의 중의 하나는 ‘헌정사’에서 제시되는 정치(학)에 관한 “새로운 방법이나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사상의 역사》에서 마키아벨리에 관한 부분을 읽고 있다. 오늘은 마키아벨리의 5번째 로마사 논고, 저자는 로마사 논고의 공화제론이라고 해서 로마사 논고를 공화제론을 다루고 있는 것으로 확고하게 논의를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마키아벨리의 공화제론이 무엇인가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 먼저 저자의 논의를 정리하겠다. 

 

"리비우스의 『로마사』(기원전 23~17)를 참조하여 고대 그리스의 아테나이와 스파르타, 로마 공화정의 제도나 법률을 상세히 비교 · 검토하고 거기서 얻은 식견들을 근대 공화국의 설계에 적용하려고 했다." 그리고 이제 "자유로운 국가의 기본은 공화제이다." 그래서 "군주제, 귀족제, 민주제라는 세 정체를 적절히 조합한 '혼합정체'가 가장 좋은 공화정체라고 주장한다." 이것이 마키아벨리의 주장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 이 부분은 마키아벨리의 공화정에 관한 얘기는 교과서적인 얘기이다. 여기서 체크를 해봐야 하는 것은 고대 그리스의 아테나이와 스파르타, 로마 공화정의 제도나 법률을 상세히 비교 · 검토해서 근대 공화국의 설계에 적용하려고 했다. 과연 여기서 논점 하나. 마키아벨리의 로마사 논고가 근대 공화국의 설계가 담겨있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이런 것들은 비판적인 문제제기를 하는데 있어서 좋은 부분이 있다. 근대 공화국의 설계가 로마사 논고에 있다고 전제할 때 그것이 확증이 되어야 그 다음에 그렇다면 근대 공화국은 어떤 정체로서 세워지고 유지되는 것이 좋은가, 그것이 혼합정체가 가장 좋은 공화정체라고 주장한다는 말이 덧붙여져서 이어져 나아가는 것이겠다. 그 다음에 51페이지를 보면 "혼합정체 공화국에서야말로 '법의 지배'를 살아 있는 원리로 하는 지도자의 판단력과 결단력(즉 '비르투')이 불가결하다고 주장한다." 지도자의 판단력이 불가결하다. 그런데 혼합정체 공화국에서야말로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정체론에서는 한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된다. 혼합정체 공화국에서 반드시 지도자의 판단력과 결단력이 필요한가, 그리고 "군주국에서는 물론이고 '법의 지배'를 원리로 하는 공화국에서도 탁월한 지도자의 '덕'이 불가결하며 ... 적절한 판단력을 발휘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것은 꼭 공화국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나 지도자들은 이런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그러니까 지도자의 덕이 필요하다는 것은 굳이 공화국이라고 하는 것, 공화정체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고 그 다음에 또 하나 “공화국을 떠받치는 것은 탁월한 지도자의 덕만이" 아니라 국민 대중의 덕이 필요하다. 이것도 그러면 사실 둘 다 필요하다. 국민들의 수준에 어울리는 지도자를 갖는다는 말이니까 그렇다. "민중을 군주 못지않게 '법의 지배'에 복종할 수 있는 존재로서 새로이 파악한다." 법의 지배에 복종하는 것이 민중의 덕이다 라는 말이 있고 그 다음에 세번째 테제는 "근대국가에서 '법의 지배'의 원리가 일반적으로 확립되어 있으며 군주제를 '법의 지배'와 양립할 수 없는 전제와 동일시하는 고대의 정치론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물론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법의 지배'는 훗날 로크나 루소의 그것과 같은 정밀한 이론이 아니라 위정자가 인민을 통치 · 지배하는 기술이라는 소박한 성격을 지닌다."  마키아벨리에 있어서 법의 지배라고 하는 것이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가 정리되어 있다. 그런데 법의 지배를 유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요구되는 것이 독자적 군사력의 뒷받침이다. 그래서 "마키아벨리가 피렌체 시민군의 확립을 염원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그런 다음 "경제적 불평등이 자유와 평등이라는 공화국의 이상을 경제면에서 무너뜨린다" 그러니까 경제적 불평등에 관한 염려 또는 우려를 로마사 논고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이제 결론적으로 마키아벨리의 이런 생각들이 "'고전적 공화주의'의 전통적 사고방식이었다." 그리고 "공화국 수호의 용병 의존을 끊어내고 시민군을 창설하며 토지 균등법으로 시장경제 확대에 제동을 걸려고" 했고 "유덕한 시민이 담당하는 공화국의 질서가 확립되어도 외국으로부터의 잠재적 위협이" 있으면 안된다는 얘기. 그리고 "마키아벨리가 높이 평가한 프랑스 절대왕정에서의 일반 민중의 자유나 권리의 향상도 현명한 군주의 업적이자 좀더 근본적으로는 그러한 자유나 권리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생활 기반으로서의 시장경제 출현이 가져온 것이었다. 마키아벨리는 이 근본적인 역사의 변동 요인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다." 마키아벨리가 쓴 책, 책이라기보다는 외교관으로서의 보고서가 하나 있는데 《프랑스 정세론》이라는 것이다. 이게 지금까지 마키아벨리 연구에 있어서 그렇게 많이 거론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사회사상의 역사》를 보면서 마키아벨리 를 한 번 원점에다 놓고 재검토를 해보았다. 그러면서 《프랑스 정세론》를 읽어보았다. 번역이 되어있지 않아서 원문을 구해서 읽어 보았다. 이게 이제 앞으로 마키아벨리를 공부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반드시는 아닌데 유의미한 참조문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부분은 기회가 되면 해보겠다.  

제1장 50 마키아벨리는 이 저작에서 리비우스의 『로마사』(기원전 23~17)를 참조하여 고대 그리스의 아테나이와 스파르타, 로마 공화정의 제도나 법률을 상세히 비교 · 검토하고 거기서 얻은 식견들을 근대 공화국의 설계에 적용하려고 했다. 

제1장 50 자유로운 국가의 기본은 공화제이다.

제1장 50 군주제, 귀족제, 민주제라는 세 정체를 적절히 조합한 '혼합정체'가 가장 좋은 공화정체라고 주장한다.

제1장 51 혼합정체 공화국에서야말로 '법의 지배'를 살아 있는 원리로 하는 지도자의 판단력과 결단력(즉 '비르투')이 불가결하다고 주장한다. 

제1장 51 군주국에서는 물론이고 '법의 지배'를 원리로 하는 공화국에서도 탁월한 지도자의 '덕'이 불가결하며 지도자는 법률과 제도의 형식적 해석과 운용에 빠지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적절한 판단력을 발휘해야만 하는 것이다. 

제1장 51 공화국을 떠받치는 것은 탁월한 지도자의 덕만이 아니다. 마키아벨리는 국민 대중의 덕 역시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제1장 51 민중을 군주 못지않게 '법의 지배'에 복종할 수 있는 존재로서 새로이 파악한다.

제1장 52 근대국가에서 '법의 지배'의 원리가 일반적으로 확립되어 있으며 군주제를 '법의 지배'와 양립할 수 없는 전제와 동일시하는 고대의 정치론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물론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법의 지배'는 훗날 로크나 루소의 그것과 같은 정밀한 이론이 아니라 위정자가 인민을 통치 · 지배하는 기술이라는 소박한 성격을 지닌다. 

제1장 53 마키아벨리가 피렌체 시민군의 확립을 염원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제1장 53 시민 간의 경제적 불평등이 자유와 평등이라는 공화국의 이상을 경제면에서 무너뜨린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제1장 53 공화국 수호의 용병 의존을 끊어내고 시민군을 창설하며 토지 균등법으로 시장경제 확대에 제동을 걸려고 했다. 유덕한 시민이 담당하는 공화국의 질서가 확립되어도 외국으로부터의 잠재적 위협이 있는 한 그 나라는 진정으로 자유로운 국가라고 할 수 없다. 

제1장 54 '고전적 공화주의'의 전통적 사고방식이었다.

제1장 54 마키아벨리가 높이 평가한 프랑스 절대왕정에서의 일반 민중의 자유나 권리의 향상도 현명한 군주의 업적이자 좀더 근본적으로는 그러한 자유나 권리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생활 기반으로서의 시장경제 출현이 가져온 것이었다. 마키아벨리는 이 근본적인 역사의 변동 요인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다. 



로마사 논고에 대해서 한번 거론해보면 예전에 「정치사상사 토론」을 할 때 로마사 논고라는 텍스트에 대해서 회페의 《정치철학사》를 보면 "⟪로마사 논고⟫: 공화주의?"라고 해서 물음표를 달아놓았다. 저자는, 사카모토 다쓰야는 공화제론이다 라고 해서 확정적으로 말하고 있는데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해석들이 분분한 상황이다. 그러니까 근대 공화국의 설계에 적용하려고 했다 라는 테제는 아주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논란의 여지가 있다. 회페 교수의 책에서 나온 얘기를 정리해보면 군주론과 로마사 논고의 관계에 대해 ‘정치적 중립’, ‘정치적 기회주의’라는 해석이 하나 있다. 다시 말해서 마키아벨리가 군주론도 쓰고 공화제를 주장한 듯한 로마사 논고도 쓴 것은 어떤 체제가 피렌체에 들어설지 모르니까 자기는 둘 다 할 줄 알아요 라고 하는 정말 지극히 현실적인, 나쁘게 말하면 정치적 기회주의, 그러니까 둘 다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혼란스럽고 비정상적인 상황을 끝내기 위해서는 군주론에서와 같은 냉혹한 군주가 필요하다는 것은 틀림없는 얘기이고 그 다음에 그런 군주가 일단 이탈리아를 통일한다면 로마사 논고와 같은 공화국을이세워져 번영을 누릴 수 있다는 얘기도 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왜 이렇게 얘기를 하는가. 군주론에 나오는 얘기와 로마사 논고에 나오는 얘기가 표면적으로 정말 다르기 때문에 그렇다. 그런데 한 사람이 동시에 두 개를 썼다는 것에 대해서 일괄성있는 설명을 만들어 낼 수 없다는 것이다. 또다른 해석은 이것이다. 마키아벨리가 군주의 지배와 공화정 지배 체제 모두가 들어설 것에 대비해 공직으로 돌아가기 위해 둘 모두를 저술했다는 것이다. 이런 해석이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분열된 이탈리아를 통일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을 모색했다. 여러가지 해석이 있는데 자기 하나의 입론을 세우고 입론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evidence를 갖다가 붙이는 것, 이것이 읽는 사람의 방법이라고 하겠다.  그러니까 저는 군주론과 로마사 논고가 별개의 저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단 사카모토 교수가 쓴 것처럼 근대 공화국의 설계에 적용하려고 했고 혼합정체가 가장 좋은 정체라고 주장한다 라고 하는 이 입론은 그다지 뒷받침되는 증거를 찾아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이것은 사카모토 교수가 쓴 내용을 봐도 바로 논박이 된다. 일단 "'법의 지배'를 살아 있는 원리로 하는 지도자의 판단력과 결단력"은 공화정체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 다음에 국민 대중과 민중이라는 말을 썼는데 이런 용어들을 정밀하게 쓰지 않은 것도 그렇지만 일단 법의 지배라고 하는 것도 굉장히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소박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서 법의 지배라고 마키아벨리가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공화정과 같은 법의 지배는 아니다. 적어도 로마공화정만 해도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수준보다도 훨씬 더 정밀한 법의 지배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마키아벨리의 로마사 논고는 그 정도까지 논의가 안되고 있다. 게다가 독자적 군사력의 뒷받침이 없는 법의 지배는 무력하다는 마키아벨리의 일관성 있는 테제이다. 따라서 로마사 논고가 독자적 군사력의 뒷받침이 없는 법의 지배는 무력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는 한 근대 공화국의 설계에 적용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보기에는 어렵겠다 하겠다. 마지막으로 "마키아벨리가 높이 평가한 프랑스 절대왕정"이 있다. 그러면 로마사 논고에서 근대 공화국의 설계에 적용하려고 로마사를 연구했다는 말과 마키아벨리가 높이 평가한 프랑스 절대왕정이라는 말은 정말 충돌된다. 절대왕정은 공화제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적대적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로마사 논고에서 고전적 공화주의 정통적 사고방식들을 정합성 있게 고전적 공화주의라고 하는 것이 있다. 그러면 그것에 필요한 것들이 이러이러한 요소들이다 라고 하는 것들을 로마사 논고에서 일관성 있게 발견할 수 있는가, 그건 좀 곤란하지 않겠나 한다. 회페 교수가 정리를 해놓은 것이 충실하게 잘되어 있는데 로마사 논고의 내용을 보면 제1권과 제2권, 제3권이 있는데 제1권은 로마 인민과 원로원 사이의 불화가 공화국의 자유에 기여했고, 종교가 중요하다, 보상과 처벌을 철저히 해야 한다, 다수가 군주 1인보다 더 지혜로우며 더 일관성을 지닌다 이런 것들은 공화주의의 어떤 그런 것보다는 로마공화정이 잘 유지될 수 있었던 방법들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어떤 특정한 정치체제가 유지되는데 필요한 몇 가지 꿀팁들, 노하우를 추려낸 것이다. 마키아벨리가 추려낸 것을 보면 대체로 종교를 활용하라 그리고 시민적 덕을 지켜야 한다, 공화국을 처음의 모습대로 개혁하고 이를 통해서 로마 공화정은 시민의 자유, 영토의 확장, 공동선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이것은 공화주의의 목표가 아니라 어떤 정치체제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그 다음에 제2권은 국제 정치와 전쟁 수행에 관한 것이다. 이것은 공화주의와는 관계가 없다. 로마제국의 정복사업이 행운에 따른 것이 아니라 로마인들의 유능함 덕분이고 전쟁의 핵심은 돈이 아니라 군인이다. 시민군 창설을 마키아벨리가 중요하게 여긴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면 로마사 논고라는 텍스트는 이 시민군을 잘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리비우스를 통해서 사례를 찾아보자고 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 제3권은 당시 활동했던 인물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인물들이 공화정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데 굉장히 기여한 인물이라기 보다는 마키아벨리가 생각하는 군주의 덕을 갖춘, 군주의 힘이다. 요즘에는 군주론에 나오는 virtù를 힘이라고 번역하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 군주의 힘을 갖춘 사람들을 가려뽑아 놓은 것이기 때문에 공화제를 유지하고 발전하는데 기여하는 것과는 별로 관계가 없다. 이를테면 적절할 때 바보같이 굴 줄 아는 것이 지혜롭다 라든가 명망을 유지하면서 훌륭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시기와 질투를 넘어서야 한다 라든가 강제로 체결된 약속을 준수할 필요가 없다 라든가 이런 것들은 공화제를 유지하는 것과는 관계없이 군주의 virtù와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또한 로마사 논고에서 중요한 부분은 헌정사에 있다. "세상사에 대한 오랜 경험과 착실한 독서를 통해 제가 알고 얻게 된 모든 것을 이 책 속에 담았기 때문입니다"고 얘기했는데 이 부분은 논평문에 있다. 그리고 로마사 논고는 새로운 방법이나 방식 이런 것들, 즉 정치학을 하는 또는 정치에 대해서 생각하는 어떤 방법 그리고 정치적 기술을 시행하는 방법 이런 것들에 대한 것을 자기가 로마사로부터 리비우스로부터 뽑아낸 것들을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지 공화국을 창설하고 유지하고 발전해 나아가는 것들과 관련된 것을 체계적으로 연구해서 근대 공화국의 설계에 적용하려고 했다는 것은 약간은 과장된 그리고 그게 혼합 정체가 가장 좋은 공화정체라고 주장한다라는 얘기는 글쎄 로마사 논고에서 그런 부분들은 찾아보기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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