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 윙크: 성서는 변혁이다

성서는 변혁이다 성서는 변혁이다 - 10점
월터 윙크 (지은이),강성윤 (옮긴이)비아

2010년 판 서문
서문
1. 성서 비평의 파산
2. 성서 연구의 패러다임은 변화하고 있는가?
3. 성서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하여
결론
후기(마커스 보그)
부록: 네가 본 것을 기록하라
월터 윙크 저서 목록


19 역사비평은 파산했다. 말 그대로 '파산'bankrupt했다. 파산한 회사가 곧 무가치한 회사, 쓸만한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는 회사는 아니다. 파산한 회사도 고가의 물품, 잘 훈련된 직원들, 나쁘지 않은 평판을 갖출 수 있다. 그리고 파산 선언 직전까지는 비교적 건실해 보이는 외관을 갖추고 있다. 파산한 회사의 단 한 가지 잘못된 점은 회사가 본연의 목적을 더는 달성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돈을 버는 것 말이다. 

바로 이런 의미에서 역사 비평이라는 방법은, 특히 그 방법이 성서 연구에 적용되는 경우 완전히 파산했다고 말할 수 있다. 역사 비평은 자신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모든 물음과 관련해 무수한 연구를 쏟아 냈고, 여전히 다양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성서 비평, 그중에서도 역사 비평이 놀라운 성취를 거둘 수 있음은 앞선 시대에 충분히 입증되었다. 유능하고 잘 훈련된 수백 명의 연구자가 역사비평 방법론을 따른다. 역사 비평은 더 내놓을 것이 없다거나 더 탐구할 영역이 없어서 파산한 것이 아니다. 역사비평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파산한 것이다. 그 본연의 목적이란 성서 해석을 통해 과거를 생생히 되살리고 우리에게 개인적, 사회적 변혁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역사비평은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48 우리가 물려받은 유산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그 유산과 융합하는 순진함의 단계, 그리고 객관화를 통해 유산에 거리를 두면서 융합에서 벗어나는 단계 사이에는 부정이라는 계기가 놓여 있다. 이는 의심, 소외, 불신, 냉담, 유혹, 죽음 등 여러 방식으로 묘사할 수 있다. 그리고 거리 두기 단계와 친교 단계 사이에는 부정의 부정, 의심하는 사람에 대한 반동으로서의 또 다른 의심, 분석자에 대한 분석이라는 계기가 존재한다. 이 두 번째 부정은 독자와 본문이 상호 작용하는 길을 열어 개인과 사회의 발달이 가능하게 만든다. 

135 성서학자들인 우리에게 우리가 처한 상황을 왜곡해 받아들이기란 너무나 쉬운 일이었다. 우리는 새로운 해석 기법이 등장할 때마다 흥분했다. 이 분야에서 끊임없이 발견되는 변칙, 예외 사례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헛된 희망을 품었기 때문이다. 양식 비평, 편집 비평, 최근에는 관객 비평, 구조주의 정신사, 사회학적 분석 등 수많은 기법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하지만 이 모든 기법은 낡은 객관주의 패러다임에 추가되는 요소들일 뿐 우리를 소외된 거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우리가 파산했다면, 그건 우리가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긴 시간 잘못된 방식으로 노력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마주한 문제는 단순히 잘못된 몇몇개념들이 아니라 소외된 정신, 즉 우리의 생각, 삶의 방식, 자아상, 야망, 헌신, 가치관을 형성하는 "정사와 권세"다. 몇 가지 범주들에 변화를 주어서는 이 문제를 다룰 수 없다. 우리는 악령에 사로잡혔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축귀다. 우리는 학계의 '좋은' 의견에 대한 의존, 학계에서 정의하는 성공을 이루지 못할 것에 대한 불안, 변증법상 거리 두기의 순간에 얼어붙은 파우스트적 왜곡, 자기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을 향한 비판적 의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신은 그런 악령에 사로잡히지 '않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실로 자유로워지기 위해 분투한 이라면 그렇게 말하지 않을 것이다. 진실로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이는 자신이 더는 그런 악령에 사로잡히지 않겠다' 말할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은 악령을 쫓아내기 위해 쓴 책이다. 그리고 악령에 사로잡힌 사람은 다른 누구보다도 바로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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