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담화冊談話 | 사통史通(33) ─ 史通, 內篇 - 覈才, 辨職
- 강의노트/책담화冊談話 2021-25
- 2025. 6. 29.
강유원의 책담화冊談話(https://booklistalk.podbean.com)에서 제공하는 「사통史通」을 듣고 정리한다.
2025.06.28 δ. 사통史通(33) ─ 史通, 內篇 - 覈才, 辨職
텍스트: buymeacoffee.com/booklistalk/shitong-9
핵제覈才 ─ 역사가의 재능비교
핵覈. 실상을 조사하다, 엄격하다, 씨, 핵심核心
• "옛날에 공자가 문장의 바탕을 넘어서면 그것은 역사다 라고 했는데 역사란 당시에는 문장이었던 것이다." (석니부유언昔尼父有言 문승질즉사文勝質則史 개사자당시지문야蓋史者當時之文也)
─ 공자는 '문질빈빈文質彬彬'을 말하면서 도리道理를 밝히는 것과 그것을 수사학적으로 잘 드러내는 것 모두를 겸할 것을, 형식形式과 내용內容의 정합整合을 추구해야 한다고 한 것. 이것은 역사론歷史論과 무관한 것 아닌가.
─ 문승질즉사文勝質則史, 역사는 도리를 밝히는 그런 업業이 아니고 그저 문장력을 과시하는 장場일 뿐이다.
문승질즉사文勝質則史, "문식만 알고 실질이 없으면 대필업자에 불과하다."
문장력만 있을 뿐 도리道理를 알지 못하면 글을 베껴쓰는 것이나 다름없다.
질승문즉야質勝文則野, 도리를 알지만 수사학적으로 다듬지 않으면 거친 것이다.
변직辨職 ─ 역사가의 태도와 자질
• "역사가가 힘써야 할 일에는 세 가지가 있다. ···강압이나 방해를 회피하지 않으면서 좋은 일을 표창하고 나쁜 일을 비판하는 것이 그 최상이다. ··· 기록을 착실히 편찬한 역사서를 만들어 불후의 빛나는 업적을 전하는 것이 그 다음이다. ··· 탁월한 재능과 넓은 학식을 갖춰 당대에 중망을 받는 경우가 그 다음이다." (사지위무史之爲務 궐도유삼언厥途有三焉 ··· 창선폄악彰善貶惡 불피강어不避强禦 ··· 편차륵성編次勒成 욱위불후郁爲不朽 ··· 고재박학高才愽學 명중일시名重一時)
• "그 옛날 자공이 매월 초하루에 제후가 선조의 사당에 제사를 올리던 의식에서 양을 잡아 희생을 바치는 절차를 빼려고 했을 때, 공자는 "너는 그 양을 아까워하느냐? 나는 그 예절을 아까워한다."라고 했다." (석자공욕거고삭지희양昔子貢欲去告朔之餼羊, 자왈사야子曰賜也 이애기양爾愛其羊 아애기예我愛其禮)
─ 이애기양爾愛其羊 아애기예我愛其禮(논어, 팔일편八佾篇)
사통史通 내편內篇을 거의 다 읽었는데 오늘은 제31장 핵재覈才 그리고 35장 변직辨職에서 제가 생각하기에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을 카드 한 장씩만 써서 말씀을 드리고, 30장 인물人物은 우리가 중국 역사 책에 나올 만한 인물들이 누가 훌륭한가를 그렇게 알 만하지도 않고 또 거기에 보면 인물을 평가하는 기준은 이러이러한 것이어야 한다가 있는 게 아니라 이런 인물이 훌륭한데 왜 빼먹었나 그리고 왜 이 사람은 들어갈 필요가 없는 것 같은데 굳이 왜 이 사람을 끼워 넣었나 하는 것만 있어서 다른 부분들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읽으려고 한다.
핵제覈才부터 보겠다. 핵覈이라는 단어가 실상을 조사하다 또는 엄격하다 라는 뜻도 있는데, 씨앗 할 때 핵심이라고 할 때 쓰는 말이 핵覈으로 쓰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핵심적인 능력, 재능 핵재覈才, 역사가의 재능 비교, 여기에 보면 역사가는 이런 능력이 있어야 하고 저런 능력이 있어야 하고 그런 것이 있는 줄 알았는데, "역사가의 재능은 갖기가 어렵다"라는 문장으로 일단 시작을 해서 이런 역사가들은 참 형편없다, 반고의 한서는 형편없다 이러니까 왜 형편없는지를 밝혀주면 좋으련만 그런 것이 없어서 조금 실망이다.
그런데 여기에 이런 말이 있다. "옛날에 공자가 문장의 바탕을 넘어서면 그것은 역사다 라고 했는데 역사란 당시에는 문장이었던 것이다." 당시라고 하는 게 춘추 시대이다. 그런데 이게 무슨 말인가. 앞서서 제가 카드 9-9[2025.04.26 δ. 사통史通(24) ─ 史通, 內篇 - 敍事]에 들어 있다. 옹야편雍也篇에 나오는 "문식만 알고 실질이 없으면 대필업자에 불과하다." 부분이다. 문승질즉사文勝質則史, 문이 질를 이기면 그것은 역사다, 문文이라는 게 문장력이겠고, 질質이라고 하는 게 그 바탕인데, 실질 또는 도리, 뼈대 이런 말이다. 옹야편雍也篇에 보면 질승문즉야質勝文則野로 시작한다. 그러니까 도리가 문장을 이기면이라는 말이다. 도리를 잘 밝혀 놓았는데 수사학적으로 그게 다듬어지지 않으면 그저 거친 것이다. 아무리 멋진 말도 다듬어서 해야 되고 좋은 문장으로 써야 된다는 말이겠다. 그에 이어서 문승질즉사文勝質則史, 그런데 도리는 있으니 뼈대는 잘 갖췄는데, 문장이 좋지 않으면 거친 것이고, 또 반대로 문장은 참 대단한데 내용이 알맹이가 없으면 그것은 너절한 것이다는 얘기이겠다. 여기서 사史라고 하는 게 이런 경우에는 너절한 것이다. 그러니까 공자가 사실 이렇게 해서 문질빈빈文質彬彬이라고 말한다. 도리를 밝히는 것과 그것을 수사학적으로 잘 드러내는 것 그 모두를 겸할 것, 즉 글을 쓰는 형식, 즉 레토릭과 내용의 정합을 추구해야 한다. 그래서 반짝반짝하면 그게 좋다는 것이 문질빈빈文質彬彬이다. 이것은 역사론과는 무관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공자가 했던 말 문승질즉사文勝質則史를 아주 많이 과잉 해석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해석을 해보면, 역사는 도리를 밝히는 그런 업業이 아니고 그저 문장력을 과시하는 장場일 뿐이다 라고 해석을 할 수도 있다. 역사가들이 철학적 도리를 밝히겠는가 그냥 멋진 문장으로 레토릭으로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까 여기서 문승질즉사文勝質則史를 아무리 선해善解, 좋게 해석을 한다 해도 역사는 도리를 밝히는 것이 업業이 아니고 그저 문장력을 과시하는 장場일 뿐이다, 역사란 당시에는 문장이었던 것이다 라고 해석을 할 수 있는데, 이게 과연 역사가의 재능하고 무슨 관계가 있는가, 이제 그것까지도 또 선해善解를 해보자면 역사가는 일단 문장이 되어야 한다 라고 할 수 있겠다. 레토릭을 갖춰야만 역사가로서의 바른 길을 갈 수 있지 않는가 라고 볼 수 있겠다.
그다음에 이제 30장은 인물인人物데, 인물을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서 얘기가 없다. 핵재覈才는 "붓을 들고 연필을 쥔 사람들은 대부분 역사를 종합하거나 정리하는 능력이 없고 문장만 이을 뿐이며", 역사를 종합하거나 그나마 세상사를 알아도 그것을 추려서 정리하는 것마저 없으면 역사가는 못 된다. 그리고 "쌓여 있는 문서 옆에서 무엇을 쓰게 하더라도 은미하고 함축된 문장을 쓰지 못했다." 은미하고 함축된 문장을 쓰려면 이제 원리를 알아야 되는데 역사 철학이 없으면 안 되겠다.
그다음에 나온 게 32장 서전序傳이고, 33장이 번생煩省, 서사의 번잡함과 생략이다. 번생煩省은 번잡하게 왜 이것을 넣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그래서 지나가려고 하다. 그다음에 34장은 잡술雜述인데 앞서서 역사서의 종류를 할 때 한번 다루었다. 그다음에 35장이 변직辨職, 사관의 태도와 자질이다.
변직辨職을 보면 "역사가가 힘써야 할 일에는 세 가지가 있다. ···강압이나 방해를 회피하지 않으면서 좋은 일을 표창하고 나쁜 일을 비판하는 것이 그 최상이다." 사지위무史之爲務 궐도유삼언厥途有三焉, 역사가가 힘써야 할 일에는 세 가지가 있다, 창선폄악彰善貶惡 불피강어不避强禦, 선을 표창하고 나쁜 일을 포폄한다, 강압이나 방해를 피하지 않는다. "기록을 착실히 편찬한 역사서를 만들어 불후의 빛나는 업적을 전하는 것이 그 다음이다." 편차륵성編次勒成 욱위불후郁爲不朽, 륵勒이라는 것이 굴레, 또는 새긴다인데 여기서는 새긴다는 것 같다, 후朽는 쇠퇴하다, 썩다는 말로 불후는 쇠퇴하지 않는, 기록을 착실히 편찬한 역사서를 만들어 불후의 빛나는 업적을 전하는 것이다. 그다음에는 "탁월한 재능과 넓은 학식을 갖춰 당대에 중망을 받는 경우가 그 다음이다." 고재박학高才愽學 명중일시名重一時, 탁월한 재능과 넓은 학식을 갖춰 이름을 중하게 하는 것이다.
그다음에 마지막에 보면 "그 옛날 자공이 매월 초하루에 제후가 선조의 사당에 제사를 올리던 의식에서 양을 잡아 희생을 바치는 절차를 빼려고 했을 때, 공자는 "너는 그 양을 아까워하느냐? 나는 그 예절을 아까워한다."라고 했다." 그러니까 제도가 지금 딱히 필요 없어 보이는데 이 제도를 꼭 유지해야 되는가 할 때 그게 그렇지 않다는 말이겠다. 그게 그렇지 않다. 한 번 없애면 새로 만들기는 어렵다. 이런 것들이 그저 형식적으로 보이는 것 같아도 그렇다. 이 구절을 보면 논어, 팔일편八佾篇에 나온다. 팔일무八佾舞를 춘다, 가로 세로 8명씩 65명이 추는 춤을 팔일무라고 하는데 예의범절 또는 형식적인 의례에 관한 것이다. 석자공욕거고삭지희양昔子貢欲去告朔之餼羊, 양을 바치는 제사를 지내려고 하는데, 희餼자는 희생으로 쓰는 살아있는 소와 양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자왈사야子曰賜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賜는 자공子貢을 말한다. 이애기양爾愛其羊 아애기예我愛其禮, 너는 그 양을 아끼는구나. 그런데 나는 그 예의를 중요하게 여긴다. 적재적소에 쓰여야 하는 문방구들이 있다. 그러니까 아무 데나 쓰면 안 되는 것이 있고 아무 데나 써도 되는 게 있다. 이애기양爾愛其羊 아애기예我愛其禮는 굉장히 여러 가지 맥락에서 사용될 수 있는 그런 구절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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