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나 휴즈: 칸트의 『미적 판단력 비판』 입문
- 책 밑줄긋기/책 2023-25
- 2025.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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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의 『미적 판단력 비판』 입문 | 컨티뉴엄 리더스 가이드 | 피오나 휴즈 - ![]() 피오나 휴즈 (지은이),임성훈 (옮긴이)서광사 |
옮긴이의 말 … 5
감사의 말 … 11
제1장 맥락 … 13
제2장 주제들의 개관 … 25
제3장 본문 읽기 … 37
제4장 수용과 영향 … 209
제5장 더 읽어볼 만한 책들 … 243
찾아보기 … 259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그리고 『미적 판단력 비판』의 구조
14 『순수이성비판』은 1781년 처음 출간되었다. 이 첫 번째 비판서는 세계의 대상에 관한 지식에 있어서 그 이성적 근거를 밝히고자 저술되었다. 칸트는 지식의 타당성이 지성의 능력에서 탐구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지성은 경험 일반의 형식을 밝히는 원칙의 체계를 위한 토대이다. 우리가 알고자 하는 모든 것, 그리고 그 용어의 기술적 사용에서 "경험"이라고 간주되는 모든 것은 다음과 같은 기준을 충족해야만 한다. 우선 그것은 어떤 양(quantity)을 가져야만 한다. 곧, 공간과 시간에서 어떤 연장을 가져야만 한다. 그리고 그것은 감성'에 어떤 질(quality)의 효과나 인상을 주어야 한다. 또한 그것은 다른 것들과 어떤 관계(relation)에 있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그것은 가능한 것, 필연적인 것, 그리고 현실적인 것으로 경험될 수 있는 것이어야만 한다. 비록 대상의 경험에 대한 충분한 근거는 아닐지라도 그것들은 어떠한 대상의 경험에서든 형식적 기준이며, 필연성을 제공한다. 왜냐하면 감성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지는 어떤 것이 있기 때문이다. 순수이성비판』의 2부에서 칸트는 알고자 하는 우리의 요구가 다른 능력, 곧 이성에 의해 수행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고찰한다. 이론적 맥락에서 이성은 사변적이고, 무한(the infinity)을 총체성으로 여기고자 한다. 그럼에도 대상의 감성계는 반복적으로 구성되기에 원칙적으로 완전한 것이 될 수 없다. 감성적 대상을 설명하려고 이성이 사용될 때 가상이 초래되고 나아가 결국 그것을 알고자 하는 우리의 시도는 좌절된다. 그렇지만 완전한 것을 목표로 오직 이상(ideal)의 측면에서 이성이 발견적으로(heuristically)나 규제적으로 사용될 때 이성은 경험에 긍정적으로 공헌한다. 지성을 보완하여 이성을 사용하는 것은 우리가 지식들을 가능한 한 체계화하고 세상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게끔 북돋운다.
두 번째 비판서는 첫 비판서의 재판이 출간된 1년 후인 1788년에 나온 『실천이성비판』이다. 여기서 칸트는 도덕적 행위에 대한 우리의 능력으로 관심을 돌린다. 도덕적 행위는 이제 사변적인 가장이 아니라 실천적인 이성의 능력에 근거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도덕적인지 아닌지를 판정하기 위한 원칙을 제공하는 한 실천이성은 행위자, 그리고 궁극적으로 도덕적 행위를 위한 정초이다. 정언명령은 도덕성의 원칙이며 수많은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아마도 가장 잘 알려진 표현은 다음과 같다. 행위를 위한 준칙이 도덕적이라면, 모든 유사한 경우에서 다른 모든 판단하는 주체들에게 그것이 보편적일 수 있어야만 한다. 이와 비슷하게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이 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생각을 보여준다. 곧, 우리는 타자와 우리들을 포함한 모든 인간의 인륜성을 존경해야만 한다.
문제는 『순수이성비판』과 『실천이성비판』이 인간 실존의 충돌하는 양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는 데서 생겨난다. 『순수이성비판』은 자연법칙에 따른 기계적인 규정에 중점을 둔 반면, 『실천이성비판은 원칙적으로 자연과 양립할 수 없는 자유의 영역에 초점을 두고 있다. 어떻게 하나의 그리고 동일한 인간 행위자가 이러한 두 가지 경험의 구조를 결합할 수 있는가?
칸트는 자신의 철학체계 내에서 인식과 도덕에 대한 철학적 비판의 또 다른 차원을 고찰할 필요성이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세 번째 비판서인 『판단력비판』(1790)'은 비판철학에 추가된 구성물뿐만이 아니라. 두 비판서의 체계를 오롯이 세우는 요소이기도 하다. 『판단력 비판』이 없었더라면 두 비판서는 기껏해야 인간의 실존이 두 가지로 우연히 연관되어 있다는 측면을 보여주고, 최악의 경우 단편적이고 앞뒤가 맞지 않게 설명하고 있는 것이 될 터이다. 판단력 비판의 과제는 도덕적 행위가 대상의 경험계에 관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인식 원칙과 도덕 원칙 사이의 간격을 메꾸는 데 있다. 인식과 도덕 사이의 명백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설정된 특별한 영역은 놀랍게도 아름다움에 대한 우리의 감상이다. 이것이 세 번째 비판서의 1부, 곧 미적 판단력 비판의 주제이다. 칸트는 「미적 판단력 비판」에서 기계적 인과성의 목적이 없는 세계와 도덕적 행위자의 목적이 있는 세계 사이의 가능한 연결을 이루어내는 능력으로 세 번째 원칙 능력인 판단력을 설정한다.
판단력은 마치 우리의 도덕적 행위가 적합한 것처럼 우리로 하여금 기계적인 세계를 그 자체의 세부적인 경험으로 파악하게 한다. 비록 이것이 자연계의 규정이 아니라 발견적인 해석으로 남아 있어야 하지만 말이다. 판단력이 이런 방식으로 작용할 경우에 그것은 다른 원칙적인 능력들에서 독립적이며, 반성적 판단력으로 간주된다. 지성이나 이성의 지휘에 따라 작동할 때 판단력은 규정적이다. 반성적 판단력을 이끄는 원칙은 자연이 판단에 합목적적이라는 것이다. 곧, 우리는 이러한 판단력에 따라 자연을 파악할 수 있다. 이미 살펴보았듯이, 이성은 총체성으로서의 경험을 설명하고자 시도할 때 가상으로 인도한다. 이와는 달리 지성은 오직 지식이 가능한 형식적인 틀에서 작용하지만, 궁극적으로 도덕적 행위에서는 일관적이지 않다. "판단력을 위한 자연의 합목적성"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곧, 자연이 우리 자신의 목적 또는 어떤 다른 이성적 목적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이성적 목적을 수행하는 도덕적 행위자로서 자연의 기계적 질서에 우리가 관여할 수 있게 한다. 우리는 자연계에서 우리의 목적을 실현하는 것을 추구할 수 있다. 왜냐하면 세계는 최소한 우리가 판단하는 능력에 합목적적이거나 적어도 그렇게 적합하도록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판단력에 대한 자연의 합목적성이 설득력 있거나 적합한 개념이라 해도 도대체 미적 판단'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세 번째 비판서를 읽는 많은 독자들은 기껏해야 경험적인 세부사항과 아름다움에 직면하고 쾌의 감정에서 자연의 질서로서 그러한 다른 주제들 사이에 연상되는 정도로만 관계가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 책의 「본문 읽기」에서 나는 분석론─여기서 분석론이란 판단력 비판』에서 단지 「미의 분석론」이 아니라 「변증론」의 앞에 오는 「미적 판단력의 분석론」본문을 말한다─이 자연의 합목적성의 개념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과 관련된 제1서론의 끝에 논의된 칸트의 주장이 어떻게 파악될 수 있는지를 보여줄 것이다. 요컨대, 나는 다음과 같은 논변을 전개할 것이다. 아름다운대상과, 칸트의 관점에서 특별히 자연미가 사례를 제공한다. 이 사례는 대상은 우선 인식능력의 측면에서, 그렇지만 또한 도덕적 행위의 근간인 이성의 측면에서 마음의 반응에 적합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만약 그렇다면, 비록 미적 대상이 도덕적 행위가 자연계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한다고 해도, 인식과 도덕 사이에 간격을 메꾸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암시될 수 있다.
흔히 세 번째 비판서의 2부, 곧 목적론적 이성 비판이 인식과 도덕 사이의 이행이 마침내 성취된 곳이라고 평가한다. 이는 해석적 전략으로서 이해할 만하다. 목적론적 판단에서는 우리가 대상을 특히 도덕의 인간적 목적의 결과이거나 적어도 적합한 것처럼 다루고, 또한 동시에 대상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확장하기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확실히 목적론적 판단력에서 인식적 그리고 도덕적 목적이 한 곳에 모인다. 그렇지만 나는 목적론적 판단력이 확실히 세 번째 비판서의 체계적 과제를 수행하는 역할을 하지만 그럼에도 지성과 이성 사이를 매개하는 역할을 하는 판단력의 깊은 뿌리는 오직 미적 판단에서만 발견될 수 있음을 제시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곳에서 판단은 다른 능력들로부터 독립된 판단력으로 작동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전적으로 세 번째 비판서의 미학부분에만 중점을 둔다. 미학과 목적론은 각각 연구되어야 할 가치가 복합적으로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학 부분이 우선 탐구되어야 할 더 중요한 이유는 오직 미적 판단의 분석을 통해 목적론적 합목적성이 기초한 판단력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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