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사통史通(32) ─ 史通, 內篇 - 書事

 

2025.06.21 δ. 사통史通(32) ─ 史通, 內篇 - 書事

유지기, ⟪사통⟫(劉知幾, 史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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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書事 ─ 서술의 핵심과 폐습
• "전범典範이 될 만한 중요한 기록을 남기려면 다섯 가지 핵심 내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도의에 통달하고, 둘째, 법식을 분명히 드러내며, 셋째, 고금을 훤히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넷째, 공훈을 기술하고, 다섯째, 어질고 능력 있는 사람을 밝히는 것이다." (입전유오지언立典有五志焉. 일왈달도의一曰達道義, 이왈창법식二曰彰法式, 삼왈통고금三曰通古今, 사왈저공훈四曰著功勳, 오왈표현능五曰表賢能) 

간보干寶는 이 다섯 가지 핵심을 이렇게 풀었다. (석오지야釋五志也)
국가의 기본 법제와 전국의 행정에 대한 조치(체국경야지언體國經野之言) ("체體는 분分(행정구역)이고, 경經은 이수里數(규모, 거리)이다" 
군대를 이용한 정벌권(용병정벌지권用兵征伐之權)
충신·열사·효자·열녀의 절개(충신·열사·효자·정부지절忠臣·烈士·孝子·貞婦之節)
조칙이나 외교 문구(문고전대지사칙誥專對之辭)
재능이나 기술이 뛰어난 경우(재력기예수이才力技藝殊異)

1. 地理 · 기본법 · 행정요령
2. 군사적 체제, 전쟁기록
3. 주요인물, 지도자
4. 외교관련, 조약, 협정 ─ 군제관계 문서
5. 기술적 발전, 예술

• "원래 기사의 체재는 간단하면서도 상세하고, 대략적이면서도 누락된 것이 없어야 최상이다. 번잡하게 하면 모든 기록을 취하게 되고, 덜려고 하면 손상이 많아지는데, 이는 중용에 맞는 의당함을 잊고 균등한 이치를 잃은 것이 된다." (부기사지체夫記事之體 욕간이차상欲簡而且詳 소이불누疎而不漏 약번즉진취若煩則盡取 생즉다손省則多損 차내망절중지의此乃忘折中之宜 실균평지리失均平之理) 


오늘은 사통史通 내편內篇의 서사書事를 읽어보겠다. 사물의 핵심과 폐습이라고 되어 있는데, 내용이 길다. 핵심에 해당하는 부분만 설명을 하려고 한다. 챕터의 설명 내용을 보면 "서사에서는 감식과 모의의 연장선상에서 서술의 핵심 요건과 폐습을 논의하고 있다." 유지기는 순열이 말한 역사 서술의 다섯 가지 핵심 내용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핵심이 되는 것을 보면, "전범典範이 될 만한 중요한 기록을 남기려면 다섯 가지 핵심 내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도의에 통달하고, 둘째, 법식을 분명히 드러내며, 셋째, 고금을 훤히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넷째, 공훈을 기술하고, 다섯째, 어질고 능력 있는 사람을 밝히는 것이다." 

입전유오지언立典有五志焉, 전범을 세우려면 다섯 가지 핵심이 있어야 한다. 일왈달도의一曰達道義, 도의에 통달하고, 여러 차례 얘기했는데 한자는 굉장히 포괄적인 뜻을 갖고 있어서 그 앞뒤의 맥락을 좀 봐야 한다. 물론 한국어도 하나의 단어가 여러 개의 뜻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맥락을 봐야 되는데 어떤 언어였든지 다 마찬가지겠다. 단어라고 하는 게 항상 그 맥락 속에서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데 한자는 유독 그런 게 좀 많은 것 같다. 이왈창법식二曰彰法式, 창彰이라고 하는 것이 드러낸다는 것, 법식을 분명히 드러내며, 법이라고 하는 것이 규칙이고, 식이라고 하는 것은 형식이다. 그러니까 패턴이라고 번역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삼왈통고금三曰通古今, 앞에서는 통通자를 통달하다고 번역을 했는데, 여기서는 훤히 이해한다 라고 번역을 했고, 사왈저공훈四曰著功勳, 공훈을 서술한다, 오왈표현능五曰表賢能, 어질고 능력 있는 사람을 드러내 보인다는 말이겠다.  

그런데 이것을 간보干寶라는 사람은 이렇게 풀었다, 석오지야釋五志也라고 했다. 그래서 오히려 역사책에서는 이것을 설명해야 된다 라고 생각된다. 이게 굉장히 마음에 든다. 일단 국가의 기본 법제와 전국의 행정에 대한 조치, 체국경야지언體國經野之言, 정현의 주에는 "체體는 분分이고, 경經은 이수里數이다"라고 했다. 분分은 행정 구역을 말하고, 구역 그리고 이수里數는 규모, 거리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 역사 책에서는 일단 기본적으로 지리적인 것들을 먼저 그리고 기본 법제라고 했는데, 분分이라는 것을 저는 행정구역이라고 이해를 하지만 이건 기본 법제니까 업무 분장과 같은 것들도 생각을 할 수 있겠다. 그러면 기본법 또는 행정 요령 이런 것들을 처음으로, 역사책을 서술할 때는 예를 들어서 로마 제국에 대해서 설명한다고 하면 로마 제국은 지리적으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설명하는 게 기본이다. 역사책에 일단 그게 기본으로 나와야 하겠다. 그다음에 용병정벌지권用兵征伐之權, 군대를 이용한 정벌권, 군사적 체제나 또는 전쟁 기록 이런 것들을 역사책에서 반드시 기록을 해야 되는 내용에 해당한다. 그런 다음에 충신·열사·효자·열녀의 절개, 충신·열사·효자·정부지절忠臣·烈士·孝子·貞婦之節, 그러니까 이것은 훌륭한 사람이다. 다음 챕터인 30장이 인물人物, 인물평을 어떻게 해야 되는가이다. 이건 그때 가서 보기로 하지만 어쨌든 주요 인물이다. 그다음에 문고전대지사誥專對之辭, 문고誥專는 포고문, 그러니까 조칙이 되겠다. 이것은 외교 관련이라든가 또는 조약 또는 협정 이런 것들을 역사책에다 적어두는 게 좋겠다. 그러면 이게 자연스럽게 이제 국제관계론과 관련이 된다. 물론 국제관계론이 군사적 체제나 전쟁 기록, 주요 인물과도 연결이 되겠지만 국제관계 문서와 연결되지 않겠나 한다. 그다음에 재능이나 기술이 뛰어난 경우, 재력기예수이才力技藝殊異, 이는 특수하게 독특한 것을 말하는 것일 텐데, 이런 것들은 그 당시 기술적인 발전이나 또는 재능, 예술적인 것까지도 이해를 할 수 있겠다. 그러면 이것을 다 포함하면 무엇이겠는가. 역사책에서 이런 내용이 들어간다. 지리적인 내용, 기본법, 행정 요령, 군사적 체제, 전쟁 기록, 주요 인물, 지도자, 외교 관련 조약, 협정, 그리고 국제관계 문서 그리고 기술적 발전, 그래서 이 서사書事를 읽으면서 이 부분이 썩 도움이 되었다 하는 생각이 든다. 그다음에 이런저런 것들이 폐습이다 하는 것들인데 뭐 오늘날에는 그다지 관심 있게 읽을 만한 그런 내용은 아닌 것 같다. 

그다음에느 굉장히 실천 불가능한 요령을 적어두었는데 "원래 기사의 체재는"이라고 했다. 기사記事라는 것은 사건을 기술하는 체제라는 말이다. "간단하면서도 상세하고, 대략적이면서도 누락된 것이 없어야 최상이다. 부기사지체夫記事之體 욕간이차상欲簡而且詳, 간단하면서도 상세해야 된다. 이것은 '동그란 네모'와 비슷한 얘기가 아닐까 한다. 그다음에 소이불누疎而不漏, 성기면서도 누락된 게 없어야 한다. 상세하게 하려고 하면 이것저것 다 해야 될 텐데 말이다. 그러니까 약번즉진취若煩則盡取, 번잡하게 하면 모든 기록을 취하게 되고, 그다음에 생즉다손省則多損, 덜려고 하면 손상이 많아지는데, 그러다 보니까 차내망절중지의此乃忘折中之宜, 중용의 마땅함을 잊어버리고 꺾게 되는 것이니, 실균평지리失均平之理, 균등하고도 평평한 이치를 잃어버린다. 이것은 참 곤란한 요청이 아닐까 싶다. 

오늘은 챕터 29장만 읽기로 하고, 두고두고 곱씹어 볼 만한 한자 구절이 뭐하고 하면 결국 살아가면서 겪고 있는 일들을 생각을 하다 보니까 그런 것이 되는데, 논어의 첫 문장이다. 자왈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불역열호不亦說乎 有朋 유붕자원방래自遠方來 불역낙호不亦樂乎 인부지이불온人不知而不溫 불역군자호不亦君子乎, 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벗이 있어 멀리서 찾아오면 즐겁지 아니한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면 군자가 아닌가 라는 문장이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쁘다. 벗이 있어서 멀리 찾아오면 즐겁다. 성내지 않으면 군자다. 뜻은 익히 알고 있고 여러 번 말한 적도 있다. 문득 생각이 들었는데, 이 역시 기쁘지 아니한가 라고 물어보는 문장이다. 그러니까 그냥 배우고 때로 익으면 기쁘다 라고 해도 되는데, 기쁘지 않는가 라고 이렇게 물어봤다는 말이다. 왜 그렇게 했을까 라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안 기쁜 것 같다. 무슨 말인가 하면 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뻐해야 마땅한데 사실 그렇게까지 기쁜 일은 아니다. 그러니까 기뻐해야 마땅하지 않겠니 라고 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는 것이다. 배우고 때로 익히는 게 힘든 일이다. 배우는 것도 힘들고 그것을 익히는 것은 더 힘들다. 그런 게 그렇게 기쁜 일이 아니고 그냥 힘든 일이다. 그러니까 배우고 때로 익히는 건 힘든 일이다 라고 말하면 면이 상하고 그렇다고 해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쁘다 라고 말하기에는 거짓말인 것 같고, 그건 거짓말이라는 것을 분명히 공자도 알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쁘지 않니 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그것은 기쁘다 라는 뜻이 아닐 수도 있다. 배우고 때로 익히는 게 기쁘다가 아니고 기뻐해야 마땅하지 않겠나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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