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의 북리스트 | 정치철학(56) #Miller 61쪽

 

 

2023.04.10 정치철학(56) #Miller 61쪽

지난 번에는 존 로크의 통치론(정부에 관한 둘째 논문) 직전에서 마무리했다. 우리는 좋든 싫든 국가가 만들어 놓은 법률에 복종할 것을 요구 받는다. 국가권력의 정당화 문제가 들어가 있다. 이것은 그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되지 않는다. 논변 자체가 항상 '내가 왜 그것에 동의한 바 없는 복종해야 하는가', 집단이 세워놓은 그런 것에 복종해야 하는 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연적인 조건인 것 같다. 이것에 대해서는 정당화 논변을 할 수 없고, 단 적으로 그러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61 예를 들어 존 로크는 그의 『통치론Second Treatise of Government』(1689)에서 우리가 모두[우리 모두가] 국가로부터 혜택을 입고 있으며, 그것은 동의의 한 형태로서 다루어 질 수 있다 고 지적했다.  
32 John Locke, for example, pointed out in his Second Treatise of Government (1689) that we all accept benefits from the state, and our acceptance can be treated as a form of consent.  

토마스 홉스도 얘기도 혜택을 입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것도 공리의 원칙에 따라 움직여가는 것이니까. 그런데 그 혜택의 범위가 홉스의 경우에는 굉장히 극단적인 것이다. 인간은 생명의 보존이라고 하는 것을 가장 기본적인 요구로 가지고 있다고 하는 것이고, 존 로크는 조금 완화되어 있는 얘기를 하는 셈이다. 

혜택을 입는 순간, 그러면 혜택을 거부하면 되지 않는가 하는 말이다. 국가의 혜택을 거부할 수는 있지만 혜택을 거부하면 생존 자체가 위험해진다. 사실 존 로크가 국가로부터 혜택을 받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그것은 동의의 한 형태로서 다루어 질 수 있다 라고 하는 것은 홉스와 논변이 다른 것 같지만 본질적으로는 같다. 생명을 지키고 있는 것 자체니까 그렇다. 홉스와 로크는 기본적으로 신체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홉스와 로크가 국가를 정당화하는 논변이, 이런 저런 이어지는 내용이 재산권이기는 하지만, 존 로크는 신체도 우리 인간의 재산이라고 본다. 따라서 국가로부터 신체를 포함한 재산을 보호받고 있다는 점에서는 홉스와 논변의 본질적인 차원이 다르지 않다. 


61 특히 국가의 주요 기능들 가운데 하나는 재산의 보호이기 때문에, 우리가 구매나 상속으로 재산을 취득할 때에는 그 재산에 대한 국가의 관할권에, 따라서 관련 법들에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셈이다[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32 In particular, since one of the chief functions of the state is to protect our property, when we acquire it by purchase or inheritance, say, we are also tacitly consenting to the state’s jurisdiction over that property, and therefore to its laws.  

로크의 재산권 옹호를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에 있어서의 이데올로기이다 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보면 홉스도 마찬가지이다. 홉스와 로크 이 두 사람 모두를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그런 자유주의, 자유주의도 여러가지 측면에서 규정해 나갈 수 있는데 자유주의를 자본주의와 연결해서 규정할 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 자유주의 유파들이다 라고 말하게 되면 그런 경우에는 이제 홉스와 로크의 자유주의가, 리버럴리즘이, 신체를 포함하는 인간 재산권을 옹호하는 논변으로 규정할 수 있다. 그래서 그것을 맥퍼슨 같은 학자들은 소유적 개인주의possessive individualism라고 얘기한다. 맥퍼슨의 The political theory of possessive individualism이라는 책이 있다.  그래서 possessive individualism이라는 것이 뭔가 다른 이데올로기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홉스와 로크가 국가의 권력을 또는 국가의 법을 정당화하는데 사용하는 근거가 재산권의 보호에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점에서 그들 이론의 핵심적인 출발점은 possessive individualism, 각각의 개인이 가지고 있는 소유권을 보호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래서 소유적 개인주의로 규정한다. 


62 로크는 이것이 심지어 일주일 동안 숙박을 한 사람이나 국도로 여행한 사람에게도 적용된다고 생각했다. 
33 This even applied, Locke thought, to someone who merely took lodgings for a week or travelled on the highway.  


62그러나 또다시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혜택을 누리는 일에 실제로는 거의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점이다. 
33 However the problem again is that we really have little choice about accepting these benefits: 

이 점에서 보면 홉스와 로크가 논변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재산이라고 다른가. 인간의 신체를 포함한 재산이라고 하면 홉스까지고 포함될 수 있다.


62 우리는 모종의 재산 없이는 살 수 없다 ━ 그것이 한낱 음식과 옷 가지일 뿐일지라도. 국경으로 향하는 국도를 거치지 않고는 국가를 벗어날 수도 없다.  
33 we cannot live without property of some kind, even if it is only food and clothing; we cannot escape from the state without travelling the highway to the border.  


62 따라서 국가의 혜택을 누리는 사람은 누구나 그에 동의하고 있고 법에 복종할 의무를 진다고 말하는 것은 동의의 관념을 너무 멀리까지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3 So it still seems to be stretching the idea of consent too far to say that anyone who enjoys state benefits is giving her consent, and obliging herself to obey the law. 

그렇다.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해서 동의를 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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