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로 마키아벨리: 피렌체사 2
- 책 밑줄긋기/책 2023-25
- 2025.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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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사 2 - ![]()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김경희.신철희 옮김/박영사 |
제5권
제6권
제7권
제8권
역자 해제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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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권
1. 일반적으로 나라들은 거의 항상 질서에서 무질서로, 그리고 다시 무질서에서 질서로 변화하는 경향이 있다. 세상사는 본성상 고정되어 있도록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 궁극의 완성에 도달하여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으면 하강해야만 한다. 또 하강하여 그 무질서로 인해 더 이상 내려갈 곳 없는 심연에 도달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상승해야 한다. 세상사는 이런 식으로 항상 선에서 악으로 하강하고, 악에서 선으로 상승한다. 역량(virtu)은 평온을, 평온은 나태를, 나태는 무질서를 무질서는 몰락을 가져온다. 비슷하게 몰락에서 질서가, 질서에서 역량이, 역량에서 영광과 행운이 태동한다. 현자들이 관찰해 왔듯이 문학이 군대 다움에 오고, 지역과 도시에서 철학자는 장군 다음에 나타난다. 훌륭하고 잘 훈련된 군대가 승리를 거두고 승리가 평온을 가져오면, 이렇게 꿋꿋해진 상무적 기상을 가장 타락시키는 것은 고상한 여가활동 중 무엇보다 문학이나 학문적 활동이며, 여가 즉 한가로움이 제대로 질서 잡힌 나라에 잠입해 들어올 수 있는 것은 이 가장 위험한 사기의 힘을 빌려서이다. 아테네의 사절로 디오게네스와 카르네아데스가 원로원에 파견되어 로마로 왔을 때, 카토는 이것을 가장 잘 이해하게 됐다. 로마의 젊은이들이 존경심을 가지고 그들을 어떻게 추종하는지를 보았을 때, 이 허울 좋은 태만이 조국에 일으킬 악을 인식했기에 그는 로마에서는 어떤 철학자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법을 만들게 했다. 나라가 망하는 것은 이러한 원인들 때문이다. 나라들이 파멸에 도달하고, 사람들이 재난으로부터 지혜를 배울 때, 힘에 질식되지 않는 한 그들은 질서로 회귀한다. 이것들이 처음에는 고대 토스카나인들 아래에서, 이후에는 로마인들 아래에서 이탈리아를 때로는 행복하게 때로는 비참하게 만든 원인이었다. 그 후 로마의 폐허 위에 이탈리아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역량 있는 한 군주국 아래 영광스럽게 통치될 수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수많은 역량이 로마의 폐허에서 자라난 몇몇 새로운 도시와 국가들에서 나타났다. 다른 나라들을 지배할 패권을 가지는 한 나라가 나타나지는 못했지만, 그들은 조화롭고 질서가 잡혀 이탈리아를 해방시키고 야만인들로부터 방어할 수 있었다. 이 나라들 사이에서 피렌체는 비록 영토는 작았지만 권위나 힘에서 절대 밀리지 않았다. 실로 이탈리아 중부라는 위치와 막대한 부와 공격 대응력을 잘 갖추었었기에 그들은 전쟁을 성공적으로 막아내거나 그들과 같은 편에 승리를 가져다 주었다. 이 새로운 군주국들 덕에 평화가 지속되는 고요한 시대가 냐타나지 않았다면, 전쟁의 괴로움으로 인해 위험한 시대 역시 오지 않았을 것이다. 국가들이 무기를 가지고 끝없이 서로를 공격하는 것을 평화라고 부를 수 없는 것처럼, 사람이 죽지 않고 도시가 약탈당하지 않으며 국가가 붕괴되지 않는데도 전쟁이라 부를 수 없다. 이 전쟁들은 두려움 없이 시작되고, 위험 없이 수행되며, 손해 없이 끝날 정도로 약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다른 지역에서는 긴 평화 끝에 사라지곤 했던 역량이 이탈리아에서는 비열함에 의해 소멸되었다.
제6권
1. 전쟁을 시작한 이들의 목표는 항상 스스로를 부요하게 하고 적을 피폐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래야 합리적이다. 나를 강하게 하고 적을 약하게 하는 것 외에 다른 이유로 승리를 추구하고 정복을 바라지는 않는다. 승리가 당산을 곤궁하게 하거나 정복이 당선을 약하게 만든다면, 당신은 전쟁이 목표로 한 결과를 초과했거나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적들을 분쇄하고 전리품과 몸값을 취하는 군주국이나 공화국은 전쟁의 승리로 부유해진다. 승리하고도 적들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 없으며, 전리품과 몸값을 자산이 아니라 자선의 군인들에게 양도해야 하는 이는 승리로 인해 오히려 피폐해진다. 그러한 권세자는 패배할 때 불행하지만 승리할 때 더욱 불행하다. 패배하면 적들이 가하는 고통이지만, 승리하면 친구가 주는 고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7권
1. 아마도 앞의 권들을 읽은 이들에게는 피렌체 역사를 서술하면서 롬바르디아와 나폴리 왕국에서 일어난 일들을 길게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딴 길로 샌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그런 서술을 피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다. 내가 이탈리아의 일들에 대해 쓸 수는 없을지 언정 그 지역에서 특기할 만한 것들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그것들이 제시되지 않으면 우리의 역사는 덜 이해되고 덜 흥미로울 것 같다. 특히 피렌체인들이 개입하도록 필연적으로 강제되는 전쟁들은 대부분 다른 이탈리아 인민들과 군주들의 행동에서 비롯됐다. 그렇게 앙주의 장과 페르디난도의 전쟁으로부터 나중에 피렌체인들, 특히 메디치 가문에 대한 페르디난도의 증오와 심한 적대감이 나온 것이다. 페르디난도 왕은 그 전쟁에서 피렌체의 도움을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의 적에게 호의가 베풀어졌다고 불평했다. 우리의 이야기가 보여주겠지만, 그의 분노는 아주 거대한 악들을 초래했다. 국외의 일들에 대한 서술이 1463년까지 도달했기에 국내의 일들에 대해 말하려면 수십 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겠다. 그러나 먼저 나는 우리의 관례에 따라 추론하며 다음에 대해 몇 가지를 말하고 싶다. 공화국이 단결을 유지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은 이들은 이 희망에 아주 많이 속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어떤 분열은 공화국에 해롭고, 어떤 분열은 이로운 것이 진실이다. 파벌(sette)과 열성당원을 동반하는 분열은 해롭다. 파벌과 열성 당원 없이 유지되는 분열은 도움이 된다. 공회국의 설립자가 그 안에 있는 적대를 막을 수 없다면 최소한 파벌의 성장은 없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시민들은 공적인 방식과 사적인 방식, 두 가지 방식으로 명예를 얻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공적인 방식으로 얻는 명예는 전투에서 승리하거나, 도시를 정복하거나, 조심스럽고 사려깊게 임무를 완수하거나, 공화국에 현명하고 큰 이익이 되는 조언을 하는 것을 통해 획득된다. 사적인 방식으로 얻는 명예는 이 시민 혹은 저 시민을 이롭게 하거나, 그를 행정관으로부터 보호하거나, 돈으로 돕거나, 그에게 상응하지 않은 자리 주거나, 놀이와 공적인 선물로 인민에게 잘 보이려고 대접함으로써 획득된다.
제8권
1. 나는 그 가문에게 공개적으로 닥쳤던 난관들을 모두 극복하고 도래한 메디치 정권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그 가문이 이 도시에서 유일한 권력을 가지고자 했고, 시민적으로 살면서 타인들보다 두드러지길 원했다면, 그것에 대항하여 비밀리에 모의된 계획들을 제압해야만 했다. 메디치 가문이 동등한 권력과 명성을 가진 다른 가문들과 함께 싸우는· 동안, 대립의 초기에는 그들의 권력을 시기했던 시민들이 억압받을 것이라는 두려움 없이 그들에게 공개적으로 반대할 수 있었다. 행정관들이 자유를 누렸기에 패배 이후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파당도 두려워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1466년의 승리 이후 모든 권력을 메디치 가문이 장악함으로써 너무 많은 지배력을 갖게 되었다. 불만이 있는 이들은 이러한 삶의 방식을 참고 견디거나, 사태를 전복시키고자 한다면 비밀리에 음모의 방식으로 시도해야 했다. 그런 방식들은 많은 난관들을 거쳐야 성공에 이를 수 있다. 대부분은 그렇게 시도한 자들에게 몰락이, 그들이 반대한 자에게는 영광이 돌아간다. 음모는 대부분의 경우 공격받은 도시의 군주가, 밀라노의 군주처럼 죽임을 당하는 드문 경우를 제외하면, 더 거대한 권력에 이르고 많은 경우 좋은 사람에서 나쁜 사람이 된다. 음모는 그에게 두려움의 이유를, 두려움은 스스로를 보호할 이유를 제공한다. 그리고 자기보호는 해를 끼칠 이유를 제공한다. 그렇게 나중에 증오가 발생하고, 자주 그의 파멸을 초래한다. 그런 식으로 음모는 그 것을 계획한 자들을 단번에 무너뜨리고, 음모의 대상이 된 사람을 어떤 식으로든 서서히 무너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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