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의 북리스트 | 정치철학(58) #Miller 63쪽
- 강의노트/강유원의 북리스트 2021-23
- 2023. 4. 19.
「강유원의 북리스트」에서 제공하는 《정치철학》을 듣고 정리한다.
2023.04.18 정치철학(58) #Miller 63쪽
데이비드 밀러의 《정치철학》, political authority에 관한 얘기를 계속 하고 있다. 우리가 어떤 법을 지켜야 하는 의무를 어디에다가 정초할 것인가에 대해서 계속 얘기하고 있다. 이것은 근원적으로는 정초되지 않는다. 여러가지 이유를 갖다 대어도 하기 싫다고 하면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토마스 홉스 같은 사람은 신약covenant을 얘기한다. 지금까지 얘기했던 것은 동의 접근법이라고 하는 것이다. 동의를 했다, 투표도 했다, 폭력적으로 세워진 국가에 대해서도 자기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는 동의한 것으로 치자는 이런 얘기를 계속 해왔다. 왠지 깔끔한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직관적으로도 느껴진다. 근원적으로 안되기 때문에 그렇다. 근원적으로 안되는데 어떻게 하면 설득을 할 것인가를 얘기해 보는 중이다. 의무를 정초한다는 것은 정치적 권위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이다.
63 만약 우리가 동의 접근법을 제쳐 둔다면, 그러한 의무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좀더 유망한 방법은 공정성 혹은 '페어플레이'에 호소하는 것이다.
33 If we set the consent approach aside, a more promising way of showing that such an obligation exists involves an appeal to fairness or ‘fair play’.
공정성이라고 하는 것은 이 문단 마지막에 나오는데 "나의 의무는 각자가 차례로 기여할 필요가 있는 실천의 수익자라는 사실로부터 직접 유래한다." 공정성, 페어플레이라고 하는 무임승차하는 사람을 배제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무임승차하면 결국 너의 손해야 하는 것은 공리주의의 방법이다. 동의 접근법은 사실 좁은 의미에서의 의무론이다. 공정성이라든가 페어플레이라든가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은 그렇게 하는 것이 이익이야 라고 사람들에게 호소하는 것이다. 공정성이라고 하는 것이 좌파적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의무라고 하는 것은 칸트적인, 칸트가 좌파에 훨씬 가깝다. 칸트와 마르크스가 훨씬 가깝다. 공정성을 중시한다는 것은 공리주의적인 방법이다. 그래서 공정성을 가지고 접근해 가는 것이 설득하기가 더 쉽다. 그런데 설득이 되려면 설득 대상들이 계산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계산을 못하고 단기적 이익에 충실하는 사람은 공정성 담론으로는 안된다.
fair play, 공정한 게임, play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play는 여러 번 해보는 것이다. 공정한 게임을 해보는 것이다.
63 여기서도 한 가지 사례를 들어보면 그 기본적인 생각을 전달하기 쉬울 것이다.
33 Again an example is the best way to convey the basic idea.
63 나를 포함하는 어떤 집단이 주방을 함께 쓰는 집에 살고 있다고 해보자.
33 Suppose a group of us are living in a house with a shared kitchen.
63 거주자들 가운데 한 명이 매주 한 번씩[한 번 정도] 주방을 정돈하고 프라이팬이나 싱크대를 [정말로] 말끔히 닦아놓는다.
33 Every week or so one of the residents tidies the kitchen and gives the pans and the surfaces a really thorough clean.
63 이제 나 이외의 사람들은 청소당번을 마쳐서 내가 30분 동안 스튜 냄비를 설거지하고 싱크대를 닦을 차례다.
33 Now everyone else has done the cleaning routine and it is my turn to spend half an hour scrubbing saucepans and mopping worktops.
63 나는 왜 그런 일을 해야 할까?
33 Why ought I to do this?
공정성은 공동체에 기여하는 만큼 자신이 그것을 가지고 갈 수 있다는 것을 바탕에 깔고 있다.
여러가지 일을 돌아가면서 해보는, 공정성이라는 것을 잘 활용하면 손해와 이익이 명료해지기 때문에, 여러 번 주사위를 돌리면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인성을 길러내는데 좋다.
63 나는 다른 사람들이 그 일을 한 덕에 혜택을 입었으며━깨끗한 주방에서 저녁을 준비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도 (이 경우에는 약간의 육체노동이라는)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
33 I have benefited from the work the others have put in ━I have enjoyed having a clean kitchen to cook my supper in ━and so I ought to carry my share of the cost too, in this case the cost of a bit of manual labour.
63 만약 내가 내 차례의 일을 하지 않는다면, 나는 다른 거주자들을 부려먹는 셈이 되고 그것은 불공정하다.
34 If I don’t take my turn, I’ll be taking advantage of the other residents, and that’s unfair.
공정성이라는 것은 benefit 과 cost를 서로 주고받는 것이다.
63 주의할 것은 여기서 내가 청소 순번에 참여하는 데 동의하거나 합의했다고 가정할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34 Notice that we don’t need to assume here that I have agreed or consented to take part in the cleaning rota:
64 나의 의무는 각자가 차례로 기여할 필요가 있는[기여할 것을 요구하는] 실천의 수익자[혜택을 받는 자]라는 사실로부터 직접 유래한다.
34 my obligation stems directly from the fact that I am the beneficiary of a practice that requires each person to contribute in tu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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