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그람시: 그람시의 옥중수고 1

그람시의 옥중수고 1 - 10점
안토니오 그람시 지음, 이상훈 옮김/거름

감사의 말
머리말

서설
초기의 삶 / 지적인 형성과정 / 튜린에서의 사회주의 정치활동 / 「오르딘 누오보」, '피의 시절', 그리고 PCI의 창설 / 보르디가 지도하의 PCI(1921~23) / 이탈리아 당의 공위(空位)(1923~24) / 그람시의 지도하의 PCI(1924~26) / 감옥

1장 현대의 군주
개요 / 마키아벨리 정치학에 대한 간단한 주석 / 마키아벨리와 마르크스 / 독립된 학문으로서의 정치학 / 정치의 요소 / 정치정당 / 세계에 대한 개념과 실천적 자세 : 전체적인 것과 부분적인 것 / '경제주의'의 약간의 이론적. 실천적 측면 / 예측과 전망 / 국가의 경제적.조합주의적 국면 / 상황의 분석과 세력관계 / 관료주의에 대하여 / 고정비례의 정리 / 대의제 통치체계에서의 수(數)와 질(質) / 지속성과 전통 / 자생성과 의식적 지도 / 비잔티니즘에 대한 거부 / 집단적 노동자 / 주의주의(主意主義)와 사회대중 

2장 국가와 시민사회
개요 / 유기적 위기의 시대에서 정치정당의 구조가 갖는 몇 가지 양상 / 카이사리즘(Caesarism) / 비버의 우화 / 선동과 선전 / 시대의 철학 / 정치투쟁과 군사전쟁 / 기동전(정면공격)에서 진지전으로의 이행 - 정치적 영역에서도 / 정치와 군사학 / 국제주의와 일국(一國)적 정책 / '집단적 인간'과 사회적 순응주의'의 문제 / 사회학과 정치학 / 헤게모니(시민사회)와 권력분립 / 법의 개념 / 정치학과 헌법 / 의회와 국가 / 자기비판과 자기비판의 위선 / 국가 / 국민적 단체의 조직 / 누가 입법자인가? / 종교.국가.정당 / 국가와 정당 / 국가숭배(Statolatry) / 지배계급들의 '공적' / 역사적 미문학(美文學) / 반(反)체제 / '유물론의 물결'과 '권위의 위기' 

3장 미국주의와 포드주의
개요 / 미국주의와 포드주의 / 유럽의 인구학적 구성의 합리화 / 초(超)도시와 초농촌 / 산업의 재정적 아우타르키 / 성(性)문제의 몇 가지 측면 / 여권론과 '남권론' / '동물성'과 산업주의 '생산과 작업의 합리화' / 테일러와 미국주의 / 양과 질 / 테일러주의와 노동자의 기계화 / 고임금 / 주식.사채.정부채 / 미국적인 문명과 유럽적인 문명 

 

 


1장 현대의 군주

127 '현대의 군주'━곧 공산주의 정당━는 국민적 · 민중적 집단의지를 조직하고 표현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프롤레타리아의 헤게모니하에 농민을 묶고 모든 형태의 경제주의 · 조합주의 · 자생성론을 거부하는 '자코뱅' 세력이 되어야 한다는 것 따위.  

129 당은 두 가지 수준, 곧 '강제와 동의, 권한과 헤게모니, 폭력과 교화, 선동과 선전, 전술과 전략'이라는 두 수준을 변증법적으로 통일시켜야 한다. 

131 《군주론》에 관한 기본적인 사실은, 그것이 체계적인 논술이라기보다는 정치이념과 정치과학이 극적인 형태의 '신화'속에 혼합된 '생동적인' 작품이라는 점이다. 

131 마키아벨리는 양자를 결합하여 교의적 · 합리적 요소를 대장(condottiere)이라는 인격체 속에 육화시킴으로써 자신의 개념에 상상적 · 예술적인 형식을 부여하였다. 이때의 대장은 집단의지의 상징을 가공적이고도 신인동형동성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132 마키아벨리의 '군주'는 소렐적인 신화의 사실적(史實的)인 본보기로서 연구될 수 있다. 다시 말해 냉랭한 유토피아의 형식이나 현학적인 이론으로 표현된 정치이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환상을 만들어 냄으로써, 분산되고 흩어진 사람들에게 작용하여 그들의 집단의지를 일깨우고 조직하는 정치이념의 본보기로 연구될 수 있다. 

133 그러나 극적인 효과를 내는 구성을 통해, 책 전체에 퍼져 있던 정열과 신화의 요소들이 결론부분, 곧 실제로 존재하는 군주에게 호소하는 부분에서 함께 뭉쳐 하나의 생명으로 살아난다. 마키아벨리는 책 전체를 통해 민중을 지도하여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려면 군주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논하였는데, 그 논의는 엄밀한 논리와 과학적인 객관성에 입각하여 전개된다. 결론부분에서 마키아벨리는 민중과 함께 섞이고 민중이 된다. 

134 소렐이 어째서 자신의 신화로서의 이데올로기 개념에서부터, 정치정당에 대한 이해로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노동조합의 구상에서 멈춰버렸는지에 대해서 연구해야 할 것이다.  

136 현대의 군주, 곧 신화 군주는 실제의 한 인격, 하나의 구체적인 개인일 수는 없다. 그것은 오직, 이미 인정받았으며 또한 어느 정도까지는 행동을 통하여 스스로를 확인한 하나의 집단의지가, 그 속에서 하나의 구체적인 형태를 취하기 시작하는 유기체 또는 복합적인 사회요소일 수밖에 없다. 역사는 이미 이러한 유기체를 보여주었는데 그것이 바로 정치정당─보편적 · 전체적으로 되고자 하는 집단의지의 효소들이 함께 모인 최초의 세포━이다. 

141 다른 나라에서 국민적 민중적 집단의지를 일깨우고 조직하여 근대적인 국가를 만들어 냈던 것은 바로 자코뱅 세력인데, 이탈리아에서는 늘 그러한 효율적인 자코뱅 세력이 부족하였으며 또 구성되지도 못하였다. 

142 현대의 군주론의 중요한 부분이 지적 · 도덕적 개혁의 문제, 다시 말해 종교 또는 세계관의 문제에 할애되어야 한다.

142 현대의 군주는 지적 도덕적 개혁의 선포자이자 조직가여야 하며 또 그렇지 않을 수 없는데, 집단의지가 현대문명의 보다 우월하고 전체적인 형태를 실현하는 쪽으로 계속해서 발전해 나아갈 수 있는 지형의 창출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142 이상의 두 가지 기본적인 요점━곧 현대의 군주가 그것의 조직가인 동시에 그것의 적극적 · 능동적 표현인 국민적 · 민중적 집단의지의 형성, 그리고 지적 · 도덕적 개혁━이, 현대의 군주론 전체의 틀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는 반드시 구체적인 강령적인 요소가 들어가야 한다. 다시 말해 그 요소는 일련의 논의의 결과 '극적으로' 제시되는 것이어야지 냉랭하고 현학적인 주장이 되어서는 안된다. 

144 정치학과 역사학에 실천철학을 도입함으로써 이룩된 기본적인 혁신은 고정적이며 불변한 추상적인 '인간성'(이는 분명 종교적 · 초월적 사고에서 비롯된 개념이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인간성은 역사적으로 규정된 사회관계들의 총체성이라는 것, 따라서 인간성이란 어느 한계 안에서는 문헌학과 비판이라는 방법을 통해 확인될 수 있는 역사적 사실이라는 것들을 증명한 셈이다. 결국 정치학은 구체적인 내용과 논리적인 형식 모두에서 발전해 나가는 유기체라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마키아벨리가 정치문제를 제기한 방식(곧 그의 저술 속에 함축된, 정치는 도덕과 종교와는 다른 독자적 원리와 법칙을 지난 독립적 활동이라는 주장━이 주장의 철학적 파장은 상당히 멀리까지 미치는데 그 까닭은 그것이 도덕과 종교에 대한 새로운 개념, 곧 새로운 세계관을 암묵적으로 도입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은 여전히 의문시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상식이 되는 데에까지 이르지 못하였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이것은 마키아벨리의 사상에 맹아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지적 도덕적 혁명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으며 국민적 문화라는 공공연하고도 분명한 형태가 되지 못했다는 것을 뜻하는가? 

146 따라서 우리는 마키아벨리가 잘 알지 못한 사람들을 염두에 두었으며, 그가 정치적으로 교육시키고자 했던 사람들도 바로 그들이었다는 가정을 할 수 있다. 

153 마키아벨리는 국가로서 강력한 영토적 통일을 이룩한 프랑스와 스페인의 예에서 영향을 받아, 그들에 대한 생략적인 비교를 통해 일반적인 강력한 국가, 그리고 특별하게는 강력한 이탈리아 국가를 위해 요구되는 법칙들을 추론한다. 

153 발렌티노가 상인과 농민 같은 생산적 계급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하여 로마냐(Romagna)에서 수행했던 것이 바로 그러한 것이었다. 새로운 권력형태를 수립하고 그것을 강화시키기 위한 투쟁시기에는 국가 수반의 군사적 독재적 성격이 요구된다. 

158 첫 번째 요소는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있다." 

162 현대세계에서의 새로운 군주론의 주인공은 개인적인 영웅일 수는 없으며 오직 정치정당 곧 새로운 형태의 국가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는(그리고 그러한 목표를 위해 합리적 · 역사적으로 창출된), 그 시대나 그 나라의 내부관계에 바탕을 둔 구체적인 정당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이미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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