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틴 루터: 마르틴 루터 95개 논제 (라한대역/해제/역주본)

 

마르틴 루터 95개 논제 (라한대역/해제/역주본) | 마틴 루터 마르틴 루터 95개 논제 (라한대역/해제/역주본) | 마틴 루터 - 10점
마틴 루터 (지은이),최주훈 (옮긴이)감은사

 

역자 서문: 해제를 겸하여  |  7일러두기  |  23
제1부  마인츠의 대주교 알브레히트 경에게 보내는 서신  |  31
제2부 마르틴 루터 95개 논제 라틴어/한국어 대조역  |  41
제3부 마르틴 루터 95개 논제 역주  |  65

 


역자 서문
8 루터는 당시 대학에서 통용되던 수사학적 구조를 따라 이 문서의 논제를 구성했는데, 학문적 급진성으로만 따지면 1517년 9월 4일에 작성한 "스콜라 신학 반박문"에 비해 온건한 문서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이 폭발력을 갖게 된 것은 시대적 열망, 루터의 목회적 열정, 수사학적 논리 구조라는 삼박자가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교황이 발행하는 사면증은 고해성사라는 로마교회의 성례전 맥락에서 이해된다. 중세 성례전 신학에 따르면, 죄는 죄책감(感)으로 불리는 '죄의식'(culpa, guilt)과 그 죄에 따른 책임인 '형벌'(poena, punishment)을 낳는다. 죄의식인 죄책감은 고해사제의 사면 선언을 통해 제거되지만, 죄의 책임인 형벌(죄벌)은 보속(補贖, satisfactio)의 행위를 통해 제거되어야 한다. 여기서 죄인이 치러야할 형벌을 잠벌(暫罰, poena temporalis)이라고 한다. 문제는 고해성사 시스템의 보속행위를 통해서도 죄의 책임을 다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생긴 중간지대가 연옥(pugatorio)이다. 연옥은 천국에 가기 위해 망자가 나머지 죗값을 치르고 정화되는 장소로써, 현세에서 보속하지 못한 죄의 형벌을 이곳에서 치르게 된다. 이때 연옥의 영혼들을 위해 형벌의 보속을 면제해 주는 것이 '대사'(大赦, indulgentia)라고 불리는 주교와 교황의 사면증이다. 

이런 사상의 근거는 그리스도와 성인들이 이 땅에 남겨놓은 선행으로 생긴 '여분의 공로'(supererogatio merit) 때문인데, 이런 공로의 보화가 교회의 창고에 쌓여있고, 열쇠의 권세를 수여받은 주교와 교황은 이 보화의 창고를 열어 죄인들에게 나누어줄 수 있다는 데 있다. 이것이 로마 가톨릭 신학에서 교회를 '공로의 보고(寶庫)' (thesaurus meritorum)로 부르는 맥락이다. 

12 중세시대 유럽엔 다양한 종류의 사면증이 통용되었지만, 종교개혁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면증은 1506년 교황 율리우스 2세(Julius II, 재위 1503-1513)가 로마에 베드로 대성당을 건축하기 위해 발행한 전대사(全大赦, indulgentiae plenariae)이다. 이 사면증은 지역적으로 시기적으로 제한되어있어서 전(全) 유럽에서 통용되던 것이 아니었다. 후임 교황인 레오 10세(Leo X, 재위 1513-1521)는 이를 여러 번 갱신하면서 판매를 극대화했다. 독일에 국한하자면, 마그데부르크와 마인츠에서 8년간 팔도록 허용했는데 당시 두 교구의 대주교인 알브레히트가 교황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았다. 

14 대주교 알브레히트는 사면증을 효과적으로 판매하기 위해 능숙한 설교자였던 도미니크회 소속 요하네스 테첼(Johannes Tetzel, 1465-1519)을 고용하고 사면증 판매를 위해 44쪽 분량의 『요약 지침서』(Instructio Summaria: 이하, '지침서')를 만들어 배포했다. 『지침서』의 내용엔, 사면에 관한 신학적 설명과 베드로 성당 건축에 대한 필요성, 그리고 사람들의 지위와 계급에 따른 차등 가격까지 명시되었다. 판매 가격은 여섯 단계로 구분되어 있는데, 왕과 대주교, 그리고 지역의 주교들에겐 최고로 높은 단계인 최소 금 23 굴덴, 가장 낮은 단계인 어린이는 0.5 굴덴으로 매겨져 있지만, 최대 수익을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판매자는 상황에 따라 더 낮은 가격으로 사면증을 판매하기도 했다. 

15 루터가 당시 사면증 판매 설교자들을 직접 만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그가 『지침서』를 입수하여 95개 논제의 기초 자료로 사용한 것은 확실하다. 루터는 1517년 10월 30일 대주교 알브레히트에게 서신을 보내면서 거기에 95개 논제를 동봉했고, 그 다음날 비텐베르크 성채교회(Schlosskirche) 정문에 게시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게 세상에 얼굴을 드러낸 95개 논제는 순식간에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 글이 단 두 주 일 만에 온 독일을 휩쓸었다”는 루터의 말은 약간의 과장일 수 있지만, 그해 11월 11일 친구 랑(Lang)에게 보낸 편지에서 확인할 수 있듯 "선례가 없는 일"임은 확실하다. 

마르틴 루터 95개 논제
1. 우리의 주요, 선생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회개하라..." [마4:17] 명령하셨을 때, 그 뜻은 신자의 모든 삶이 돌아서는 것이다.
2. 이 말씀은 사제가 집례 하는 고해성사, 즉 죄의 고백과 보속으로 이해될 수 없다. 
3. 또한 이 말씀은 마음을 돌려세우는 내적 참회만 뜻하는 것도 아니다. 절대 그런 뜻이 아니다. 마음의 회개가 육의 정욕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면, 그 회개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4. 사람이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미워하는 한, 죄에 대한 징벌은 계속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실한 마음의 회개이다. 우리가 하늘나라에 가기까지 이 회개는 계속되어야 한다. 
5. 교황은 자신의 판결 혹은 교회법의 판결에 따라 부과한 형벌 외에 어떤 죄도 사면할 권세나 의지를 갖지 못한다.
6. 교황의 사면권은 제한적이다. 그 때문에 하나님께서 죄를 용서했다는 것을 선언하거나 인정하는 것 외에는 어떤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이 사면의 권리를 무시하는 사람의 죄도 그대로 남는다. 
7. 하나님의 대리자로 세워진 사제에게 하나님 대하듯 순종하지 않고, 그를 멸시하는 자가 있다면, 하나님은 그 죄도 용서치 않는다.
8. 참회의 규정은 오직 산 자에게만 적용되며, 죽은 자에겐 적용될 수 없다. 
9. 그러므로 성령은, 교황이 가진 권세가 죽음이나 어떤 곤궁한 사례에선 그의 힘이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통해 우리에게 선하게 역사하신다. 
10. 참으로 무지하고 어리석은 짓은, 죽어 연옥에 있는 자들에게 교회법이 정한 형벌을 적용하는 사제들의 행동이다.
11. 교회법을 위반하여 생긴 죄벌을, 연옥의 형벌로 바꿔치기하는 가라지는 확실히 주교들이 잠자는 동안 심겨진 것이다[마 13:25].
12. 예로부터 참회에 부과되는 보속은 사제의 사죄선언 후가 아니라 이전 단계였다. 
13. 임종하는 사람은 그의 죽음으로써 이 세상의 모든 것에서 풀려나게 된다. 그는 교회법에 대해서도 죽은 것이 교회법이 부과한 징계에서도 완전히 풀려난다. 
...
19. 비록 우리가 모두 각자의 구원을 확신하고 있다 한들, 연옥의 영혼들이 자기 구원에 대해 최소한의 것이라도 확신하고 있는지 증명할 길은 없어 보인다. 
20. 그러므로 교황이 '모든 죄를 완전히 사면한다.'고 선언할 때, 그것은 말 그대로 모든 죄를 사면한다는 뜻이 아니라 단지 교회가 부과한 징계에 한하여 사면한다는 뜻일 뿐이다. 
21. 그 때문에, 교황의 사면증이 모든 죄의 형벌을 풀고, 죄인을 구원할 수 있다고 선전하는 면죄부 설교자들의 말은 모두 엉터리다.
22. 사실상 교황은 연옥에 있는 영들의 어떤 형벌도 사면할 수 없다. 교회법을 위반한 형벌은 살아있는 동안 치렀어야 할 일이다. 
...
25. 모든 주교와 사제도 자신에게 맡겨진 관구와 교구에서 연옥에 대한 교황의 권세를 동일하게 행사할 수 있다.
26. 교황이 연옥에 있는 영들의 형벌을 사면하기 위해 열쇠의 권위 대신 중보기도를 사용한다면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사실 교황의 권세는 연옥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27. [연보궤 안에 넣은] 돈이 상자 속에서 울리는 순간, 영혼은 하늘로 뛰어오른다고 말하는 것은 '인간이 만든 교설'을 외치는 것이다. 
28.[연보궤 안에 넣은] 돈이 상자 속에서 울리는 순간, 이득과 탐욕은 증가한다. 이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에 반해, 교회의 중보기도는 하나님의 선한 뜻을 따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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