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인문고전 읽기의 기초와 방법 2-1

 

2023.06.12 🎤인문고전 읽기의 기초와 방법 2-1

커리큘럼

5.15   인문고전과 교양을 위한 독서법 <책 읽기의 끝과 시작>
6.12   과거와 현재의 대화(또는 21세기 역사에 대한 전망) <역사고전강의>
6.26   세계와 인간의 근본문제에 관한 물음들 <철학고전강의>

 

서지정보

책 읽기의 끝과 시작 (알라딘 바로가기)
역사 고전 강의 (알라딘 바로가기)
철학 고전 강의 (알라딘 바로가기)

 


제2강 과거와 현재의 대화(또는 21세기 역사에 대한 전망) 

일시: 2023. 6. 12. 오전 10시-12시
장소: 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
강의 안내: https://learning.suwon.go.kr/lmth/01_lecture01_view.asp?idx=3171 

참고도서
아틀라스 세계사

 

 

이번 강의는 「인문고전 읽기의 기초와 방법」이다. 수요일에 진행하는 「인문고전 읽기의 실제」의 차이점은 기초와 방법은 외워야 하는 것이다. 특히 오늘 배우는 것이 역사이고, 다음 시간이 철학이다. 역사는 외워야 한다. 고등학교 때 역사는 암기 과목이라고 배웠을 것이다. 맞다. 암기 과목이다. 

그런데 역사가 접근하기가 가장 어려운 과목이다. 기초 중에 기초가 뭐냐하면 지금 고등학교 다니는 학생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두 가지인데, 우리가 살면서 대상 바깥에 있는 것들을 파악할 때 사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범주가 시간과 공간이다. 몇 시에 어디서. 시간과 공간은 인간이라면 따로 배우지 않아도 이를 테면 장착되어 있는 아주 기본적인, 이걸 기초 범주라고 한다. 이것을 칸트는 《순수 이성 비판》을 보면 직관의 형식이다 라고 말한다. 철학적인 용어에서는 직관의 형식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직관이라고 하는 것은 엄청난 통찰력을 발휘하는 능력 그런 것이 아니라 그냥 번역이 그렇게 되어 있는데 Anschauung, perception, 우리가 얼마나 멀어, 얼마나 가까워, 이것이 공간 감각이고, 그 다음에 얼마나 걸리지 이런 것이 시간 감각이다. 시간과 공간이라고 하는 것이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직관의 형식 사회 형식이다. 이 시간을 말하면 이게 역사인 것이고 공간을 말하면 지리이다.

그래서 정상적인 학교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지리와 역사에 대해서 아주 기본적이고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한다. 그냥 인간이라면 다 가지고 있어야 되는. 그러니까 역사와 지리를 동시에 공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회과부도이다.  아틀라스 세계사는 중산층이 갖춰야 할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집에 다 있어야 되는 것이다. 《아틀라스 세계사》는 사계절 출판사에서 나왔는데 《아틀라스 한국사》, 《아틀라스 중국사》, 《아틀라스 일본사》, 《아틀라스 중앙아시아사》도 있다. 다른 책까지 갖춰야 된다는 얘기는 말하지 않는데 일단 이 세계사를 갖춰야 한다.

왜 오늘 역사에 관한 얘기를 하는데 왜 이걸 갖고 왔는가. 역사라고 하는 것은 시간만 다루고 있지만 사실은 어디에서 그 일이 벌어졌는가 하는 공간에 관한 감각이 없으면 역사라고 하는 것 자체, 그러니까 이거를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 왜 이것을 말하냐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이 바뀐다. 얼마나 심각하게 바뀌고 있느냐면 1970년에 아마 이게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일 것이다. 한 해에 태어난 사람이 100만 명 이상인 해가 1970년이다. 100만 6천 명인가 된다. 그런데 2002년에 그러니까 45만 명이 태어났다. 30년 만에 절반이 되었다. 그런데 이제 2022년에 그때 25만 명이 태어났다. 또 절반이 되었으니 반감기로 말하자면 20년이다. 그러니까 이제 1970년에 100만 명이 태어났다면 지금 1970년에 태어난 사람들이 지금 50대이다. 2002년에 태어난 사람이 지금 2020년 20살이 되었다. 그러면 지금 2022년에 태어난 사람의 수가 20만 명이다. 그러면 2042년에 그들이 스무 살이 되었을 때 사람 수가 굉장히 적을 것이다. 제가 1962년생인데 베이비붐 세대의 마지막이다. 지금은 베이비붐 세대들이 설계한 세상이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사람이 많다는 것에 대해서만 항상 생각했지 사람이 이렇게 줄어든다는 건 상상을 못했다. 그리고 제가 1980년에 대학을 들어갔는데 1980년대 대학생들은 우리나라에 자기네들보다 더 유식한 사람이 많지 않던 시대의 첫 세대이다. 그러니까 1980년대 대학을 다닌 사람들은 자기가 80년대에 대학을 다니고 2000년대쯤 되도록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식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래 살 줄 몰랐던 것이다. 그리고 대중 교육이 확산되어서 자기보다 유식한 사람이 많아지리라는 건 상상 못했다. 지금 1980년대에 대학 다니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무식하다. 왜 무식한가. 자기네들이 제일 유식하다는 오만에 빠져 있으니까 제일 무식한 것이다. 지식을 늘릴 생각을 안 하는 것이다. 그게 굉장히 위험하다. 차라리 우리 돌아가신 아버지 세대는 내가 좀 무식하지 그러니까 한글 자라도 더 배워야지 이렇게 생각을 한다. 근데 제가 제 또래 80년대 사람들 만나보면 내가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지, 이 생각을 하는 사람이 없다. 그게 위험한 것이다. 그건 뭐냐하면 시간에 대한 감각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세상이 어떻게 바뀔 거라고 예상을 해야 되는데, 물론 저는 이제 2042년의 세상에는 제가 살고 있지 않을 것 같으니까 그렇게 걱정하지 않는다. 

시간과 공간, 역사와 지리 이 두 개의 과목은 아주 기초적인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초등학교 5학년이 되었건 고등학교 1학년이 되었건 모든 학생들이 이 과목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기술은 초고속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어떤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일수록 직업군 자체가 사라져버리면 다른 일을 하기 어렵다. 그러니까 가장 기본적인, 말하자면 제네럴한 것들에 대한 감각이 있어야 되는데, 그 감각을 위해서는 뭐가 지리와 역사 이 두 과목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틀라스 세계사》를 사야한다.

지금 여러분들 강의 자료 두 페이지짜리 나눠드렸다. 저와 사이좋게 지내려면 각오를 해야 한다. 책을 읽을 각오. 책을 읽어서 자기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자기 학습 능력이, 이게 가장 필요한 세상이 되었다. 얼마나 좋은가. 평생토록 책 열심히 읽는 사람이 잘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는 게 좋다. 우리는 책을 잘 읽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있고, 그 다음에 스스로 뭔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스스로 그것을 잘 규모 있게 어떤 순서로 이렇게 해서 탐구를 해야 되는지를 스스로 학습 설계를 할 줄 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능력이다. 저는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이제 앞으로 더 많이 필요한 세상이 된다. 그리고 그런 학습을 설계할 수 있는, 말하자면 코스를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오고 있는 게 사실 저는 굉장히 행복하다.

이 두 페이지를 여러분들이 오늘 다 외워야 된다 라고 말하면 너무한 거니까 반드시 외워야 되는 것을 제가 밑줄을 쳐드릴 테니까 그걸 외워 갖고 와야 한다. 왜 그러느냐 역사 책은 들어가기가 어렵다. 오늘 기초와 방법이다 기초와 방법은 이건 정말 기초와 방법을, 역사 책을 잘 읽는 방법을 알려준다. 오늘 강의 자료는 이재만 군이 번역한 존 아널드의 《역사》를 정리한 것이다.  역사라고 하는 것이 우리 인간이 관심을 안 가진다고 해서 역사가 안 흘러가는 게 아니다. 인간 자체가 역사적이다. 이게 계속 흘러가는 것이다. 자료를 보면 "역사는 진실한 이야기인가"라고 되어있다. 처음에 그거 잘 봐야 한다. true story, '진실한'은 '사실'이다. fact를 엮어서 스토리를 만든 게 역사이다. 그러니까 역사는 오로지 시작부터 끝까지 진실이다, 그런 뜻은 아니다. "증거와 합치해야 하고 사실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역사는 진실하다. 동시에 역사는 사실을 더 넓은 맥락이나 서사 속에 배치하는 해석이라는 뜻에서 이야기다." 이게 존 아널드의 얘기인데, 역사는 진실한 이야기다 라고 하는 것을 여러분들이 꼭 기억을 하여야 한다. 밑줄 칠 것. 진실한 이야기. 어떤 점에서 진실한가. 사실에 의존한다 라는 점에서 사실에 의존한다만 밑줄을 칠 것. 

《역사》 30 나는 이 장과 이 책에서 역사에 관해 말하면서 '진실한 이야기(true story)'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 표현에는 필연적인 긴장이 담겨 있다. 증거와 합치해야 하고 사실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역사는 '진실하다.' 그렇지 않으면 '사실'이 잘못된 이유와 '사실'을 고쳐서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밝혀야 한다. 동시에 역사는 '사실'을 더 넓은 맥락이나 서사 속에 배치하는 해석이라는 뜻에서 '이야기'이다. 


자기 자신의 자서전을 쓴다고 해도 과거에 자기가 했었던 일들이 이제 팩트가 있지 않겠나. 가령 6월 12일에 수원시 글로벌 평생학습관에 가서 역사 공부, 이거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제 왜 갔는지 뭐 어쨌는지 그런 것에 대해서는 해석이 개입된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 강의를 듣고 누군가에게 전달할 때 해석은 상황에 따라서 만들어지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이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역사관이 달라진다. 똑같은 사건이라 해도 예를 들어서 여러분들은 다 청일전쟁에 대해 배웠는데, 1800년대 말에 청일 전쟁 그러면 청일전쟁이라고 하는 것, 더 넓은 맥락이나 서사 속에 배치하는 해석이라고 했는데, 청일전쟁이 몇 년에 일어났다 하는 것은 사건이고 사실이다. 역사는 우리가 흔히 역사 그러면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났나 이런 것을 가지고 역사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건 아니다. 물론 그것을 다루는 건 역사들이 그 사건을 확정하고 누가 어떻게 무엇을 했는지를 확정하는 것 자체가 먼 옛날에는 좀 어려울 수 있다. 신라 삼국통일의 주역은 누구인가, 김춘추인가 김유신인가 아니면 그걸 통일이라고 봐야 되는가 이런 얘기들이 있다. 그런데 주역은 누구인가라고 말하면 해석의 문제인데 신라가 백제와 어디 어디에서 전투를 벌였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주역은 누구인가는 해석이다. 결국 역사라고 하는 건 해석의 문제가 된다. 그래서 역사 공부가 어려운 이유가 그것이다. 그런데 역사 책을 많이 읽으면 좋은 이유가 무엇인가. 해석의 훈련이 되기 때문에 역사를 읽으면, 나쁘게 말하면 잔머리, 좋게 말하면 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능력인 상황 판단력이 늘어난다. 그래서 역사가 중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서 청일전쟁, 청나라와 일본이 싸웠는데 우리가 무슨 상관이야 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이 하는 말이다. 어디서 일어났는가, 한반도에서 벌어졌다. 그리고 1800년대 후반에, 시간과 장소가 나왔다. 그러면 청일전쟁은 왜 벌어졌는가라고 하는 말, 이것은 청나라와 일본이 싸운 목적이 무엇인가를 묻는 것이다. 그러니까 왜를 물어보는 건 결국 목적을 물어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싸운 것에 대해서 이렇게 원인과 결과, 목적을 설명을 하다 보면 더 넓은 맥락이나 서사 속에 배치하게 된다. 그러면 이제 청일전쟁의 의의는 무엇인가가 된다. 그것 때문에 청일전쟁 이후로 일본은 한반도를, 청나라의 영향력을 밀어내고 나니까 그 틈을 파고들면서 영국, 미국, 러시아가 또 끼어들려고 그러는구나, 이것을 독식하려면 확실하게 이 땅을 우리의 손아귀로 쥐어야 되겠구나. 그러니까 청나라를 물리침으로 해서 일본이 이권을 더 강하게 가져간 게 아니라 청나라를 물리치고 나니까 이때를, 이제 다자적 제국주의 시대라고 말을 하는데, 청나라한테 이겨서 이제는 일본이 오히려 더 한반도를 독점 지배해야겠다는 야망을 굳히게 된 결정적 계기가 러일 전쟁이 아니라 청일전쟁이다.  지금부터 딱 150년 전 일이다. 이제 거기까지만 얘기하면 청일전쟁 얘기로 끝이다.  그런데 이때부터 150년이면 지금이다. 그러면 지금의 한일 관계, 청일전쟁 당시에 조선과 일본의 관계 이 두 개를 보면 더 넓은 맥락으로 간다. 시간이 150년이 늘어났다. 그런데 우리 인간이 150년을 못 사는데 150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역사책을 계속 이렇게 들여다보다 보면 시간의 길고 짧음에 대한 감각이 생기지 않겠는가. 그리고 어떤 땅에서 길고 짧은 시간 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이렇게 생각을 해야 그보다 훨씬 짧은 자기 인생에 대해서도 생각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서른 살 먹은 사람한테 네 인생을 한번 돌이켜 봐 라고 했을 때 일주일 전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는데요 라고 대답한다면, 기억이 안 나는 게 아니라 일주일 전 일에 대해서도 자기가 돌이켜 생각해 보는 능력이 없을 수 있는 것이다. 역사적 사유 능력이 모자라기 때문인데 안 해봐서 그런 것이다. 150년 전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라. 200년 전에 대해서 생각해 봐라. 이집트 사람들은 그럼 어쨌겠는가. 이집트는 진짜 먼 옛날부터 이집트이다. 역사 감각이 없으면 그리고 특정한 종교를 국교로 삼은 나라들이 좀 그렇기는 하다. 그 종교가 말하는 역사 외에는 관심이 없으니까. 그렇기는 한데 어쨌든 여기서 더 넓은 맥락이나 서사 속에 배치하는 해석, 이것이 역사의 핵심이다.  그리고 항상 역사 공부를 하면서 사건이 벌어졌을 때 도대체 왜 이 사건이 중요한 사건으로 부각되었는가를 늘 생각을 해봐야 한다.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 사건이 어떤 맥락 속에서 중요함을 갖게 되었는가, 그걸 꼭 생각을 하는 것이 필요한다. 역사라고 하는 것은, 그러니까 역사는, 어떤 사건이 어떤 점에서 중요한가를 따져 묻는 것 그래서 역사라고 하는 건 가장 기본적인 과목이다. 이것은 인공지능으로 이렇게 데이터 마이닝이 안된다. 무엇이 중요한가 하는 것은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다. 가령 우리가 구글에서 뭔가를 검색하면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은 많은 사람이 링크를 걸어 놓은 정보를 상 위에 띄운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해서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저는 제가 필요한 정보를 얻을 때 구글에서 검색을 하면 잘 얻을 수가 없다. 저는 많은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별로 궁금해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서 헤르베르트라고 하는 독일 심리학자이자 정신철학자인 사람이 있는데,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은 알라도 헤르베르트라고 하는 철학자는 처음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런 건 검색해서 안 나온다. 그래서 Metzler 출판사에서 나온 철학사사전을 보는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결국 종이사전을 갖고 있는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중요하다고 하는 것은 사람이 결정한다는 것, 꼭 그걸 생각을 하여야 한다. 컴퓨터 치면 다 나오는데 그런 책 읽을 필요가 있나? 아니다. 컴퓨터 치면 다 나오지 않는다. 숨어 있다. 그러니까 오히려 이것은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중요한 것이라고 여기게 할 가능성이 있다. 검색 엔진에서 사용하고 있는 검색 알고리즘이라고 하는 것은 자기들이 생각하기에 이게 더 중요하다고 해석해 놓은 것을 우리에게 주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책이 중요한 책이고 어떤 책이 중요하지 않은 책인가, 이런 것들은 결국 판단하는 방법이라고 하는 게 그 책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아니면 자기가 이것저것 책을 여러 번 놓고 비교해서 판단해 봐야 한다. 비교해서 판단해보고 자신의 목적에 따라 취사선택을 하는 것이 능력이 바로 역사적 사유이다. 역사라고 하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그 다음에 "진실한 이야기인 역사를 쓰는 방법에 관한 논의"는 「인문 고전 읽기의 실제」 두 번째 시간인 투퀴디데스를 할 때 좀 더 자세하게 얘기해 줄 텐데 이 두 번째 것은 역사를 서술하는 방법이라는 게, 역사라고 하는 것은 두 가지가 있다.  역사 영역에는 일단 history가 있다.  history라고 하는 말은 일단 희랍어 historía는 그냥 기록이라는 뜻이다. 기록, 그냥 쭉 써놓은 것, 로그 파일이다. 일어난 일들 기록해 놓은 것, 연대기, 그게 이제 역사이기도 한데 historiography라는 게 있다. historiography는 거기 "역사 서술의 역사"라고 되어 있는데, 즉 역사론이라고 번역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역사론은 바로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사실을 더 넓은 맥락이나 서사 속에서 배치하는 해석", 어떤 방법으로 해석할 것인가를 다루는 학문 영역이 역사론 영역이다. 이제 이것이 뭐냐하면 '저 사람은 역사에서 어떤 역사학파 소속이다'라고 말할 때 이 역사론을 얘기하는 것이 historiography이다.  그래서 어떤 역사론을 선택하느냐 그 말은 역사 해석의 방법론의 차이를 얘기한다. 그러니까 역사라고 하는 건 한 번 확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 쓰여지는 것이다. 정권이 바뀌면 우리나라 역사 교과서를 바꾼다. 그게 계속 역사 해석의 방법론이 다른 것이다. 왜 역사 해석의 방법론이 왜 다른다. 역사를 읽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역사라고 하는 건 확정 지을 수 없다.  이 역사 해석의 방법론의 차이로부터 이른바 역사 학파들이 차이가 생겨난다.  대표적으로 이제 역사학파 얘기가 이렇게 쭉 나오는데 아날학파니, 케임브리지학파니 이런 여러 가지가 있다. 무엇을 중심으로 역사를 해석할 것인가 또는 역사를 어떤 식으로 읽어야 하는 것인가 이런 것에 따라서 역사 학파의 차이가 있다. 그것이 역사론이다. 

그 다음에 이제 역사라고 하는 건 진실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중요한 건 '이야기' 부분에 있다. 진실은 우리가 확정할 게 아니다. 진실이라고 하는 건 고문서학자, 고고학자, 문헌학자, 그 다음에 사료를 검토하는 사람들, 역사학과 사람들은 사료 읽는 훈련을 할 것이다. 그것을 하는 사람들이 역사학과 사람들인데 우리는 역사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아니니까, 저는 역사 철학 전공자지 역사 전공자는 아니다. 그러니까 결국 역사론에,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교양으로서 역사 공부를 하는 사람은 역사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즉 진실한 이야기에서 스토리에 초점을 맞춘다. 이제 역사론을 읽어서 그것을 역사 철학하고 그 다음에 여기 지금 여기 나오는 것처럼 기독교의 역사관이 어떻고 이렇게까지 가면 이제 그것은 또 다른 영역이 있습니다.  한번 보겠다. 2번은 역사 서술의 역사라고 되어 있는데 그 옆에다가 역사론historiography이라고 써야 한다. 

역사란 무엇인가. 진실한 이야기(true story). 그 다음에 중요한 것은 이야기란 무엇인가. 사실을 더 넓은 맥락이나 서사 속에 배치하는 해석. 해석이 굉장히 중요하다. 해석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머리를 말랑말랑하게 쓴다는 것이다.  entha kai entha이다. 정말 중요한 말이다. 희랍어로 kai 가 and이고 here and here라는 뜻으로, 우리 말로 옮기면 "이리저리"이다. 머리를 이리저리, 몸을 이리저리, 이럴까 저럴까 이게 계속 고민하는 것이다.  entha kai entha가 전형적으로 나오는 장면이 《오뒷세이아》에서 보면 피넬로페가 오디세우스가 왔다. 저놈이 내 남편 맞나,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긴가민가 한데, 그런데 페넬로페는 어떻겠는가. 그냥 남편 아닌 척하고 지금 자기한테 구원하러 온 사람 많은데 이 중에 하나 잡아갖고 인생을 고칠까, 저놈이 지금 객지에서 고생을 많이 하고 왔으니까 좀 봐줄까, 알 수 없다. 그때 이제 페널로페가 하는 것이 entha kai entha이다. 눈앞에 놓인 상황을 이리저리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까 저럴까 궁리를 해보는 것이다.

역사적인 사례들을 이렇게 보고 머리를 이리저리 굴리는 게 역사적 사유이다. 나의 이익을 위해서 entha kai entha 하는 게 역사적 사유가 아니다. 그런데 역사 속에서 생각하지 않고 이익 속에서 생각하는 게 문제이다. 역사 해석이라고 하는 것이 그걸 말한다. 그러니까 일단 규칙들이 있는데, 헤로도토스 같은 경우는 허구적 이야기와 진실한 역사적 서술을 구별하기 위해 증거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이게 헤로도토스의 《역사》에서는 그냥 자기가 들은 걸 다 적는다. 이런 것들을 원천적 역사라고 부른다. 그 다음에 이제 시간관 이렇게 되어있는데, 시간관이라고 하는 게 아주 중요한 말이다. 역사를 볼 때 이 역사라고 하는 것이 과연 어떤 방식으로 흘러가는가에 대한 큰 틀이 있는데 그것이 시간관이다.

그러면 이제 여기서 역사를 공부하는 세 번째 요소, 하나는 진실한 이야기가 하나 있고, 이야기라고 하는 점에서 역사를 어떻게 서술할 것인가에 관한 역사론이 나온다. 그런데 역사론하고 조금 거리가 멀어 보이는 약간의 2차적인 관점이 뭐냐하면 이제 바로 시간관이다. 이런 것을 우리는 흔히 역사관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역사 논쟁이 벌어진다 하면 여기서 벌어진다. 역사의 논쟁은 역사 해석의 방법론에서 벌어진다. 여기서 역사해석의 방법론은 일단 1차적으로 어떤 사건이 중요한가 . 두 번째 그 사건을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인가 이렇게 이 두 가지겠다. 결국 똑같은 얘기이다. 중요하니까 그 사건이 중요하다 라고 말하는 것이다.  '인생이라는 게 뭐 있겠어 다 먹자고 하는 일이지'라는 것은 인생관이다. '아침에 우유 한 잔 가지고 되겠어 그게 인생이야. ' 이렇게 말하면 이제 그 사람하고 대화가 안 된다.  우리가 생각해보면 이게 역사해석의 방법에 이게 무엇이 중요한가. 어떤 사건이 중요한가 이게 바로 역사 해석의 방법론이다. 그러면 나는 그 사건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라고 말하면 거기다 왜 중요한데라고 설명을 해야 한다. 여기서 벌어지는 것이다.  여기 들어와 있는 시간관이나 역사관이나 여기 대표적으로 그냥 아주 쉽게 말하자면 세계는 어떻게 흘러가는가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시간관이나 역사관은 역사학과에서 다루는 게 아니라 역사를 들여다보면서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철학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흔히 역사학과에서는 히스토리를 다룬다. 그 다음에 historiography도 역사학과에서 그렇게 잘 안 다루기는 한데 그래도 여기까지가 역사학과 영역이라면, 시간관과 역사관은 역사에 관한 철학적 통찰 또는 역사에 관한 신학적 통찰의 영역에 해당한다.

역사 해석의 방법론, 어떤 사건이 또는 무슨 사건이, 누가 중요한가, 이것까지 따져 물으면 역사. 역사라고 하는 것은 결국에는 역사 책을 좀 잘 읽으려면 historiography에 대한 지식이 좀 있긴 있어야한다. 그러면 여러분들이 책을 볼 때 이것은 역사책이구나 라고 할 때, 이 사람은 어떤 시대를 어떤 사건을 어떤 방법론을 가지고 이 책을 썼다를 알아내는 게 역사 책을 식별하는 1번이다. 역사 책이 잘 됐다 못됐다, 재미있는 역사 책이었네요, 이런 것은 따지면 안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어떤 시대를 다루고 있느냐, 일단 그거부터. 그 다음에 목차를 쭉 보면서 이 사람은 어떤 사건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가를 항상 봐야한다.  어떤 시대에 어떤 사건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가 이 두 가지 포인트를 가지고 항상 생각을 하여야 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