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향연(2)

 

2023.08.01 📖 향연(2)

플라톤, ⟪향연⟫(Symposion)

I 프롤로그
- 아폴로도로스의 도입 이야기 172a1-174a2
아폴로도로스의 이야기 ‘연습’(meletē); 지혜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부유하고 돈 잘 버는 자네들”

- 아리스토데모스의 향연 이야기 서두 174a3-175e10
아가톤(Agathōn)의 집에 가는 ‘아름다운’(kalos) 소크라테스; 가는 길에 스스로 뭔가 골똘히 생각하느라 뒤쳐지게 된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 곁에 앉으려는 아가톤; 지혜의 기준으로서의 “3만이 넘는 희랍 사람들”

- 향연 방식과 이야기 주제 결정 176a1-178a5
술은 자율적으로 마시고 이야기로 즐기는 방식, 주제는 이제까지 다른 신이나 기타 사물들에 비해 심하게 홀대받은 에로스에 대한 찬양

II 연설들
- 파이드로스의 연설 178a6-180b8
에로스는 가장 오래된 신, 우리에게 덕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힘이 있다.

- 파우사니아스의 연설 180c1-185c3
천상의 에로스와 범속의 에로스를 구분해야만 한다. 더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천상의 에로스는 아름다운 것이므로 장려하는 법적 장치의 정비가 중요하다.

 

 

어제 얘기했던 것처럼 프롤로그에 아폴로도로스의 도입 이야기 그리고 아리스토데모스의 향연 이야기 서두 그리고 향연 방식과 이야기 주제의 결정 그런 다음에 파이드로스의 연설, 파우사니아스의 연설 거기까지 오늘 설명을 하겠다. 강철웅 박사가 번역한 정원학당판 《향연》 번역본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앞에 역자가 작품 안내라고 적어둔 게 있다. 이 부분을 보면서 이제 논의를 따라오면 될 것 같다.  

작품 안내를 기준으로 해서 설명을 하다가 본문에서 이 부분은 촘촘하게 읽어볼 필요가 있겠다 하는 부분은 본문으로 들어갈 것이다. 물론 어제 말한 것처럼 소크라테스의 이야기 그 부분은 본문을 하나하나 낱낱이 읽을 예정이다. 그런데 다른 부분은 여러분들에게 독서를 안내해 주는 그런 정도니까 작품 안내를 설명해가는 방식으로 얘기를 하겠다. 아폴로도로스의 도입 이야기 그 부분 보면 작품은 기원전 404년 전으로 추정되는 때로 되어있다. 아가톤이 경연대회에서 상을 받은 게 바로 그때이기 때문에 그때를 배경으로 해서 하고 있다.  플라톤의 대화편들은 몇몇 작품을 제외하면 몇몇 작품을 제외하면 그 대화가 언제를 배경으로 언제 어디서 일이 벌어졌는가 하는 것을 대체로 알아차릴 수 있는 그런 얘기들을 슬쩍슬쩍 내둔다. 그러니까 플라톤의 대화편은 플라톤이 이것을 썼다고 하는 순서 그대로 가면, 저작연대로 보면 초기 대화편, 중기 대화편, 후기대화편 이렇게 나눌 수도 있지만, 그러면 예를 들어서 초기 대화편에 해당하는 것은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이런 작품들이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의 배경을 보면 소크라테스가 죽을 때의 얘기다. 그런데 플라톤의 대화편들은 그 주요한 등장 인물이 소크라테스니까 소크라테스가 죽은 다음에는 얘기가 없지 않겠는가. 그러면 작품 속의 시대 배경을 기준으로 한다면 《소크라테스의 변론》이 가장 나중 일을 말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식으로 연대를 잡아서 설명하는 방법도 있다고 얘기할 수 있다. 어쨌든 《향연》이라고 하는 이 작품은 기원전 404년 전으로 추정되는 때인데 이제 동료들은 10여 년 전인 416년경 비극 경연에서 첫 우승한 아가톤의 집에서 벌어진 향연에서 소크라테스 등 참석자들이 펼친 사랑 이야기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  징그럽다.  10년 전에 벌어진 일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것이다. 그러면 10년 전에 벌어진 일을 그 자리에 참석했던 아리스토데모스가 지금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는 아폴로도로스에게 이야기를 해주었고, 언제 얘기해 주었는지는 알 수 없다, 언제 얘기해 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얘기를 해주었고 그 기간 동안 10년 전에 벌어진 그 사건의 이야기를 그 일이 벌어진 지 얼마 안 있어서 아리스토데모스가 아폴로도로스에게 얘기를 해줬다 한다면 거의 한 10년 가까이 이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해줬다는 것이다. 그러면 아폴로도로스는 참석했던 사람들보다도 더 잘 기억하는 사람이 되었겠다.  


그래서 거기 보면 작품안내 10페이지를 보면 최근에 이미 비슷한 부탁을 한 글라우콘에게 들려준 적이 있어서 잘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먼저 글라우콘과 나눈 대화를 짤막하게 들려준다. 이게 잘 준비가 되어 있다는 얘기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이미 글라우콘에게도 그 얘기를 해준 적이 있다. 글라우콘은 플라톤의 형제이다. 그 대화에서 시내로 올라가는 아폴로도로스를 뒤에서 좇아와 결국 함께 '올라가면서' 향연 이야기를 주고받는다는 것 설정이 중요한 부분이다. 플라톤의 대화편은 올라가느냐 내려가느냐, 이 이야기가 어디서 벌어지느냐가 중요한 부분이다. 예를 들어서 그 유명한 《국가》에서 소크라테스가 페라이에우스 항구로 내려갔었다.  내려가서 구경을 마치고 다시 아테나이로 올라오는 길에 폴레마르코스가 몇 시동들을 보내와서 붙잡았다. 그래서 그 동네에 있는 폴레마르코스, 케팔로스의 집에 가서 대화를 하게 된다. 똑같은 설정이다. 다시 말해서 아폴로도로스가 시내로 올라가고 있는데 누가 좇아왔다. 그런데 《국가》에서는 그 바닷가에 있는 집에서 머물러서 얘기를 하는데 여기는 함께 올라가면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화를 들려주는데 최초로 자기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아리스토데모스의 순서와 방식에 맞춰서 재현한다는 것. 그다음에 그 얘기를 하면서 아폴로도로스가 자기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에게 뭔가 좀 듣기 싫은 소리를 한다. 그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을 한번 보겠다. "아폴로도로스: 나는 자네들이 묻고 있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할 준비가 꽤 되어 있다고 생각하네."  이야기할 준비가 꽤 되어 있다.  다르게 말하면 연습을 안 거친 상태가 아니다.  그렇게 되어 있다. 연습을 안 거친 상태가 아니다.  이 연습이라는 단어가 중요한 포인트이다. meletē라고 하는 것이 연습이다. 그러니까 나는 자네들이 묻고 있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할 연습을 많이 했네 그런 얘기가 된다. 이 연습이라고 하는 것, 이야기할 준비가 꽤 되어 있다고 생각하네. 이것은 첫 번째 단어로 나온다. 중요한 포인트이다. 역자가 직역하면 연습을 안 거친 상태가 아니다.  즉 꽤 연습을 거쳤다. 그래서 meletē는 어떤 이야기 연설 전체나 일부를 암송할 만큼 열심히 익히는 일을 가리킬 때 곧잘 쓰이는 용어이다 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meletē라고 하는 단어는 플라톤의 철학에서 굉장히 중요한 단어이다. meletē라는 단어가 중요한 단어 중에 하나이다. meletē라고 하는 것은 사실 세 명의 무사 여신, 옛 무사라고 불리는 여신 중 하나이다. 9명의 무사 여신이 있는데 헬라스 신화 중에서도 옛 무사라고 불리는 무사가 있다. 옛 무사라고 불리는 meletē, 그러니까 9명의 무사가 설정되기 전에 3명의 무사가 있던 시절, aoidē, mneme, meletē이다. meletē는 말 그대로 연습이다. aoidē가 음악의 여신이라면 meletē는 연습의 여신이고 mneme는 널리 알려져 있듯이 기억의 여신이다. 그러면 이것에 근거해서 우리는 뭐라고 말할 수 있느냐, 향연은 사랑의 연습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라고 짐작해볼 수 있는 것이다. 

172a 아폴로도로스: 나는 자네들이 묻고 있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할 준비가 꽤 되어 있다고 생각하네.


"실은 바로 며칠 전에도 마침 팔레론에 있는 집에서 시내로 올라가는 중이었는데," 올라간다는 게 그냥 아폴로드로스가 읍내 볼일 보러 간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른 뜻으로는 이제 올라간다는 건 katabasis와 anabasis이다. 중요합니다. "지인 중 하나가 뒤쪽에서 알아보고는 멀찍이 나를 부르더군. 놀리는 투로 부르면서 말했네. "어이 팔레노 출신, 이 사람 아폴로도로스, 기다려주지 않겠나?" 그래서 난 멈춰 서서 기다려졌지." 팔레론 출신이란 촌놈이란 뜻이다. "아폴로드로스, 안 그래도 요 며칠간 자네를 찾아다니던 참이었네. 아가톤과 소크라테스 선생님과 알키비아데스 그리고 그때 그 만찬에 참석했던 다른 사람들이 가진 그 모임에 대해 그들이 펼쳤던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이 어떤 것들이었나 물어보고 싶어서 말일세. " 그러면 이제 아가톤, 소크라테스, 알키비아데스, 이 3명이 주요 인물이다. 그런데 알키비아데스는 느닷없이 나중에 끼어들어온 사람이다.  그런데 왜 여기다 얘기를 했을까. 파우사니아스나 그 다음에 파이드로스나 에뤽시마코스나 이런 사람들 얘기는 안 중요한 걸까 이런 생각을 또 해볼 수 있다. 그렇게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이 어떤 것이었나 물어보고 싶어서, erōtIkos, logos,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라는 얘기다.  

172a 실은 바로 며칠 전에도 마침 팔레론에 있는 집에서 시내로 올라가는 중이었는데, 지인 중 하나가 뒤쪽에서 알아보고는 멀찍이 나를 부르더군. 놀리는 투로 부르면서 말했네. "어이 팔레노 출신, 이 사람 아폴로도로스, 기다려주지 않겠나?" 그래서 난 멈춰 서서 기다려졌지. 

172a 아폴로드로스, 안 그래도 요 며칠간 자네를 찾아다니던 참이었네. 아가톤과 소크라테스 선생님과 알키비아데스 그리고 그때 그 만찬에 참석했던 다른 사람들이 가진 그 모임에 대해 그들이 펼쳤던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이 어떤 것들이었나 물어보고 싶어서 말일세. 


그 다음에 172c를 보면 "아가톤이 고향인 이곳을 떠나 산 지 여러 해 되었고 또 내가 소크라테스 선생님과 시간을 보내면서 날마다 그분이 무슨 말을 하는지 혹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았내는데 관심을 기울여 온 게 아직 3년이 채 안 되었다는 걸 자네는 알지 않는가? 그전에는 아무 데나 닥치는 데로 돌아다니면서 뭔가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그 어느 누구보다도 불쌍해졌지. 꼭 지금 자네만큼이나 말일세. 자네는 지혜를 사랑하기보다는 오히려 다른 일이면 아무거나 해야겠다고 생각하니까 말일세.  그러자 그가 말했네. 놀리지 말고 이 모임이 언제 있었는지 내게 말해주게." 이렇게 해서 이제 우리가 아직 아이였을 때 오래전 일을 얘기하기 시작을 한다. 그리고 173b 마지막 부분에 보면 "우리는 함께 걸어가면서", "지혜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을 내가 직접 말하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이 말하는 걸 듣거나 할 때는 유익하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라고 생각하는지와 상관없이 몹시 즐겁거든"이라고 했다. 유익하기도 하고 유익하든 말든 이건 즐겁다라는 얘기다. 그런데 그다음에 아주 이제 뼈를 때리는 얘기가 있다.  

172c 아가톤이 고향인 이곳을 떠나 산 지 여러 해 되었고 또 내가 소크라테스 선생님과 시간을 보내면서 날마다 그분이 무슨 말을 하는지 혹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내는데 관심을 기울여 온 게 아직 3년이 채 안 되었다는 걸 자네는 알지 않는가? 그전에는 아무 데나 닥치는 데로 돌아다니면서 뭔가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그 어느 누구보다도 불쌍해졌지. 꼭 지금 자네만큼이나 말일세. 자네는 지혜를 사랑하기보다는 오히려 다른 일이면 아무거나 해야겠다고 생각하니까 말일세.  그러자 그가 말했네. "놀리지 말고 이 모임이 언제 있었는지 내게 말해주게." 

173c 우리는 함께 걸어가면서 그것들에 관해 이야기를 했고, 그래서 서두에 말한 것처럼 난 꽤나 준비가 된 상태라네. 그러니 자네들에게도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면 그렇게 햐야겠네. 게다가 나로서도 지혜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을 내가 직접 말하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이 말하는 걸 듣거나 할 때는 유익하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라고 생각하는지와 상관없이 몹시 즐겁거든. 


"부유하고 돈 잘 버는 자네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나 자신이 짜증스럽기도 하고", 이 부분에서 이제 가치 판단이 들어가는 것이다. 부유하고 돈 잘 버는 자네들의 얘기는 짜증스럽고 또 안됐다 싶어지기도 하다. 왜 그러는가. "아무 대단한 일도 하지 않으면서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들을 하니 말일세. " 그렇다. 이제 아폴로도로스의 생각엔 그렇다. 니네들 돈 벌이 하고 있는데 돈 잘 버는 얘기해봐야 나한테는 그렇게 크게 어필이 되지 않다고 말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또 이제 이런 말도 한다. "자네들 쪽에서는 내가 불행하다고 여기고 있을지도 모르며", 이제 돈도 못 버는 사람이 지혜를 사랑한다고 그러는 것이 웃기는 얘기네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이다. "자네들로서는 맞게 생각하고 있다고 난 생각하네." 니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건 뭐 그것도 맞는 얘기겠지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것이다. 그다음에 동료가 얘기를 한다. "자넨 늘 똑같군, 아폴로도로스. 늘 자네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헐뜯고 있고 소크라테스 선생을 제외하고는 자네 자신을 비롯해서 그야말로 모든 사람이 불쌍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보이니 말일세." 듣고 있는 사람이 좀 짜증 났을 것이다. 아폴로도로스를 만나면 아폴로도로스는 소크라테스를 제외하고는 자기 아폴로도로스 자신도 포함해서 모든 사람이 불쌍하다. 그리고 너네들 지금 돈 벌이에 혈안이 되어 있는데 너네들 불쌍한 놈들이야.  그런데 너희들 입장에서는 또 내가 틀렸다고 하겠지, 내가 불쌍하다고 하겠지 이렇게 말하니까 이런 얘기도 한두 번인데 "늘 똑같"다고 그런다. "도대체 어떻게 해서 자네가 이 '유약한 사람'이라는 별칭으로 불려왔는지 나로서는 모르겠네. " 유약한 사람이라고 말을 하는데 이 유약한 사람이라고 하는 말이 무엇인가. 연약한 사람이라는 것은 malakos이다. 주석을 보면 소크라테스 임종 시에 많은 눈물을 흘린 사람이었다. 《파이돈》 117d에 나오는 내용이다. 말은 이렇게 살벌하게 하는데 유약한 사람으로 불린다.  그런데 또 아폴로도로스는 자기가 정신 나간 사람이라는 별명도 얻었다고 한다. manikos라는 말, 영어로는 mania, 희랍어로 정신 나간 사람, 뭔가에 막 미친 사람이란 뜻이다.  유약한 사람이 정신 나간 사람인가 미친 사람인가 이렇게 생각하면 되겠다. 폴로도로스는 유약한 사람이라는 별칭으로 불려오는데 그런 별칭으로 불리는 사람이 또 남에게 이렇게 헐뜯는 말은 굉장히 잘한다. 이건 뭘 말하는가. 아폴로도로스는 헐뜯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소크라테스가 죽었을 때는 막 펑펑 울었다. 그래서 유약한 사람이라 불렸다. 그러면 헐뜯는 사람하고 요약한 사람하고 서로 이렇게 들어맞지를 않는다. 불리기는 유약한 사람인데 하는 행동을 보면 헐뜯는다는 말이다. 서로 들어맞지 않는 것, 분명히 둘 중에 하나가, 유약한 사람이든지 아니면 헐뜯는 사람이든지 이 둘 중에 하나가 아폴로도로스의 본성에 해당할 텐데 과연 어떤 것인가. 인간의 여러 가지 측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이해할 필요 없이 말이다.  이런 것은 다 넓은 의미에서 플라톤의 대화편에 나타나는 irony, 시치미 떼기라고 할 수 있다. 아폴로도로스 자신이 이렇게 아이러니한 사람이다. 유약한 사람이 그런데 그렇게까지 열심히 10년 가까이 이렇게 이야기 연습을 하겠는가. 그런 사람이 제일로 단단한 사람 아니겠는가. 날마다 연습을 하는 사람은 우리가 이길 수 없다. 

173c 부유하고 돈 잘 버는 자네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나 자신이 짜증스럽기도 하고 동료들인 자네들이 정말 안됐다 싶어지기도 하지. 아무 대단한 일도 하지 않으면서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들을 하니 말일세. 그런데 아마 자네들 쪽에서는 내가 불행하다고 여기고 있을지도 모르며, 자네들로서는 맞게 생각하고 있다고 난 생각하네. 

173d 동료: 자넨 늘 똑같군, 아폴로도로스. 늘 자네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헐뜯고 있고 소크라테스 선생을 제외하고는 자네 자신을 비롯해서 그야말로 모든 사람이 불쌍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보이니 말일세. 도대체 어떻게 해서 자네가 이 '유약한 사람'이라는 별칭으로 불려왔는지 나로서는 모르겠네.  


그다음에 아폴로도로스가 그렇게 말한다. "아주 소중한 친구, 내가 나 자신과 자네들에 관해 이런 의도를 갖고 있다면 그야말로 분명 난 미친 거고 정신이 나간 거겠군?" 어떤 의도인가. 이야기할 때는 이런데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는 사납게 군다. 유약한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데 사납게 군다.  뭐 미친 거겠지 라고 말하니까 동료가 "이것들을 놓고 지금 다투는 건 적절치 않네, 아폴로도로스. 자네에게 우리가 부탁했던 대로 다른 건 하지 말고 그 이야기들이 어떤 것들이었는지나 이야기해 주게.", "그러니까 그 이야기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다네. 아니, 그보다는 저 사람이 이야기했던 대로 나도 자네들에게 처음부터 순서대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네."  저 사람이 이야기했던 대로에서 저 사람은 아리스토데모스이다. 이렇게 해서 이제 얘기를 들려준다. 

173e 아폴로도로스: 아주 소중한 친구, 내가 나 자신과 자네들에 관해 이런 의도를 갖고 있다면 그야말로 분명 난 미친 거고 정신이 나간 거겠군? 
어떤 의도냐 이야기할 때는 이 이런데 자네는 자네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사납게 굴지 그러니까 이게 사납게 군다.

173e 동료: 이것들을 놓고 지금 다투는 건 적절치 않네, 아폴로도로스. 자네에게 우리가 부탁했던 대로 다른 건 하지 말고 그 이야기들이 어떤 것들이었는지나 이야기해 주게. 

174a 그러니까 그 이야기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다네. 아니, 그보다는 저 사람이 이야기했던 대로 나도 자네들에게 처음부터 순서대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네.  


아리스토데모스에게 들은 얘기를 아리스토데모스처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보면 아폴로도로스가 비난하는 사람들, 부유하고 돈 잘 버는 자네들, 이 사람들이 그래도 소크라테스와 아가톤의 향연에서 있었던 얘기를 궁금해한다. 아주 말종들은 아닌 것이다. 아주 형편없는 사람들은 아닌 것이 막 와서 돈 버는 비법 자네 혹시 들은 거 없나 라고 물어본 게 아니라 그래도 그 사람들이 소크라테스와 알키비아데스와 아가톤이 주요 주인공이라고 하는 그 얘기에서 무엇이 오고 갔는지를 궁금해하는 정도면 그렇게 아주 그냥 형편없는 사람들은 아니다. 이런 사람들은 어디에 속할까, 어떤 영역에 속하는 사람들이라고 해야 할까.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겠다. 그러니까 지혜에 관련된 얘기를 듣고 싶어 하는 거 아니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지혜로운 사람은 아니다.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 적어도 자기가 지혜가 결핍되어 있다는 걸 느끼고 있는 사람 그리고 그것을 습득을 해야 겠다고 생각하는 사람, 그 깨달은 사람 아니겠는가. 내가 내가 좀 어리석다 그러니 좀 알고 싶다. 아폴로도로스에게 이걸 궁금해하는 사람은 누구겠는가.  사실 우리들이다. 우리는 지혜롭지 않다. 지혜롭지 않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진짜 무지한 사람이다. 내가 지혜롭지 않다 라는 것조차 모르면 아무런 결핍을 느끼지 못하니까 결핍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그 결핍을 채울 생각을 안 한다. 돈이 없어를 느낀 사람은 돈을 채울 생각을 하겠지만 내가 지혜가 모자라는 것 같아, 세상사를 잘 몰라, 어리석어 라고 하면 지혜를 채우려 할 것이다. 그런데 적어도 여기 지금 아폴로도로스에게 돈타령만 한다고 비난을 받는 사람들은 적어도 지혜를 채우려고 하는 것이다. 그게 바로 에로스이다. 에로스는 결핍을 느낌과 동시에 그 결핍을 채우려고 뭔가를 갈망하는 것이다. 이제 무엇을 채우려고 하느냐 그게 어떤 사람의 삶을 규정하는 핵심적인 내용이 되지 않겠는가. 무엇을 채우려고 노력하는가. 이게 지금 아폴로도로스의 도입 이야기에서 벌써 조금만 생각을 해보면 그 부분을 짐작을 할 수가 있게 된다. 

 

그다음에 아리스토데모스의 향연 이야기 서두. 작품 안내를 다시 보면 아리스토데모스는 평소와 다른 차림새로 말끔한(아름다운)이라고 되어 있다. 원문은 소크라테스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오는 건 참 드문데, 아름다운 모습으로 소크라테스가 향연을 하러 간다. 벌써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하는 게 뭔가 의미심장하다. 엉겁결에 초대도 안 받은 상태에서 아가톤의 향연장에 동행하게 된 이야기로 시작한다. 훌륭한 자는 초대받지 않고도 훌륭한 자의 잔치에 간다는 속담 패러디가 구사된다. 그러니까 그러면 아리스토데모스는 초대를 안 받았는데 가니까 그럼 아리스토데모스는 훌륭한 사람인가. 훌륭한 자는 초대받지 않고도 훌륭한 자의 잔치에 간다 라고 하니까. 그러면 또 이걸 약간 달리 말해보면 초대받지 않고 아는 잔치에 갔는데 초대받은 이보다도 더 환영을 받거나 또는 적어도 초대받은 이만큼 환영을 받는다면 훌륭한 사람일 수 있겠다.  그런데 그 자리가 훌륭한 잔치이면 정말 훌륭한 사람일테고 형편없는 놈들이 모여 있는 자리면 그 자리에서 환영을 받으면 또 형편없는 놈이 된다.  

그런데 지금 이번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사람이 아가톤이다.  아가톤이라고 하는 것이 훌륭한, 좋은 이런 뜻이다. 이제 소크라테스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가고 그 어쨌든 이 잔치의 주인공은 아가톤이다. 이름 그대로 좋은 사람이다.  그리고 이제 아리스토데모스는 사색에 빠져 뒤쳐진 소크라테스보다, 이 부분은 조금 있다가 이제 본문에서 보겠다. 소크라테스가 여기서 왜 바로 안 가고 또 이렇게 중간에 어디로 샜을까. 쓸데없이 다른 짓을 했다. 그러니까 이런 것을 보면 소크라테스 또 해찰하네 라고 생각하다가, 소크라테스는 무슨 짓을 해도 뭔가 깊은 뜻이 있을 거라고 우리가 미리 지레 짐작을 해줘야 한다. 안 그러면 놓치는 수가 있다. 그러니까 왜 소크라테스는 다른 짓을 하고 머물렀을까 그걸 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러니까 소크라테스는 이제 어쨌든 해찰을 하느라고 뒤쳐졌고 아리스토데모스가 먼저 도착을 해서 아가톤의 환영을 받고 동석을 하게 된다. 아리스토데모스는 평소와 달리 식사 서빙에 신경 쓰지 않겠다는 아가톤의 말을 굳이 전해주고 있다. 뭔가 특별한 향연이 되리라는 암시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여러분들 식사는 어떻게 하셨어요 라는 것은 신경 안 쓰겠다고 아가톤이 말했다. 그런데 왜 그걸 굳이 말했을까. 본래 향연에 가면 밥부터 먹는 거 아닌가. 어쨌든 뭔가 특별한 향연이 되리라는 암시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뒤늦게 도착한 소크라테스는 아직 못 끝낸 사색으로 좀 더 지체하다가 향연장에 들어온다. 중간에 어디로 새기도 했는데 도착해놓고도 바로 안 들어왔다. 그 다음에 이제 사색의 결실을 나누어 달라는 아가톤과 지혜에 대한 아이러니 섞인 공방을 일차 벌이게 되는데, 이는 앞으로 벌어질 대결로 이어지는 일종의 탐색전쯤되고 이 사색의 면모는 작품 끝 알키비아데스 연설에서 다시 자세히 조명받게 된다.  이 부분을 고려해 둬야 된다 이 말이다. 지금 소크라테스가 이렇게 뭔가를 하고 있던 것이 뭔 얘기일까. 우선은 아가톤과 얘기하면서 조금 해명이 되고, 뒤에서 알키비아데스가 틈입한 다음에 벌이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다. 그건 소크라테스 찬양인데 거기에서 다시 자세하게 얘기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여기 시작해서 문제 제기가 된 셈이다.  소크라테스라고 하는 사람이 어떤 식으로 생각을 하고 어떤 식으로 그것을 남에게 전달하는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일단 된 셈이다. 

《향연》은 분량도 적절하고 플라톤의 대화편이 가지고 있는 모든 특징들 그리고 플라톤의 대화편이 가지고 있는 거의 핵심적인 주제 이런 것들을 망라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도 테크니컬하게 아주 중요한 부분들이 있는 텍스트이기 때문에 이것을 여러 번 공들여서 읽을 필요가 있다.  


그다음에 이제 아리스토데모스의 얘기를 보겠다. 174c를 보면 훌륭한 자들은 훌륭한 자들의 연회에 자진해서 간다라는 속담을 망가뜨렸다 라는 얘기가 있다. 그다음에 아리스토데모스가 얘기를 한다. "보잘 것 없는 자로서 초대받지 않은 채 지혜로운 사람의 잔치에 가게 될 것 같습니다"라고 소크라테스에게 말한다. "무슨 변명을 하실지 생각해 봐 주십시오"라고 말하니까 소크라테스가 "둘이 함께 길을 가면 우리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거네. 그러니 자, 가세" 이렇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제 소크라테스는 뭔가 골똘이 생각을 하면서 뒤처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뒤쳐져 버리게 되었고, 그런데 아리스토데모스는 초대받지 않은 사람이니까 혼자 갈 수는 없다. 혼자 갈 수는 없으니까 기다리고 있으니까 소크라테스가 괜찮아 먼저 가 이렇게 얘기를 했던 것이다.  초대받지 않은 상태에서 소크라테스의 초대를 핑계삼아 참석하려고 했는데 소크라테스는 뒤쳐졌고, 계속 따라오려니 했더니 그러지도 않고, 그런데 또 이제 막상 아가톤의 집 앞에 가니까 한 아이가 나와서, 노예겠다, 자기와 마주치자마자 곧바로 다른 사람이 앉아 있는 곳으로 데려갔다. 그러니까 그게 이제 우스운 처지가 되었다, 계면쩍게 되었다는 말이다. 그 앞에 소크라테스가 뒤쳐지게 된 이유가 뭐냐면 "뭔가 골똘히 생각하게 되면서" 이렇게 되어 있다.뒤에 주석을 보면 직역하면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이게 되면서' 이렇게 되어 있다. 이런 부분을 잘 봐야 한다.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이게 되면서, 골똘히 생각한다는 게 가만히 앉아서 다른 일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소크라테스가 자기 자신에 대해서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소크라테스가 자기 자신에 대해서 뭘 생각했을까. 이 부분이 중요한 지점이다. 그래서 이제 따라오지 않았다. 

174c 보잘 것 없는 자로서 초대받지 않은 채 지혜로운 사람의 잔치에 가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 절 데려가시면서 무슨 변명을 하실지 생각해 봐 주십시오. 

174d 둘이 함께 길을 가면 우리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거네. 그러니 자, 가세

174e 소크라테스 선생님이 스스로 뭔가 골똘히 생각하게 되면서 뒤쳐져 가게 되었고, 자기가 기다리니까 그분이 먼저 가라 하셨다고 했네. 


그런데 찾아보라고 했더니 와 계시긴 한데 이웃집 문전으로 이제 가서 피해 있더라 그랬다. 그러니까 "그러지 말고 그냥 그분 그대로 두 게들. 그게 그분이 갖고 계신 일종의 버릇이라네. 가끔씩 그냥 아무 데로나 피해 가셔서는 거기 서 계시곤 하지. 내 생각엔 곧 오실 거네. 그러니 방해들 말고 그냥 그대로 두게." 그걸 내비려 두는 게 좋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제 아직 들어오지 않았는데 들어오고 나니까 들어오고 나니까 아가톤이 말한다. "제 옆에 앉으시지요" 지금 아가톤이 소크라테스가 들어오니까 제 옆에 앉으시죠, 즉 아가톤이 소크라테스 옆에 앉고 싶다고 얘기를 하는 것이다. 알키비아데스의 트립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보면 소크라테스가 알키비아데스의 찬양에 답사를 하고 그다음에 사람들이 서로 소크라테스 옆에 앉으려고 승강이를 벌이는 장면이 뒤에 있다. 옆자리에 앉는다는 것도 뭔가 의미가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여기서 아가톤이 이렇게 말한다. "선생님과 접촉함으로 해서 문전에서 선생님께 떠오른 그 지혜를 저도 누릴 수 있게 말입니다. 선생님은 분명 그걸 발견해서 갖고 계십니다.  발견하기도 전에 그만두시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그러자 소크라테스님이 앉으면서 말씀하셨다고 하네.  참 좋을 것이네, 아가톤. 지혜가 우리가 서로서로 접촉할 때 우리 가운데 더 가득한 자에게서 더 빈 자에게로 흐르게 되는 그런 거라면 말일세." 이 부분도 여러 가지로 질문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175a 소크라테스 선생님이 와 계시긴 한데 이웃집 문전으로 피해 가 서 계신다고, 자기가 들어오십사 부르는데도 한사코 안 들어오시겠다고 전했다고 했네.

175b 그러지 말고 그냥 그분 그대로 두 게들. 그게 그분이 갖고 계신 일종의 버릇이라네. 가끔씩 그냥 아무 데로나 피해 가셔서는 거기 서 계시곤 하지. 내 생각엔 곧 오실 거네. 그러니 방해들 말고 그냥 그대로 두게. 

175d 제 옆에 앉으시지요, 소크라테스 선생님. 선생님과 접촉함으로 해서 문전에서 선생님께 떠오른 그 지혜를 저도 누릴 수 있게 말입니다. 선생님은 분명 그걸 발견해서 갖고 계십니다.  발견하기도 전에 그만두시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그러자 소크라테스님이 앉으면서 말씀하셨다고 하네.  "참 좋을 것이네, 아가톤. 지혜가 우리가 서로서로 접촉할 때 우리 가운데 더 가득한 자에게서 더 빈 자에게로 흐르게 되는 그런 거라면 말일세." 


그런데 이제 여기서 소크라테스가 한 번 아가톤을 찌른다. 사실 당신이 더 지혜로운 거 아니야. 그러니 내가 아가톤 당신 곁에 앉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일인 것 같네. "나 자신이 자네에게서 나오는 많은 아름다운 지혜로 채워질 것으로 믿으니 말일세." 내 지혜는 보잘 것 없고 꿈처럼 의심스러운 것이지만 자네의 지혜는 빛이 나며 많은 늘픔을 갖고 있거든.  바로 그 지혜가 젊은 자네에게서 그토록 맹렬하게 빛을 발하여 밝게 빛나게 되었지.  엊그제 3만이 넘는 희랍 사람들이 증인이 된 가운데 말일세." 아가톤이 비극 경연대에서 3만이 넘는 희랍 사람들, 아테나의 전통적인 남성 숫자다, 그 사람들 가운데서 1등을 했다. 그래서 이제 빛나게 되다. 이것은 무엇을 함축하고 있을까. 상 받은 사람이 지혜롭다는 얘기 아닌가. 소크라테스는 아가톤을 먹이는 것이다.  지혜의 기준은 무엇인가. 사람들한테 상받으면 지혜로운 것이다. 즉 공공의 대중이 지혜롭다는 것,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 그다음에 ""도가 지나치십니다, 소크라테스 선생님." 하고 아가톤이 말했네." 그런데 도가 지나치십니다라는 말을 직역하면 방자하시군요가 된다고 각주에 있다. "자신의 지혜에 대한 칭찬이 과도하여 놀리는 말 혹은 모욕으로 들린다는 뜻일 것이다. 대중 앞에서 비극 작품을 통해 선보인 아가톤의 지혜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칭찬에는 아이러니가 깃들어 있고 아가톤도 그것을 간파하고 있다." 이제 도가 지나치십니다. 이제 방자하시군요. hybris가 넘치시는군요 라고 말하는 것이다.  먹이는 것과 진심으로 말하는 것, 아이러니라고 하는 것을 알아차리는 게 인생에서 정말 고통스럽고 힘든 일 중에 하나이다. 그러니까 아가톤이 말한다. "이 문제는 즉 지혜에 관해서는 좀 이따가 저와 선생님이 함께 디오뉘소스를 재판관으로 삼아 시비를 가리기로 하고 지금은 무엇보다도 만찬에 집중하시지요." 아폴론을 재판관으로 삼는 게 아니라 디오뉘소스를 재판관으로 삼는다는 게 좀 이상하다. 아폴론이 지혜 의신인데 디오뉘소스를 재판관으로 삼아서 지혜에 관해서 시비를 가린다는 것은 아가톤이 뭔가 착각하고 있는 거 아닐까 라고 생각해 봐야 한다. 디오뉘소스 술의 신이다. 음주와 가무가 이어질 것이지만 어쨌든 술에 취한 알키비아데스도 등장할 것이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그럼 술취한 알키비아데스가 디오뉘소스의 화신으로 나오는 것인가. 아폴론은 어쨌든 소크라테스가 가장 지혜로운 자라고 얘기했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에 아폴론 신탁 얘기가 나온다. 그런데 소크라테스는 술에 취하지 않습니다. 즉 디오뉘소스 신에게 의탁하지 않는다. 맨 마지막에 보면 소크라테스는 저들을 잠들게 한 후에 일어나 떠났다. 소크라테스는 술 취하지 않는다. 취하지 않는 소크라테스. sober하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몇 페이지 안 읽었는데 뭔가 좀 암호들로 가득 차 있는 그런 부분이다. 

175e 내 지혜는 보잘 것 없고 꿈처럼 의심스러운 것이지만 자네의 지혜는 빛이 나며 많은 늘픔을 갖고 있거든.  바로 그 지혜가 젊은 자네에게서 그토록 맹렬하게 빛을 발하여 밝게 빛나게 되었지.  엊그제 3만이 넘는 희랍 사람들이 증인이 된 가운데 말일세. 

175e "도가 지나치십니다, 소크라테스 선생님." 하고 아가톤이 말했네. 이 문제는 즉 지혜에 관해서는 좀 이따가 저와 선생님이 함께 디오뉘소스를 재판관으로 삼아 시비를 가리기로 하고 지금은 무엇보다도 만찬에 집중하시지요. 


그다음에 향연 방식과 이야기 주제 결정은 작품 안내를 통해서 설명하겠다.  함께 식사를 하고 의례적 절차를 마친 후 본격적인 향연 행사 즉 술판을 벌일 참인데 파우사니아스가 전날 과음 때문에 술은 피하고 싶다고 얘기를 한다. 아리스토파네스, 에뤽시마코스(에뤽시마코스는 의사이다), 파이드로스 모두 승낙해서 술은 자율적으로 알아서 먹기로 하고 이야기로 즐기자고 한다. 그런데 이야기 주제까지 에뤽시마코스가 제안하면서 좌장 노릇을 하게 된다. 그의 제안은 에로스에 대한 찬양을 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얘기를 하니까 이제 파이드로스가 연설을 시작한다. 파이드로스 찬사의 논점은 작품안내를 보면 에로스가 가장 오래된 신이다.  가장 오래됐으니까 찬양받을 만하다. 오래됐다는 것도 찬양의 근거가 된다. 《국가》에서 케팔로스가 오래된 신들을 모시는 그런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둘째는 사례를 드는 것으로 확립하는 것이 그가 취하는 이야기 전략이다. 그러면 여기서 주목해야 되는 것은 파이드로스 연설에서 파이드로스가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설득력을 만들어내는가. 그래서 에로스는 우리에게 덕과 용기를 가져다주는 힘이 있다.  그리고 에로스의 힘으로 자기 희생을 감행하여 칭송받는 알케스티스, 아킬레우스 그리고 오르페우스을 들면서 효과가 있다고 강조한다. 속된 말로 오래됐을 뿐만 아니라 이게 남성적인 그런 덕의 측면에서 미덕이 있다고 말을 한다. 그러니까 이제 바로 이제 파우사니아스가 얘기한다. 파우사니아스는 천상의 에로스와 범속의 에로스로 나뉜다는 걸 지적하면서 천상의 에로스에 대해서만 찬양을 해야 한다.  이렇게 약간 추상화된 얘기를 한다. 행위가 이루어지는 방식에 따라서 아름다움과 추한 것이 정해지고 그다음에 남성 중심의 에로스관을 여기서 비판을 한다. \육체의 욕망을 채우는 데 급급한 범속의 에로스는 추한 것이다. 더 훌륭한 사람이 되려면 당연히 천상의 에로스를 찬양해야 된다.  이게 우주의 조화를 찬양하는 방식이 된다. 

그러고 나서 아리스토파네스가 딸꾹질을 한다. 딸꾹질이라는 게 나오면 중간에 한 번 딱 쉬어가는 타이밍이 된다. 딸꾹질부터 다음 시간에 이야기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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