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사회지리학 4-1

 

2024.09.11 🎤 사회지리학 4-1

4강 인종

• 일시: 2024. 9. 11. 오후 7시 30분 - 9시 30분  장소: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

• 강의 안내: https://learning.suwon.go.kr/lmth/01_lecture01_view.asp?idx=3704


지난 시간에 배운 것 중 굉장히 중요한 것은 감정적 역동성emotional dynamics이라고 하는 표현이다. dynamic은 희랍어 dynamis에서 나온 말인데 dynamis는 잠재되어 있는 힘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 힘은 꿈틀꿈틀 나오는 것이니까 역동성이라고 번역하는 게 좋다. 오늘 이것에 대해서 보완 설명을 먼저 해야 한다.  

아우라라고 하는 말이 있다. 아우라가 뿜어 나온다, 아우라 라고 하는 말은 굉장히 널리 사용되는 말이다. 도이치어로 Hier und Jetzt des Kunstwerks. 발터 벤야민이라는 사람이 《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이라는 유명한 글에서 써놓은 것이다. 아우라Aura라는 개념이 그때 나왔다. Hier는 영어로 here, Jetzt는 now, 즉 here and now라는 뜻으로, 그러니까 예술 작품의 여기 그리고 지금이라는 말이다. 여기라고 하는 것은 공간이고 지금이라고 하는 것은 시간이다. 우리 배운 시간과 공간이라고 하는 개념이다.  예술 작품에 아우라가 있다고 말할 때는 그 예술 작품이 특정한 시간과 특정한 장소에 있을 때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것을 말한다. 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이라고 할 때 그것을 사진으로 찍거나 기술적으로 복제를 하게 되면 그것이 가지고 있는 아우라가 사라진다는 얘기를 발터 벤야민이 하는 것이다. 그렇게 아우라가 사라진 것들은 사실 가짜인데 그것이 진품처럼 통용되는 세계가 현대 사회다 라고 하는 얘기를 하는 것이다. 기술적 복제 가능성 시대의 예술 작품이라고 하는 것이 과연 훌륭한가 훌륭하지 않은가를 떠나서 그것이 어떻게 해서 이 시간과 공간이라고 하는, 그러니까 예술 작품이라고 하는 것이 특정한 시간과 특정한 공간이라고 하는 것을 embedding, 그 안에 묻어가지고 있을 때 그것이 예술 작품의 진품성이 드러난다고 하는 것이다. 굉장히 중요한 지점이 있다. Hier und Jetzt des Kunstwerks – sein einmaliges Dasein an dem Orte, an dem es sich befindet, 여기서 einmaliges Dasein은 이제 일회적 현존이라는 말이다. Dasein에서 Da는 거기라는 말이고, sein는 존재, 그래서 현존이라고 번역하는데 거기 있는 것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dem이라고 하는 말이 Dasein을 받아서 Orte는 안에 있는 것, an dem Orte, an dem es sich befindet,es sich befindet는 거기서 발견되는이라는 뜻이다. 번역을 해보면 "예술작품의 여기와 지금, 그러니까 예술 작품이 놓여 있는 장소에서의 일회적 현존"이다. 여기서 지금 발터 벤야민이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것은 장소이다. 특정한 장소와 특정한 시간에 있을 때만 그 예술작품은 아우라를 가진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특정한 장소와 특정한 시간을 벗어나면 그 예술작품은 아우라가 사라진다는 말이 되겠다. 그러면 아우라라고 하는 것을 다르게 말하면 감정적 역동성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감정적 역동성이라고 하는 것은 특정한 장소와 특정한 시간 속에 들어가야 된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감정적 역동성이라고 하는 말은 다르게 말하면 체험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이 체험학습 간다고 할 때 그 체험학습, 간단히 말하면 우리가 뭔가를 듣거나 또는 뭔가를 학습할 때, 감정적 역동성이 개입되는 것을 체험학습이라고 말을 할 수 있다. 

조금 전에 내가 여러분들한테 무슨 말을 하려다가 잠깐 멈춰 있었다. 여러분들은 그것을 보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그것을 약간의 긴장으로서 받아들인다. 지난번에 제가 시선을 마주치면서 얘기를 들어야 된다고 했었다. 그리고 잘 모르겠으면 시선을 보내라고 얘기를 했었다. 그런 것들이 모두 다 특정한 공간과 특정한 시간, here and now를 묶어서 맥락context이라고 한다. temporal context은 시간적 맥락이고 spatial context은 공간적 맥락으로, 우리 말로 얘기할 때는 시공간적이라고 하는데 영어에는 spatio-temporal context, 공시간적이라고 쓴다. 인간은 공간에 대해서 먼저 파악을 한다. 공간에 대한 감각은 인간이 가지고 태어난다. 그러니까 뭔가를 얘기할 때 항상 공간부터, 거기서 언제 라고 얘기한다. 그러니까 컨텍스트가 이렇게 개입되어서 들어오게 되면, 장소와 시간이라는 것이 하나에 개입되어서 들어오게 되면, 사람에게는 체험으로서 이렇게 각인이 된다. 지금 강의에서의 정보는 3차원 공간에서 입체적으로 전달이 된다. 그런데 음성 파일로만 들으면 납작해진 정보flattened information이 간다. 중요한 지점이다. 어떻게 해야 flattened information을 벗어날 수 있는가 하면 거기에 emotional dynamics가 들어가야 된다. 시간과 공간이라고 하는 context information이 들어가면 사람이 그것으로부터 아우라를 느끼게 되고 그렇게 느낀 것들이 말하자면 납작한 것을 입체적인 것으로 만들어준다. 그러니까 대부분의 경우에는 납작해진 정보를 습득하는 것을 오늘날에는 학습이라고 얘기한다. flattened information을 습득하는 것은 책을 읽거나 혼자 인강 듣고 공부하는 것들을 말한다. 인강을 들으면서 공부할 때는 온라인으로 하기 때문에 그것을 가르치는 선생님하고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그러니까 그것은 사실상 네트워크를 통해서 자기에게 무언가를 전달되지만 책을 읽는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동영상 정보가 이런 것들을 볼 수 있다는 것뿐이지, 우리가 동영상으로 뭘 공부한다는 것에 대해서 입체적으로 정보가 전달된다고 하는 착각이 있다. 지금 여기는 3차원 세계에서 여러분들이 강의를 듣는데, 동영상은 납작한 평면으로 전달이 되는 것으로, 결국 수용자에게는 flattened information이다. 긴장도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이런 것들이 사라지게 되면 flattened information이 된다. flattened information을 풍부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아우라를 집어넣는 것이다. 맥락적 정보contextual information를 집어넣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제가 6개월에 한 번씩 강릉 아산병원에 심장 검진을 받으러 간다. 심장 초음파를 하는데 요즘에는 의사가 보기 전에 AI가 판독을 해서 결과를 알려준다. 인공지능AI이라고 얘기를 했는데, artificial intelligence는 사실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갑자기 왜 AI를 얘기를 하는가. AI이 그것을 판독으로 해서 의사에게 기본 정보를 알려주고 그다음에 그 의사가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환자에게 코멘트를 한다. 그런데 AI라고 하는 것이 가능하려면, AI는 어떻게 해서 학습을 하는가. 강릉 아산병원의 심장내과에 수없이 많은 심장 초음파 사진이 있을 것이다. 사진들을 계속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을 한다. 데이터 마이닝을 해서 이것으로부터 패턴을 찾아낸다. 이렇게 생긴 초음파 사진은 이러이러한 증상이다 라고 패턴화, 유형화를 한다. 수없이 많은 데이터들이 있을수록 패턴이 정교해질 것이다.  그러니까 수없이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니까 빅데이터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니까 데이터 마이닝을 하려면 빅데이터가 있어야 된다.  빅데이터가 밑에 깔리고 그것을 데이터 마이닝 해서 패턴을 추출한다. 그러니까 밑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을 bottom-up 방식의, 기계가 하는 거니까, bottom-up machine learning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사실은 인공지능이 아니다. 인간이 만든 기계가 내놓는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공人工이라는 말은 사람이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artificial이라기보다는 정확하게 말하면 기계적 지능machinary intelligence이라고 할 수 있다. bottom-up machine learning을 해서 만들어진 패턴들을 놓고 또 바탕으로 해서 학습을 한다. 그래서 딥러닝deep learning이라고 한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심층 학습을 한다. 그러면 여기서 artificial intelligence가 일어나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은 빅데이터이다. ChatGPT와 같은 인공지능의 성공 여부는 그 회사가 얼마나 많은 빅데이터를 긁어모았는가에 달려 있다. 빅데이터 질이 더러우면 더러울수록 산출물도 더럽다. 여기서 한번 생각을 해보자. 그러면 인공지능한테 날씨 좋은 봄날에 런던의 카페에서 노트북으로 일을 하고 있는 젊은이의 모습을 반 고흐 스타일로 그리라고 해보자. 그러면 날씨 좋은 빅데이터, 봄날, 런던, 카페, 노트북, 일, 젊은이, 반 고흐 스타일 각각에 대한 빅데이터를 가지고 한다. 그런데 만약 ChatGPT에다가 수원글로벌평생학습관에서 공부하고 있는 40대 아줌마의 모습을 고흐 스타일로 그리라고 하면 절대로 못 그린다. 가령 "수원을 빛나게 시민을 새롭게"라는 구호 아래 수원글로벌평생학습관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김천에서 온 젊은이의 모습을 그려줘 라고 하면 못 그린다. artificial intelligence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절대로 할 수 없다. 그런데 이것이 왜 대단해 보이는가 하면 사람은 이런 것을 수없이 많은 데이터를 모아서 그것으로부터 패턴을 추출하는 데 적합하지 않도록 진화가 되었다. 빅데이터를 돌리려면 데이터센터가 어마어마하게 해야 하는데 그 데이터센터는 전기를 엄청나게 먹는다. 인간도 데이터가 작동을 하려면 굉장히 많은 에너지가 사용된다. 인간이 섭취하는 에너지의 상당히 많은 부분이 뇌를 작동시키는 데 돌아가기 때문에 이 뇌는 가능한 한 안 쓰려고 한다. 그러니까 인간은 기본적으로 공부를 안 하는 존재이다. 인간의 뇌는 인간의 뇌는 이렇게 하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artificial intelligence에서 intelligence를 지능이라고 얘기하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인간이 만들어낸 기계에 의해서 얻어지는 정보라고 할 수 있다. intelligence가 지성이라는 뜻도 되고 정보라는 뜻도 되고 지능이라는 뜻도 된다. 이럴 때는 지능이라고 보기 보다는 정보라고 보는 게 낫다. 미국의 CIA는 Central Intelligence Agency, 중앙정보국이다. 정보를 주는 것이다. artificial intelligence는 인간이 그동안 못해왔던 것들을 이를 바탕으로 인간이 할 수 없었던 일을 해주는 것이다.  

예전에 2010년에 병원에 입원할 때부터 초음파 사진을 계속 찍어서 누적된 것이 있다. 그 정도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면 이제 사람의 눈으로 발견할 수 없는 차이를 AI가 발견해서 알려준다. AI로 자동화될 수 있는 일들이 많은 직종일수록 그 직종은 소멸된다. 진단이 되면 수술도 정교한 로봇으로 할 수 있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해서 누적된 정보와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이런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일들은 machine learning에 의해서 대체가 된다. 발터 벤야민이라고 하는 20세기 중반의 독일의 문예 비평가이자 에세이스트의 글이 여기 있다. 그 발터 벤야민의 글과 사회지리학에서 나온 emotional dynamics을 갖다가 지금 이렇게 해서 연결을 시켰다. 그리고 그것을 설명하면서 artificial intelligence에 관한 얘기를 끄집어내고 그리고 이런 것들은 결국 flattened information이라는 이런 예를 들어서 얘기를 했다. 이것은 인공지능으로 안 나오는 알고리즘인 것이다. 이것은 아주 비싼 ChatGPT를 써도 이 순서대로 설명을 할 수가 없다. 일단 AI로 검색을 해도 발터 벤야민의 아우라 개념과 인공지능의 관계에 대해서 설명하라는 건 없다. 발터 베야민의 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이 빅데이터로 편입되지 않는데 일회적 정보이니 그렇다. 빅데이터로 편입되지 않는 일회적 정보인 것이 중요하다.  딱 한 번 일어난 사건인데 내 인생을 바꾼 사건 그런 것들이 있을 수 있다.  일회적 경험이라고 하는 것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경우가 있다. 일회적 경험이라고 하는 것은 장소와 시간이 결합이 되었을 때 그것에서 내가 나의 육신을 가지고 나의 emotional dynamics가 만들어지면서 나에게 경험된 것이다. 이것을 경험Erfahrung이라고 한다. 딱 각인되는 경험을 가리킬 때 쓰는 단어이 도이치어로 Erfahrung인데, 단순히 영어의 experience가 아니다. 다르게 말하면 emotional dynamics가 개입돼 있는 것은 flattened information의 반대 말이겠다. 여기 2시간 강의를 하기 위해서 2시간 운전하고 오는 이유는 대면 강의를 함으로써 flattened information이 아닌 것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이 AI 시대에 대응하는 방법이다.  공부라는 것도 emotional dynamics가 개입된 공부가 일어나야만 한다.  

아픔이라고 하는 것은 원래 수없이 많은 아픈 사람, 아픈 동물, 아픈 사태들을 갖다가 빅데이터로 모아서 하나 만들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추상적 개념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추상적 개념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우리 몸에다 다시 집어넣어서 한번 겪어봐야만 그 아픔을 아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지식들도 많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이 따로 있다. 그래서 인간은 단 한 번만 경험을 해서도 뭔가를 top-down으로 만들어낸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게 바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독창적인 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인공지능에 의해서 학습을 하게 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 시대가 될수록 flattened information에 매달리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된다. 그럴 때일수록 잘 배워야 된다. 그래서 저는 대면 강의를 할 때 잘 가르치려고 노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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